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 교민수는 몇 명일까?
잊을만하면 한번씩 받는 질문입니다.
혹자는 4만명이라 하고, 또 5만이라고도 합니다...
한때는 공식적으로 10만명이라 한 적도 있었는데, 많이 줄었지요...
결론적으로 제가 느끼기에는 2만~2만5천정도가 되지 않을까 봅니다.
순전히 믿을 수 없는 개인적 관점인데, 단기 출장자,여행자를 빼고 여기서 경제활동이나 학업활동하는 사람과 그 가솔들만 교민에 포함하면 그 정도가 되지 않을까 봅니다. 어떤류의 비자이던 구분없이 말입니다.
교민사회를 대표하는 민과 관이라면 한인회와 영사관인데, 행정적으로는 재외국민등록자 또는 30일 이상 체류자 등 구분을 지울수는 있겠으나, 기실 칭다오에서 단 하루를 묵어도 권익을 보호받아야 할 대한민국 교민으로서의 지위는 변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기관에서 산정하는 교민수는 통상 피부로 느끼는 것의 2배 이상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의 통계를 보면 우리 국민중 개신교.천주교.불교 등 종교를 갖고있는 사람이 약 55%정도 된다고 합니다.
해외에 나오면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과 외로움으로 대다수가 평소 자신이 믿는 종교를 찾아갑니다.청도에도 기독교 교회가 약 30여개, 천주교 회당이 약 2개, 불교 사찰이 약 2개 정도 있습니다. 이들 총 교인수를 어림잡으면 약 5천~6천여명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교민수는 채 1만명 정도 밖에 되지 않겠군요.
한때,산동성의 한국기업이 6천개를 넘었다 하고, 기관에 따라서는 1만개라고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약 3천여개만 남았습니다. 그때와 변한 것이 있다면 신규투자 기업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반면에 투자금액은 더 많아졌습니다. 바로 중소기업은 더 이상 들어오지 않고 규모가 큰 기업들이 들어 오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합니다.
소규모 기업이 더 이상 들어 올 수 없는 환경이 되었다는 것은...
지난 십수년동안 소규모 기업을 운영하여 왔거나, 또 지금도 운영하고 있는 교민들의 점유율이 보다 높은 현상황에서 그 경제적 삶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얼마전 어느분이 말씀하시길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노숙할 정도로 피폐해진 교민이 너무 많이 늘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한국에 돌아가도 뾰족한 수가 없을 뿐 아니라, 비자가 만료되어 오도가도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 간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든 정리가 되겠지만, 작금의 한국경제를 보건대 당분간 더 늘어나면 늘어나지 줄지는 않을듯 보입니다.
그러다보니, 칭다오에서 일등국민으로서의 한국인이란 환상이 깨어진 지 오래되었습니다.
저는 한달에 두세번 퇴근후 청양으로 건너갑니다. 청도에서 오래된 산 증인들이 거의 청양에 몰려있기 때문입니다. 어제와 다르고,작년과 다르고,10년 전과 다름을 피부로 느낍니다. 개인이나 기업 할 것 없이 세월 지날수록 보다 나아지는 기업이나 사람은 대체로 약 10%라도 될까? 나머지는 현상유지하거나 하루벌어 하루사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사람간의 관계도 수시로 뒤바뀌는 것을 보며 볼때마다 마음이 우울해 집니다.
요즘. 한국의 뜨거운 화두는 갑을관계 청산입니다.
오랫동안 자본주의 사회계급으로 형성된 문화에 대한 반성이겠습니다. 그러나 어느사회나 계층은 있게 마련입니다.상사와 부하.부자와 가난한자. 권력자와 피권력자.부모와 자식. 이 사회를 형성하는 모든 계층은 마땅히 존중받아야 하고 오히려 그 사회적 질서를 인정하고 보호해야 할 책무가 군집생활자에게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사회적 약속입니다. 이 질서가 깨어지면 엉망진창 개차반 사회가 되어버립니다.
작금 우리나라는 이런 모든 현상을 갑을관계라는 이상한 잣대를 들이대어 힘있는 쪽을 갑으로 정의하고 약자를 을로 정의하는데는 문제가 있습니다. 만인은 평등한데 그 힘의 균형이 깨어지는 것에 분노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갑을이라는 사회적 약속.질서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인류 보편적 인격에 관한 판단입니다.
사회적 질서로서의 갑과 인격적 가치로서의 갑... 이 둘은 절대 같지 않습니다.
우리 교민사회도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사회적 갑을관계를 인격판단과 동일화 하고 있습니다. 절대 아닙니다. 한사람의 고귀한 인생에서 우리 모두는 갑의 위치에 있습니다. 을의 위치에 있는 사람은 지구상 한명도 없습니다. 따라서 다소 형편이 어려워 졌다고, 직장을 잃었다고, 호주머니에 한끼 밥 값도 없다고 위축되고 소심할 필요는 전혀 없는 것입니다. 만약 그것에 눈치를 주거나 티박하는 이웃과 친구가 있다면 그 스스로가 참 불쌍한 인생인 것입니다. 고만고만한 사회적 써클에 둘러싸여 아직 상대와 주인을 못 만났기 때문입니다.
인생에서의 갑의 행동은 다음과 같지 않겠습니까.
나보다 사회적 위치가 높다고, 더 많은 부를 보유한다고, 절 할때 각도를 다른 사람에게 하는 것보다 더 숙이지 않습니다. 금방 들통납니다.평소 선배.친구들에게 차리는 예의만큼만 합니다. 우리나라는 옛 조상들의 예의를 이상하게 변형시켜 지금과 같은 계급사회에 변태적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회장님 출.퇴근시. 고위층 만날 때. 직장상사를 만날때,나보다 더 돈 많은 사람을 만날때...앞으로는 존중하는 의미로 가볍게는 목례, 헤어질 땐 15도 정도면 충분합니다.무슨 조폭두목 만납니까. 의학적으로도 15도 정도면 목과 허리 건강에도 좋습니다.
이웃과 친구들에게 미사려구,교언영색 하지 않습니다. 이것도 금방 들통납니다.
과공은 비례라 사람들은 상대를 존중하여 기분좋게 해 주는게 사회성 있는게 아니냐 하는데, 이것이 과하면 스스로를 속된 말로 '을'로 만들어 위축될 수 있습니다. 상대를 비하하거나 욕하지 않는 한 굳이 비굴한 언어나 행동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만약 달콤한 말에 익숙해 진 상대가 기분 나빠 한다면 그 역시 이미 인격적 '을'에 해당되는 불쌍한 사람입니다. 우리 모두는 인격적으로 대등한 '갑'의 위치에 있기 때문입니다.상대가 잘 못 하면 비록 나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 하더라도 서스럼없이 지적하고 비판을 해야합니다. 손해 볼 것 같습니까.우리주위에는 지위와 부의 흐름을 잘 간파하여 조석지변으로 줄 바꾸기에 바쁜 해바라기 '을'들이 참 많습니다. 거 참 우리들의 한 평생이 한낮 장삿꾼 인생에 불과합니까?
중국말에 '算來算去算自己' 즉 '오며가며 계산하다보니 부지불식간에 자기가 자기를 계산하고 있더라.'란 말이 있습니다.
비록 곤궁해서 어쩔수없이 밥 한끼,술 한잔을 얻어 먹더라도 비굴하지 않습니다.
"밥 한끼 사라"하는 떳떳함이 있어야 합니다. 다만 인생의 빚쟁이를 대하듯이 지나치게 당당하고 당연한듯이 고함을 지르는것은 상대를 너무 경시하는 것이라 이는 경계해야 할 일입니다. 고맙고 감사함의 표시는 지나치게 당당해도 좋습니다. 인생의 가치를 한끼 밥에 오락가락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찌질이 '을',찌질이 인생 아니겠습니까.
사회적 위치에 있는 사람에겐 존중과 예의를 갖춥니다.
나를 대신해 그 일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을 위한 노력봉사가 아닙니까. 정상적인 사회적 질서를 어설픈 갑을논리에 갖다 붙혀 사시화(斜視)해서는 안됩니다. 만약,개인의 영달과 어떤 경제적 이익을 위해 그 지위를 이용한다면 실랄한 비판을 가해야 할 줄 압니다. 또 듣기에 좀 거슬리는 직언을 불편해 하는 리더라면 빨리 그 자리를 털고 일어나야 합니다. 존중받을 자격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아주 감명깊게 본 사진이 있었는데,,찾을수가 없네요.
떠 오르는 태양을 배경으로 까마득한 절벽 위에서 비상하며 날아 오르는 독수리 사진이었습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 칭다오에서의 생활이 녹녹치 않을 것임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을것입니다.
지금은 비록 곤궁하고 형편무인지경이라 할 지라도..
저 독수리처럼..
나도 언젠가는 좌절과 비관의 절벽을 힘차게 차고 오르는,,,
언제나 빛나는 갑의 인생이라는 것을 꿈에서도 잊지 마세요...
삶은 개구리 증후군이란 말이 있습니다.
냄비속에 개구리와 물을 붓고 불을 약하게 지피면 살살 따뜻해지는데, 갈수록 뜨거워져도 잘 못 느낀다고 합니다. 그러다 종내엔 왜 죽는지도 모르고 죽지요.비전(vision)상실 증후군이라고도 하는데, 현실에 안주하다가 변화를 놓치는 것을 말함입니다. 걱정은 하면서도 대안 없는 채로 살아서는 안 되겠습니다.
여하튼
100년 밖에 못 사는 인생..
우리..
찌질이 '을'은 되지 맙시다.
우리 도우미마을의 벗들은 열외 일명 없이 모두 인생의 '갑'입니다. '을'은 단 한명도 없습니다.
오카이?
뚜이부뚜이?(對不對)
오늘 저녁에 시간되시면 수요호프에 오세요.
맥주 한잔으로 하루의 고단함을 날려 보냅니다.
작성자:스프링
작성시간:2015.02.04 조회수:1,332
("갑과 을 "의 사례를 직접찍어서올림
."눈물과 콧물 "세례...ㅋㅋㅋ https://youtube.com/watch?v=2YxZvqfca4w&si=EicOiZjpUPDj_VLY)
첫댓글 딱 10년전. 스프링께서 쓴글입니다.
난20년전에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