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활동] 포씨의 위대한 여름
- 파스텔로 그림 그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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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 포씨의 위대한 여름-
전임학교에서 함께 근무한 선배교사이자, 동화작가이신 안선모 선생님께서 이번에 새로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이 책이 나오기를 꼬박 1년은 기다렸던 것 같다.
'포씨'는 나에게도 너무나도 익숙한 친구이다.
이 책의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안선모 선생님께서 사시는 경기도 포천 '산모퉁이'에 실제로 '포씨'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째 '산모퉁이'에서 위대한 일을 하고 있는 '포씨'는 이 곳에 오기 전에 많은 경험을 쌓았을 것이다.
이 동화책은 우묵한 손으로 위대한 일을 해냈던 포씨의 지난 과거가 담겨져 있다.
무너진 마을 길 보수하기-
모래파내기-
나무심기-
썩은 나무 파내기-
오두막 옮기기-
그리고 거대한 국가사업이었던 강을 새로 만드는 대공사에도 참여했던 '포씨'
그런데, 어느날 '포씨'는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궁금한 어린이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꼭 읽어보길 바란다.
오늘부터 우리반은 동화책 <포씨의 위대한 여름>을 읽기 전에 며칠 동안 풍부한 사전활동을 해보려고 한다.
그 첫번째 활동으로 시작한 것이 바로!
그림을 훑어보고 마음에 드는 장면을 밑그림으로 그려보는 것이다.
그 중에서 이번에 소개할 학생의 그림은
'싸인펜으로 밑그림을 그리고 파스텔로 색칠하기'를 한 학생의 작품이다.
이 학생은 현재 초등학교 2학년이다.
선생님이 준비한 자료는 'A4용지에 그려진 밑그림' 뿐이다.
밑그림그리기 도구로 싸인펜을 선택한 것도-
색칠하기 도구로 파스텔을 선택한 것도-
모두 학생 스스로 결정한 것이다.
나는 2시간 동안 이 학생이 어떻게 밑그림을 완성해 나가는지 지켜 보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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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의 한 장면을 스캔 한 후에, 명도52로 맞추고 편집을 하면 이런 밑그림을 얻을 수 있다.
(* 사진 편집 http://www.poporo.co.kr/v3/photostudio.asp?pano )
2학년 학생은 <포씨의 위대한 여름> 동화책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겨가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으로
위의 사진을 선택했다.
사실, 위의 장면은 나 역시, 개인적으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 장면이다.
포씨가 우묵한 손으로 '위대한 일'을 해내는 장면이다.
개개비의 알을 품고, 새끼들이 세상의 빛을 볼 수 있도록 포씨가 그 둥지 역할을 해 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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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아이들의 그림을 관찰하는 동안 고개를 돌려 2학년 여학생의 그림을 보았는데,
오~ 정말 깜짝 놀랐다. 저렇게 섬세하게 그려낼 줄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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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에게 밑그림을 줄 때, 색칠하기 활동을 할 때 사용하라고 작은 컬러 그림을 주었는데..
이 여학생은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원본과 밑그림을 비교해가면서 표현해 가고 있다.
사실, 내가 제시한 밑그림은 굵은 선은 따라서 그릴 수 있지만, 가느다란 선은 거의 표시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싸인펜으로 덧그리기가 매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여학생은 원본을 활용하여 최대한 그림을 그리려고 애를 쓰고 있다.
스스로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너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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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씨의 우묵한 손이 생명을 소중하게 다르는 엄마의 손처럼 느껴진다.
그림 작가가 그림을 아주 잘 표현했다는 느낌이 든다.
손 안에 푹신푹신한 나뭇잎들 덕분에 개개비엄마와 새끼들이 따뜻할 수 있겠다.
포근하게 느껴진다.
이 그림을 그리는 여학생의 경우, 사실 평소에는 많이 무기력하고 활동에 대한 흥미와 관심도가 많이 떨어진다.
그런데 이 아이가 편안하게 자리에 앉아서 아무런 소리없이 묵묵히 과제를 하는 것을 보니 정말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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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이 넘도록 완성한 밑그림이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나는 학생에게 "다 했니? 다 했니?" 라고 질문을 너무 많이 한 것 같다.
주어진 시간에 과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편안하고 즐겁게 그림을 그리는 학생에게 굳이 재촉할 필요는 없었는데...
뒤늦게 후회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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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모든 학생들이 싸인펜과 색연필을 활용해서 완성하겠지 했는데..
이 여학생은 사물함 안에 꽁꽁 숨겨져 있는 파스텔을 꺼내 오더니,
이렇게 파스텔로 색칠하기를 한다.
기특하다.
(편견과 선입견으로 꽉 막힌 나 자신을 되돌아 보았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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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과 스펀지를 활용해서 원본과 비교하면서 차분히 색칠하기를 해 나가고 있다.
이 여학생은 레몬색보다는 진하고, 노랑색보다는 조금 연한 색을 선택해서 전체적인 배경을 완성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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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개개비 엄마는 진한 노란~ 개나리색 파스텔로 쓱쓱 찍어주고-
스펀지로 문지르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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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개비 엄마가 탄생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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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른 학생들을 관찰하고 있는 사이-
어느새 포씨도 완성하였다.
이 여학생은 빨간색 계열의 파스텔을 들고 와서 나에게 어느 것이 더 빨강색에 가까운 거냐고 물었다.
글쎄....
"두 가지 색을 다 활용해도 되니, 네가 선택해봐 " 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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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입으로 호호
불어주는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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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렸나 하고 봤더니..
와~ 저 옆에 태양이 있는 것도 놓치지 않고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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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펀지로 한번 쑥- 문질러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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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놀랍게도-
'포'씨 를 더욱더 멋지게 표현하고 있다.
바탕으로 칠했던 색보다 더욱더 진한 붉은 색 계열로 군데군데를 찍어주더니~
스펀지로 다시 문지른다.
너 언제 이런 표현법을 익힌거니? ^^
잘한다. 진짜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static.se2.naver.com%2Fstatic%2Ffull%2F20130612%2Femoticon%2F3_32.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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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213E133B5407017C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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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시간만에 완성!!!
박수 짝짝짝-
옆에서 지켜 보던 또래의 여학생은 이 학생이 파스텔로 완성해 나가는 작품을 보면서
"와, 예술가 같다"
라고 감탄하면서 폭풍 칭찬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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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여학생 그림 VS 동화책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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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활동 첫 시간으로 자연스럽게 그림그리기를 마쳤다.
동화책 한 권을 잘~ 읽어보기 위해서 많은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한번은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이라서,
사실, 학생들보다 내가 더 신이 난다.
첫댓글 행복나눔샘이 준비한 시간과 정성도 대단하고, 2시간만에 파스텔화를 완성시킨 2학년 꾸러기도 정말 대단합니다!
ㅋㅋㅋ 저는 그냥 책만 가지고 학교에 갔을 뿐이에요~ 파스텔화를 완성시킨 2학년 꾸러기 담임선생님께도 오늘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칭찬 많이 하더라구요 ^^ 꾸러기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