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판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간 뉴욕 타임스(NYT)를 상대로 제기한 150억 달러 (약 21조원)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내용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기각했다고 영국 BBC가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스티븐 메리데이 지방법원 판사는 이날 판결을 통해 신청인들이 법원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자격이 있는 이유를 "짧고 명백한 진술"로 설명하도록 요구하는 연방 규칙을 트럼프가 위반했다고 밝혔다. 판사는 법적 고소는 "적에게 분노할 수 있는 보호된 플랫폼"이 아니라면서 트럼프에게 수정된 고소장을 제출할 수 있는 28일의 시간을 줬다.
트럼프는 이번 주 초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다 NYT를 고소할 것임을 시사하며 신문이 "너무 오랫동안 자유롭게 거짓말을 하고, 비방하고, 명예를 훼손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고 주장했다. 그의 대변인은 "NYT를 상대로 한 이번 강력한 소송을 통해 가짜뉴스에 대한 책임을 계속 물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그의 법무팀은 판사의 지시에 부응하기 위해 수정된 고소장을 제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NYT는 성명을 발표해 "고소장이 심각한 법적 서류가 아닌 정치적 문서임을 인정한 판사의 빠른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신문은 벌써 소송이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번 주 초 성명을 통해 "정당한 법적 주장이 부족하고 대신 독립적인 보도를 억압하고 방해하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메리데이 판사는 이날 명령을 통해 트럼프가 제기한 소송이 "반복적"이고 "불필요"하며 "현란한" 혐의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85쪽 분량의 소장은 이번 주 초 탬파 연방법원에 제출됐다. 또한 작년에 타임스 기자들이 쓴 책의 출판사인 펭귄 랜덤 하우스 LLC의 이름을 지목하고 이 신문이 민주당의 "대변자(mousepiece)"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메리데이 판사는 판결문에 트럼프의 주장이 사실로 입증되더라도, 그리고 소송이 "관대하고 인정 넘치는" 방식으로 해석되더라도 그 작성 방식은 법원 규칙을 위반하며 "명백히 부적절하고 허용되지 않는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변호사 모두 아직 메리데이 판사의 결정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번 소송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언론을 탄압한다는 반대자들의 비판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전날 ABC가 트럼프 행정부의 위협을 받고 불과 몇 시간 만에 심야 TV 진행자 지미 키멜의 프로그램을 무기한 방영 중단시킨 뒤 대통령은 일부 TV 네트워크의 방송 면허를 "박탈"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키멜의 정차는 그가 찰리 커크 살해 용의자에 대해 트럼프 지지자들이 "이 아이(용의자)를 그들 중 한 명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규정하려고 시도했다"고 말한 뒤에 나왔다.
다른 심야 TV 진행자들은 일제히 키멜을 지지했는데, 스티븐 콜버트는 키멜의 제거를 "노골적인 검열"이라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