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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바람에 띄운 그리움 원문보기 글쓴이: 학청
양두구육(羊頭狗肉)
양 양(羊),
머리 두(頭),
양두라 함은
‘양의 머리’라는 뜻이고,
개 구(狗),
고기 육(肉),
구육이라 함은
‘개고기’를 말한다.
따라서 ‘양두구육’이라 함은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라는 뜻이다.
원래는 ‘현양두매구육(懸羊頭賣狗肉)이란
말이 줄어서 ‘양두구육’ 네 글자로 되었다.
현양두(懸羊頭)에서
현(懸)이란 ‘걸다, 매달다’라는
뜻의 한자이다.
현상금(懸賞金)이 그러하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를
“이현령 비현령(耳懸鈴 鼻懸鈴)”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
어쨌든 양두구육이란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
겉으로는 그럴듯하게 내세우나
속은 음흉한 딴생각을 하고
있음을 일컫는 말이다.
영어로 all outside show 라 할 수 있다.
정치인들이 저마다
‘애국자’라고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자기 이익만 챙기며
국가에 해가 되는 일을 하는 것과 같다.
요즘도 값싼 수입고기를
비싼 한우라고 속여서 파는 일이 있다.
굴비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 바다에서 잡은
‘영광굴비’라고 해놓고
실제는 중국산 수입굴비를
팔기도 하는 것이다.
흑산도 홍어라고 해놓고
홍어 유사 어물을 필자도 먹어본 적이 있다.
양두구육인 것이다.
그래서 좋은 물건을 간판으로 내걸어 두고
나쁜 물건을 판다거나,
겉으로 보기에는 훌륭한데
내용은 그렇지 않은 것을
가리켜 ‘양두구육’이라고 한다.
이 말은 <항언록(恒言錄)>에 있는 말인데
이와 비슷한 말이 여러 기록에 나온다.
<안자춘추(晏子春秋)>에는
“쇠머리를 걸어놓고
말고기를 안에서 판다.”로 나와 있다.
<설원(說苑)>에는
소의 머리가 아닌
소의 뼈로 되어 있다.
모두 같은 말인데 현재는
‘양두구육’이라는 말만이 통용되고 있다.
이 말이 쓰인 곳을 탐구해 보기로 한다.
춘추시대(기원전 770~403)의
제(齊) 나라 임금인 영공(靈公)은
어여쁜 여자에게 남자의 옷을 입혀놓고
즐기는 별난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
궁중의 이 같은 풍습은 곧
민간에게까지 번져나가,
제나라에는 남장미녀(男裝美女)의 수가
날로 늘어가고 있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영공은
천한 것들이 임금의 흉내를 낸다고 해서
이를 금지하라는 영을 내렸다.
그러나 좀체로 그런 풍조(風潮)가
없어지지를 않았다.
그 까닭을 이해할 수가 없었던 영공은
안자(晏子)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안자는 이렇게 말했다.
임금께서는 궁중에서 여자에게
남장을 하게 하시면서,
밖으로 백성들만을
못하도록 금하고 계십니다.
이것은 쇠머리를 문에다 걸고
말고기를 안에서 파는 것과 같습니다.
임금께선 어째서 궁중에도 같은
금지령을 내리지 않습니까,
그러시면 밖에서도 감히 남장하는
여자가 없게 될 것입니다.
영공은 곧 궁중에서의 남장을 금했다.
그랬더니 한 달이 채 못되어서
제나라 전체에 남장한 여자가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고사에서 우리는 몇 가지를 배운다.
첫째, 물은 아래로 흐른다는 점이다.
웃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 법이다.
웃물이 흐린데 어찌
아랫물만을 맑기를 바랄 것인가?
이를 상탁하부정(上濁下不淨)이라고 한다.
윗사람이 자세가 바르고 모범을
보여야 아래도 따라가는 것이다.
효자 집안에서 효자가 나는 것이다.
부모가 바르고 정직하면
자식들도 따라간다.
또 한 가지 배우는 점은 리더의 자질이다.
영공은 임금이지만 어진 현자(賢者)의 말을
흔쾌히 받아들여 자기의 잘못을
과감히 시정했다는 점이다.
요즘, 윤석열대통령이
국민의 힘 이준석 씨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권성동 원내총무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가
카메라에 포착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하여
당자인 이준석 씨가
양두구육이라는 말을 썼다.
겉은 그럴듯하게 치장해 놓고
실제 속은 다르다는 뜻일 것이다.
이제 정권교체도 이루어졌고,
웬만큼 정치적인 틀도 짜였다.
통치권자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적 리더들은
‘양두구육’의 고사를 잘 새겨서
말로만 그럴듯하게 치장하지 말고,
실제로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보살피기를 바란다.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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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바람에 띄운 그리움 원문보기 글쓴이: 학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