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가 8강전에서 포르투갈에 진 1일, 겔젠키르헨 중앙역 앞에는 잉글랜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수백 명이 술에 취해 소리를 지르고 노래를 부르며 돌아다녔다. 이들은 지나가는 여자의 몸을 슬쩍슬쩍 만지고, 매표소에서 거리낌없이 새치기를 했다.
겔젠키르헨에서 쾰른으로 가는 열차 안에서도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큰 소리로 떠들었다. “fuck”소리가 쉴 새없이 들려왔다. 열차는 다음 정차 역인 에센에서 40분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열차 내에서 사고가 생겨 경찰이 출동했다”는 방송이 나왔다. 열차에서 내려 사람들이 모여있는 맨 앞칸으로 갔더니 온몸이 피투성이인 잉글랜드 팬(사진)이 경찰에 끌려나오고 있었다. 이빨이 부러진 독일 팬 한 명도 잡혀가고 있었다. 잉글랜드와 독일 팬 사이에 시비가 붙어 독일인이 먼저 병으로 잉글랜드 사람을 쳤고, 주위의 잉글랜드 팬들이 이 독일인을 집단 폭행했다는 것이다. 이 날 겔젠키르헨에서만 폭력행위을 한 잉글랜드 팬 50명이 구금당했다.
열차가 다시 출발했다. 웃통을 벗은 한 잉글랜드인은 짐을 올려놓는 선반에 올라가 누워 있었고, 금연칸에서 담배를 피는 사람도 여럿이었다.
잉글랜드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은 잉글랜드 응원단이 관중석의 절반 이상을 점령했다. 이들은 잉글랜드를 상징하는 깃발(흰 바탕에 붉은 십자가)로 경기장을 도배한다. 경기가 끝나도 떼지 않고 ‘우리가 왔다 간다’는 표식으로 그냥 두고 간다. 이에 대해 ‘대영제국의 정복욕을 상징한다’는 해석을 하는 사람도 있다. 에콰도르와의 16강전에는 커다란 바나나를 만들어 와 흔들기도 했다. 상대를 ‘원숭이’로 여긴다는 뜻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엄격히 금지한 ‘인종 차별’ 행위다.
이번 대회 각국 응원단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서로 어울려 사진을 찍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여줬다. 유독 ‘축구 종가’라고 자부하는 잉글랜드 응원단만 과격하고 무례했다. 잉글랜드는 16강전과 8강전에서 수준 이하의 경기력으로 팬들을 실망시켰다. 독일 사람들은 “잉글랜드가 탈락해 이 사람들 다시 보지 않게 돼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겔젠키르헨=정영재 기자
첫댓글 잉글랜드 훌리건들은 정말 구재불능이다....그들의 사전에는 수치라는 말은 없는 가 보다.
저런 꼬라지 하고 다니면서 자칭 선진국이라고?
앵글로 색슨족이 다 그렇지 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