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독립환종주' 의미 및 코스 안내

올해 초부터 3·1절 기념행사로 '독립환종주'에 참여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독립환종주'는 독립기념관 주변을 환(還, 돌아오다) 종주(縱走, 능선을 따라 산을 걸어 많은 산봉우리를 넘어가는 것)를 말합니다. 2019년은 독립운동과 대한민국의 원류가 된 임정 수립 100주년의 해입니다. 1919년 음력 3월 1일 유관순 열사가 천안 아우내장터에서 시위를 주도했던 천안.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천안독립기념관 주변 종주에 관심을 두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코스 : 총 26km 걷기, 상초급 코스입니다. 독립기념관-추모의 자리-흑성산성-흑성산(해발 495m)-태조산(421m)-성거산(579m)-서금재(488m)-구중봉(430m)-독립기념관으로 종주하였습니다.
※ 종주 시 네이버 지도를 참고했습니다.
준비물 : 물(6병), 점심 도시락, 등산화, 스틱, 스패츠(신발 속 흙 침투 방지), 랜턴, 간식(과일, 고구마, 바나나 등), 모자, 우의, 양말(여분), 핸드폰 충전기
2. '독립환종주' 코스 속 주요 장소 소개

독립기념관 - 우리나라의 민족적 수난과 독립 쟁취를 위해 외세(外勢)와 싸운 역사적 사실과 관련되는 사료(史料) 및 유물 등이 전시된 기념관입니다. 천안시의 랜드 마크인 독립기념관은 충남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삼방로 95 (남화리)에 있으며, ‘겨레의 탑’과 ‘불굴의 한국인 상’이 박물관의 상징입니다. ‘일제강점기의 수난과 나라를 되찾기 위해 싸운 독립운동’을 주제로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독립기념관 관람 안내 : 관람료는 무료이며 관람 시간은 하절기(3월~10월) 9:30~18:00, 동절기(11월~2월) 9:30~17:00로 관람 마감 1시간 전까지는 입장해야 합니다. 정기휴무일은 매주 월요일(공휴일은 개관)입니다.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니 독립기념관 주변에는 많은 볼거리가 있었습니다. 독립 기념과 뒤편의 독립운동가들의 의지를 새긴 수많은 비석을 보며 독립을 위해 애쓰신 분들을 생각하며 그 노고에 감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념관 주변의 유명한 단풍나무 길도 좋았고, 도토리 숲과 소나무 숲의 울창함이 좋았습니다.

흑성산성 -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남화리에 있는 산. 높이는 519m. 산의 본래 이름은 '검은성(儉銀城)'입니다. 산정에는 흑성산성터가 있으며. 6·25전쟁 때 군용도로를 개설한 이래 산정에는 군사시설과 방송시설, 텔레비전 중계소 등이 들어서 있습니다.
산성 바로 아래 기슭에는 1983년 8월 15일 독립기념관이 건립되었습니다. 이곳에 독립기념관이 들어서게 된 것은 동쪽의 병천면에 3·1운동의 한 본거지였던 유관순기념 사당이 있어 독립운동과 관계된 곳이라는 것과 경부고속도로가 지나고 지형이 평탄한 넓은 땅이 있다는 입지조건 때문입니다. 산 서쪽 기슭의 보문사에는 50년 전 지리산 승천사에 있던 불상 3위를 옮겨와 모시고 있기도 합니다.
흑성산성 9부 능선의 전망대에서 독립기념관과 단풍나무 길을 내려다봅니다. 얼마 후 온 산을 물들일 단풍잎을 상상하며, 다시 오고 싶다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능선을 타고 오르락내리락하며 흑성산성에 도착, 검은빛의 산성, 이색적 느낌의 흑색 성이 보였습니다. 백제의 시조 온조가 졸본부여를 떠나 직산(현 충남 천안시 직산면 부근)에 와서 처음 도읍을 정하고 개국하였다고 합니다. 직산을 위례성으로 불렀다고 하고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는 '직산위례성'이라 합니다. 백제의 첫 도읍지였다는 역사적 의미도 있습니다.
흑성산성은 천안시의 고 산성 중 유일하게 기록에 남아있는 산성이라고 합니다. 검은색 성으로 북한산성, 남한산성, 소백산의 온달산성과 다른 느낌의 성이었습니다. 흑성산 정산부에 테뫼식(산 정상에 쌓은 성)의 돌로 쌓은 산성으로 아쉽지만, 산성의 대부분이 훼손되어 본래의 모습을 찾기는 힘들었습니다.


태조산 - 고려태조 왕건이 천안의 진산인 이곳에 올라 주위를 보고 군사적 요충지로 판단하였다 합니다. 산자락에 경주 불국사(佛國寺) 이래 대사찰이라는 각원사(覺願寺)가 있는데, 1977년 남북통일을 염원하며 많은 사람의 성금으로 세웠습니다.
비 내린 후 수풀이 무성해서 넝쿨 길을 헤치고 돌진했습니다. 독립종주로 생태 통로를 우측에 놓고 다시 태조산으로 올라갑니다. 소나무, 도토리나무와 잡목들 속에 각양각색의 버섯들이 인사를 합니다. 자연의 신비에 감사하며 12시를 넘기고 식사할 장소를 찾아 잠시 휴식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집에서 정성껏 준비한 찬들이 모이니 산속 한상차림이 되었는데요. 삼삼오오 웃으며 허기를 채우고 조금 더 걸어 태조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태조산은 고려 태조 왕건과 인연이 있는 천안의 주산이라 합니다. 성거산으로 가는 길목에서 잠시 타는 목을 축였습니다. 각원사 표지판을 지나 성거산 도착입니다. 길 반대편 바위에서 일행을 기다리며 사진 찰칵! 구름에 가려 전망은 없지만, 정상 오름의 희열과 사진은 남습니다.


성거산 - 성거면, 북면, 목천면 경계에 있으며, 왕건이 삼국통일 당시 신령이 있다 하여 성거산이라 부르고 제사를 지내게 했습니다.
독립환종주 코스를 걸으며 몸도 마음도 힘이 들고 어둠과 이슬비와 안갯속에서 지도를 보며 그만 내려올까 고민을 했습니다. 평소 기대 없이 산을 걸었지만, 경험상 없는 기대가 '금'이 된 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날씨 때문에 오늘 산행은 조금 무리수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요, 포기는 배추 셀 때 쓴다고 하지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걸어 20시가 되어 마지막 구중봉(중구봉)에서 가슴에 품고 왔던 태극기를 펼치고 휘날렸습니다.
중구봉(重九峰) 아래의 명당에 얽힌 이야기가 있습니다. 중구봉 아래는 귀한 인물이 탄생할 명당이지만 배가 떠내려가는 행주형(行舟形)이라서 태어나면 오래 머물지 못하고 떠나야 하는 자리라고 합니다. 독립운동가 이동녕(李東寧)[1869~1940]의 할아버지는 이러한 풍수지리를 알고 중구봉 아래에 아들 내외를 이주 시켜 이동녕을 낳게 하였습니다. 이동녕은 열 살까지 이곳에서 살았으며, 뒷날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 정부 주석을 지냈습니다. 중구봉 아래의 명당설이 입증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의 소망! (다가올 통일을 소망합니다.)
동행인들에 대한 믿음!
서로를 이끌고 따르고 도우며 함께 한 사랑으로! 독립환종주를 마칩니다.
독립환종주를 걷고 또 걷는 동안은 25km라는 400~500고지의 5봉우리를 걷는데 정신이 없었습니다. 고종의 장례식과 3·1운동, 임시정부 수립과 적극적인 독립수호 의지를 불태웠을 서슬 퍼런 시대를 거침없이 나아갔던 그분들! 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작은 체력적 고통과 땅거미 진 밤의 행군이 어려움이었지만, 내 나라에 주권을 갖고 살 수 있는 행복을 느끼게 하는 걷기였습니다. 무심히 사는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으로 그만큼 오래도록 남을 걷기였습니다.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고귀한 분들을 생각하며 일상에서 더 열정적으로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또한, 오늘 걷기는 마음을 젊게 하는 걷기였습니다. 함께 도전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고, 묵묵히 걸었던 '열정'에 존경을 표합니다. 고된 걷기였습니다. 마음속으로 조금 쉬고 싶다고 수없이 외쳤습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이야기가 다시 생각나는 도전이었습니다!

체험학습 장소로 자녀와의 역사 공부로 좋은 독립기념관과 뒤의 산책로는 가을 단풍으로도 유명해서 산책과 사색하기에 적극 추천입니다. 주말에는 주제별 해설 프로그램을 비롯해 다양한 행사도 많답니다. 낙엽 떨어지는 이번 주말 가족, 친구, 연인과 '독립기념관 단풍나무 숲길' 데이트 계획, 어떻게 생각하세요?
*참고 자료 - 문화재청, 독립기념관 홈페이지,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네이버 지식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