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질환이 그렇듯 위암도 조기발견 및 치료가 향후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위암 발생 위험이 본격적으로 높아지는 40세 이상 성인은 증상이 없더라도 위 내시경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권장된다.
소화기내과 이준행 교수(삼성서울병원)는 내시경 검사는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은 물론, 위암의 위험요인을 앞서서 제거하기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위암 위험을 높이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발견해 치료하고, 위암 전단계인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단계에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 이준행 교수의 도움말로 내시경 검사의 중요성, 그리고 검사를 잘 받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Q. 위암, 초기에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꾸준히 검사를 받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어떤 검사 방법들이 필요할까요?
위내시경이 가장 중요합니다. 다른 검사들도 있으나 위내시경이 워낙 좋은 검사이기 때문에 이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은데요. 이에 우리나라 정부에서도 만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2년에 한 번 건강검진 내시경을 받도록 권하고 있으나, 사실 모든 분들이 이 검사를 충실히 받고 계신 것은 아닙니다. 약 20~30%의 국민들은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건강검진 내시경을 받지 않고 있는데요. 이런 분들에서 진행된 상태의 위암이 자주 발견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검사를 자주 받는 게 좋은 건 아닙니다. 1년에 두 번씩 내시경 검사를 받는 분들도 계신데, 그럴 필요는 없고요. 위에 위험인자가 있다면 1년,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2년에 한 번 정도 검사를 받는 것이 적당합니다. 최근 검사를 받긴 했으나 그때는 없던 증상이 새로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때는 내과를 찾아 전문가와 상담 후 다시 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을지, 아니면 다른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상담해 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 위내시경 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해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검사를 잘 받기 위해서는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할까요?
위내시경은 매우 안전한 검사에 속하기 때문에 검사 이후에 주의할 점은 별로 없습니다. 출혈이나 통증이 있는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연스럽게 회복되기 때문인데요. 다만, 검사 전에는 주의해야 할 사항이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위내시경을 하기 전 금식을 해야 한다는 점은 다들 알고 계실 텐데요. 사실 금식만 한다고 위가 완벽히 준비되는 것은 아닙니다. 검사 전 며칠간을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먹고, 음주를 피하는 등의 준비가 필요하죠. 또 약을 드시는 경우에는 검사에 방해되는 것이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최근 다이어트를 위해 약을 드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다이어트 약 중 일부는 위의 음식 배출 능력을 떨어뜨려 내시경 검사 시 위에 음식이 남아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따라서, 다이어트 약을 드시는 분들은 금식 시간을 좀 더 늘리는 게 좋습니다.
Q. 수면 내시경과 비수면 내시경, 둘 중에 고민하는 분들도 많은데요. 일반적으로 어떤 방법이 권장되는지 궁금합니다.
수면 내시경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진정제’를 사용하면 잠을 자는 분들이 많기 때문인데요. 정확히는 ‘진정 내시경’이 맞는 용어입니다. 진정제를 사용하면 내시경 검사를 편히 받을 수 있지만, 아무래도 진정제를 사용하기에 검사 후 회복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고요. 일시적으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점, 당일에는 운전이 힘들다는 점 등의 불편함이 있습니다. 그러나 위내시경은 식도를 통해 위까지 지름 1cm 정도의 튜브가 들어가면서 구역감이 발생하는 등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웬만하면 진정 내시경을 받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만약 내시경 검사를 트림 다섯 번 이내에 마칠 수 있다면, 진정 내시경이 아닌 일반 내시경을 받아도 됩니다. 하지만, 내시경 검사 시 트림을 계속하시는 경우라면 검사자가 자세히 검사해 드리기 위해 꼭 진정 내시경을 받으시길 당부해 드립니다.
여기서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수면이 너무 잘 된다고 소문난 의료기관은 피하는 게 좋다는 점입니다. 이는 의료기관이 진정제를 세게 쓰는 경향이 있다는 의미인데요. 진정제를 많이 쓰면 편하기는 하지만, 심박이 늦어지거나 호흡 곤란이 오는 등 부작용 우려가 있습니다. 아울러, 진정 내시경은 완전히 자는 것이 아니라 약을 써서 어느 정도 진정된 상태에서 검사를 편히 받는 것이기 때문에, 깊게 잠이 들지 않더라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위내시경을 잘 받기 위해서는 검사 방법을 잘 선택하고, 올바른 준비 방법을 숙지해둬야 한다|출처:게티이미지뱅크
Q. 내시경으로 발견되는 질환 중 위암의 위험을 높이는 질환들이 있습니다. 위축성 위염부터 짚어주신다면요.
위암이 어떠한 단계를 거쳐서 암이 된다라는 주장이 있는 것인데요. 모든 위암이 그렇지는 않고 3분의 2 정도가 단계를 거칩니다. 3분의 1 정도는 단계를 거치지 않고 위암이 되죠. 여기서 단계란, ‘위축성 위염→화생성 위염→선종→위암’의 순서를 이야기합니다.
위축성 위염은 만성 위염의 결과로 위벽이 다소 얇아진 상태를 말하고요. 이게 오래 지속되면 화생성 위염이라고 하여 세포가 다소 변형되는 화생성 변화가 발생하여 위점막이 오돌토돌해집니다. 그리고 이중 일부가 작은 종양을 형성하면 선종을 거쳐 조기 위암, 진행성 위암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위축성 위염을 진단받았다고 해서 지나치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위축성 위염은 매우 흔한 질환이고요. 특히 나이가 들수록 더욱 흔해집니다. 우리나라 국민의 경우 40대는 40%, 50대는 50%, 60대는 60%, 70대는 70% 정도 위축성 위염이 있다고 보고 있죠. 그래서 환갑이신 환자분이 오셔서 위축성 위염을 걱정하시면 ‘친구 10명 중 6명은 비슷한 상태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씀드리곤 합니다.
지나친 걱정보다는 2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고, 평소 부드럽고 자극적이지 않은 식사를 꾸준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Q.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발견되는 사례도 적지 않은데요. 이때, 꼭 치료를 해야 하는지 짚어주신다면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위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우리나라 국민 절반 정도가 위에 헬리코박터균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이 균은 내시경 검사를 할 때 확인할 수 있고요. 내시경 검사서 확인이 되지 않은 경우에는 혈액 검사 등 다른 검사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확인되면 가급적 항생제를 통해 균을 없애는 치료, 즉 제균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명확한 근거가 있을 때 보험이 적용되는 제도인데요.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가 위암 발생을 줄인다는 전문가들의 강한 의견은 있으나, 아직 연구 결과가 명확하지 않아 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때문에 일정 부분 치료비가 본인 부담이지만, 가급적이면 헬리코박터균을 확인하고 치료하실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기획 = 백선혜 건강전문 아나운서
도움말 = 이준행 교수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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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