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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보 시모음
1
증진이보궐(贈陳二補闕) - 두보(杜甫)
진보궐에게 드립니다
世儒多汩沒(세유다골몰) : 세상 선비들 몰락이 많아
夫子獨聲名(부자독성명) : 무릇 선생께는 홀로 명성이 나십니다.
獻納開東觀(헌납개동관) : 간언 드리어 동관을 열고
君王問長卿(군왕문장경) : 군왕께서 사마상여 인물인가를 물으셨네요.
皁雕寒始急(조조한시급) : 매는 추워져야 빨리 날고
天馬老能行(천마노능항) : 천마는 늙어도 달릴 수 있습니다.
自到靑冥裏(자도청명리) : 스스로 푸른 하늘 속에 이르고
休看白髮生(휴간백발생) : 쉬며 백발이 생김을 보십시오.
2
송장십이삼군부촉주인정양시어(送張十二參軍赴蜀州因呈楊侍御) - 두보(杜甫)
장 참군이 촉주 부임을 전송하고, 양 시어에게도 알려드리다
好去張公子(호거장공자) : 잘 가십시오, 장공이시여
通家別恨添(통가별한첨) : 집안이 서로 통하니 이별의 한이 더합니다.
兩行秦樹直(양항진수직) : 좌우의 두 줄의 길에 진나라 나무는 곧고
萬點蜀山尖(만점촉산첨) : 수많은 촉나라 산봉우리 뾰족하기만 합니다.
御史新驄馬(어사신총마) : 양 시어사는 새로 총마를 타셨고
參軍舊紫髥(삼군구자염) : 장 참군은 옛날 붉은 수염 한 진나라 치초 같은 분입니다.
皇華吾善處(황화오선처) : 임금의 사신이 우리와 잘 지내시니
于汝定無嫌(우여정무혐) : 그대에게도 반드시 꺼리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3
기고삼십오서기(寄高三十五書記) - 두보(杜甫)
고서기에게 부치다
歎息高生老(탄식고생노) : 고 서기님의 연로하심이 걱정되나
新詩日又多(신시일우다) : 새로 지은 시들이 나날이 많아집니다.
美名人不及(미명인부급) : 아름다운 명성을 다른 사람은 따르지 못하고
佳句法如何(가구법여하) : 좋은 시구 짓는 법은 어떠하신지요.
主將收才子(주장수재자) : 장군님께서 재주 있는 고 서기님 뽑으셨으니
崆峒足凱歌(공동족개가) : 공동 땅에서는 족히 개선가를 부를 수 있겠습니다.
聞君已朱紱(문군이주불) : 듣건대, 그대 이미 붉은 관리의 옷을 입었으니
且得慰蹉跎(차득위차타) : 뜻을 이루지 못한 것을 잠시 위로할 수 있었습니다.
4
증전구판관량구(贈田九判官梁丘) - 두보(杜甫)
전씨 아홉 번째 아들 판관 전양구께 드립니다.
崆峒使節上靑霄(공동사절상청소) : 공동산 사절 가서한이 높은 벼슬에 오르니
河隴降王款聖朝(하롱강왕관성조) : 하룡의 항복한 왕이 우리 왕실에 복종했습니다.
宛馬總肥秦苜蓿(완마총비진목숙) : 대원국의 준마인 완마가 진의 목숙으로 살찌고
將軍只數漢嫖姚(장군지수한표요) : 장군으로는 하나라의 표요 곽거병만을 알아줍니다.
陳留阮瑀誰爭長(진류완우수쟁장) : 진류 땅의 완우는 누가 뛰어남을 다투며
京兆田郎早見招(경조전낭조견초) : 경조의 전랑은 일찍이 불림을 보았습니다.
麾下賴君才竝美(휘하뢰군재병미) : 휘하는 그대의 재주를 힘입어 모두가 훌륭하니
獨能無意向漁樵(독능무의향어초) : 오직 고기잡고 나무꾼 향하는 뜻만 없을까요.
5
여호현원대소부연미피(與鄠縣源大少府宴渼陂) - 두보(杜甫)
호현의 원씨네 맞 아들 소부와 함께 미파에서 연회를 갖다
應爲西陂好(응위서피호) : 응당 서쪽 미피못이 너무 좋아
金錢罄一餐(금전경일찬) : 돈을 한 끼 식사에 모두 들였다.
飯抄雲子白(반초운자백) : 밥은 구름처럼 흰 것을 뜨고
瓜嚼水精寒(과작수정한) : 외는 수정처럼 찬 것을 먹었다.
無計廻船下(무계회선하) : 배를 돌려 돌아 내려가려니 방법이 없어
空愁避酒難(공수피주난) : 권하는 술 피하기 어려울까 공연히 근심했다.
主人情爛漫(주인정난만) : 주인이 정이 넘쳐는 분이라
持答翠琅玕(지답취랑간) : 지은 시 손에 쥔 채 옥 같은 마음에 보답한다.
6
미피서남대(渼陂西南臺) - 두보(杜甫)
물놀이 방죽 서남대에서
高臺面蒼陂(고대면창피) : 높은 누대는 푸른 못과 면해있고
六月風日冷(륙월풍일냉) : 유월인데도 바람 불어 날이 차다.
蒹葭離披去(겸가리피거) : 억새와 갈대는 떨어져 헤처 가고
天水相與永(천수상여영) : 하늘 물은 서로 이어져 영원하네.
懷新目似擊(회신목사격) : 새롭게 품어 눈에 부딪는 듯하고
接要心已領(접요심이령) : 긴히 이으니 마음은 이미 와 닫네.
仿像識鮫人(방상식교인) : 비슷하여 마치 교인(鮫人)으로 알고
空濛辨漁艇(공몽변어정) : 어렴풋하여 고깃배로 분별하네.
錯磨終南翠(착마종남취) : 잘못 문질러 종남산이 푸르고
顚倒白閣影(전도백각영) : 뒤짚혀 백각봉의 그림자이네.
崷崒增光輝(추줄증광휘) : 높다란 산은 빛을 발해 더하고
乘陵惜俄頃(승능석아경) : 언덕 오르니 짧은 시간 아쉽네
勞生愧嚴鄭(노생괴엄정) : 애쓴 삶이 엄준과 정박에 부끄럽고
外物慕張邴(외물모장병) : 일 밖은은 장량과 병만용을 그리네.
世復輕驊騮(세복경화류) : 세상 다시 화류의 명마를 경시하고
吾甘雜䵷黽(오감잡와민) : 나는 개구리 맹꽁이에 섞임이 다네.
知歸俗所忌(지귀속소기) : 돌아갈 줄 아는 것은 민속에서 꺼리나
取適事莫竝(취적사막병) : 취한 적당한 일 함께 하지 마라 하네
身退豈待官(신퇴개대관) : 몸 물러나 어찌 벼슬하기를 기다리나
老來苦便靜(노내고편정) : 늙어가면서 곧 고요함이 괴로웠다네.
況資菱芡足(황자능검족) : 하물며 먹고 살기에 마름도 족하고
庶結茅茨逈(서결모자형) : 바라기는 띳집을 멀리 지었으면 한다.
從此具扁舟(종차구편주) : 이것 쫒아서 작은 배 갖추고
彌年逐淸景(미년축청경) : 너 나이 맑은 경치를 쫓으리라.
7
미피행(渼陂行) - 두보(杜甫)
물놀이 방죽에 가다
岑參兄弟皆好奇(잠삼형제개호기) : 잠삼 형제가 모두 절경을 좋아하여
攜我遠來遊渼陂(휴아원내유미피) : 나를 멀리 데리고 와 미피에서 노네.
天地黤慘忽異色(천지암참홀리색) : 천지가 어둑한데 갑자기 색이 달라지고
波濤萬頃堆琉璃(파도만경퇴류리) : 만경이나 이는 파도는 유리처럼 쌓인다.
琉璃汗漫泛舟入(류리한만범주입) : 유리처럼 아득한 물결 위로 배 띄워 들고
事殊興極憂思集(사수흥극우사집) : 일은 특별해 흥 지극하나 걱정생각 모이네
鼉作鯨呑不復知(타작경탄부복지) : 악어가 고래 삼켜버릴 지도 또 모르겠는데
惡風白浪何嗟及(악풍백낭하차급) : 심한 바람과 흰 물결에 어찌 감탄 못 미치네.
主人錦帆相爲開(주인금범상위개) : 주인은 비단 돛이 서로를 위해 펼치고
舟子喜甚無氛埃(주자희심무분애) : 뱃사공 심히 기뻐함은 티끌하나 없이 맑네.
鳧鷖散亂棹謳發(부예산난도구발) : 물오리 갈매기는 흩어 어지럽고 노 노래 하고
絲管啁啾空翠來(사관조추공취내) : 음악소리가 가늘게 푸른 공중에서 들려오네.
沈竽續縵深莫測(침우속만심막측) : 비단실 이은 장대를 물에 담가도 깊이를 모르고
菱葉荷花淨如拭(능섭하화정여식) : 마름 잎과 연꽃은 닦아낸 듯이 깨끗하다.
宛在中流渤澥淸(완재중류발해청) : 완연하여 발해의 맑은 물 한복판에 있는 듯 하고
下歸無極終南黑(하귀무극종남흑) : 아래로 돌아가려니 종남산처럼 어둑하여 끝이 없도다.
半陂以南純浸山(반피이남순침산) : 미피못의 절반이 남쪽으로 종남산이 가라앉은 듯하고
動影裊窕沖融間(동영뇨조충융간) : 움직이는 그림자는 그 잔잔한 속에 어른거린다.
船舷暝戛雲際寺(선현명알운제사) : 뱃전은 어둑하고 삐걱거리는 소리, 배는 운제사를 지나고
水面月出藍田關(수면월출남전관) : 수면의 달은 남전관으로부터 떠오른다.
此時驪龍亦吐珠(차시려룡역토주) : 이 시간 검은 용도 물속에서 구슬을 토해내고
馮夷擊鼓羣龍趨(풍이격고군룡추) : 풍이가 북을 치니 온갖 용들이 쫓아간다.
湘妃漢女出歌舞(상비한녀출가무) : 상비와 한녀가 나와 노래하고 춤을 추니
金支翠旗光有無(금지취기광유무) : 거문고의 황금지주와 푸른 깃발이 반짝거린다.
咫尺但愁電雨至(지척단수전우지) : 지척에는 다만 우뢰와 비가 올까 근심하나니
蒼茫不曉神靈意(창망부효신령의) : 아득히 멀어 신령의 뜻을 알지 못한다.
少壯幾時奈老何(소장기시나노하) : 젊은 시절은 얼마나 되며, 늙어짐을 어찌하나
向來哀樂何其多(향내애낙하기다) : 지금까지 슬픔과 즐거움이 어찌 그렇게도 많았던가.
8
배제귀공자장팔구휴기납량이수(陪諸貴公子丈八溝攜妓納涼二首) - 두보(杜甫)
여러 귀공자들을 모시고 장팔구에서 기생들과 더위를 식히며
其一
落日放船好(낙일방선호) : 지는 해에 배 띄우기 좋고
輕風生浪遲(경풍생낭지) : 가벼운 바람에 물결도 천천히 인다.
竹深留客處(죽심류객처) : 대숲 깊어 손님 잡아 두기 좋은 곳
荷淨納涼時(하정납량시) : 연꽃이 깨끗하니 더위 식히기 좋은 때다.
公子調冰水(공자조빙수) : 공자는 빙수를 만들고
佳人雪藕絲(가인설우사) : 미인은 연뿌리 실을 씻는다.
片雲頭上黑(편운두상흑) : 조각구름 머리 위 어둑하니
應是雨催詩(응시우최시) : 이는 응당 비가 시 짓기를 재촉함이다.
其二
雨來霑席上(우내점석상) : 비가 내려 자리를 적시고
風急打船頭(풍급타선두) : 바람이 거세져 뱃머리를 때린다.
越女紅裙濕(월녀홍군습) : 월나라 미녀는 붉은 치마가 젖고
燕姬翠黛愁(연희취대수) : 연나라 여인은 검은 눈썹 우수에 젖는다.
纜侵堤柳繫(람침제류계) : 닻줄은 다가가 제방의 버드나무에 묶고
幔卷浪花浮(만권낭화부) : 장막을 말고 있는데 물결에 꽃이 떠오른다.
歸路翻蕭颯(귀노번소삽) : 돌아가는 길에 바람이 삽상하니
陂塘五月秋(피당오월추) : 제방의 오월 날씨가 가을날이로구나.
9
배정광문유하장군산림십수(陪鄭廣文遊何將軍山林十首) - 두보(杜甫)
정광문을 모시고 하장군의 산림에 놀며 10수
其一
不識南塘路(부식남당노) : 남당로를 알지 못하다가
今知第五橋(금지제오교) : 이제야 제오교를 알았도다.
名園依綠水(명원의녹수) : 이름난 정원은 푸른 물에 있고
野竹上靑霄(야죽상청소) : 들판 대나무는 푸른 하늘 솟았다.
谷口舊相得(곡구구상득) : 곡구와는 옛 부터 서로 마음 맞아
濠梁同見招(호량동견초) : 호량에 함께 초대 되었다.
平生爲幽興(평생위유흥) : 평생 동안 그윽한 흥취를 위해
未惜馬蹄遙(미석마제요) : 말 발꿉 멀리 감을 아끼지 않았다.
其二
百頃風潭上(백경풍담상) : 백 경 되는 못 위로 바람 불고
千章夏木淸(천장하목청) : 천 그루 여름 나무 맑기도 하다.
卑枝低結子(비지저결자) : 낮은 가지에 열매 늘어지고
接葉暗巢鶯(접섭암소앵) : 맞닿은 잎 어두운 둥지 꾀꼬리네.
鮮鯽銀絲鱠(선즉은사회) : 은실 같은 신선한 오징어회(즉鯽)
香芹碧澗羹(향근벽간갱) : 미나리 향 푸른 골짝 물로 끓이고.
翻疑舵樓底(번의이누저) : 자주 의심은 선루 아래서
晩飯越中行(만반월중항) : 저녁밥 먹으며 월 가운데로 가네.
其三
萬里戎王子(만리융왕자) : 만 리 먼 곳에서 온 융왕자꽃
何年別月支(하년별월지) : 어느 해에 월지국을 떠나왔는가?
異花來絶域(리화내절역) : 기이한 꽃이여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와서
滋蔓匝淸池(자만잡청지) : 무성히도 뻗어나 맑은 못을 둘러쌌구나.
漢使徒空到(한사도공도) : 한나라 사신 장건은 헛되이 이르렀고
神農竟不知(신농경부지) : 신농씨도 끝내 알지 못했었구나.
露翻兼雨打(노번겸우타) : 이슬에 꽃 피어 비를 맞고
開拆漸離披(개탁점리피) : 피어서는 점차로 어지러이 흩어졌구나.
其四
旁舍連高竹(방사련고죽) : 옆집에 연이은 키 큰 대나무
疎籬帶晩花(소리대만화) : 성근 울타리에는 저녁 꽃이 피었구나.
碾渦深沒馬(년와심몰마) : 맷돌 모양의 소용돌이 말이 빠지도록 깊고
藤蔓曲藏蛇(등만곡장사) : 등나무 덩굴은 뱀이 서린 듯이 굽어있구나.
詞賦工無益(사부공무익) : 글이 비록 좋아도 이로움이 전혀 없으니
山林跡未賖(산림적미사) : 산림에 노닐 자취가 아직 멀지 않았구나.
盡捻書籍賣(진념서적매) : 책을 모두 가져다가 팔아서라도
來問爾東家(내문이동가) : 너의 동쪽 집안의 집값 물으려 오리라.
其五
剩水滄江破(잉수창강파) : 남은 물은 창수의 물을 나눈 것이요
殘山碣石開(잔산갈석개) : 쇠잔한 가산은 갈석산처럼 열리어 있구나.
綠垂風折笋(녹수풍절순) : 푸르게 드리운 것은 바람에 꺾인 대나무요
紅綻雨肥梅(홍탄우비매) : 붉게 터져 나온 것은 비에 비대해진 매실이어라.
銀甲彈箏用(은갑탄쟁용) : 은 깎지는 쟁을 타는데 쓰이고
金魚換酒來(금어환주내) : 금 어부로는 술을 바꾸어 왔어라.
興移無灑掃(흥이무쇄소) : 흥이 옮겨가니 청소하는 일도 없어
隨意坐莓苔(수의좌매태) : 마음 내키는 대로 이끼 낀 곳에 앉았어라.
其六
風磴吹陰雪(풍등취음설) : 바람 이는 돌계단에 음산한 눈발이 날리는데
雲門吼瀑泉(운문후폭천) : 구름 낀 문에는 폭포수 소리가 포효한다.
酒醒思臥簟(주성사와점) : 술이 깨어 대자리에 누울까 생각했는데
衣冷欲裝綿(의냉욕장면) : 폭포 물에 옷이 차가워져 솜을 넣고 싶어진다.
野老來看客(야노내간객) : 시골 노인 찾아와 손님들을 보고서
河魚不取錢(하어부취전) : 강의 물고기로 돈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
秪疑淳樸處(지의순박처) : 다만 의심스러우니, 순박한 곳이라
自有一山川(자유일산천) : 자연히 한 산천의 세계가 있는가 한다.
其七
栜樹寒雲色(색수한운색) : 색나무는 찬 구름 빛이고
茵蔯春藕香(인진춘우향) : 인진쑥의 향기는 봄철 연뿌리 같다.
脆添生菜美(취첨생채미) : 부드러운 생채는 더욱 아름답고
陰益食單涼(음익식단량) : 식사 위해 펼친 자리는 더욱 시원하다.
野鶴淸晨出(야학청신출) : 들판의 학은 맑은 새벽에 나오고
山精白日藏(산정백일장) : 산도깨비는 대낮에는 숨어있다.
石林蟠水府(석림반수부) : 바위 숲은 물 아래에 어리어
百里獨蒼蒼(백리독창창) : 백 리나 홀로 푸르고 푸르구나.
其八
憶過楊柳渚(억과양류저) : 기억나노니, 버드나무 물가를 지나
走馬定昆池(주마정곤지) : 정곤지 연못으로 말 달리던 일이여.
醉把靑荷葉(취파청하섭) : 술에 취하여 푸른 연꽃잎 잡고
狂遺白接䍦(광유백접리) : 미친 듯이 흰 두건을 버렸었다.
刺船思郢客(자선사영객) : 배 저으며 영 땅의 뱃사공 나그네 생각하고
解水乞吳兒(해수걸오아) : 물길을 알아보려 오 땅의 남자들을 찾는다.
坐對秦山晩(좌대진산만) : 앉아서 진산의 저녁을 마주하니
江湖興頗隨(강호흥파수) : 남방지방 강호의 흥취가 자못 따른다.
其九
牀上書連屋(상상서련옥) : 상 위에는 책이 지붕까지 이어지고
階前樹拂雲(계전수불운) : 섬돌 앞, 나무는 구름을 치켜 올린다.
將軍不好武(장군부호무) : 장군은 무력을 좋아하지 않아
稚子總能文(치자총능문) : 어린 자식들이 모두 글을 좋아한다.
醒酒微風入(성주미풍입) : 술에서 깨어나니 산들바람 불어오고
聽詩靜夜分(청시정야분) : 시 읊는 소리 들리니 야반이 되었구나.
絺衣掛蘿薜(치의괘나벽) : 칡베 옷을 등라와 벽려에 걸어두니
涼月白紛紛(양월백분분) : 서늘한 달빛이 하얗게 번쩍거린다.
其十
幽意忽不愜(유의홀부협) : 그윽한 뜻이 문득 흡족하지 않으니
歸期無奈何(귀기무나하) : 돌아갈 기약을 어찌할 수 없어서라.
出門流水住(출문류수주) : 문밖을 나서니 흐르는 물 멈추고
回首白雲多(회수백운다) : 머리 돌려보니 흰 구름만 가득하여라.
自笑燈前舞(자소등전무) : 등잔 앞에서 춤추는 일 스스로 웃나니
誰憐醉後歌(수련취후가) : 취한 뒤 부르는 노래를 누가 좋아하리오.
秪應與朋好(지응여붕호) : 다만 반드시 친한 친구와 같이
風雨亦來過(풍우역내과) : 비바람 몰아쳐도 들러보아야 하리라.
10
봉증선우경조이십운(奉贈鮮于京兆二十韻) - 두보(杜甫)
선우경조께 받들어 드리는 20운
王國稱多士(왕국칭다사) : 왕국에 선비가 많다 하나
賢良復幾人(현량복기인) : 어진 선비는 얼마나 될까요.
異才應間出(이재응간출) : 특이한 인재는 간간히 나오나니
爽氣必殊倫(상기필수륜) : 삽상한 기운은 무리를 달리하리라.
始見張京兆(시견장경조) : 처음 장경조를 보니
宜居漢近臣(의거한근신) : 한나라의 가까운 신하임이 마땅하였다.
驊騮開道路(화류개도노) : 화류 같은 말은 길을 열고
鵰鶚離風塵(조악리풍진) : 조악 같은 새는 풍진을 떠났습니다.
侯伯知何算(후백지하산) : 후백들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으며
文章實致身(문장실치신) : 문장은 실로 높은 지위에 이르게 하였구나.
奮飛超等級(분비초등급) : 힘차게 날아올라 등급을 뛰어 넘어
容易失沈淪(용역실침륜) : 쉽게도 영락한 시절을 벗어났구나.
脫略磻溪釣(탈략반계조) : 반계의 낚시질을 벗어나
操持郢匠斤(조지영장근) : 영장의 도끼 자루를 잡았구나.
雲霄今已逼(운소금이핍) : 구름 끝에 이미 가까이 다가갔으니
台袞更誰親(태곤경수친) : 삼공의 지위를 다시 누가 가까이 하겠습니까.
鳳穴雛皆好(봉혈추개호) : 봉황의 굴에 새끼들 모두 좋고
龍門客又新(용문객우신) : 용문에는 객들이 또 새롭습니다.
義聲紛感激(의성분감격) : 의로운 명성에 분분히 감격도 하나
敗績自逡巡(패적자준순) : 실패한 처지라 스스로 머뭇거립니다.
途遠欲何向(도원욕하향) : 갈 길이 머니 어디로 향해야 하나요.
天高難重陳(천고난중진) : 하늘은 높아 다시 진언하기도 어렵습니다.
學詩猶孺子(학시유유자) : 시를 배운 것이 오히려 어린 시절
鄕賦忝嘉賓(향부첨가빈) : 향시의 글은 좋은 빈객들을 욕되게 했지요.
不得同晁錯(부득동조착) : 조조와 같을 수 없었는데
吁嗟後郄詵(우차후극선) : 아, 극선에게도 뒤쳐졌습니다.
計疎疑翰墨(계소의한묵) : 헤아림이 소루하여 글재주가 의심되어
時過憶松筠(시과억송균) : 때가 지나가니 소나무 대나무를 생각합니다.
獻納紆皇眷(헌납우황권) : 삼대예부를 바쳐 황제의 보살핌을 받아
中間謁紫宸(중간알자신) : 그 간에 자신궁에도 알현도 했습니다.
且隨諸彦集(차수제언집) : 잠시 여러 선비들을 따라 모여
方覬薄才伸(방기박재신) : 잠시 보잘것없는 재주를 펼쳐보려 했습니다.
破膽遭前政(파담조전정) : 담 떨어지게 놀라게도 전의 집정자 만났으나
陰謀獨秉鈞(음모독병균) : 음모로 홀로 권력을 잡았습니다.
微生霑忌刻(미생점기각) : 미천한 생명 시기와 각박함에 젖어
萬事益酸辛(만사익산신) : 일마다 더욱 괴롭고 고생스러웠습니다.
交合丹靑地(교합단청지) : 서로 사귐이 고관과 만나는 처지이고
恩傾雨露辰(은경우노진) : 은혜는 비와 이슬을 기울여주는 때입니다.
有儒愁餓死(유유수아사) : 굶어죽을 것을 근심하는 선비가 있으니
早晩報平津(조만보평진) : 조만간에 평진후에게 알리어 주시겠지요.
11
봉동곽급사탕동령추작(奉同郭給事湯東靈湫作) - 두보(杜甫)
곽급사의 <탕동영추>에 화답하여 짓다
東山氣濛鴻(동산기몽홍) : 동쪽에 산기운이 자욱하고
宮殿居上頭(궁전거상두) : 궁전은 그 꼭대기에 놓여있습니다.
君來必十月(군내필십월) : 황제께서는 반드시 시월에 오시어
樹羽臨九州(수우림구주) : 근위병과 구주를 내려 보십니다.
陰火煮玉泉(음화자옥천) : 유황불은 옥 같은 샘물을 데워
噴薄漲巖幽(분박창암유) : 용솟을 쳐서 바위 깊은 계곡에 넘칩니다.
有時浴赤日(유시욕적일) : 때때로 붉은 해를 목욕시키는 데
光抱空中樓(광포공중누) : 빛은 공중의 누각을 싸고돕니다.
閬風入轍跡(랑풍입철적) : 낭풍전 꼭대기에 수레바퀴 자국과 말 발자국 들고
曠原延冥搜(광원연명수) : 드넓은 들에서 나아가 어둑한 곳을 찾습니다.
沸天萬乘動(비천만승동) : 하늘로 끓어오르듯 만승 수레가 움직이는데
觀水百丈湫(관수백장추) : 아래로 백 길 깊이의 못이 보입니다.
幽靈斯可怪(유령사가괴) : 그윽한 시령은 곧 괴이하게 생각되어
王命官屬休(왕명관속휴) : 왕은 관속들에게 쉬어가자고 명령합니다.
初聞龍用壯(초문룡용장) : 처음 듣건대, 용이 강한 힘으로
擘石摧林丘(벽석최림구) : 돌을 가르고 숲과 언덕을 꺾어버렸습니다.
中夜窟宅改(중야굴댁개) : 그윽한 밤중에 굴속 집을 고려해서
移因風雨秋(이인풍우추) : 가을에 비바람을 따라 옮겨왔습니다.
倒懸瑤池影(도현요지영) : 요지에 그림자가 거꾸로 걸려있고
屈注滄江流(굴주창강류) : 맑고 푸른 강물에 굽어 흘러갑니다.
味如甘露漿(미여감노장) : 맛은 감로수와 같은데
揮弄滑且柔(휘농골차유) : 손으로 휘둘러보니 미끄럽고 부드러웠다.
翠旗澹偃蹇(취기담언건) : 비취빛 깃발은 높이 펄럭이고
雲車紛少留(운거분소류) : 구름수레가 어지러이 잠시 머무른다.
簫鼓蕩四溟(소고탕사명) : 피리와 북소리는 사방에 진동하고
異香泱漭浮(리향앙망부) : 기이한 향기는 넓게도 떠있습니다.
鮫人獻微綃(교인헌미초) : 인어는 얇고 얇은 고운 비단을 바치고
曾祝沈豪牛(증축침호우) : 여러 신관들은 큰 소를 물에 잠기게 합니다.
百祥奔盛明(백상분성명) : 온갖 상서로움이 성대하고 밝은 곳으로 달리고
古先莫能儔(고선막능주) : 옛 선대에도 이와 필적할 무리가 없었습니다.
坡陀金蝦蟆(파타금하마) : 울퉁불퉁한 금두꺼비가
出見蓋有由(출견개유유) : 출현함은 아마도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至尊顧之笑(지존고지소) : 지존께서는 그들 돌아보고 웃었고
王母不遣收(왕모부견수) : 서왕모는 거두어들이지 않게 했습니다.
復歸虛無底(복귀허무저) : 다시 텅 빈 낮은 땅으로 돌아가
化作長黃虬(화작장황규) : 길고 누런 이무기로 될 것입니다.
飄飄靑瑣郎(표표청쇄낭) : 빼어나신 청쇄문 낭관님은
文采珊瑚鉤(문채산호구) : 문채는 산호로 만든 고리처럼 화려합니다.
浩歌淥水曲(호가록수곡) : 녹수곡을 호탕하게 부르니
淸絶聽者愁(청절청자수) : 맑고 애절하여 듣는 사람들이 시름에 잠깁니다.
12
봉선유소부신화산수장가(奉先劉少府新畫山水障歌) - 두보(杜甫)
봉선현 유소부의 새로 그린 산수화 병풍을 노래하다
堂上不合生楓樹(당상부합생풍수) : 당 위에는 단풍나무가 자라기에 맞지 않아
怪底江山起煙霧(괴저강산기연무) : 괴이하나니, 어떠한 강산이기에 연무가 피어날까.
聞君掃却赤縣圖(문군소각적현도) : 그대가 적현도(赤縣圖)를 그렸다는 말 듣고
乘興遣畫滄洲趣(승흥견화창주취) : 기분을 몰아 창주의 아취를 그리게 하어라.
畫師亦無數(화사역무수) : 화가야 정말로 무수히 많지마는
好手不可遇(호수부가우) : 뛰어난 화가야 만날 수가 없어라.
對此融心神(대차융심신) : 심신이 녹아있는 이 그림 대하니
知君重毫素(지군중호소) : 그대가 붓과 비단을 소중히 여김을 알겠어라.
豈但祁岳與鄭虔(개단기악여정건) : 어찌 오직 기악과 정건 같은 화가만 있겠는가!
筆跡遠過楊契丹(필적원과양결단) : 필적은 양결단(楊契丹)을 훨씬 뛰어났어라.
得非玄圃裂(득비현포렬) : 현포의 땅을 그대로 찢어온 것이 아닐까!
無乃瀟湘翻(무내소상번) : 진정 소강과 상강이 뒤집어진 것이 아닐까!
悄然坐我天姥下(초연좌아천모하) : 초연하게도 나를 천모산 아래에 앉히니
耳邊已似聞淸猿(이변이사문청원) : 귓가에는 이미 원숭이의 맑은 소리가 들리어라.
反思前夜風雨急(반사전야풍우급) : 어젯밤 비바람 소리 사나웠던 일 돌이켜 생각해보니
乃是蒲城鬼神入(내시포성귀신입) : 바로 포성 땅에 귀신이 들어온 것 같아라.
元氣淋漓障猶濕(원기림리장유습) : 천지의 원기가 질펀하니 병풍이 여전히 젖어있는 듯하고
眞宰上訴天應泣(진재상소천응읍) : 참된 영혼이 올라가 호소하니 하늘이 응하여 우는 듯하여라.
野亭春還雜花遠(야정춘환잡화원) : 들판의 정자에 봄이 돌아오니 온갖 꽃들이 아득하고
漁翁暝踏孤舟立(어옹명답고주립) : 어부는 저녁 무렵 외로운 배를 밟고 마냥 서있어라.
滄浪水深靑溟濶(창낭수심청명활) : 창랑의 물은 깊고 바다는 광활한데
欹岸側島秋毫末(의안측도추호말) : 기운 언덕과 기운 섬들이 추호처럼 가늘어라.
不見湘妃鼓瑟時(부견상비고슬시) : 순임금의 왕비들이 상수에서 거문고 타던 때를 보지 못했으나
至今斑竹臨江活(지금반죽림강활) : 지금은 왕비들 눈물 자욱 얼룩 대나무가 강가에 살아있어라.
劉侯天機精(류후천기정) : 유후는 마음 씀이 지혜롭고 섬세하여
愛畫入骨髓(애화입골수) : 그림을 좋아함이 골수에 스미어 있어라.
自有兩兒郎(자유량아낭) : 절로 두 아들을 얻었는데
揮灑亦莫比(휘쇄역막비) : 그림을 그리는 것에 있어서도 견줄 사람이 없었어라.
大兒聰明到(대아총명도) : 큰 아들은 총명하여
能添老樹巓崖裏(능첨노수전애리) : 늙은 묏부리와 낭떠러지에 늙은 나무를 더할 수 있었어라.
小兒心孔開(소아심공개) : 작은 아들은 마음의 안목이 열려서
貌得山僧及童子(모득산승급동자) : 산승과 동자상을 그려내었어라
若耶溪(약야계) : 약야계
雲門寺(운문사) : 운문사
吾獨胡爲在泥滓(오독호위재니재) : 나만이 유독 어찌하여 진흙더미에 남아있으랴
靑鞋布襪從此始(청혜포말종차시) : 푸른 짚신과 베로 짠 양말이 여기서부터 시작하련다.
담17 하
백수명부구댁희우(白水明府舅宅喜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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