아마존 정글에서의 비행기 추락사고 후 40일째 되는 날 극적으로 생환한 4명의 콜롬비아 아이들은 함께 사고를 당한 엄마와 며칠간 지냈고, ‘살아 나가라’는 엄마의 유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아이들은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아이들의 할아버지는 "어머니 정글이 아이들을 돌려줬다"며 기뻐했다고 전했다.
아이들의 아버지인 마누엘 라노케는 11일(현지시간) 현지 매체들과의 기자회견에서 큰딸과의 대화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아이들의 어머니는 추락 이후 크게 다쳤지만, 나흘 정도 살아 있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맏이인 레슬리 무쿠투이(13)에게 “동생과 함께 살아 나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스스로를 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라노케는 전했다.
아이들과 어머니가 타고 있던 쎄스나 206 항공기는 아마조나스 지방의 아라라쿠아라에서 산 호세 델 구아비아레로 비행하던 중 엔진 고장으로 추락했다. 콜롬비아 육군은 추락 현장에서 성인 세 명의 시신을 발견했지만 아이들은 잔해에서 탈출해 도움을 구하기 위해 열대 우림을 떠돌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마존 정글에서 4남매를 극적으로 찾아낸 콜롬비아 군 구조팀은 여전히 열대우림 속에 남은 채 에스페란사(스페인어로 희망이라는 뜻) 구조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들을 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구조견 윌슨이 실종됐기 때문이다. 콜롬비아 국방부는 이날 언론설명 자료를 통해 “자취를 감춘 윌슨을 찾아내기 위한 작전을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올해 6살인 윌슨은 벨지앙 말리누아(Belgian Malinois) 종의 콜롬비아 군 수색견이다. 벨지앙 말리누아는 높은 지능과 뛰어난 활동량, 남다른 충성심 등을 갖추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군견이나 경찰견 등으로 많이 활약한다. 실제 윌슨은 에스페란사 작전으로 이름 붙은 콜롬비아 원주민 4남매 구조 작업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콜롬비아 군은 강조했다.
엘에스펙타도르와 엘티엠포 등 현지 매체는 윌슨이 아이들을 가장 먼저 찾아내 한동안 시간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군과 원주민으로 이뤄진 구조팀보다 한발 앞서 아이들의 생존 소식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윌슨은 정작 구조팀이 아이들과 만났을 때 현장엔 없었다고 한다.
수색 작업 초반에 무른 땅에서 아이들의 발자국을 발견해 구조팀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한 것도, 추락한 비행기의 잔해를 찾는 데 도움을 준 것도 윌슨이었다고 현지 매체는 덧붙였다. 윌슨을 조련한 크리스티안 다비드 라라 쿠아란은 소속 부대에 윌슨과의 강력한 유대감을 강조하며 “저는 윌슨을 찾을 때까지 이곳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엘에스펙타도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