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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설설(無然泄泄)
답답하게 하지 말어야 한다는 뜻으로, 국가 재난에 현명하게 대처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즉 게으르고 안일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無 : 없을 무(灬/8)
然 : 그럴 연(灬/8)
泄 : 샐 설(氵/5)
泄 : 샐 설(氵/5)
출전 : 시경(詩經) 대아(大雅) 판(板)
이 성어는 시경(詩經) 대아(大雅) 판(板)에 나오는 말이다. 서주(西周) 초기 려왕(厲王)은 잔인무도(殘忍無道)하여 백성의 원성이 자자했고, 심지어는 대신들조차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려왕은 위(衛)나라 무당을 불러서 비방하는 자를 감시하게 하고 무당이 보고하면 그들을 죽였다. 상황이 이처럼 되자 비방하는 사람도 점차 줄었고, 제후들은 아예 조회조차 하러 오지 않았다.
경사(卿士) 범백(凡伯)이 친히 려왕 앞에 나서서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므로 그들을 괴롭혀서는 안된다고 정중하게 권했다. 그러나 려왕은 듣지 않았다.
이에 정직한 신하인 범백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시 한수를 지었다. 그 시가 시경(詩經) 대아(大雅) 판(板)이다.
毛詩序 : 板, 凡伯刺厲王也。
이 시는 팔장(八章)이고 2장에 이 성어가 나온다.
판(板) 어긋나다(뒤집다)
(1章)
上帝板板, 下民卒癉。
상제가 뒤집는지라 하민들이 모두 병드네.
出話不然, 為猶不遠。
하는 말 옳지 못하고 나라 다스리는 계획 멀리 내다보지 못하네.
靡聖管管, 不實於亶。
성인이 없다하여 제멋대로하며, 성실해야 할 데에 진실하지 못하구나.
猶之未遠, 是用大諫。
계책이 원대하지 못하니, 이로 크게 간하노라.
(2章)
天之方難, 無然憲憲。
하늘이 바야흐로 어려움을 내리니 기뻐하지 말지어다.
天之方蹶, 無然泄泄。
하늘이 바야흐로 기울어지게 하니 그렇게 답답하게 말지어다.
辭之輯矣, 民之洽矣。
말을 화목하게 하면 백성들이 흡족하네.
辭之懌矣, 民之莫矣。
말을 기쁘게 하면 백성들이 안정되리라.
(3章)
我雖異事, 及爾同寮。
내 비록 하는 일이 다르지만 너와 더불어 동료가 되리라.
我即爾謀, 聽我囂囂。
내가 너에게 나아가 계책을 세우나 내 말을 건성으로 듣는구나.
我言維服, 勿以爲笑。
내가 말하는 것은 오로지 해야할 일이니 웃어 넘기지 말라.
先民有言, 詢于芻蕘。
선현이 말하기를 나뭇꾼에게도 물으라 하셨느니라.
(4章)
天之方虐, 無然謔謔。
하늘이 바야흐로 포학하시니 그렇게 희롱하거나 업신여기지 말라.
老夫灌灌, 小子蹻蹻。
노부가 간곡하게 하는데도 이 녀석은 교만방자하구나.
匪我言耄, 爾用憂謔。
내 말이 망년된 말이 아닌데도 너는 근심을 희롱으로 삼도다.
多將熇熇, 不可救藥。
많아지면 불꽃처럼 성해져 구할 약조차 없으리라.
(5章)
天之方懠, 無為夸毗。
하늘이 바야흐로 노하시니 자만하여 빌붙지 말라.
威儀卒迷, 善人載尸。
위의가 모두 어지러워지고 선인이 아무 것도 못하는 시체같도다.
民之方殿屎, 則莫我敢葵。
백성이 신음하여도 우리를 감히 헤아려주는 이가 없도다.
喪亂蔑資, 曾莫惠我師。
상하고 어지러워져 멸망을 탄식해도 우리를 사랑하는이가 없도다.
(6章)
天之牖民, 如塤如篪。
하늘이 백성을 깨우쳐 일깨우니 질나발같고 젓대같으며,
如璋如圭, 如取如攜。
장과 같고 규와 같으며, 취한 것 같고 가지고 있는 것과 같도다.
攜無曰益, 牖民孔易。
가지고 있어 보탤 것도 없으니 백성을 깨우침이 매우 쉽도다.
民之多辟, 無自立辟。
백성이 허물이 많아도 스스로 그 허물을 일으키지 말지어다.
(7章)
价人維藩, 大師維垣。
경사가 곧 울타리이며, 삼공이 담장이고,
大邦維屏, 大宗維翰。
제후가 병풍이며 종실의 적자가 기둥이로다.
懷德維寧, 宗子維城。
덕을 품은 이가 편안하며 종실의 자손이 성이로다.
無俾城壞, 無獨斯畏。
성을 무너뜨리지 말고 홀로 남아 두려워하지 말로록 하라.
(8章)
敬天之怒, 無敢戲豫。
하늘의 노함을 공경하여 감히 희롱하고 태만하지 말며,
敬天之渝, 無敢馳驅。
하늘의 변함을 공경하여 감히 달리지 말지어다.
昊天曰明, 及爾出王。
하늘이 밝아 네가 태어나 왕이 되게 하였고,
昊天曰旦, 及爾游衍。
하늘이 밝아 네가 너그러움을 행하도록 하셨도다.
1689년 12월은 기상 재변이 잇따랐다. 흰 기운이 하늘로 뻗치고, 무지개가 해를 꿰뚫었다. 섣달인데도 봄 날씨가 이어졌다. 천관서(天官書)에 따르면 이는 병란이 일어나거나 간신이 임금을 덮어 가리는 불길한 조짐이었다.
봄 같은 겨울은 임금이 살피는 것이 분명치 않아 나라의 기강이 풀어져 느슨해진 것을 경고한 것으로 해석했다. '서경'에 나온다. 잇단 재변에 불안해진 숙종이 신하들에게 직접 글을 내려 직언(直言)을 청했다.
이현일(李玄逸)이 '사직겸진소회소(辭職兼陳所懷疏)'를 올려 말했다. "아! 변괴는 그저 생기지 않고, 반드시 인사(人事)에 감응하는 것입니다. 삼가 신이 보건대, 전하께서는 지려(智慮)는 우뚝하시나 결단은 부족하신 듯하고, 영명(英明)하심은 특출하신데 식견과 도량은 조금 미치지 못하십니다. 마음에 간직하고 말로 펴시는 바가 가끔 사사로움에 치우치고 얽매이심이 있습니다."
거침없는 쓴소리로 말문을 연 뒤 그는 죄가 있으면 벌을 받고, 문제가 있으면 바로잡으며, 재주가 있으면 쓰는 것이 마땅한데도 밑에서 일을 고하면 "이미 알고 있다. 생각해보고 처결하겠다"고만 하면서 끝내 세월만 끌면서 아무 처분도 내리지 않으시니, '하늘이 나라를 장차 쓰러뜨리려 하니, 그렇게 답답하게 하지 말라(天之方蹶 無然泄泄)'고 한 시경 '판(板)'의 구절이 떠오른다고 했다.
설설(泄泄)은 답답(沓沓)과 같은 뜻이다. 나라가 엎어질 지경인데 답답하게 고식적(姑息的) 태도를 벗어나지 못하니 안타깝다는 말이다.
그는 또 나라의 흥폐가 임금이 마음을 한번 돌리는 사이에 달려 있다고 했다. 기강을 세워 어진 이를 쓰면 전적으로 맡기고, 부족한 사람을 내칠 때는 서둘러 하여 그 과정에 간사한 기운이 끼어들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은 '온 나라가 전하께 바라는 바는 고식적인 어짊(姑息之仁)과 구차한 정치(苟且之治)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로 맺었다. 제스처만의 구언(求言)이나 고집불통의 정치 말고, 하늘의 경고에 답하고 신민(臣民)의 바람을 위로해 주기를 청했다.
▶️ 無(없을 무)는 ❶회의문자로 커다란 수풀(부수를 제외한 글자)에 불(火)이 나서 다 타 없어진 모양을 본뜬 글자로 없다를 뜻한다. 유무(有無)의 無(무)는 없다를 나타내는 옛 글자이다. 먼 옛날엔 有(유)와 無(무)를 又(우)와 亡(망)과 같이 썼다. 음(音)이 같은 舞(무)와 결합하여 복잡한 글자 모양으로 쓰였다가 쓰기 쉽게 한 것이 지금의 無(무)가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無자는 ‘없다’나 ‘아니다’, ‘~하지 않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無자는 火(불 화)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불’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갑골문에 나온 無자를 보면 양팔에 깃털을 들고 춤추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무당이나 제사장이 춤추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춤추다’가 본래의 의미였다. 후에 無자가 ‘없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 되면서 후에 여기에 舛(어그러질 천)자를 더한 舞자가 '춤추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無(무)는 일반적으로 존재(存在)하는 것, 곧 유(有)를 부정(否定)하는 말로 (1)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 공허(空虛)한 것. 내용이 없는 것 (2)단견(斷見) (3)일정한 것이 없는 것. 곧 특정한 존재의 결여(缺如). 유(有)의 부정. 여하(如何)한 유(有)도 아닌 것. 존재 일반의 결여. 곧 일체 유(有)의 부정. 유(有)와 대립하는 상대적인 뜻에서의 무(無)가 아니고 유무(有無)의 대립을 끊고, 오히려 유(有) 그 자체도 성립시키고 있는 듯한 근원적, 절대적, 창조적인 것 (4)중국 철학 용어 특히 도가(道家)의 근본적 개념. 노자(老子)에 있어서는 도(道)를 뜻하며, 존재론적 시원(始原)인 동시에 규범적 근원임. 인간의 감각을 초월한 실재이므로 무(無)라 이름. 도(道)를 체득한 자로서의 성인(聖人)은 무지(無智)이며 무위(無爲)라고 하는 것임 (5)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서 없음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없다 ②아니다(=非) ③아니하다(=不) ④말다, 금지하다 ⑤~하지 않다 ⑥따지지 아니하다 ⑦~아니 하겠느냐? ⑧무시하다, 업신여기다 ⑨~에 관계없이 ⑩~를 막론하고 ⑪~하든 간에 ⑫비록, 비록 ~하더라도 ⑬차라리 ⑭발어사(發語辭) ⑮허무(虛無) ⑯주검을 덮는 덮개 ⑰무려(無慮), 대강(大綱)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빌 공(空), 빌 허(虛)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존(存), 있을 유(有)이다. 용례로는 그 위에 더할 수 없이 높고 좋음을 무상(無上), 하는 일에 막힘이 없이 순탄함을 무애(無㝵), 아무 일도 없음을 무사(無事), 다시 없음 또는 둘도 없음을 무이(無二), 사람이 없음을 무인(無人), 임자가 없음을 무주(無主), 일정한 지위나 직위가 없음을 무위(無位), 다른 까닭이 아니거나 없음을 무타(無他), 쉬는 날이 없음을 무휴(無休), 아무런 대가나 보상이 없이 거저임을 무상(無償), 힘이 없음을 무력(無力), 이름이 없음을 무명(無名), 한 빛깔로 무늬가 없는 물건을 무지(無地), 대를 이을 아들이 없음을 무자(無子), 형상이나 형체가 없음을 무형(無形), 아무런 감정이나 생각하는 것이 없음을 무념(無念), 부끄러움이 없음을 무치(無恥), 도리나 이치에 맞지 않음을 무리(無理), 아무도 도와 줄 사람이 없는 외로운 처지를 이르는 말을 무원고립(無援孤立), 끝이 없고 다함이 없음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무궁무진(無窮無盡), 능통하지 않은 것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소불능(無所不能), 못 할 일이 없음 또는 하지 못하는 일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소불위(無所不爲), 무엇이든지 환히 통하여 모르는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무불통지(無不通知), 인공을 가하지 않은 그대로의 자연 또는 그런 이상적인 경기를 일컫는 말을 무위자연(無爲自然), 일체의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무아의 경지에 이르러 일체의 상념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념무상(無念無想), 아버지도 임금도 없다는 뜻으로 어버이도 임금도 모르는 난신적자 곧 행동이 막된 사람을 이르는 말을 무부무군(無父無君), 하는 일 없이 헛되이 먹기만 함 또는 게으르거나 능력이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무위도식(無爲徒食), 매우 무지하고 우악스러움을 일컫는 말을 무지막지(無知莫知), 자기에게 관계가 있건 없건 무슨 일이고 함부로 나서서 간섭하지 아니함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불간섭(無不干涉), 성인의 덕이 커서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유능한 인재를 얻어 천하가 저절로 잘 다스려짐을 이르는 말을 무위이치(無爲而治), 몹시 고집을 부려 어찌할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가내하(無可奈何), 아무 소용이 없는 물건이나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무용지물(無用之物) 등에 쓰인다.
▶️ 然(그럴 연/불탈 연)은 ❶회의문자로 燃(연)은 통자(通字), 肰(연)은 동자(同字)이다. 개(犬) 고기(月=肉)를 불(火)에 구워 먹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然자는 '그러하다'나 '틀림이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然자는 犬(개 견)자와 肉(고기 육)자, 火(불 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글자의 조합으로만 본다면 이것은 개고기를 불에 굽고 있는 모습이다. 然자의 본래 의미는 '까맣게 타다'였다. 개는 가죽을 벗기지 않고 껍질째 불에 그슬려 익혀 먹는다. 그러면 껍질이 새까맣게 타게 되기 때문에 然자는 '까맣게 타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그러하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火자를 더한 燃(그을릴 연)자가 '그을리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然(연)은 ①그러하다, 틀림이 없다 ②그러하게 하다 ③명백하다, 분명하다 ④그러하다고 하다 ⑤~이다 ⑥듯하다 ⑦허락하다, 동의하다 ⑧불타다, 불태우다 ⑨밝다 ⑩그런데, 드디어 ⑪그러하면, 그리하여 ⑫그렇다면, 그러면 ⑬그러고 나서, 연후(然後)에 ⑭그러나, 그렇지만 ⑮그런데도, 그렇기는 하지만 ⑯상태를 나타내는 접미사(接尾辭) ⑰원숭이의 일종(一種)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저절로 그렇게 되는 모양을 자연(自然), 도리상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당연(當然), 뜻밖에 저절로 되는 일을 우연(偶然), 겉 모양이 장엄하고 엄숙한 모양을 엄연(儼然), 알고 보니 정말이나 정말로를 과연(果然), 아득하여 분명하지 않은 모양을 막연(漠然), 사람의 힘을 가하지 않은 상태를 천연(天然), 마음이 환하게 풀림을 석연(釋然), 침착하고 여유가 있음을 유연(悠然), 어떤 목적이 없이 되는대로 하는 태도가 있음을 만연(漫然), 그윽하고 멀어서 눈에 아물아물 함을 묘연(杳然), 갑작스러움을 돌연(突然), 확실히 단정할 만하게를 단연(斷然), 넓고 텅 빈 모양을 확연(廓然), 아주 정확한 꼴을 확연(確然), 그리 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음을 필연(必然), 고요하고 엄숙함을 숙연(肅然), 아직 정하여지지 아니함을 미연(未然), 도의에 근거를 두고 굽히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바르고 큰 마음 또는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찬 넓고 큰 정기 또는 공명정대하여 조금도 부끄럼 없는 용기를 일컫는 말을 호연지기(浩然之氣), 마음에 충동을 받아도 동요하지 않고 천연스러운 것을 이르는 말을 태연자약(泰然自若), 제 정신을 잃고 어리둥절한 모양을 이르는 말을 망연자실(茫然自失), 속세에 속박됨이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데로 마음 편히 지냄을 이르는 말을 유연자적(悠然自適), 인공을 가하지 않은 그대로의 자연 또는 그런 이상적인 경지를 일컫는 말을 무위자연(無爲自然), 큰 소리로 껄걸 웃음을 일컫는 말을 홍연대소(哄然大笑), 옛 모양 그대로임을 일컫는 말을 구태의연(舊態依然),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임을 일컫는 말을 고금동연(古今同然), 당연한 일을 일컫는 말을 당연지사(當然之事), 천지가 탁 트여 아무런 장해도 될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건곤통연(乾坤洞然), 사람들의 행동이나 의지 따위가 조금도 차이가 없이 한 덩어리가 됨을 이르는 말을 혼연일체(渾然一體), 사람이 본디부터 가지고 있는 심성이란 뜻으로 지극히 착하고 조금도 사리사욕이 없는 천부 자연의 심성을 일컫는 말을 본연지성(本然之性), 한 번 보고도 분명히 안다는 뜻으로 잠깐 보고도 환하게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일목요연(一目瞭然), 아주 끔직한 일을 당하거나 볼 때 두려워 몸이나 털이 곤두선다는 말을 모골송연(毛骨悚然), 초자연적으로 환경에 맞는 것은 있게 되고 그렇지 못한 것은 없어짐을 일컫는 말을 자연도태(自然淘汰), 사람은 있는 곳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니 그 환경을 서로 바꾸면 누구나 다 똑같아진다는 말을 역지개연(易地皆然), 저녁 빛이 짙어 어둑어둑함을 일컫는 말을 모색창연(暮色蒼然), 차별 없이 서로 합치함을 일컫는 말을 혼연일치(渾然一致), 일의 되어 가는 형세가 본래 그러함을 일컫는 말을 사세고연(事勢固然), 막연하여 알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막연부지(漠然不知), 의논이나 언설이 사리에 잘 통하고 정연한 모양을 일컫는 말을 이로정연(理路整然),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쓸쓸함을 일컫는 말을 만목소연(滿目蕭然),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에 당연함을 일컫는 말을 의리당연(義理當然), 우연한 일을 일컫는 말을 우연지사(偶然之事), 아주 조용하여 움직이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적연부동(寂然不動), 천금과 같이 중한 허락을 일컫는 말을 천금연낙(千金然諾), 모르던 것을 문득 깨달음을 이르는 말을 번연개오(幡然開悟), 마음이 활짝 열리듯이 크게 깨달음을 얻는 일을 이르는 말을 활연대오(豁然大悟), 얼음이 녹듯이 마음에 한 점의 의심도 남기지 않고 의혹이나 미혹이 풀림을 일컫는 말을 환연빙석(渙然氷釋), 과오를 저지른 후에 능히 고침 즉 한 번 잘못을 저지른 연후에 잘못을 참회함으로써 선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과연후능개(過然後能改), 아직 그렇게 되기 전을 일컫는 말을 미연지전(未然之前), 예의란 나쁜 일을 미리 방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예금미연(禮禁未然), 자연히 갖추어져 있는 덕을 일컫는 말을 천연지덕(天然之德), 태연자약 하여 아무 생각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태연무심(泰然無心), 오래 되어 옛날의 풍치가 저절로 드러나 보이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고색창연(古色蒼然), 세상이 시끄러워 사람의 마음이 안정을 얻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물정소연(物情騷然), 그렇지 않은 바가 아님을 일컫는 말을 미상불연(未嘗不然), 조용하고 적적하여 아무 소문도 없음을 일컫는 말을 적연무문(寂然無聞), 흥미를 잃어 가는 모양을 이르는 말을 흥미삭연(興味索然), 잠자코 대답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묵연부답(默然不答), 환하게 통하여 이치를 깨달음을 이르는 말을 활연관통(豁然貫通), 사세가 그렇지가 아니할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세소고연(勢所固然), 어찌 그러치 않으랴 또는 마땅히 그러할 것이다란 뜻으로 하는 말을 안득불연(安得不然), 거짓임을 알면서도 그런 대로 묵인한다는 말을 의수당연(依數當然), 이치가 본디 그러함을 일컫는 말을 이소고연(理所固然), 이치가 응당 그러하여야 할 일을 일컫는 말을 이소당연(理所當然), 이미 그렇게 된 일을 일컫는 말을 이연지사(已然之事), 옛 모양 그대로임을 일컫는 말을 고태의연(古態依然), 거울을 보는 듯 앞의 일이 환하게 밝음을 일컫는 말을 전감소연(前鑑昭然), 뜻밖의 일에 얼굴빛이 변할 정도로 크게 놀람을 일컫는 말을 아연실색(啞然失色), 한숨을 쉬며 크게 탄식함을 일컫는 말을 위연탄식(喟然歎息) 등에 쓰인다.
▶️ 泄(샐 설, 흩어질 예)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世(세, 설)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泄(설, 예)은 ①새다, 알려지다 ②싸다, 설사(泄瀉)하다 ③일어나다, 발생하다 ④없애다, 줄다 ⑤고(告)하다, 아뢰다(말씀드려 알리다) ⑥섞다 ⑦통(通)하다 ⑧업신여기다, 깔보다 ⑨친압(親押)해지다, 버릇없다 ⑩설사(泄瀉) 그리고 ⓐ흩어지다(예) ⓑ많다(예) ⓒ날개를 치다(예) ⓓ사물의 모양(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샐 누/루(漏)이다. 용례로는 배탈 등이 났을 때 누는 묽은 똥을 설사(泄瀉), 설사하는 증세를 설증(泄症), 설사를 하는 병을 설환(泄患), 휘발성이 있는 물건의 기운이 새어서 날아감을 설기(泄氣), 누설되어 탄로남을 설로(泄露), 새어 나와 흩어짐을 설산(泄散), 물 공기 냄새 비밀 따위가 밖으로 샘 또는 비밀을 밖으로 새어 나가게 함을 누설(漏泄), 사람이나 동물이 음식을 먹어 영양을 섭취하고 그 찌꺼기를 몸 밖으로 내보내는 일을 배설(排泄), 병의 한 가지로 배가 부르고 아프며 설사가 나는 병을 당설(溏泄), 물똥을 좍좍 쌈 또는 그렇게 하는 설사를 통설(洞泄), 잠을 자는 중에 성적인 쾌감을 얻는 꿈을 꿈으로 하여 정액을 내는 일을 몽설(夢泄), 장마 때에 습기로 인해서 생기는 설사를 습설(濕泄), 별안간 몹시 나는 설사를 폭설(暴泄), 기려이 쇠약하여 음식을 먹으면 소화를 시키지 못하고 복통도 없이 그대로 설사가 나는 병을 허설(虛泄), 남이 모르는 사실을 널리 알려서 드러나게 함을 창설(彰泄), 밖으로 흩어져 새어 나감을 산설(散泄), 물이나 공기 비밀 따위가 밖으로 샘 또는 밖으로 새어 나가게 함을 심설(沁泄), 재물을 받아 먹고 과거 시험 문제를 미리 빼내어 줌을 육설(鬻泄), 오래도록 낫지 않는 설사를 구설(久泄), 액체 따위가 새는 것을 막아내거나 멈추게 함을 방설(防泄), 배가 아플 때마다 붉은빛의 설사를 하는 병을 열설(熱泄), 술을 지나치게 마심으로 말미암아 위장의 기능이 약화되어 설가가 나고 잘 먹지 못하는 병을 주설(酒泄), 감기로 인하여 급하게 설사가 나는 병을 풍설(風泄), 여름의 더위로 인하여 소화가 안 되어 하는 설사를 서설(暑泄), 날마다 새벽녘이면 설사가 나는 병을 신설(晨泄), 식체로 인하여 생기는 설사를 체설(滯泄), 먹은 음식이 조금도 삭지 않고 그대로 나오는 설사를 손설(飱泄), 담증으로 인하여 설사가 나는 병을 담설(膽泄), 지라나 위에 고장이 생기어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설사가 나는 병을 비설(脾泄), 느리고 더딤을 예완(泄緩), 물이 샐 틈이 없음 또는 단속이 엄하여 비밀이 새어 나가지 못한다는 말을 수설불통(水泄不通), 비밀에 속하는 일을 누설함을 이르는 말을 신기누설(神機漏泄)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