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FA 시장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어느 팀이 돈을 제대로 썼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모험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과감한 투자를 한 구단이 있는가 하면 ‘거저 주웠다’고 할 정도로 저평가된 선수들도 있다.
ESPN의 야구 칼럼니스트 롭 네이어는 최근 노마 가르시어파러, 토드 워커, 코리 코스키 등의 계약을 ‘최선’으로 스티브 핀리, 트로이 퍼시벌, 오마 비스켈, 러스 오티스 등의 계약을 ‘최악’으로 꼽았다. 다음은 네이어의 선정 기준과 이유.
<탁월한 선택>
▲노마 가르시어파러(시카고 커브스 1년 800만달러)
그에게 더 이상 멋진 수비를 기대하기 어렵고 지난해 대부분 부상에 시달리며 고전했지만 부상에서 벗어난 올스타전 이후의 기록을 보면 여전히 뛰어난 타자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의 출루율(3할9푼1리)은 데릭 지터, 알렉스 로드리게스, 미겔 테하다보다 앞서고 장타율(5할2푼3리)도 지터, 로드리게스보다 낫다.
지터와 로드리게스가 내년 시즌 2000만달러를 받는데 비해 노마는 800만달러를 받을 뿐이다. 훌륭한 선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토드 워커(시카고 커브스 1년 250만달러)
2루수로서 수비가 불안한 ‘반쪽 선수’라는 점을 감안하고 매일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의 방망이(2할7푼4리 15홈런 50타점)를 고려한다면 저렴한 가격이다. 커브스 투수들이 2루수 쪽으로 땅볼이 굴러가지 않게 하는 능력이 있다면 금상첨화일 터….
▲코리 코스키(토론토 블루제이스 3년 1700만달러)
지난 시즌 118경기 출장에 그치는 등 ‘내구성’에 의심이 가지만 수준급이 수비력과 지난 시즌 출루율(3할6푼) 및 장타율(4할7푼)을 감안할 때 리그 톱 10에 드는 3루수라고 판단된다. 가격도 적절하다.
<뭘 믿고 계약했나?>
▲스티브 핀리(애너하임 에인절스 2년 1700만달러)
일단 너무 비싸다. 또 애너하임의 전력 보강 전략에 문제가 있었는데 수비력이 부풀려진(비록 2004년 골드글러브 수상지지만) 핀리와 계약하느니 왕년의 골드글러브 중견수 대런 어스태드를 외야로 돌리고 덕 민트케이비치 트레이드를 추진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핀리와 어스태드는 아무리 봐도 중복투자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트로이 퍼시벌(디트로이트 타이거스 2년 1200만달러)
퍼시벌이 여전히 훌륭한 마무리 투수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디트로이트와 같은 경쟁력 없는 팀이 마무리 투수에게 이런 거액을 투자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퍼시벌이 많은 세이브를 올리려면 팀이 리드하고 있는 경기가 많아야 하고 훌륭한 셋업맨이 있어야 하는데 디트로이트는 두 가지 조건 모두 충족이 안된다.
▲러스 오티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4년간 3300만달러)
오티스는 투수들에게 유리한 홈구장에서 뛰어 온 운 좋은 투수다. 입단 2년차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캔들스틱 파크에서 퍼시픽 벨파크로 구장을 옮겼고 그 다음에는 투수들의 천국 터너 필드를 홈으로 쓰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옮겼다.
오티스는 이제 타자들에게 유리한 구장인 뱅크스 원 볼파크에서 등판해야 한다. 2년 후 애리조나는 오티스를 다른 팀으로 떠나보내기 위해 혈안이 돼 있을 것이다.
▲오마 비스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3년 1225만달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배리 본즈가 은퇴하기 전에 우승하려는 마음은 잘 알겠다. 그러나 2007년 비스켈은 40이고 본즈는 43세다.
김정민 기자 <폭탄뉴스.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