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 부터 열흘이 지나고..
차츰 병원 생활에 익숙해져 가는 스스로를 느낍니다..
날마다 싸가쥐가..
하루에 반 나절 이상을 잠에 투자할 때 마다..
가끔 심심함을 느끼곤 하지만..
그래도 항상..
소나 옆에서 소나를 지켜주는..
스포츠 신문, 케이블TV, 만화책들이 있기에..
결코 외롭거나 쓸쓸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싸가쥐의 몸상태도..
열흘 전 보다는 훨씬 호전되었습니다..
센스 없는 간호사가 감아두었던 머리랑 팔의 붕대도 풀었고..
링겔병 역쉬 졸업한지 오래입니다..
게다가..
처음 입원했을 때..
침대에 들러 붙어서..
뒤척거리는 것 조차 귀찮아 하던 애가..
이젠 제법 활동적인 모습도 보입니다..
요즘엔..
숫가락을 쥐어주면 알아서 밥도 떠 먹고..
칫솔에 치약 짜서 주면 이빨도 잘 닦고..
리모콘 쥐어주면 채널도 혼자 곧 잘 바꿔가며 봅니다..
참고로 어제는..
붕대 풀고 첨으로..
큰 맘 먹구 싸가쥐's 떡진 머리두 감겼답니다..ㅡㅡV~..
비록..
머리 감기고 나서..
드라이 해달라고 애가 하도 조르는 바람에..
드라이기 들고 쥐랄하느라..
팔 빠지는 줄 알았지만 말이죠..
몇 일 전 부터는..
하도 심심해서..
화투 사다가 고스톱 좀 가르쳐 줬더니..
이젠 제법 화투장 섞어대는 폼이 그럴싸 합니다..
에?..
환자 앉혀 놓구..
병원서 노름판 벌이는 건 불법 아니냐구요?..
..글쎄요..ㅡㅡ^ 긁적긁적..
그게 불법인지 아닌지는 저두 잘 모르겠구요..
그냥 자기두 잼난다니깐 하는겁니다..
그리고..
이건 노름판이 절대 아닙니다..
어캐 이 신성한 병원에서..
돈을 걸고 노름판을 벌이겠습니까?..
그저 우리의 맞고는..
다채로운 놀이 문화의 하나 인겁니다..
근데 솔직히..
고스톱이건 맞고든 섯다든 지꾸땡이든..
화투패 돌리면서 진행되는 놀이라는게..
내기가 없으면 뭔가 좀 섭섭하다는 거..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아닙니까?..
그래서 돈 대신 겁니다..
..머리카락을 말이죠..
방법은 뭐 간단합니다..
1점에 한 가닥으로 계산하고..
경기에 지면 점수만큼 머리카락을 뽑히는거구..
이기면 또 그만큼 뽑아버리면 되는겁니다..
물론 자기가 소지한 상대방의 머리카락으로..
계산을 하는 것도 허용됩니다..
근데..
이 머리 뽑기 맞고 라는게..
얼핏보면 건전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게 알고 보면 상당히 무서운 게임입니다..
피박에 흔들고..
가끔 터지는 광박까지 물리는 날에는..
일순간 피 터지는 살인 게임으로 변모해 버리거든요..
그래도 어쩝니까?..
맞고 만큼 시간 잘 가고 잼나는게 없는 것을..ㅡㅡ^..
그래서 오늘도 하는 겁니다..
지금 소나 앞에선..
마주 앉은 싸가쥐가 부지런히 패를 섞고 있는데..
마주 앉은 싸가쥐's 머리 스퇄이..
아까부터 눈에 상당히 거슬리고 있습니다..
아니..
거슬린다기 보단..
웃깁니다..
근데도 제가..
대 놓구 웃지 못하는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저 머리..
아까 제가 묶어 놓은 거거든요..^^;;..
사실 오늘 아침에..
저노무 쥐랄 맞은 날씨 때문에..
괜히 기분이 센치하네 어쩌네 그러더니만..
머리 스퇄 바꿔달라고 하도 막 졸라대는 통에..
나름대로 묶는다구 묶어놨는데..
묶어 놓구 보니깐 졸라 독특하군요..ㅋㅋㅋ..
아..
당연히 거울은 한 쪽에 잘 짱박아 뒀습니다..
지금 자기 머리가 저렇게 묶여져 있는거 알면..
분명히 또..
오빠는 심플한 헤어 스퇄이 어울리네 어쩌네 그러면서..
제 머리끄댕이 잡고 발악하면서..
죄다 뽑아버리려 달려들게 뻔하거든요..ㅡㅡ..
ㅡ 오빠~?..
ㅡ 어?..0.0;; 화들짝~..
ㅡ 안 해?..ㅡㅡ^..
ㅡ 어..어~..해야지~..^^;;..
꽤나 재촉하는군요..
하긴..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실은 아까판에..
저 한테 피박 먹구 열 두 가닥 뽑히더니..
그 뒤로 애가 전혀 웃지를 않고 있습니다..
지금 싸가쥐's 저 눈빛..
뭐랄까..
상당한 독기가 서려 있다고나 할까요?..ㅡㅡ^..
암튼..
집중한답시고 TV까지 꺼버린 채..
지금 병실 내엔 적막감마져 흐르고..
적막 속에 화투패가 맞닿는 소리만 울려퍼집니다..
따악~!..
따악~!..
..후움~..
저 것이 요번 판엔 유난히 뒷 패가 잘 붙는군요..
아직 소나's 손엔 석 장이나 남아 있건만..
지금 싸가쥐 앞에 깔끔하게 깔려있는 현 상황은..
광 두 장..
피 아홉장..
종이 쪼가리 넉장..
..분발해야겠다는..ㅡㅡ^..
다시 시선을 돌려..
게임의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자 둘러보니..
고돌이는 벌써 깨졌고..
청단도 깨졌고..
홍단은 내가 들고 있고..
..일단은..
피박부터 면하는 게 시급한 과제로군요..ㅡㅡa..
근데..
아직까지 응 패가 한 장도 안 나왔다는 것이..
왠지 맘에 좀 걸리는군요..
혹시..
지금 싸가쥐's 손에 쥐어진 석 장의 화투패가..
응 다이나마이트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인데..
혹시 모를 그 가능성을 배제하더라고..
부디 지금 바닥에 깔린 오쌍피로 인해..
소나가 피박을 면할 수 있는 한 줄기 빛이 되어주길 바라며..
기를 실어 뒷패를 까 뒤집어 봅니다..
따악~!..
그리고..
헛?!..0.0;;..
..까발려진..
..응. 쌍. 피..
..오쌍피 접수는 그렇다 치더라도..
왜 하필 이런 중요한 시기에 저것이..ㅡㅡ..
혹시나 하는 맘에..
싸가쥐's 표정을 살펴보니..
..젠장..
..저 미소..
왠지 불안한데..ㅡㅡ..
..응쌍피 앞에 침묵한 소나..
잠시 머릿속엔 만감이 교차하고..
불길한 미소를 지으며..
내리 깔린 응쌍피를 주시하던 싸가쥐는..
소지한 석 장의 화투패를 모아 쥐는데..
헛!!..
그렇다면?!..@0@;;..
싸가쥐는 모아 쥔 화투패를 과감하게 휘날리고..
허공을 가르며 날아가던 석 장의 화투패는..
슬로우 모션으로 바닥에 깔린 응쌍피 위에 사뿐히 착지합니다..
촤라락~!..
그리곤 한다는 소리가..
ㅡ 뻥~!!..^0^*~..
..폭탄이 터졌다 이거죠..ㅡㅡ..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뒷패가..
바닥에 깔린 오쌍피까지 쓸어가버리는데..
결국..
우려했던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군요..
..젠장..
조금만 더 참아주길 바랬건만..ㅡㅡ;;..
싸가쥐는..
바닥에 깔린 화투장들을 천천히 하나씩 접수해가고..
마지막으로 제 앞에 놓인 금쪽 같은 피 한 장을 낼름 집어가며..
ㅡ 오빠, 쌩큐~..^^*~ 샤방~..
상큼한 미소를 날리는데..
..비러먹을..ㅡㅡ..
스톱을 외친 싸가쥐는..
찬찬히 자신 앞에 놓여 있는 화투패를 정리하며..
ㅡ 음..3광에..
피가 하나, 둘, 셋..ㅡㅡ 집중~..
얼핏봐도 15장은 족히 넘을 듯 합니다..ㅡㅡ..
ㅡ 열 다섯, 열 여섯, 열 일곱..
열 일곱 이면 8점이니깐..
다 합쳐서 11점이다~..
..저걸로 끝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ㅡ 그리고..
오빠 또 피박에 광박이니깐..
..44점이네..히힛~..^^..
..조졌군요..ㅡㅡ;;..
잠시..
응쌍피 하나가..
이렇듯 살인 무기로 돌변해 버리는 순간입니다..
현재 소나가 소지한 머리카락은..
죄다 합쳐봤자 16가닥..
..이. 씹. 팔!!.............................................................................가닥이 모자라는데..ㅡㅡ^..
지금 소나는..
싸가쥐한테 고스톱 가르쳐 준 거 무지하게 후회하고 있습니다..
마주한 싸가쥐's 저 미소..
..소름 돋는군요..ㅡㅡ;;..
싸가쥐는 앉은 채로 천천히 다가오며..
ㅡ 28개면 좀 많다..그치?..^^a..
ㅡ ..야, 야, 잠깐만..ㅡ0ㅡ;;..
ㅡ 응?..
ㅡ ..너..진짜루 다 뽑을꺼냐?..
ㅡ 아니~..
그걸 어떻게 다 뽑아~?..
그럼 울 오빠 대머리 되게~?..
ㅡ ..그치?..하..하..^0^;;..
ㅡ 헤헤~..^^..
ㅡ ..그럼?..
ㅡ 걍 깔끔하게..
오빠 뽀뽀 찐하게 한 방으로 끝내자~..^^*~ 샤방~..
..ㅡ,.ㅡ...
내 이럴 줄 알았습니다..
능글맞은 미소의 싸가쥐는 다시..
ㅡ 어때?..^^a..
ㅡ 뽑아..ㅡㅡ..
ㅡ 응?..
ㅡ 걍 뽑으라구..
ㅡ ..진짜 뽑아?..
ㅡ 아, 뽑으라구~..
한 개두 빼지 말구 갯수 맞춰서 다 뽑아라, 꼭!!..ㅡ0ㅡ;;..
ㅡ 뭐..그래, 그럼..
고작 머리카락 28개 안 뽑힐라구..
입술을 허락할 수는 없는거 아닙니까?..젠장..
싸가쥐는 원숭이처럼 소나's 헤어를 뒤적거리며..
ㅡ 요기 한 군데서만 다 뽑아두 돼?..
ㅡ 안 돼..골고루 뽑아..ㅡㅡ;;..
ㅡ 치이~..
그러더니..
살기 넘치는 손놀림으로 옆머리를 만지작거립니다..
ㅡ 너 졸라 잔인하다..ㅡㅡ..
ㅡ 왜~?..
ㅡ 몰라서 묻냐?..
ㅡ 여기두 안 돼?..ㅡㅡa..
ㅡ 그걸 말이라고 하냐?..
소나's 멘트에..
잠시 손놀림을 멈춘 싸가쥐는..
되지도 않는 애교까지 섞어가며..
ㅡ 오~빠~...
ㅡ 왜?..
ㅡ 나 디게 아프게 뽑을건데..헤헤~..^^a..
ㅡ ..ㅡㅡ...
ㅡ 오빠, 그럼 그냥..
내가 오빠 볼에 찐하게 한 번 하는 걸루 끝내자..어때~?..
..후움~..ㅡㅡa 곰곰~..
ㅡ 것두 싫어?..
ㅡ ..험~ 험~..그..그걸루..하자..ㅡㅡ;; 부끄~..
..볼 정도야, 뭐..ㅡㅡ;;..
그러자..
싸가쥐는 웃으며 갑자기 핸펀을 만지작거리고..
ㅡ ..뭐하는거냐?..
ㅡ 기념 사진 찍어야지~..^^..
ㅡ 그노무 카메라 폰은 좀 치우자..
ㅡ 이것두 안 되면 나 그냥 머리카락 다 뽑을래..ㅡㅡ..
ㅡ ..ㅡㅡ...
ㅡ ..ㅡㅡ...
ㅡ ..찍어라 그래..
백 방이든 천 방이든 어디 니 꿀리는 대로 찍어봐..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싸가쥐는 핸펀을 삑삑거리고..
ㅡ 오빠, 일루와~..^^..
그러면서 단숨에 소나's 뒷목을 휘감아 버리더니..
핸펀을 주시하며 표정연기에 몰입하는데..
순간..
아차~!!..ㅡ0ㅡ;;..
라는 생각과 동시에..
내뱉어지는 싸가쥐's 멘트..
ㅡ 근데 오빠..
내 머리스퇄..좀 이상한 것 같지 않어?..ㅡㅡ^..
ㅡ 어?..0.0;; 화들짝~..
그리곤 무의식 중에..
싸가쥐's 손에 있던 핸펀을 잽싸게 낚아 채 버리곤..
순간적으로 침대로 부터 벗어나 거리를 유지하는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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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랑 까진 고삐리 Part. 2 ☆★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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