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2022년 추계 정기총회
주한 교황대사 말씀
(2022년 10월 11일)
존경하는 주교회의 의장 주교님,
친애하는 한국 교회의 주교님들과 아빠스님,
그리고 마산교구장 서리 신부님,
이번 주교회의 총회의 업무를 시작하기 위하여 주교단의 사랑하는 형제 주교님 여러분께서 모이는 이 중요한 만남을 여는 회의 동안에 제가 간략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도록 해 주신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님의 초대를 매우 기쁘게 받아들였습니다. 한국의 모든 주교님께서 가톨릭 신자들과 한국 국민 전체의 영적 물적 선익을 깊이 생각하며 앞으로의 사목 활동을 함께 논의하고 계획하고자 모이는 이 만남에 저를 불러주신 이용훈 주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주교님께서 교황대사관과 한국 주교단 사이에 효과적인 가교가 되어 주시는 데에 대한 깊은 감사의 마음을 다시 한번 표현할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가장 먼저 저는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뜨거운 인사를 여러분께 전하고자 합니다. 기쁘게도 저는, 지난 9월 7일부터 10일까지 바티칸에서 소집된 3년 주기의 교황 사절단 총회 동안에 교황님을 개인 알현하였습니다. 저는 교황님을 향한 여러분의 자녀다운 애정과 헌신 그리고 베드로의 교도권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실함을 아주 기쁘게 교황님께 알려드렸습니다. 또한 여러분을 대신하여, 교황님께서 한국 교회에 한결같이 보여 주시는 자부적 관심에 대하여 감사드렸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당신의 영적인 친밀감을 확약하시며 여러분 한 분 한 분께 진심 어린 교황 강복을 보내십니다. 나아가 여러분 각자의 교구의 협력자들과 신자들에게도 교황 강복을 전하십니다. 교황님께서는 여러분에게 기도의 도움을 청하시는 한편, 지향들과 여러분 나라의 정치적 상황과 한반도의 화해라는 신중한 과정을 위하여 미사 때에 기도하여 주실 것을 약속하십니다.
주교님 한 분 한 분께 개인적으로 인사드리면서 저는 여러분께서 이 교황 사절이 많은 소임을 수행하는 데에, 특히 새로운 목자를 안배하는 과정에 관한 매우 섬세한 소임을 수행하는 데에 아낌없이 베풀어 주신 귀중한 협력에 대하여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다시 한번 전하고 싶습니다. 교황님께서 안배하여야 할 교구들의 상황에 대하여 폭넓고 세심한 안목을 가지실 수 있으려면, 또한 당신께 제안되는 3배수의 후보자들을 마땅한 배려로써 검토하는 데에 필요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으려면, 지역 주교들의 기여는 근본적이라고 할 만큼 소중합니다.
저는, 이번 가을 총회에 주교로서 처음 참석하시는, 지난 5월 2일에 청주교구 주교좌 성당에서 주교품을 받으시고 교회법적으로 취임하신 김종강 시몬 주교님을 보게 되어 기쁩니다. 주교님께서 최근 몇 년 동안 주교회의 사무처에서 관리국장으로 봉직하여 주신 데에 감사드립니다. 주교님께 진심 어린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주교님의 새로운 목자의 사명을 위한 기도를 약속합니다. 교황 성하를 대신하여 저는, 전임자 장봉훈 주교님께서 청주교구 주교 직무를 위하여 23년 동안 모범적으로 헌신하신 것을 감사의 마음으로 기억합니다. 배기현 콘스탄틴 마산교구장 주교님께서 건강상의 이유로 교구의 사목 통치에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제출하신 다음, 교황 성하께서는 지난 8월 27일에 주교님의 퇴임을 수락하셨습니다. 육신의 어려움을 겪으시는 상태에서도 지난 6년 동안 아낌없는 봉사를 해 주신 데 대하여 배기현 주교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와 동시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신은근 바오로 신부님을 “주교좌가 공석이 된” 마산교구의 교구장 서리로 임명하셨습니다. 신은근 신부님께 감사드리며 맡겨진 임무에 대한 지원을 약속드립니다.
그리고 끝으로 중요한 분들인 주교회의 사무총장 신부님과, 그 협력자들, 사무국장 신부님과 신임 관리국장 신부님, 홍보국장 신부님, 교황청 전교기구 한국지부장 신부님께 감사를 표하고자 합니다. 신부님들께서는 주교회의가 수행하도록 부름받은 여러 소임을 신중하고 유능하게 조율하고 계십니다.
로마 방문 기간에 저는 복음화부 장관 직무대행인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님을 만날 기회도 가졌습니다. 추기경님께서는, 주교님 여러분께서 자신에게 맡겨진 가톨릭 공동체를 상찬할 만큼 헌신적으로 사목하시는 데에 대하여 생생한 감사를 전하는 일을 저에게 맡기셨습니다. 또한, 전교 지역이나 해외 교포 신자 공동체에서 복음화 사업에 매진하고 애덕 활동을 펼치는 ‘피데이 도눔’(fidei donum) 선교 사제들을 파견해 주신 주교님들의 너그러움에 대한 감사를 전해 달라고 저에게 요청하셨습니다.
가톨릭교육성(현 문화교육부) 전임 장관 주세페 베르살디 추기경님께서도 여러분의 성직자 가운데에서 로마 교황청립 대학교들에서 학업을 이수할 적격자들을 선발하시면서, 한국 주교님 여러분께서 유능한 교수들로 대신학교와 종교 교육 기관 교수진을 구축하신 배려에 감사와 함께 찬사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울러 여러분의 사제들이 교구 교회 법정을 유능하게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적절한 대학에 들어가게 파견하는 교회법 분야에서의 준비 또한 높이 평가할 만한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교황청립 외교관 학교장 조셉 마리노 대주교님께서는 교구의 긴급한 사안들을 이행하기 위해 교구장 주교에게 모든 사제가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저에게 이번 만남을 통해 교황 대사들과 그들의 협력자들이 수행하는 보편 교회를 위한 중요하고 귀중한 봉사에 대해 강조할 것을 요청하며, 성좌의 외교 봉사직을 위한 학업에 참여할 후보자로 여러분 교구의 훌륭한 사제들을 추천할 수 있도록 숙고해 주시기를 부탁하셨습니다.
지난 5월 29일 부활 삼종 기도 때에 교황 성하께서는 새로운 추기경들을 임명하기 위한 추기경 회의를 발표하셨습니다. 이러한 신임 추기경 가운데에는 이 교황 사절과 특별한 유대를 맺고 계신 분들, 곧 전임 대전교구장이며 성직자성(현 성직자부) 장관인 사랑하는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님과 콘솔라타 수도회 선교사며 몽골 울란바토르 지목구장인 조르조 마렌고 추기경님 이름도 들어 있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이러한 임명으로 더욱 다양한 지역 출신의 목자들을 추기경단 안에 포함하고자 하셨으며, 그와 동시에 한국 교회는 물론 올해 설립 30주년 기념의 영광을 안은 몽골의 작은 가톨릭 공동체를 향한 당신의 관심을 다시 한번 보여 주고자 하셨음이 분명합니다. 저에게 맡겨진 이 두 개별 교회를 향한 헌신과 형제애를 드러내고 또 신임 추기경님들 앞에서 저의 존경을 보여드리고자, 저는 8월 27일에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거행된 추기경 회의에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님, 이용훈 마티아 의장 주교님,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님, 김종수 아우구스티노 주교님과 함께 참석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께서는 지난 6월 29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에 바티칸 대성전 교황 경당에서 서울대교구의 목자이신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님을 비롯한 신임 관구장 대주교님들의 팔리움을 축복해 주셨습니다. 영광스럽게도 교황 성하를 대신하여 본 교황 사절이 오는 11월 7일에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있을 장엄 미사의 공동 거행에서 정순택 대주교님께 그 팔리움을 둘러 드리게 될 것입니다.
기쁘게도 저는 사랑하는 이 나라의 교회가 대한민국-교황청 외교 관계 수립 60주년 기념을 위한 특별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을 알았습니다. 공식적인 외교 관계 수립에 앞서 이미 성좌가 최초로 대한민국을 독립국으로 인정하고 1949년에 메리놀 외방 전교회 선교사인 패트릭 번 주교님을 제1대 교황 사절로 임명하였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기념하게 되어 기쁩니다. 현재 패트릭 번 주교님의 시복 안건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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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10일에 복음화성(현 복음화부) 전임 장관 추기경님께서, 신설된 중앙아시아 주교회의에 울란바토르 지목구가 통합되게 해 달라는 조르조 마렌고 추기경님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셨다는 사실을 여러분에게 알려드려야 마땅하겠습니다. 그 청원의 근거는 역사적, 문화적, 정치적 특징에 있습니다. 그 지역의 국가들은 옛 몽골 제국의 유산을 공유하고 있으며 소비에트 연합 시대에 참으로 공산주의의 어려운 시기를 겪었습니다. 복음화부의 이러한 승인 이후에, 당시 카자흐스탄 주교회의 의장 호세 루이스 뭄비엘라 시에라 주교님께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교황 대사들뿐만 아니라 몽골 교황 사절인 저를 지난 4월 25일부터 5월 1일까지 누르술탄에서 열린 중앙아시아 주교회의의 제1차 정기총회에 참석하도록 초대하셨습니다. 이 총회에는 그 지역 정치계 유력 인사들도 참석하였습니다. 앞서 언급한 통합으로 이제 울란바토르 지목구장은 차기 ‘사도좌 정기’ 방문부터 더 이상은 한국 주교회의와 함께하지 않고 중앙아시아 교회와 함께 참석하도록 소집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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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아시겠다시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추기경 회의에 참석하도록 로마로 소집하신 전 세계 추기경님들께 8월 29일과 30일 이틀 동안 머무르며 2022년 6월 5일부터 발효된 교황청에 관한 새로운 교황령 「복음을 선포하여라」(Praedicate Evangelium)를 함께 성찰할 것을 요청하셨습니다. 이 문서는,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의 사임 이후 열린 2013년 사도좌 공석 때의 전체 회합 때에 추기경님들께서 요청하신 것이며,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이를 2022년 3월 19일 당신의 교황 선출 9주년 기념 미사에서 반포하셨습니다. 이는 9년 동안 훌륭히 지속되어 온 작업이고, 이제 교황청 모든 부들의 재조직을 통하여 시험대에 오른 작업입니다.
이 교황령의 3항은, 교황님의 사목 사명을 가능하게 하고 효과적으로 만들기 위한, 그리고 베드로의 교역과 모든 주교의 교역 사이의 관계를 유지하고 증진하기 위한 교황청의 봉사를 위한 원칙과 기준 가운데에서, “주교들의 사명에 대한 봉사”에 대하여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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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첫 번째 추기경인 고(故)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의 탄생 100주년에 한국의 여러 교구에서 기념 미사가 거행되었고 서울대교구에서는 그분을 기리는 일련의 문화 행사들이 조직되었습니다. 지난 6월에는 명동대성당 들머리에 세워진 특별한 기념 ‘시비’의 제막식이 있었습니다. 본 교황 사절은 한국 주교님들과 하나 되어, 30년 동안 서울대교구 교구장 그리고 23년 동안 평양 교구장 서리로 봉사하셨던 김수환 추기경님의 탁월한 모습에 경의를 표하고자 합니다. 그 기간 동안 추기경님께서는 복음화를 위한 노력과 평신도의 교회 생활에의 참여를 증대시키면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을 구현하기 위하여 지칠 줄 모르고 일하셨습니다. 추기경님께서는 예언자적 혜안으로 종교간 대화를 증진하셨고, 가장 고통받는 이들의 어려움에 공감하여 인도주의적 활동과 자선 활동이 조화를 이루도록 돌보셨습니다. 추기경님께서 일련의 군사 정권 치하 정치적 격동을 포함한 여러 시련과 환난의 시기에 한국 교회를 이끌고 굳건히 해 주셨고 또 나라를 일치시켜 주셨던 데에 대하여 모든 이가 박수를 보냅니다. 저는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의 시복 과정 착수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 한국의 목자들께 커다란 감사를 표합니다. 또한 추기경님의 전구를 통하여 하느님 은총을 얻도록 신자들을 격려하면서 김수환 추기경에 대한 신심 확산 운동을 점점 더 키워 나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사랑하는 형제 주교님 여러분, 끝으로 저는 베드로 성금과 교회법 제1271조에 따른 기여를 위하여 그 봉헌금으로 교황 직무와 자선 활동을 하도록 한국의 교구들이 아낌없이 모아 주신 봉헌금에 대한 교황 성하의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한국 교회는 아낌없이 후원금을 보내 주신 상위 5개 교회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러한 후원금은 선교 국가들에 있는 젊은 교회들, 특히 경제적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교회들을 후원하는 선교 협력(교회법 제791조)의 표현입니다. 한국 주교회의와 가톨릭 교회 전체가 보여 주는 선교적 연대에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회에 예정된 의안들에 대한 형제적 논의를 시작하시는 주교님 여러분께 이 총회가 한국 교회의 선익과 하느님의 더욱 큰 영광을 위하여 복음 메시지를 선포하는 풍성한 작업이 되기를 기원하며 기도로 여러분과 함께합니다. 평화의 모후이시며 한국 교회의 수호자이신 동정 성모 마리아께 목자이신 여러분의 사명과 여러분께 맡겨진 교회들을 의탁합니다.
사려 깊은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주한 교황대사
+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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