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등반도와 강활
젊은이들은 안보이고 할머니들이 살고 계시는 작은 집들만 보인다.
빈집들과 폐가들도 여럿 보여 가슴이 아프다.
다큐 사진을 찍다보니 폐가들만 보면 더 관심이 간다.
늘 화려하고 커더란 것 보다는 작고 초라한 것들에 더 마음이 간다.
산허리에 흘러가는 운무가 아름답다.
폐교가 된 항리 분교.
목포에서도 4시간이 넘는 먼 곳이다 보니 생활 터전을 찾아 젊은이들이 다 뭍으로 나가고 아이들이 없어 폐교가 되었다.
등대
다른 등대처럼 높이 솟아있는 건물은 없고 그냥 커다란 전등만 있다.
장어 국수로 든든하게 배를 채웠으니 섬을 둘러 보기위해 가벼운 베낭을 짊어지고 섬누리 민박집을 나선다.
이번 가거도 여행을 떠나면서 9명 각자가 맘에 드는 일정을 자유롭게 즐기기로 했지만 그래도 일행이 모두 유사를 맡으신 양작가님을 쭐레쭐레 따라 다니게 된다.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서울에서 800키로미터 중국까지는 435키로 미터로 중국에서 우는 닭소리가 들린단 소리가 있을만큼 가깝다.
우리나라 최서남단의 섬으로 해가 가장 늦게 지는 곳이다.
사람이 가히 살만한 섬이라는 이름의 가거도는 이름만큼 아름다운 섬이었다.
목포에서 4시간여나 걸리는 먼 거리에 위치한 섬이다. 예전에는 고기가 잘 잡혀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었지만
지금은 먹고 살만한 생활 터전이 없기에 젊은이들은 다 떠나 버리고 연세든 노인들만 남아있는 섬.
가거도의 절경인 섬등 반도로 오르는 길목의 가거 2구 항리 마을도 빈집들과 폐교된 항리 분교만이 쓸쓸히 남아있어 마음이 아려왔다.
그 아린 마음처럼 잔뜩 흐린 날씨에 바람에 흘러가는 운무만이 산허리를 감싸고 돈다.
능선에 올라서니 깍아지는 절벽과 기암괴석들 밑으로 보이는 해안선이 너무 아름다워 좋다 소리를 연발하게 한다.
총길이 1 km의 섬등반도는 천혜의 전망대이다. 날이 좋으면 독실산 정상과 1구의 뒷산인 회룡산까지 가거도의 절반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대로 오르는 길에는 계단이 놓여있어 쉽게 오를수 있었다. 섬등 반도는 극락도 살인 사건의 촬영지 이기도 하다.
전망대를 지나 섬등반도의 끝까지 가는 길은 양옆으로 바다가 보이는 절벽이고 가파른 바위 사이로 발을 디디면서 고소 공포증 때문에
덜컥 겁이났지만 그래도 포기할수 없는 절경에 마음을 다잡고 조심스레 발길을 옮겼다.
아마 사진을 찍지 않았더라면 도중에서 포기하고 말았을 나 였을게다.
섬 끝가지 갔다가 되돌아 오는 발걸음은 아쉬움에 느려지고 내 시선은 자꾸 뒤로 향한다.
이 아름다운 대자연 속에 작디 작은 존재인 내가 뭐 그리 욕심을 부리고 살고 있었을까.
마음을 비우고 살면 세상 일 모두가 아무것도 아닐진대....
사랑하는 길벗들과 모자란 나를 이해하고 배려해 주는 가족들이 있기에 오늘도 나는 행복한 여행자 이다.
가거도
너무 멀고 험해서
오히려 바다 같지않은 ,거기 있는지 조차
없는지 조차 모르던 섬.
쓸만한 인물들을 역정내며
유배 보내기를 즐겼던 그때 높으신 분들도
이곳까지는 차마 생각 못했던.
그러나 우리 한민족 무지렁이들은
가고, 보이니까 가고,보이니까 또 가서
마침내 살만한 곳이라고
파도로 성 쌓아 대대로 지켜오며
후박나무 그늘 아래서
하느님 부처님 공자님
당 할아버지까지 한데 어우러져
보라는 듯이 살아 오는 땅
낯선 사람 찾아오면 죄 많은 사람 찾아오면
태풍 세실을 불러다가
겁도 주고 달래보고 묶어 보고 풀어주는
바람 밞 바람 섬
파도 파도 파도섬
-조태일 가거도-
첫댓글 섬섬~
파도가 부서지는 바위섬~~~
안가본데가 너~무 많아~
섬 여행의 묘미는 느리게 느리게 . . . 용문댁님~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가거도의 절경. 가슴이 확 트이고 너무 아름답습니다.
목포에서 배로 4시간이라니요? 정말 잘 다녀오셨습니다.
쉽게 갈수 있는 곳은 아니군요...덕분에 가거도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언젠가 함 가보고 싶네요^^
가거도 다녀오셨구려~~~ 섬누리 민박집 잘 계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