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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다식(雜學多識) 51~60
축구 `해트 트릭'유래
축구경기에서 자주 듣는 용어에 '해트 트릭'이 있다. 한 선수가 한 경기에서 3골을 넣을 때 이 말을 쓴다. 'Hat Trick'이라는 영어 단어만 봐서는 이 용어가 왜 '3골'을 뜻하는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해트 트릭'이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3세기 영국에서 생긴 크리켓 게임에서였다. 크리켓은 한팀당 11명씩의 선수가 공과 배트를 가지고 하는 야구 비슷한 게임이다. 11명 타자 가운데 주장을 제외한 10명이 모두 아웃되면 1회전이 끝나는데, 이것이 보기보다 쉽지 않아 하루 경기가 보통 2회전으로 치러진다. 그러니 투수가 세 타자를 연속 아웃 시킨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많은 크리켓 클럽에서는 이런 '위업'을 이룬 선수에게 근사한 모자 (Hat)를 선물했다. 또 다른 클럽에서는 모자를 관중들이 손에서 손으로 돌려 선수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해트 트릭이라는 말은 이래서 생긴 것으로, 여기서 트릭(Trick)은 '속임수'가 아니라 '장난' 또는 '묘기' 정도의 뜻으로 쓰인 단어다.
이후 이 용어는 득점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다른 스포츠에도 확산됐다. 하키나 축구가 대표적이지만, 경마에서 한 기수가 3승을 올렸을 때 쓰기도 한다. 진정한 의미의 해트 트릭은 한 선수가 3골을 넣되 반드시 연속득점, 즉 3골을 넣는 도중에 다른 선수의 득점이 없어야 하지만, 요즘은 그렇게까지 엄격하게 따지지는 않는다.
`거꾸로 도는' 바퀴
서부영화에 나오는 마차바퀴는 왜 가끔 거꾸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까. 영화는 1초당 24장의 정지사진을 연결해서 보여주는 빛의 예술이다. 영사기는 한 정지사진에서 다음 정지사진으로 옮겨갈 때 셔터로 재빨리 스크린쪽으로 나가는 빛을 가려준다. 따라서 관객은 초당 24번 깜박이는 빛을 보는 것이지만, 우리 눈의 잔상작용 때문에 마치 연속사진을 보는 것처럼 착각하는 것 뿐이다.
영화 속 마차바퀴가 어떻게 보이는가는 이 각각의 정지사진에서 바퀴살의 위치가 어떻게 돼 있느냐에 달려있다. 가령 어떤 바퀴살이 있던 자리에 정확히 24분의1초 뒤 그 다음 바퀴살이 오고, 다시 24분의 1초 후에 그 다음 바퀴살이 온다면, 마차바퀴는 마치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만약 같은 주기에 다음 바퀴살이 앞 바퀴살이 있던 곳보다 조금 못미치는 곳에 도달하는 일이 반복될 경우, 그때는 거꾸로 도는 것처럼 비치게 될 것이다. 깜깜한 디스코 테크에서 번쩍번쩍하는 사이키조명을 받으며 춤추는 사람들의 동작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생각해보면 이 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전문적으로는 '스트로브(strobe·섬광) 효과'라고 부른다. 이 스트로브 효과를 이용한 장치에 '스트로보스코프 (Stroboscope)'라는 것이 있는데, 영사기도 실은 일종의 스트로보 스코프인셈이다. 스트로보스코프는 주기적으로 깜박이는 빛을 운동하는 물체에 비추어 회전속도나 진동주기를 측정하는 계기다. 물체의 운동주기가 조명의 점멸주기와 일치할 때, 또는 운동주기가 조명주기의 2배, 3배, 4배 등 정수배가 될 때 물체는 정지한 것처럼 보인다. 서로 주기가 조금이라도 다르면 실제보다 느리게 움직이거나 반대방향으로 도는 것처럼 보인다.
형광등 같은 일상 조명 역시 일종의 스트로보스코프라고 할 수 있다. 교류 전기는 1초에 60번 전류가 양극과 음극으로 바뀌는데, 그때마다 순간적으로 전류가 0 이 되면서 깜박이기 때문이다. 휘황한 조명을 받는 카지노의 룰렛이나 선풍기의 날개가 가끔 반대방향으로 도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 원리다.
1번없는 TV채널
TV채널에는 왜 1번이 없을까. TV채널은 정부가 배정한다. 전파끼리의 무분별한 섞임을 막기 위한 것이다. 현재 사용 가능한 TV채널은 VHF(초단파) 2∼13번, UHF(극초단파) 14∼83번까지 모두 82개다. VHF채널이 쓰는 주파수는 54∼216MHz(메가헤르츠), UHF채널이 사용하는 주파수는 470∼890MHz다. 각 채널에 할당되는 주파수 대역은 6MHz 씩이다. 예를 들어 채널2는 54∼60MHz, 채널9(KBS 1TV)는 186∼192MHz 의 주파수로 전파를 발사한다.
이같은 채널 배정방식은 미국식이다. 미국은 1941년부터 연방차원 에서 채널 배정을 시작했는데, 처음엔 채널1번이 있었다. 1번채널의 사 용주파수는 48∼54MHz였다. 그러다가 1948년 이 주파수를 이동통신, 아마추어무선, 무선전화, 실험방송국 등에 양보했다. 이 대역은 잡음이 많이 섞여 영상 전파신호를 송신하는 데는 다소 품질이 떨어지는 대역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61년 TV방송을 시작하면서 미국의 방식을 그대로 도입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아예 1번채널이 존재하지 않았다. 일본식은 미국식과 채널별 주파수대역도 좀 다르고, 1번채널도 있다.
참고로, 채널을 배정할 때는 바로 인접한 채널은 전파 간섭 염려가 있어 가급적 피한다. 그래서 7, 9, 11번 식으로 나간다. 그럼 SBS는 왜 7번(KBS2)과 이웃한 6번을 택했을까? 6번과 7번은 번호는 하나 차이지만 실은 무척멀리 떨어져 있는 채널이기 때문이다. 6번채널의 주파수대 역은 78∼84MHz인데, 7번은 다른 채널이 15개쯤 들어갈 만큼의 구간을 훌쩍 건너뛰어 174MHz부터 시작된다. 그 사이의 주파수, 즉 84∼174MHz 대역은 FM방송과 항공기교신 등에 사용된다.
TV채널 지역차이
7일자 '1번 없는 TV채널'을 읽고 많은 독자들이 또 다른 궁금증들을 물어왔다. 그중 가장 많은 질문이 '같은 방송국의 채널이 왜 지역마다 다르냐' 는 것이었다. KBS 1TV가 서울에서는 9번인데 서울만 벗어나면 번호가 바뀌고, 자동차 여행을 하다보면 라디오 채널이 뒤죽박죽이 돼 무슨 방송을 듣는지 알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TV가 사용하는 전파는 초단파(VHF) 또는 극초단파(UHF)다. 이처럼 파장이 짧은 전파는 직진성이 강하다. 높은 산이나 커다란 빌딩을 만나 면 구부러져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도로 튀어나온다. 방송국은 이런 장애물 때문에 생기는 난시청을 해소하기 위해 중계소를 설치한다. 중계소는 앞 전파를 받아 장애물 뒤로 넘기는데, 이때 채널을 바꾸어준다. 동일한 채널로 중계하면 앞전파와 새로 가다듬은 뒷전파가 섞여 품질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양쪽에서 같은 소리를 한꺼번에 내면 듣 는 사람이 불편해지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이렇게 해서 남산송신소를 9번으로 떠난 KBS1 채널은 관악산을 지날 때는 25번으로, 용문산을 넘을 때는 32번이 된다. 이런 중계소가 전국 에 4백개쯤 있으므로, 채널도 그만큼의 빈도로 바뀐다.
라디오 역시 FM의 경우는 TV와 같은 범위의 주파수를 쓰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 채널이 바뀐다. 하지만 파장이 비교적 긴 중파를 사용하는 AM방송은 전파가 웬만한 장애물을 구부러져 넘어가는 성질(회절성) 을 갖고 있기 때문에 FM만큼 많은 중계소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케이블TV와 공중파TV의 차이를 묻는 질문도 많았다. 케이블TV도 공중파TV와 비슷하게 54∼750MHz(메가헤르츠) 범위의 전파를 채널당 6MHz 씩 잘라 쓴다. 현재 사용가능한 채널은 110개다. 케이블TV 방송사는 수 십개채널을 하나의 전기신호로 묶어 유선을 통해 가입자 가정에 보내고, 가입자의 TV수상기는 이를 다시 분리해 원하는 채널을 골라 영상을 재현한다. 따라서 전파의 섞임을 막기 위해 인접채널 사용을 가급적 피하 는 공중파와 달리, 케이블TV는 다닥다닥 붙은 채널 분배가 가능한 것이다.
술의 돗수
"나 어젯밤에 80도짜리 양주 마셨어"하고 자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십중팔구 뭘 모르는 사람이다. 그 양주는 80도가 아니라 80 PROOF였을 것이다. 술이 독한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에는 도, %, PROOF가 있다. 이 가운데 '도'와 %는 같은 의미다. 25 도 짜리 소주는 알콜농도 25% 짜리 소주를 말한다. 이 소주의 용량이 100㎖라면 그중 25㎖가 알콜, 75㎖는 물이다.
PROOF는 부피나 질량을 정확히 잴 도구가 없었던 19세기 이전 영국에서 나온 단위다. 영국인들은 물과 알콜 혼합액에 화약을 터뜨릴 때, 알콜농도가 어느 수준을 넘어서야만 불이 붙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불길이 일어나면 '알콜이라는 것이 입증됐다'는 뜻으로 "Proof!"라고 외쳤다.
이렇게 해서 영국에서는 농도 57.1%의 알콜이 100 PROOF로 규정됐다. 이것이 미국으로 건너가서는 좀 달라졌다. 미국인들은 복잡한 숫자 대신, 단순히 퍼센트 농도의 2배를 PROOF로 정해 버렸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50% 알콜이 100 PROOF가 됐다.
이후 프랑스인들은 이런 헷갈리는 PROOF를 아예 무시하고 자기네 와인에 막바로 %농도를 표기함으로써 이를 세계에 확산시켰으나, 아직도 버본을 비롯한 독주 메이커들 상당수는 여전히 PROOF 표기를 고집하고 있다. 그러므로 누군가 영국산 80 PROOF 위스키를 마셨다면 그는 우리 식으로 46도 짜리 위스키를, 미국산 80 PROOF 라면 40도 짜리 위스키를 마신 것이다.
보기힘든 새의 사체
새의 시체를 본 적이 있는가? 간혹 자동차에 부딪치거나 엽총에 맞아 '횡사'한 시체는 본 경험이 있을지 모르지만, 수명이 다 해 '자연사'한 새의 시체는 아마도 거의 보지 못했을 것이다.
왜 그럴까. 시골은 말할 것 없고, 도시에서도 근교로 조금만 나가면 우리는 쉽게 각양 각색의 새들을 볼 수 있다. 그 수많은 새들 모두가 언젠가는 죽을텐데, 왜 그들의 최후는 목격되지 않는 것일까. 혹시 야생 코끼리처럼 새들도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면 자기네만 아는 비밀의 장소를 찾아가는 것일까.
해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새들이 죽는데 장소를 가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죽자마자 그 시체는 다른 동물들의 먹이가 돼버린다. 고양이, 개, 쥐, 곤충, 심지어 박테리아에 이르기까지 순식간에 달려들어 크고 작은 새의 시체를 해치워 버리는 것이다. 미국의 한 생물학자는, 들판에서 막 숨을 거둔 새가 몸뚱어리의 대 부분을 잃는 데 한 시간이 채 안 걸렸으며, 24시간 이내 깃털만 남기고 사라졌다는 관찰기를 학계에 보고하기도 했다.
만약 철새들이 머나먼 대양을 건너는 도중 기력이 다해 떨어 져 죽는 일이 있다면, 그것도 시체를 볼 수 없는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여행하는 동안 잠시 내려 먹이를 구할 곳이 단 한 군데도 없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나 상정 할 수 있는 사례일 뿐이다. 병이 들어 날 힘이 없는 새들은 애초부터 앉은 자리에서 날개를 펴지도 않는다고 한다.
`밤새 마시는'맥주
젊은 시절 한번쯤은 '입 떼지 않고 맥주 1000㏄ 마시기' 같은 호기를 부려본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밤새도록 수십 병의 맥주를 먹었다는 주당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아무리 주량이 센 사람 이라고 해도 맥주 만큼 물을 마시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 그럴까.
맥주와 물은 몸에서 흡수되는 소화 메커니즘이 다르기 때문이 다. 식도를 지나 위에 이르는 단계까지는 둘 사이에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이후 물은 위벽에서 거의 흡수가 되지 않는다. 그냥 고여있으면서, 조금씩 십이지장을 거쳐 소장과 대장을 따라 내려간다. 그 과정에서 장벽을 통해서만 흡수가 이루어진다. 마시면 마실수록 배가 부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알콜은 위에서부터 즉각 흡수가 시작된다. 이때 알콜과 더불어 얼마간의 물도 함께 흡수된다. 또 맥주에 포함돼 있는 이산화탄소는 위벽을 자극해 위액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소화작용 을 도와준다. 뿐만 아니라 맥주의 주원료인 홉 성분은 침과 위액, 담즙 분비를 촉진시키며, 아울러 이뇨기능 까지 발휘한다. 정신만 말짱하게 견딜 수 있다면, 화장실을 왔다갔다하면서 그야말로 밤 새 마실 수도 있는 것이다.
테니스 스코어
테니스 경기에서는 스코어를 매길 때 1, 2, 3, 4라고 하지 않고 15, 30, 40, 게임(game) 이라고 한다. 0도 '제로(zero)'가 아니라 '러브 (love)'라고 부른다. 왜 이런 괴상한 방식을 쓰는 것일까?.
현대 테니스는 125년 전 북웨일스의 윙필드소령이라는 사람이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와 유사한 경기는 중세 유럽에서부터 있었다. 코트테니스 또는 리얼테니스라 불린 옛 테니스 게임이 채택한 스코어링 시스템은 '15, 30, 45, 게임' 방식이었다. 이 때는 세번째 포인트가 40이 아니라 15의 배수인 45였다. 한 포인트를 왜 15점 단위로 매겼는지는 명확지 않으나, 유럽인들의 천문학 선호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당시 천체를 관측할 때 쓰던 기구에 다리가 60도까지 벌어지는 콤파스(육분의)가 있었는데, 유럽인들은 이 6분의1 원의 개념을 테니스 경기에 적용했다. 한 경기를 6세트로 정함으로써, '60도 짜리 조각 6개를 맞추어 온전한 360도 원을 만드는 사람이 곧 승리자' 라는 논리를 만들었다. 각 세트는 다시 4게임으로 구성돼 있었으므로, 60 도 짜리 한 세트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15 도 짜리 조각 4개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후 언제부터인가 세번째 포인트인 45가 40으로 바뀌었는데, 이는 순전히 발음상의 편의 때문이었다. 심판이 스코어를 소리쳐 선언할 때 "45(fortyfive)"는 아무래도 불편하고 다른 숫자와 헷갈릴 우려도 있었다."45 대 30 (fortyfive-thirty)"와 "40 대 30(forty-thirty)"를 소리내 발음해보면 그 차이를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0을 "러브"라고 부르는 것은 '달걀'을 뜻하는 프랑스어 l'oeuf(뢰프) 에서 온 것으로 추측된다.
달리는 차에서 책읽기
달리는 차에서 책을 읽으면 왜 기분이 나빠질까. 이는 차멀미의 일종으로, 몸의 감각기관에 혼란이 일어나 생기는 현상이다. 우리가 서있거나 걸을 때 몸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것은 신체의 평형감각 기관들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평형감각의 3요소는 눈(시각), 세반고리관, 그리고 이석이다. 세반고리관과 이석은 모두 귀의 내부에 있는 기관들로, 몸이 앞뒤로 움직이거나 회전할 때 그 느낌을 뇌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눈에서 들어오는 시각 정보가 결합돼 평형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차에 탔을 때도 마찬가지. 차가 속도를 내거나 위아래로 진동할 때, 또는 커브를 돌 때 귓속 평형기관들은 이에 대한 반응을 뇌에 보낸다.
동시에 눈은 주변 정경의 움직임을 포착해 뇌로 보내준다. 이 정 보와 귓속 평형기관들의 반응이 일치해야 우리는 몸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그런데 책을 읽느라고 눈이 한 곳을 응시하고 있으면 평형감각 의 3요소 가운데 시각정보가 누락되게 된다. 자연히 뇌에서는 이들 정보를 취합하는 시스템에 혼란이 생겨, 메스꺼움이나 불쾌감 같은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하얀'담배연기?
재떨이에 놓아둔 담배, 즉 생담배가 타면서 나오는 연기는 색깔이 파란데, 깊이 들이마셨다 다시 내뱉는 연기는 하얗다. 대부분의 애연가들은 이를 보고 담배의 독한 성분을 폐가 다 빨아들였기 때문이라며 자책한다. 실제로 그럴까.
재떨이에서 혼자 타고 있는 담뱃잎에서 나오는 연기는 크기가 매우 작은 탄소성분의 미립자들이다. 이 미립자들은 지름이 빛의 파장과 엇비슷할 만큼 작다. 이런 미립자들을 빛이 통과할 때에는 가시광선의 7가지 색 가운데 파장이 짧은 청색계통 빛이 가장 강하게 산란된다. 그 때문에 우리 눈에 파란 빛으로 보이는 것이다. 공기 분자나 미세한 먼지밖에 없는 맑은 날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그러나 이 연기를 빨아들이면 몸 속의 수증기가 연기 미립자를 핵으로 삼아 뭉침으로써 아주 작은 물방울을 형성하게 된다. 입 밖으로 나온 이 입자들의 크기는 빛의 파장보다 조금 더 큰 정도. 그렇게 되면 청색광뿐 아니라 모든 파장의 빛이 작은 물방울들에 이리 저리 부딪히면서 반사돼 결과적으로 하얀 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하늘의 구름이 하얀 것과 같은 원리다.
물론, 담배연기의 광학적 메커니즘이 이렇다고 해서 흡연의 위험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니코틴이나 타르 같은 유해성분들이 몸에 흡수돼 마약과 다름없는 중독성과 폐암유발 등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축구경기에서 자주 듣는 용어에 '해트 트릭'이 있다. 한 선수가 한 경기에서 3골을 넣을 때 이 말을 쓴다. 'Hat Trick'이라는 영어 단어만 봐서는 이 용어가 왜 '3골'을 뜻하는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해트 트릭'이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3세기 영국에서 생긴 크리켓 게임에서였다. 크리켓은 한팀당 11명씩의 선수가 공과 배트를 가지고 하는 야구 비슷한 게임이다. 11명 타자 가운데 주장을 제외한 10명이 모두 아웃되면 1회전이 끝나는데, 이것이 보기보다 쉽지 않아 하루 경기가 보통 2회전으로 치러진다. 그러니 투수가 세 타자를 연속 아웃 시킨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많은 크리켓 클럽에서는 이런 '위업'을 이룬 선수에게 근사한 모자 (Hat)를 선물했다. 또 다른 클럽에서는 모자를 관중들이 손에서 손으로 돌려 선수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해트 트릭이라는 말은 이래서 생긴 것으로, 여기서 트릭(Trick)은 '속임수'가 아니라 '장난' 또는 '묘기' 정도의 뜻으로 쓰인 단어다.
이후 이 용어는 득점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다른 스포츠에도 확산됐다. 하키나 축구가 대표적이지만, 경마에서 한 기수가 3승을 올렸을 때 쓰기도 한다. 진정한 의미의 해트 트릭은 한 선수가 3골을 넣되 반드시 연속득점, 즉 3골을 넣는 도중에 다른 선수의 득점이 없어야 하지만, 요즘은 그렇게까지 엄격하게 따지지는 않는다.
`거꾸로 도는' 바퀴
서부영화에 나오는 마차바퀴는 왜 가끔 거꾸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까. 영화는 1초당 24장의 정지사진을 연결해서 보여주는 빛의 예술이다. 영사기는 한 정지사진에서 다음 정지사진으로 옮겨갈 때 셔터로 재빨리 스크린쪽으로 나가는 빛을 가려준다. 따라서 관객은 초당 24번 깜박이는 빛을 보는 것이지만, 우리 눈의 잔상작용 때문에 마치 연속사진을 보는 것처럼 착각하는 것 뿐이다.
영화 속 마차바퀴가 어떻게 보이는가는 이 각각의 정지사진에서 바퀴살의 위치가 어떻게 돼 있느냐에 달려있다. 가령 어떤 바퀴살이 있던 자리에 정확히 24분의1초 뒤 그 다음 바퀴살이 오고, 다시 24분의 1초 후에 그 다음 바퀴살이 온다면, 마차바퀴는 마치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만약 같은 주기에 다음 바퀴살이 앞 바퀴살이 있던 곳보다 조금 못미치는 곳에 도달하는 일이 반복될 경우, 그때는 거꾸로 도는 것처럼 비치게 될 것이다. 깜깜한 디스코 테크에서 번쩍번쩍하는 사이키조명을 받으며 춤추는 사람들의 동작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생각해보면 이 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전문적으로는 '스트로브(strobe·섬광) 효과'라고 부른다. 이 스트로브 효과를 이용한 장치에 '스트로보스코프 (Stroboscope)'라는 것이 있는데, 영사기도 실은 일종의 스트로보 스코프인셈이다. 스트로보스코프는 주기적으로 깜박이는 빛을 운동하는 물체에 비추어 회전속도나 진동주기를 측정하는 계기다. 물체의 운동주기가 조명의 점멸주기와 일치할 때, 또는 운동주기가 조명주기의 2배, 3배, 4배 등 정수배가 될 때 물체는 정지한 것처럼 보인다. 서로 주기가 조금이라도 다르면 실제보다 느리게 움직이거나 반대방향으로 도는 것처럼 보인다.
형광등 같은 일상 조명 역시 일종의 스트로보스코프라고 할 수 있다. 교류 전기는 1초에 60번 전류가 양극과 음극으로 바뀌는데, 그때마다 순간적으로 전류가 0 이 되면서 깜박이기 때문이다. 휘황한 조명을 받는 카지노의 룰렛이나 선풍기의 날개가 가끔 반대방향으로 도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 원리다.
1번없는 TV채널
TV채널에는 왜 1번이 없을까. TV채널은 정부가 배정한다. 전파끼리의 무분별한 섞임을 막기 위한 것이다. 현재 사용 가능한 TV채널은 VHF(초단파) 2∼13번, UHF(극초단파) 14∼83번까지 모두 82개다. VHF채널이 쓰는 주파수는 54∼216MHz(메가헤르츠), UHF채널이 사용하는 주파수는 470∼890MHz다. 각 채널에 할당되는 주파수 대역은 6MHz 씩이다. 예를 들어 채널2는 54∼60MHz, 채널9(KBS 1TV)는 186∼192MHz 의 주파수로 전파를 발사한다.
이같은 채널 배정방식은 미국식이다. 미국은 1941년부터 연방차원 에서 채널 배정을 시작했는데, 처음엔 채널1번이 있었다. 1번채널의 사 용주파수는 48∼54MHz였다. 그러다가 1948년 이 주파수를 이동통신, 아마추어무선, 무선전화, 실험방송국 등에 양보했다. 이 대역은 잡음이 많이 섞여 영상 전파신호를 송신하는 데는 다소 품질이 떨어지는 대역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61년 TV방송을 시작하면서 미국의 방식을 그대로 도입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아예 1번채널이 존재하지 않았다. 일본식은 미국식과 채널별 주파수대역도 좀 다르고, 1번채널도 있다.
참고로, 채널을 배정할 때는 바로 인접한 채널은 전파 간섭 염려가 있어 가급적 피한다. 그래서 7, 9, 11번 식으로 나간다. 그럼 SBS는 왜 7번(KBS2)과 이웃한 6번을 택했을까? 6번과 7번은 번호는 하나 차이지만 실은 무척멀리 떨어져 있는 채널이기 때문이다. 6번채널의 주파수대 역은 78∼84MHz인데, 7번은 다른 채널이 15개쯤 들어갈 만큼의 구간을 훌쩍 건너뛰어 174MHz부터 시작된다. 그 사이의 주파수, 즉 84∼174MHz 대역은 FM방송과 항공기교신 등에 사용된다.
TV채널 지역차이
7일자 '1번 없는 TV채널'을 읽고 많은 독자들이 또 다른 궁금증들을 물어왔다. 그중 가장 많은 질문이 '같은 방송국의 채널이 왜 지역마다 다르냐' 는 것이었다. KBS 1TV가 서울에서는 9번인데 서울만 벗어나면 번호가 바뀌고, 자동차 여행을 하다보면 라디오 채널이 뒤죽박죽이 돼 무슨 방송을 듣는지 알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TV가 사용하는 전파는 초단파(VHF) 또는 극초단파(UHF)다. 이처럼 파장이 짧은 전파는 직진성이 강하다. 높은 산이나 커다란 빌딩을 만나 면 구부러져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도로 튀어나온다. 방송국은 이런 장애물 때문에 생기는 난시청을 해소하기 위해 중계소를 설치한다. 중계소는 앞 전파를 받아 장애물 뒤로 넘기는데, 이때 채널을 바꾸어준다. 동일한 채널로 중계하면 앞전파와 새로 가다듬은 뒷전파가 섞여 품질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양쪽에서 같은 소리를 한꺼번에 내면 듣 는 사람이 불편해지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이렇게 해서 남산송신소를 9번으로 떠난 KBS1 채널은 관악산을 지날 때는 25번으로, 용문산을 넘을 때는 32번이 된다. 이런 중계소가 전국 에 4백개쯤 있으므로, 채널도 그만큼의 빈도로 바뀐다.
라디오 역시 FM의 경우는 TV와 같은 범위의 주파수를 쓰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 채널이 바뀐다. 하지만 파장이 비교적 긴 중파를 사용하는 AM방송은 전파가 웬만한 장애물을 구부러져 넘어가는 성질(회절성) 을 갖고 있기 때문에 FM만큼 많은 중계소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케이블TV와 공중파TV의 차이를 묻는 질문도 많았다. 케이블TV도 공중파TV와 비슷하게 54∼750MHz(메가헤르츠) 범위의 전파를 채널당 6MHz 씩 잘라 쓴다. 현재 사용가능한 채널은 110개다. 케이블TV 방송사는 수 십개채널을 하나의 전기신호로 묶어 유선을 통해 가입자 가정에 보내고, 가입자의 TV수상기는 이를 다시 분리해 원하는 채널을 골라 영상을 재현한다. 따라서 전파의 섞임을 막기 위해 인접채널 사용을 가급적 피하 는 공중파와 달리, 케이블TV는 다닥다닥 붙은 채널 분배가 가능한 것이다.
술의 돗수
"나 어젯밤에 80도짜리 양주 마셨어"하고 자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십중팔구 뭘 모르는 사람이다. 그 양주는 80도가 아니라 80 PROOF였을 것이다. 술이 독한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에는 도, %, PROOF가 있다. 이 가운데 '도'와 %는 같은 의미다. 25 도 짜리 소주는 알콜농도 25% 짜리 소주를 말한다. 이 소주의 용량이 100㎖라면 그중 25㎖가 알콜, 75㎖는 물이다.
PROOF는 부피나 질량을 정확히 잴 도구가 없었던 19세기 이전 영국에서 나온 단위다. 영국인들은 물과 알콜 혼합액에 화약을 터뜨릴 때, 알콜농도가 어느 수준을 넘어서야만 불이 붙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불길이 일어나면 '알콜이라는 것이 입증됐다'는 뜻으로 "Proof!"라고 외쳤다.
이렇게 해서 영국에서는 농도 57.1%의 알콜이 100 PROOF로 규정됐다. 이것이 미국으로 건너가서는 좀 달라졌다. 미국인들은 복잡한 숫자 대신, 단순히 퍼센트 농도의 2배를 PROOF로 정해 버렸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50% 알콜이 100 PROOF가 됐다.
이후 프랑스인들은 이런 헷갈리는 PROOF를 아예 무시하고 자기네 와인에 막바로 %농도를 표기함으로써 이를 세계에 확산시켰으나, 아직도 버본을 비롯한 독주 메이커들 상당수는 여전히 PROOF 표기를 고집하고 있다. 그러므로 누군가 영국산 80 PROOF 위스키를 마셨다면 그는 우리 식으로 46도 짜리 위스키를, 미국산 80 PROOF 라면 40도 짜리 위스키를 마신 것이다.
보기힘든 새의 사체
새의 시체를 본 적이 있는가? 간혹 자동차에 부딪치거나 엽총에 맞아 '횡사'한 시체는 본 경험이 있을지 모르지만, 수명이 다 해 '자연사'한 새의 시체는 아마도 거의 보지 못했을 것이다.
왜 그럴까. 시골은 말할 것 없고, 도시에서도 근교로 조금만 나가면 우리는 쉽게 각양 각색의 새들을 볼 수 있다. 그 수많은 새들 모두가 언젠가는 죽을텐데, 왜 그들의 최후는 목격되지 않는 것일까. 혹시 야생 코끼리처럼 새들도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면 자기네만 아는 비밀의 장소를 찾아가는 것일까.
해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새들이 죽는데 장소를 가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죽자마자 그 시체는 다른 동물들의 먹이가 돼버린다. 고양이, 개, 쥐, 곤충, 심지어 박테리아에 이르기까지 순식간에 달려들어 크고 작은 새의 시체를 해치워 버리는 것이다. 미국의 한 생물학자는, 들판에서 막 숨을 거둔 새가 몸뚱어리의 대 부분을 잃는 데 한 시간이 채 안 걸렸으며, 24시간 이내 깃털만 남기고 사라졌다는 관찰기를 학계에 보고하기도 했다.
만약 철새들이 머나먼 대양을 건너는 도중 기력이 다해 떨어 져 죽는 일이 있다면, 그것도 시체를 볼 수 없는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여행하는 동안 잠시 내려 먹이를 구할 곳이 단 한 군데도 없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나 상정 할 수 있는 사례일 뿐이다. 병이 들어 날 힘이 없는 새들은 애초부터 앉은 자리에서 날개를 펴지도 않는다고 한다.
`밤새 마시는'맥주
젊은 시절 한번쯤은 '입 떼지 않고 맥주 1000㏄ 마시기' 같은 호기를 부려본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밤새도록 수십 병의 맥주를 먹었다는 주당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아무리 주량이 센 사람 이라고 해도 맥주 만큼 물을 마시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 그럴까.
맥주와 물은 몸에서 흡수되는 소화 메커니즘이 다르기 때문이 다. 식도를 지나 위에 이르는 단계까지는 둘 사이에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이후 물은 위벽에서 거의 흡수가 되지 않는다. 그냥 고여있으면서, 조금씩 십이지장을 거쳐 소장과 대장을 따라 내려간다. 그 과정에서 장벽을 통해서만 흡수가 이루어진다. 마시면 마실수록 배가 부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알콜은 위에서부터 즉각 흡수가 시작된다. 이때 알콜과 더불어 얼마간의 물도 함께 흡수된다. 또 맥주에 포함돼 있는 이산화탄소는 위벽을 자극해 위액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소화작용 을 도와준다. 뿐만 아니라 맥주의 주원료인 홉 성분은 침과 위액, 담즙 분비를 촉진시키며, 아울러 이뇨기능 까지 발휘한다. 정신만 말짱하게 견딜 수 있다면, 화장실을 왔다갔다하면서 그야말로 밤 새 마실 수도 있는 것이다.
테니스 스코어
테니스 경기에서는 스코어를 매길 때 1, 2, 3, 4라고 하지 않고 15, 30, 40, 게임(game) 이라고 한다. 0도 '제로(zero)'가 아니라 '러브 (love)'라고 부른다. 왜 이런 괴상한 방식을 쓰는 것일까?.
현대 테니스는 125년 전 북웨일스의 윙필드소령이라는 사람이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와 유사한 경기는 중세 유럽에서부터 있었다. 코트테니스 또는 리얼테니스라 불린 옛 테니스 게임이 채택한 스코어링 시스템은 '15, 30, 45, 게임' 방식이었다. 이 때는 세번째 포인트가 40이 아니라 15의 배수인 45였다. 한 포인트를 왜 15점 단위로 매겼는지는 명확지 않으나, 유럽인들의 천문학 선호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당시 천체를 관측할 때 쓰던 기구에 다리가 60도까지 벌어지는 콤파스(육분의)가 있었는데, 유럽인들은 이 6분의1 원의 개념을 테니스 경기에 적용했다. 한 경기를 6세트로 정함으로써, '60도 짜리 조각 6개를 맞추어 온전한 360도 원을 만드는 사람이 곧 승리자' 라는 논리를 만들었다. 각 세트는 다시 4게임으로 구성돼 있었으므로, 60 도 짜리 한 세트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15 도 짜리 조각 4개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후 언제부터인가 세번째 포인트인 45가 40으로 바뀌었는데, 이는 순전히 발음상의 편의 때문이었다. 심판이 스코어를 소리쳐 선언할 때 "45(fortyfive)"는 아무래도 불편하고 다른 숫자와 헷갈릴 우려도 있었다."45 대 30 (fortyfive-thirty)"와 "40 대 30(forty-thirty)"를 소리내 발음해보면 그 차이를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0을 "러브"라고 부르는 것은 '달걀'을 뜻하는 프랑스어 l'oeuf(뢰프) 에서 온 것으로 추측된다.
달리는 차에서 책읽기
달리는 차에서 책을 읽으면 왜 기분이 나빠질까. 이는 차멀미의 일종으로, 몸의 감각기관에 혼란이 일어나 생기는 현상이다. 우리가 서있거나 걸을 때 몸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것은 신체의 평형감각 기관들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평형감각의 3요소는 눈(시각), 세반고리관, 그리고 이석이다. 세반고리관과 이석은 모두 귀의 내부에 있는 기관들로, 몸이 앞뒤로 움직이거나 회전할 때 그 느낌을 뇌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눈에서 들어오는 시각 정보가 결합돼 평형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차에 탔을 때도 마찬가지. 차가 속도를 내거나 위아래로 진동할 때, 또는 커브를 돌 때 귓속 평형기관들은 이에 대한 반응을 뇌에 보낸다.
동시에 눈은 주변 정경의 움직임을 포착해 뇌로 보내준다. 이 정 보와 귓속 평형기관들의 반응이 일치해야 우리는 몸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그런데 책을 읽느라고 눈이 한 곳을 응시하고 있으면 평형감각 의 3요소 가운데 시각정보가 누락되게 된다. 자연히 뇌에서는 이들 정보를 취합하는 시스템에 혼란이 생겨, 메스꺼움이나 불쾌감 같은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하얀'담배연기?
재떨이에 놓아둔 담배, 즉 생담배가 타면서 나오는 연기는 색깔이 파란데, 깊이 들이마셨다 다시 내뱉는 연기는 하얗다. 대부분의 애연가들은 이를 보고 담배의 독한 성분을 폐가 다 빨아들였기 때문이라며 자책한다. 실제로 그럴까.
재떨이에서 혼자 타고 있는 담뱃잎에서 나오는 연기는 크기가 매우 작은 탄소성분의 미립자들이다. 이 미립자들은 지름이 빛의 파장과 엇비슷할 만큼 작다. 이런 미립자들을 빛이 통과할 때에는 가시광선의 7가지 색 가운데 파장이 짧은 청색계통 빛이 가장 강하게 산란된다. 그 때문에 우리 눈에 파란 빛으로 보이는 것이다. 공기 분자나 미세한 먼지밖에 없는 맑은 날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그러나 이 연기를 빨아들이면 몸 속의 수증기가 연기 미립자를 핵으로 삼아 뭉침으로써 아주 작은 물방울을 형성하게 된다. 입 밖으로 나온 이 입자들의 크기는 빛의 파장보다 조금 더 큰 정도. 그렇게 되면 청색광뿐 아니라 모든 파장의 빛이 작은 물방울들에 이리 저리 부딪히면서 반사돼 결과적으로 하얀 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하늘의 구름이 하얀 것과 같은 원리다.
물론, 담배연기의 광학적 메커니즘이 이렇다고 해서 흡연의 위험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니코틴이나 타르 같은 유해성분들이 몸에 흡수돼 마약과 다름없는 중독성과 폐암유발 등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해트 트릭'이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3세기 영국에서 생긴 크리켓 게임에서였다. 크리켓은 한팀당 11명씩의 선수가 공과 배트를 가지고 하는 야구 비슷한 게임이다. 11명 타자 가운데 주장을 제외한 10명이 모두 아웃되면 1회전이 끝나는데, 이것이 보기보다 쉽지 않아 하루 경기가 보통 2회전으로 치러진다. 그러니 투수가 세 타자를 연속 아웃 시킨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많은 크리켓 클럽에서는 이런 '위업'을 이룬 선수에게 근사한 모자 (Hat)를 선물했다. 또 다른 클럽에서는 모자를 관중들이 손에서 손으로 돌려 선수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해트 트릭이라는 말은 이래서 생긴 것으로, 여기서 트릭(Trick)은 '속임수'가 아니라 '장난' 또는 '묘기' 정도의 뜻으로 쓰인 단어다.
이후 이 용어는 득점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다른 스포츠에도 확산됐다. 하키나 축구가 대표적이지만, 경마에서 한 기수가 3승을 올렸을 때 쓰기도 한다. 진정한 의미의 해트 트릭은 한 선수가 3골을 넣되 반드시 연속득점, 즉 3골을 넣는 도중에 다른 선수의 득점이 없어야 하지만, 요즘은 그렇게까지 엄격하게 따지지는 않는다.
`거꾸로 도는' 바퀴
서부영화에 나오는 마차바퀴는 왜 가끔 거꾸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까. 영화는 1초당 24장의 정지사진을 연결해서 보여주는 빛의 예술이다. 영사기는 한 정지사진에서 다음 정지사진으로 옮겨갈 때 셔터로 재빨리 스크린쪽으로 나가는 빛을 가려준다. 따라서 관객은 초당 24번 깜박이는 빛을 보는 것이지만, 우리 눈의 잔상작용 때문에 마치 연속사진을 보는 것처럼 착각하는 것 뿐이다.
영화 속 마차바퀴가 어떻게 보이는가는 이 각각의 정지사진에서 바퀴살의 위치가 어떻게 돼 있느냐에 달려있다. 가령 어떤 바퀴살이 있던 자리에 정확히 24분의1초 뒤 그 다음 바퀴살이 오고, 다시 24분의 1초 후에 그 다음 바퀴살이 온다면, 마차바퀴는 마치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만약 같은 주기에 다음 바퀴살이 앞 바퀴살이 있던 곳보다 조금 못미치는 곳에 도달하는 일이 반복될 경우, 그때는 거꾸로 도는 것처럼 비치게 될 것이다. 깜깜한 디스코 테크에서 번쩍번쩍하는 사이키조명을 받으며 춤추는 사람들의 동작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생각해보면 이 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전문적으로는 '스트로브(strobe·섬광) 효과'라고 부른다. 이 스트로브 효과를 이용한 장치에 '스트로보스코프 (Stroboscope)'라는 것이 있는데, 영사기도 실은 일종의 스트로보 스코프인셈이다. 스트로보스코프는 주기적으로 깜박이는 빛을 운동하는 물체에 비추어 회전속도나 진동주기를 측정하는 계기다. 물체의 운동주기가 조명의 점멸주기와 일치할 때, 또는 운동주기가 조명주기의 2배, 3배, 4배 등 정수배가 될 때 물체는 정지한 것처럼 보인다. 서로 주기가 조금이라도 다르면 실제보다 느리게 움직이거나 반대방향으로 도는 것처럼 보인다.
형광등 같은 일상 조명 역시 일종의 스트로보스코프라고 할 수 있다. 교류 전기는 1초에 60번 전류가 양극과 음극으로 바뀌는데, 그때마다 순간적으로 전류가 0 이 되면서 깜박이기 때문이다. 휘황한 조명을 받는 카지노의 룰렛이나 선풍기의 날개가 가끔 반대방향으로 도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 원리다.
1번없는 TV채널
TV채널에는 왜 1번이 없을까. TV채널은 정부가 배정한다. 전파끼리의 무분별한 섞임을 막기 위한 것이다. 현재 사용 가능한 TV채널은 VHF(초단파) 2∼13번, UHF(극초단파) 14∼83번까지 모두 82개다. VHF채널이 쓰는 주파수는 54∼216MHz(메가헤르츠), UHF채널이 사용하는 주파수는 470∼890MHz다. 각 채널에 할당되는 주파수 대역은 6MHz 씩이다. 예를 들어 채널2는 54∼60MHz, 채널9(KBS 1TV)는 186∼192MHz 의 주파수로 전파를 발사한다.
이같은 채널 배정방식은 미국식이다. 미국은 1941년부터 연방차원 에서 채널 배정을 시작했는데, 처음엔 채널1번이 있었다. 1번채널의 사 용주파수는 48∼54MHz였다. 그러다가 1948년 이 주파수를 이동통신, 아마추어무선, 무선전화, 실험방송국 등에 양보했다. 이 대역은 잡음이 많이 섞여 영상 전파신호를 송신하는 데는 다소 품질이 떨어지는 대역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61년 TV방송을 시작하면서 미국의 방식을 그대로 도입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아예 1번채널이 존재하지 않았다. 일본식은 미국식과 채널별 주파수대역도 좀 다르고, 1번채널도 있다.
참고로, 채널을 배정할 때는 바로 인접한 채널은 전파 간섭 염려가 있어 가급적 피한다. 그래서 7, 9, 11번 식으로 나간다. 그럼 SBS는 왜 7번(KBS2)과 이웃한 6번을 택했을까? 6번과 7번은 번호는 하나 차이지만 실은 무척멀리 떨어져 있는 채널이기 때문이다. 6번채널의 주파수대 역은 78∼84MHz인데, 7번은 다른 채널이 15개쯤 들어갈 만큼의 구간을 훌쩍 건너뛰어 174MHz부터 시작된다. 그 사이의 주파수, 즉 84∼174MHz 대역은 FM방송과 항공기교신 등에 사용된다.
TV채널 지역차이
7일자 '1번 없는 TV채널'을 읽고 많은 독자들이 또 다른 궁금증들을 물어왔다. 그중 가장 많은 질문이 '같은 방송국의 채널이 왜 지역마다 다르냐' 는 것이었다. KBS 1TV가 서울에서는 9번인데 서울만 벗어나면 번호가 바뀌고, 자동차 여행을 하다보면 라디오 채널이 뒤죽박죽이 돼 무슨 방송을 듣는지 알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TV가 사용하는 전파는 초단파(VHF) 또는 극초단파(UHF)다. 이처럼 파장이 짧은 전파는 직진성이 강하다. 높은 산이나 커다란 빌딩을 만나 면 구부러져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도로 튀어나온다. 방송국은 이런 장애물 때문에 생기는 난시청을 해소하기 위해 중계소를 설치한다. 중계소는 앞 전파를 받아 장애물 뒤로 넘기는데, 이때 채널을 바꾸어준다. 동일한 채널로 중계하면 앞전파와 새로 가다듬은 뒷전파가 섞여 품질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양쪽에서 같은 소리를 한꺼번에 내면 듣 는 사람이 불편해지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이렇게 해서 남산송신소를 9번으로 떠난 KBS1 채널은 관악산을 지날 때는 25번으로, 용문산을 넘을 때는 32번이 된다. 이런 중계소가 전국 에 4백개쯤 있으므로, 채널도 그만큼의 빈도로 바뀐다.
라디오 역시 FM의 경우는 TV와 같은 범위의 주파수를 쓰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 채널이 바뀐다. 하지만 파장이 비교적 긴 중파를 사용하는 AM방송은 전파가 웬만한 장애물을 구부러져 넘어가는 성질(회절성) 을 갖고 있기 때문에 FM만큼 많은 중계소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케이블TV와 공중파TV의 차이를 묻는 질문도 많았다. 케이블TV도 공중파TV와 비슷하게 54∼750MHz(메가헤르츠) 범위의 전파를 채널당 6MHz 씩 잘라 쓴다. 현재 사용가능한 채널은 110개다. 케이블TV 방송사는 수 십개채널을 하나의 전기신호로 묶어 유선을 통해 가입자 가정에 보내고, 가입자의 TV수상기는 이를 다시 분리해 원하는 채널을 골라 영상을 재현한다. 따라서 전파의 섞임을 막기 위해 인접채널 사용을 가급적 피하 는 공중파와 달리, 케이블TV는 다닥다닥 붙은 채널 분배가 가능한 것이다.
술의 돗수
"나 어젯밤에 80도짜리 양주 마셨어"하고 자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십중팔구 뭘 모르는 사람이다. 그 양주는 80도가 아니라 80 PROOF였을 것이다. 술이 독한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에는 도, %, PROOF가 있다. 이 가운데 '도'와 %는 같은 의미다. 25 도 짜리 소주는 알콜농도 25% 짜리 소주를 말한다. 이 소주의 용량이 100㎖라면 그중 25㎖가 알콜, 75㎖는 물이다.
PROOF는 부피나 질량을 정확히 잴 도구가 없었던 19세기 이전 영국에서 나온 단위다. 영국인들은 물과 알콜 혼합액에 화약을 터뜨릴 때, 알콜농도가 어느 수준을 넘어서야만 불이 붙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불길이 일어나면 '알콜이라는 것이 입증됐다'는 뜻으로 "Proof!"라고 외쳤다.
이렇게 해서 영국에서는 농도 57.1%의 알콜이 100 PROOF로 규정됐다. 이것이 미국으로 건너가서는 좀 달라졌다. 미국인들은 복잡한 숫자 대신, 단순히 퍼센트 농도의 2배를 PROOF로 정해 버렸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50% 알콜이 100 PROOF가 됐다.
이후 프랑스인들은 이런 헷갈리는 PROOF를 아예 무시하고 자기네 와인에 막바로 %농도를 표기함으로써 이를 세계에 확산시켰으나, 아직도 버본을 비롯한 독주 메이커들 상당수는 여전히 PROOF 표기를 고집하고 있다. 그러므로 누군가 영국산 80 PROOF 위스키를 마셨다면 그는 우리 식으로 46도 짜리 위스키를, 미국산 80 PROOF 라면 40도 짜리 위스키를 마신 것이다.
보기힘든 새의 사체
새의 시체를 본 적이 있는가? 간혹 자동차에 부딪치거나 엽총에 맞아 '횡사'한 시체는 본 경험이 있을지 모르지만, 수명이 다 해 '자연사'한 새의 시체는 아마도 거의 보지 못했을 것이다.
왜 그럴까. 시골은 말할 것 없고, 도시에서도 근교로 조금만 나가면 우리는 쉽게 각양 각색의 새들을 볼 수 있다. 그 수많은 새들 모두가 언젠가는 죽을텐데, 왜 그들의 최후는 목격되지 않는 것일까. 혹시 야생 코끼리처럼 새들도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면 자기네만 아는 비밀의 장소를 찾아가는 것일까.
해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새들이 죽는데 장소를 가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죽자마자 그 시체는 다른 동물들의 먹이가 돼버린다. 고양이, 개, 쥐, 곤충, 심지어 박테리아에 이르기까지 순식간에 달려들어 크고 작은 새의 시체를 해치워 버리는 것이다. 미국의 한 생물학자는, 들판에서 막 숨을 거둔 새가 몸뚱어리의 대 부분을 잃는 데 한 시간이 채 안 걸렸으며, 24시간 이내 깃털만 남기고 사라졌다는 관찰기를 학계에 보고하기도 했다.
만약 철새들이 머나먼 대양을 건너는 도중 기력이 다해 떨어 져 죽는 일이 있다면, 그것도 시체를 볼 수 없는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여행하는 동안 잠시 내려 먹이를 구할 곳이 단 한 군데도 없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나 상정 할 수 있는 사례일 뿐이다. 병이 들어 날 힘이 없는 새들은 애초부터 앉은 자리에서 날개를 펴지도 않는다고 한다.
`밤새 마시는'맥주
젊은 시절 한번쯤은 '입 떼지 않고 맥주 1000㏄ 마시기' 같은 호기를 부려본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밤새도록 수십 병의 맥주를 먹었다는 주당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아무리 주량이 센 사람 이라고 해도 맥주 만큼 물을 마시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 그럴까.
맥주와 물은 몸에서 흡수되는 소화 메커니즘이 다르기 때문이 다. 식도를 지나 위에 이르는 단계까지는 둘 사이에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이후 물은 위벽에서 거의 흡수가 되지 않는다. 그냥 고여있으면서, 조금씩 십이지장을 거쳐 소장과 대장을 따라 내려간다. 그 과정에서 장벽을 통해서만 흡수가 이루어진다. 마시면 마실수록 배가 부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알콜은 위에서부터 즉각 흡수가 시작된다. 이때 알콜과 더불어 얼마간의 물도 함께 흡수된다. 또 맥주에 포함돼 있는 이산화탄소는 위벽을 자극해 위액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소화작용 을 도와준다. 뿐만 아니라 맥주의 주원료인 홉 성분은 침과 위액, 담즙 분비를 촉진시키며, 아울러 이뇨기능 까지 발휘한다. 정신만 말짱하게 견딜 수 있다면, 화장실을 왔다갔다하면서 그야말로 밤 새 마실 수도 있는 것이다.
테니스 스코어
테니스 경기에서는 스코어를 매길 때 1, 2, 3, 4라고 하지 않고 15, 30, 40, 게임(game) 이라고 한다. 0도 '제로(zero)'가 아니라 '러브 (love)'라고 부른다. 왜 이런 괴상한 방식을 쓰는 것일까?.
현대 테니스는 125년 전 북웨일스의 윙필드소령이라는 사람이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와 유사한 경기는 중세 유럽에서부터 있었다. 코트테니스 또는 리얼테니스라 불린 옛 테니스 게임이 채택한 스코어링 시스템은 '15, 30, 45, 게임' 방식이었다. 이 때는 세번째 포인트가 40이 아니라 15의 배수인 45였다. 한 포인트를 왜 15점 단위로 매겼는지는 명확지 않으나, 유럽인들의 천문학 선호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당시 천체를 관측할 때 쓰던 기구에 다리가 60도까지 벌어지는 콤파스(육분의)가 있었는데, 유럽인들은 이 6분의1 원의 개념을 테니스 경기에 적용했다. 한 경기를 6세트로 정함으로써, '60도 짜리 조각 6개를 맞추어 온전한 360도 원을 만드는 사람이 곧 승리자' 라는 논리를 만들었다. 각 세트는 다시 4게임으로 구성돼 있었으므로, 60 도 짜리 한 세트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15 도 짜리 조각 4개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후 언제부터인가 세번째 포인트인 45가 40으로 바뀌었는데, 이는 순전히 발음상의 편의 때문이었다. 심판이 스코어를 소리쳐 선언할 때 "45(fortyfive)"는 아무래도 불편하고 다른 숫자와 헷갈릴 우려도 있었다."45 대 30 (fortyfive-thirty)"와 "40 대 30(forty-thirty)"를 소리내 발음해보면 그 차이를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0을 "러브"라고 부르는 것은 '달걀'을 뜻하는 프랑스어 l'oeuf(뢰프) 에서 온 것으로 추측된다.
달리는 차에서 책읽기
달리는 차에서 책을 읽으면 왜 기분이 나빠질까. 이는 차멀미의 일종으로, 몸의 감각기관에 혼란이 일어나 생기는 현상이다. 우리가 서있거나 걸을 때 몸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것은 신체의 평형감각 기관들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평형감각의 3요소는 눈(시각), 세반고리관, 그리고 이석이다. 세반고리관과 이석은 모두 귀의 내부에 있는 기관들로, 몸이 앞뒤로 움직이거나 회전할 때 그 느낌을 뇌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눈에서 들어오는 시각 정보가 결합돼 평형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차에 탔을 때도 마찬가지. 차가 속도를 내거나 위아래로 진동할 때, 또는 커브를 돌 때 귓속 평형기관들은 이에 대한 반응을 뇌에 보낸다.
동시에 눈은 주변 정경의 움직임을 포착해 뇌로 보내준다. 이 정 보와 귓속 평형기관들의 반응이 일치해야 우리는 몸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그런데 책을 읽느라고 눈이 한 곳을 응시하고 있으면 평형감각 의 3요소 가운데 시각정보가 누락되게 된다. 자연히 뇌에서는 이들 정보를 취합하는 시스템에 혼란이 생겨, 메스꺼움이나 불쾌감 같은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하얀'담배연기?
재떨이에 놓아둔 담배, 즉 생담배가 타면서 나오는 연기는 색깔이 파란데, 깊이 들이마셨다 다시 내뱉는 연기는 하얗다. 대부분의 애연가들은 이를 보고 담배의 독한 성분을 폐가 다 빨아들였기 때문이라며 자책한다. 실제로 그럴까.
재떨이에서 혼자 타고 있는 담뱃잎에서 나오는 연기는 크기가 매우 작은 탄소성분의 미립자들이다. 이 미립자들은 지름이 빛의 파장과 엇비슷할 만큼 작다. 이런 미립자들을 빛이 통과할 때에는 가시광선의 7가지 색 가운데 파장이 짧은 청색계통 빛이 가장 강하게 산란된다. 그 때문에 우리 눈에 파란 빛으로 보이는 것이다. 공기 분자나 미세한 먼지밖에 없는 맑은 날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그러나 이 연기를 빨아들이면 몸 속의 수증기가 연기 미립자를 핵으로 삼아 뭉침으로써 아주 작은 물방울을 형성하게 된다. 입 밖으로 나온 이 입자들의 크기는 빛의 파장보다 조금 더 큰 정도. 그렇게 되면 청색광뿐 아니라 모든 파장의 빛이 작은 물방울들에 이리 저리 부딪히면서 반사돼 결과적으로 하얀 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하늘의 구름이 하얀 것과 같은 원리다.
물론, 담배연기의 광학적 메커니즘이 이렇다고 해서 흡연의 위험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니코틴이나 타르 같은 유해성분들이 몸에 흡수돼 마약과 다름없는 중독성과 폐암유발 등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많은 크리켓 클럽에서는 이런 '위업'을 이룬 선수에게 근사한 모자 (Hat)를 선물했다. 또 다른 클럽에서는 모자를 관중들이 손에서 손으로 돌려 선수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해트 트릭이라는 말은 이래서 생긴 것으로, 여기서 트릭(Trick)은 '속임수'가 아니라 '장난' 또는 '묘기' 정도의 뜻으로 쓰인 단어다.
이후 이 용어는 득점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다른 스포츠에도 확산됐다. 하키나 축구가 대표적이지만, 경마에서 한 기수가 3승을 올렸을 때 쓰기도 한다. 진정한 의미의 해트 트릭은 한 선수가 3골을 넣되 반드시 연속득점, 즉 3골을 넣는 도중에 다른 선수의 득점이 없어야 하지만, 요즘은 그렇게까지 엄격하게 따지지는 않는다.
`거꾸로 도는' 바퀴
서부영화에 나오는 마차바퀴는 왜 가끔 거꾸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까. 영화는 1초당 24장의 정지사진을 연결해서 보여주는 빛의 예술이다. 영사기는 한 정지사진에서 다음 정지사진으로 옮겨갈 때 셔터로 재빨리 스크린쪽으로 나가는 빛을 가려준다. 따라서 관객은 초당 24번 깜박이는 빛을 보는 것이지만, 우리 눈의 잔상작용 때문에 마치 연속사진을 보는 것처럼 착각하는 것 뿐이다.
영화 속 마차바퀴가 어떻게 보이는가는 이 각각의 정지사진에서 바퀴살의 위치가 어떻게 돼 있느냐에 달려있다. 가령 어떤 바퀴살이 있던 자리에 정확히 24분의1초 뒤 그 다음 바퀴살이 오고, 다시 24분의 1초 후에 그 다음 바퀴살이 온다면, 마차바퀴는 마치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만약 같은 주기에 다음 바퀴살이 앞 바퀴살이 있던 곳보다 조금 못미치는 곳에 도달하는 일이 반복될 경우, 그때는 거꾸로 도는 것처럼 비치게 될 것이다. 깜깜한 디스코 테크에서 번쩍번쩍하는 사이키조명을 받으며 춤추는 사람들의 동작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생각해보면 이 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전문적으로는 '스트로브(strobe·섬광) 효과'라고 부른다. 이 스트로브 효과를 이용한 장치에 '스트로보스코프 (Stroboscope)'라는 것이 있는데, 영사기도 실은 일종의 스트로보 스코프인셈이다. 스트로보스코프는 주기적으로 깜박이는 빛을 운동하는 물체에 비추어 회전속도나 진동주기를 측정하는 계기다. 물체의 운동주기가 조명의 점멸주기와 일치할 때, 또는 운동주기가 조명주기의 2배, 3배, 4배 등 정수배가 될 때 물체는 정지한 것처럼 보인다. 서로 주기가 조금이라도 다르면 실제보다 느리게 움직이거나 반대방향으로 도는 것처럼 보인다.
형광등 같은 일상 조명 역시 일종의 스트로보스코프라고 할 수 있다. 교류 전기는 1초에 60번 전류가 양극과 음극으로 바뀌는데, 그때마다 순간적으로 전류가 0 이 되면서 깜박이기 때문이다. 휘황한 조명을 받는 카지노의 룰렛이나 선풍기의 날개가 가끔 반대방향으로 도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 원리다.
1번없는 TV채널
TV채널에는 왜 1번이 없을까. TV채널은 정부가 배정한다. 전파끼리의 무분별한 섞임을 막기 위한 것이다. 현재 사용 가능한 TV채널은 VHF(초단파) 2∼13번, UHF(극초단파) 14∼83번까지 모두 82개다. VHF채널이 쓰는 주파수는 54∼216MHz(메가헤르츠), UHF채널이 사용하는 주파수는 470∼890MHz다. 각 채널에 할당되는 주파수 대역은 6MHz 씩이다. 예를 들어 채널2는 54∼60MHz, 채널9(KBS 1TV)는 186∼192MHz 의 주파수로 전파를 발사한다.
이같은 채널 배정방식은 미국식이다. 미국은 1941년부터 연방차원 에서 채널 배정을 시작했는데, 처음엔 채널1번이 있었다. 1번채널의 사 용주파수는 48∼54MHz였다. 그러다가 1948년 이 주파수를 이동통신, 아마추어무선, 무선전화, 실험방송국 등에 양보했다. 이 대역은 잡음이 많이 섞여 영상 전파신호를 송신하는 데는 다소 품질이 떨어지는 대역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61년 TV방송을 시작하면서 미국의 방식을 그대로 도입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아예 1번채널이 존재하지 않았다. 일본식은 미국식과 채널별 주파수대역도 좀 다르고, 1번채널도 있다.
참고로, 채널을 배정할 때는 바로 인접한 채널은 전파 간섭 염려가 있어 가급적 피한다. 그래서 7, 9, 11번 식으로 나간다. 그럼 SBS는 왜 7번(KBS2)과 이웃한 6번을 택했을까? 6번과 7번은 번호는 하나 차이지만 실은 무척멀리 떨어져 있는 채널이기 때문이다. 6번채널의 주파수대 역은 78∼84MHz인데, 7번은 다른 채널이 15개쯤 들어갈 만큼의 구간을 훌쩍 건너뛰어 174MHz부터 시작된다. 그 사이의 주파수, 즉 84∼174MHz 대역은 FM방송과 항공기교신 등에 사용된다.
TV채널 지역차이
7일자 '1번 없는 TV채널'을 읽고 많은 독자들이 또 다른 궁금증들을 물어왔다. 그중 가장 많은 질문이 '같은 방송국의 채널이 왜 지역마다 다르냐' 는 것이었다. KBS 1TV가 서울에서는 9번인데 서울만 벗어나면 번호가 바뀌고, 자동차 여행을 하다보면 라디오 채널이 뒤죽박죽이 돼 무슨 방송을 듣는지 알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TV가 사용하는 전파는 초단파(VHF) 또는 극초단파(UHF)다. 이처럼 파장이 짧은 전파는 직진성이 강하다. 높은 산이나 커다란 빌딩을 만나 면 구부러져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도로 튀어나온다. 방송국은 이런 장애물 때문에 생기는 난시청을 해소하기 위해 중계소를 설치한다. 중계소는 앞 전파를 받아 장애물 뒤로 넘기는데, 이때 채널을 바꾸어준다. 동일한 채널로 중계하면 앞전파와 새로 가다듬은 뒷전파가 섞여 품질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양쪽에서 같은 소리를 한꺼번에 내면 듣 는 사람이 불편해지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이렇게 해서 남산송신소를 9번으로 떠난 KBS1 채널은 관악산을 지날 때는 25번으로, 용문산을 넘을 때는 32번이 된다. 이런 중계소가 전국 에 4백개쯤 있으므로, 채널도 그만큼의 빈도로 바뀐다.
라디오 역시 FM의 경우는 TV와 같은 범위의 주파수를 쓰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 채널이 바뀐다. 하지만 파장이 비교적 긴 중파를 사용하는 AM방송은 전파가 웬만한 장애물을 구부러져 넘어가는 성질(회절성) 을 갖고 있기 때문에 FM만큼 많은 중계소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케이블TV와 공중파TV의 차이를 묻는 질문도 많았다. 케이블TV도 공중파TV와 비슷하게 54∼750MHz(메가헤르츠) 범위의 전파를 채널당 6MHz 씩 잘라 쓴다. 현재 사용가능한 채널은 110개다. 케이블TV 방송사는 수 십개채널을 하나의 전기신호로 묶어 유선을 통해 가입자 가정에 보내고, 가입자의 TV수상기는 이를 다시 분리해 원하는 채널을 골라 영상을 재현한다. 따라서 전파의 섞임을 막기 위해 인접채널 사용을 가급적 피하 는 공중파와 달리, 케이블TV는 다닥다닥 붙은 채널 분배가 가능한 것이다.
술의 돗수
"나 어젯밤에 80도짜리 양주 마셨어"하고 자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십중팔구 뭘 모르는 사람이다. 그 양주는 80도가 아니라 80 PROOF였을 것이다. 술이 독한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에는 도, %, PROOF가 있다. 이 가운데 '도'와 %는 같은 의미다. 25 도 짜리 소주는 알콜농도 25% 짜리 소주를 말한다. 이 소주의 용량이 100㎖라면 그중 25㎖가 알콜, 75㎖는 물이다.
PROOF는 부피나 질량을 정확히 잴 도구가 없었던 19세기 이전 영국에서 나온 단위다. 영국인들은 물과 알콜 혼합액에 화약을 터뜨릴 때, 알콜농도가 어느 수준을 넘어서야만 불이 붙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불길이 일어나면 '알콜이라는 것이 입증됐다'는 뜻으로 "Proof!"라고 외쳤다.
이렇게 해서 영국에서는 농도 57.1%의 알콜이 100 PROOF로 규정됐다. 이것이 미국으로 건너가서는 좀 달라졌다. 미국인들은 복잡한 숫자 대신, 단순히 퍼센트 농도의 2배를 PROOF로 정해 버렸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50% 알콜이 100 PROOF가 됐다.
이후 프랑스인들은 이런 헷갈리는 PROOF를 아예 무시하고 자기네 와인에 막바로 %농도를 표기함으로써 이를 세계에 확산시켰으나, 아직도 버본을 비롯한 독주 메이커들 상당수는 여전히 PROOF 표기를 고집하고 있다. 그러므로 누군가 영국산 80 PROOF 위스키를 마셨다면 그는 우리 식으로 46도 짜리 위스키를, 미국산 80 PROOF 라면 40도 짜리 위스키를 마신 것이다.
보기힘든 새의 사체
새의 시체를 본 적이 있는가? 간혹 자동차에 부딪치거나 엽총에 맞아 '횡사'한 시체는 본 경험이 있을지 모르지만, 수명이 다 해 '자연사'한 새의 시체는 아마도 거의 보지 못했을 것이다.
왜 그럴까. 시골은 말할 것 없고, 도시에서도 근교로 조금만 나가면 우리는 쉽게 각양 각색의 새들을 볼 수 있다. 그 수많은 새들 모두가 언젠가는 죽을텐데, 왜 그들의 최후는 목격되지 않는 것일까. 혹시 야생 코끼리처럼 새들도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면 자기네만 아는 비밀의 장소를 찾아가는 것일까.
해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새들이 죽는데 장소를 가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죽자마자 그 시체는 다른 동물들의 먹이가 돼버린다. 고양이, 개, 쥐, 곤충, 심지어 박테리아에 이르기까지 순식간에 달려들어 크고 작은 새의 시체를 해치워 버리는 것이다. 미국의 한 생물학자는, 들판에서 막 숨을 거둔 새가 몸뚱어리의 대 부분을 잃는 데 한 시간이 채 안 걸렸으며, 24시간 이내 깃털만 남기고 사라졌다는 관찰기를 학계에 보고하기도 했다.
만약 철새들이 머나먼 대양을 건너는 도중 기력이 다해 떨어 져 죽는 일이 있다면, 그것도 시체를 볼 수 없는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여행하는 동안 잠시 내려 먹이를 구할 곳이 단 한 군데도 없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나 상정 할 수 있는 사례일 뿐이다. 병이 들어 날 힘이 없는 새들은 애초부터 앉은 자리에서 날개를 펴지도 않는다고 한다.
`밤새 마시는'맥주
젊은 시절 한번쯤은 '입 떼지 않고 맥주 1000㏄ 마시기' 같은 호기를 부려본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밤새도록 수십 병의 맥주를 먹었다는 주당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아무리 주량이 센 사람 이라고 해도 맥주 만큼 물을 마시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 그럴까.
맥주와 물은 몸에서 흡수되는 소화 메커니즘이 다르기 때문이 다. 식도를 지나 위에 이르는 단계까지는 둘 사이에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이후 물은 위벽에서 거의 흡수가 되지 않는다. 그냥 고여있으면서, 조금씩 십이지장을 거쳐 소장과 대장을 따라 내려간다. 그 과정에서 장벽을 통해서만 흡수가 이루어진다. 마시면 마실수록 배가 부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알콜은 위에서부터 즉각 흡수가 시작된다. 이때 알콜과 더불어 얼마간의 물도 함께 흡수된다. 또 맥주에 포함돼 있는 이산화탄소는 위벽을 자극해 위액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소화작용 을 도와준다. 뿐만 아니라 맥주의 주원료인 홉 성분은 침과 위액, 담즙 분비를 촉진시키며, 아울러 이뇨기능 까지 발휘한다. 정신만 말짱하게 견딜 수 있다면, 화장실을 왔다갔다하면서 그야말로 밤 새 마실 수도 있는 것이다.
테니스 스코어
테니스 경기에서는 스코어를 매길 때 1, 2, 3, 4라고 하지 않고 15, 30, 40, 게임(game) 이라고 한다. 0도 '제로(zero)'가 아니라 '러브 (love)'라고 부른다. 왜 이런 괴상한 방식을 쓰는 것일까?.
현대 테니스는 125년 전 북웨일스의 윙필드소령이라는 사람이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와 유사한 경기는 중세 유럽에서부터 있었다. 코트테니스 또는 리얼테니스라 불린 옛 테니스 게임이 채택한 스코어링 시스템은 '15, 30, 45, 게임' 방식이었다. 이 때는 세번째 포인트가 40이 아니라 15의 배수인 45였다. 한 포인트를 왜 15점 단위로 매겼는지는 명확지 않으나, 유럽인들의 천문학 선호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당시 천체를 관측할 때 쓰던 기구에 다리가 60도까지 벌어지는 콤파스(육분의)가 있었는데, 유럽인들은 이 6분의1 원의 개념을 테니스 경기에 적용했다. 한 경기를 6세트로 정함으로써, '60도 짜리 조각 6개를 맞추어 온전한 360도 원을 만드는 사람이 곧 승리자' 라는 논리를 만들었다. 각 세트는 다시 4게임으로 구성돼 있었으므로, 60 도 짜리 한 세트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15 도 짜리 조각 4개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후 언제부터인가 세번째 포인트인 45가 40으로 바뀌었는데, 이는 순전히 발음상의 편의 때문이었다. 심판이 스코어를 소리쳐 선언할 때 "45(fortyfive)"는 아무래도 불편하고 다른 숫자와 헷갈릴 우려도 있었다."45 대 30 (fortyfive-thirty)"와 "40 대 30(forty-thirty)"를 소리내 발음해보면 그 차이를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0을 "러브"라고 부르는 것은 '달걀'을 뜻하는 프랑스어 l'oeuf(뢰프) 에서 온 것으로 추측된다.
달리는 차에서 책읽기
달리는 차에서 책을 읽으면 왜 기분이 나빠질까. 이는 차멀미의 일종으로, 몸의 감각기관에 혼란이 일어나 생기는 현상이다. 우리가 서있거나 걸을 때 몸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것은 신체의 평형감각 기관들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평형감각의 3요소는 눈(시각), 세반고리관, 그리고 이석이다. 세반고리관과 이석은 모두 귀의 내부에 있는 기관들로, 몸이 앞뒤로 움직이거나 회전할 때 그 느낌을 뇌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눈에서 들어오는 시각 정보가 결합돼 평형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차에 탔을 때도 마찬가지. 차가 속도를 내거나 위아래로 진동할 때, 또는 커브를 돌 때 귓속 평형기관들은 이에 대한 반응을 뇌에 보낸다.
동시에 눈은 주변 정경의 움직임을 포착해 뇌로 보내준다. 이 정 보와 귓속 평형기관들의 반응이 일치해야 우리는 몸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그런데 책을 읽느라고 눈이 한 곳을 응시하고 있으면 평형감각 의 3요소 가운데 시각정보가 누락되게 된다. 자연히 뇌에서는 이들 정보를 취합하는 시스템에 혼란이 생겨, 메스꺼움이나 불쾌감 같은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하얀'담배연기?
재떨이에 놓아둔 담배, 즉 생담배가 타면서 나오는 연기는 색깔이 파란데, 깊이 들이마셨다 다시 내뱉는 연기는 하얗다. 대부분의 애연가들은 이를 보고 담배의 독한 성분을 폐가 다 빨아들였기 때문이라며 자책한다. 실제로 그럴까.
재떨이에서 혼자 타고 있는 담뱃잎에서 나오는 연기는 크기가 매우 작은 탄소성분의 미립자들이다. 이 미립자들은 지름이 빛의 파장과 엇비슷할 만큼 작다. 이런 미립자들을 빛이 통과할 때에는 가시광선의 7가지 색 가운데 파장이 짧은 청색계통 빛이 가장 강하게 산란된다. 그 때문에 우리 눈에 파란 빛으로 보이는 것이다. 공기 분자나 미세한 먼지밖에 없는 맑은 날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그러나 이 연기를 빨아들이면 몸 속의 수증기가 연기 미립자를 핵으로 삼아 뭉침으로써 아주 작은 물방울을 형성하게 된다. 입 밖으로 나온 이 입자들의 크기는 빛의 파장보다 조금 더 큰 정도. 그렇게 되면 청색광뿐 아니라 모든 파장의 빛이 작은 물방울들에 이리 저리 부딪히면서 반사돼 결과적으로 하얀 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하늘의 구름이 하얀 것과 같은 원리다.
물론, 담배연기의 광학적 메커니즘이 이렇다고 해서 흡연의 위험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니코틴이나 타르 같은 유해성분들이 몸에 흡수돼 마약과 다름없는 중독성과 폐암유발 등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이후 이 용어는 득점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다른 스포츠에도 확산됐다. 하키나 축구가 대표적이지만, 경마에서 한 기수가 3승을 올렸을 때 쓰기도 한다. 진정한 의미의 해트 트릭은 한 선수가 3골을 넣되 반드시 연속득점, 즉 3골을 넣는 도중에 다른 선수의 득점이 없어야 하지만, 요즘은 그렇게까지 엄격하게 따지지는 않는다.
`거꾸로 도는' 바퀴
서부영화에 나오는 마차바퀴는 왜 가끔 거꾸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까. 영화는 1초당 24장의 정지사진을 연결해서 보여주는 빛의 예술이다. 영사기는 한 정지사진에서 다음 정지사진으로 옮겨갈 때 셔터로 재빨리 스크린쪽으로 나가는 빛을 가려준다. 따라서 관객은 초당 24번 깜박이는 빛을 보는 것이지만, 우리 눈의 잔상작용 때문에 마치 연속사진을 보는 것처럼 착각하는 것 뿐이다.
영화 속 마차바퀴가 어떻게 보이는가는 이 각각의 정지사진에서 바퀴살의 위치가 어떻게 돼 있느냐에 달려있다. 가령 어떤 바퀴살이 있던 자리에 정확히 24분의1초 뒤 그 다음 바퀴살이 오고, 다시 24분의 1초 후에 그 다음 바퀴살이 온다면, 마차바퀴는 마치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만약 같은 주기에 다음 바퀴살이 앞 바퀴살이 있던 곳보다 조금 못미치는 곳에 도달하는 일이 반복될 경우, 그때는 거꾸로 도는 것처럼 비치게 될 것이다. 깜깜한 디스코 테크에서 번쩍번쩍하는 사이키조명을 받으며 춤추는 사람들의 동작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생각해보면 이 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전문적으로는 '스트로브(strobe·섬광) 효과'라고 부른다. 이 스트로브 효과를 이용한 장치에 '스트로보스코프 (Stroboscope)'라는 것이 있는데, 영사기도 실은 일종의 스트로보 스코프인셈이다. 스트로보스코프는 주기적으로 깜박이는 빛을 운동하는 물체에 비추어 회전속도나 진동주기를 측정하는 계기다. 물체의 운동주기가 조명의 점멸주기와 일치할 때, 또는 운동주기가 조명주기의 2배, 3배, 4배 등 정수배가 될 때 물체는 정지한 것처럼 보인다. 서로 주기가 조금이라도 다르면 실제보다 느리게 움직이거나 반대방향으로 도는 것처럼 보인다.
형광등 같은 일상 조명 역시 일종의 스트로보스코프라고 할 수 있다. 교류 전기는 1초에 60번 전류가 양극과 음극으로 바뀌는데, 그때마다 순간적으로 전류가 0 이 되면서 깜박이기 때문이다. 휘황한 조명을 받는 카지노의 룰렛이나 선풍기의 날개가 가끔 반대방향으로 도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 원리다.
1번없는 TV채널
TV채널에는 왜 1번이 없을까. TV채널은 정부가 배정한다. 전파끼리의 무분별한 섞임을 막기 위한 것이다. 현재 사용 가능한 TV채널은 VHF(초단파) 2∼13번, UHF(극초단파) 14∼83번까지 모두 82개다. VHF채널이 쓰는 주파수는 54∼216MHz(메가헤르츠), UHF채널이 사용하는 주파수는 470∼890MHz다. 각 채널에 할당되는 주파수 대역은 6MHz 씩이다. 예를 들어 채널2는 54∼60MHz, 채널9(KBS 1TV)는 186∼192MHz 의 주파수로 전파를 발사한다.
이같은 채널 배정방식은 미국식이다. 미국은 1941년부터 연방차원 에서 채널 배정을 시작했는데, 처음엔 채널1번이 있었다. 1번채널의 사 용주파수는 48∼54MHz였다. 그러다가 1948년 이 주파수를 이동통신, 아마추어무선, 무선전화, 실험방송국 등에 양보했다. 이 대역은 잡음이 많이 섞여 영상 전파신호를 송신하는 데는 다소 품질이 떨어지는 대역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61년 TV방송을 시작하면서 미국의 방식을 그대로 도입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아예 1번채널이 존재하지 않았다. 일본식은 미국식과 채널별 주파수대역도 좀 다르고, 1번채널도 있다.
참고로, 채널을 배정할 때는 바로 인접한 채널은 전파 간섭 염려가 있어 가급적 피한다. 그래서 7, 9, 11번 식으로 나간다. 그럼 SBS는 왜 7번(KBS2)과 이웃한 6번을 택했을까? 6번과 7번은 번호는 하나 차이지만 실은 무척멀리 떨어져 있는 채널이기 때문이다. 6번채널의 주파수대 역은 78∼84MHz인데, 7번은 다른 채널이 15개쯤 들어갈 만큼의 구간을 훌쩍 건너뛰어 174MHz부터 시작된다. 그 사이의 주파수, 즉 84∼174MHz 대역은 FM방송과 항공기교신 등에 사용된다.
TV채널 지역차이
7일자 '1번 없는 TV채널'을 읽고 많은 독자들이 또 다른 궁금증들을 물어왔다. 그중 가장 많은 질문이 '같은 방송국의 채널이 왜 지역마다 다르냐' 는 것이었다. KBS 1TV가 서울에서는 9번인데 서울만 벗어나면 번호가 바뀌고, 자동차 여행을 하다보면 라디오 채널이 뒤죽박죽이 돼 무슨 방송을 듣는지 알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TV가 사용하는 전파는 초단파(VHF) 또는 극초단파(UHF)다. 이처럼 파장이 짧은 전파는 직진성이 강하다. 높은 산이나 커다란 빌딩을 만나 면 구부러져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도로 튀어나온다. 방송국은 이런 장애물 때문에 생기는 난시청을 해소하기 위해 중계소를 설치한다. 중계소는 앞 전파를 받아 장애물 뒤로 넘기는데, 이때 채널을 바꾸어준다. 동일한 채널로 중계하면 앞전파와 새로 가다듬은 뒷전파가 섞여 품질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양쪽에서 같은 소리를 한꺼번에 내면 듣 는 사람이 불편해지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이렇게 해서 남산송신소를 9번으로 떠난 KBS1 채널은 관악산을 지날 때는 25번으로, 용문산을 넘을 때는 32번이 된다. 이런 중계소가 전국 에 4백개쯤 있으므로, 채널도 그만큼의 빈도로 바뀐다.
라디오 역시 FM의 경우는 TV와 같은 범위의 주파수를 쓰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 채널이 바뀐다. 하지만 파장이 비교적 긴 중파를 사용하는 AM방송은 전파가 웬만한 장애물을 구부러져 넘어가는 성질(회절성) 을 갖고 있기 때문에 FM만큼 많은 중계소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케이블TV와 공중파TV의 차이를 묻는 질문도 많았다. 케이블TV도 공중파TV와 비슷하게 54∼750MHz(메가헤르츠) 범위의 전파를 채널당 6MHz 씩 잘라 쓴다. 현재 사용가능한 채널은 110개다. 케이블TV 방송사는 수 십개채널을 하나의 전기신호로 묶어 유선을 통해 가입자 가정에 보내고, 가입자의 TV수상기는 이를 다시 분리해 원하는 채널을 골라 영상을 재현한다. 따라서 전파의 섞임을 막기 위해 인접채널 사용을 가급적 피하 는 공중파와 달리, 케이블TV는 다닥다닥 붙은 채널 분배가 가능한 것이다.
술의 돗수
"나 어젯밤에 80도짜리 양주 마셨어"하고 자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십중팔구 뭘 모르는 사람이다. 그 양주는 80도가 아니라 80 PROOF였을 것이다. 술이 독한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에는 도, %, PROOF가 있다. 이 가운데 '도'와 %는 같은 의미다. 25 도 짜리 소주는 알콜농도 25% 짜리 소주를 말한다. 이 소주의 용량이 100㎖라면 그중 25㎖가 알콜, 75㎖는 물이다.
PROOF는 부피나 질량을 정확히 잴 도구가 없었던 19세기 이전 영국에서 나온 단위다. 영국인들은 물과 알콜 혼합액에 화약을 터뜨릴 때, 알콜농도가 어느 수준을 넘어서야만 불이 붙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불길이 일어나면 '알콜이라는 것이 입증됐다'는 뜻으로 "Proof!"라고 외쳤다.
이렇게 해서 영국에서는 농도 57.1%의 알콜이 100 PROOF로 규정됐다. 이것이 미국으로 건너가서는 좀 달라졌다. 미국인들은 복잡한 숫자 대신, 단순히 퍼센트 농도의 2배를 PROOF로 정해 버렸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50% 알콜이 100 PROOF가 됐다.
이후 프랑스인들은 이런 헷갈리는 PROOF를 아예 무시하고 자기네 와인에 막바로 %농도를 표기함으로써 이를 세계에 확산시켰으나, 아직도 버본을 비롯한 독주 메이커들 상당수는 여전히 PROOF 표기를 고집하고 있다. 그러므로 누군가 영국산 80 PROOF 위스키를 마셨다면 그는 우리 식으로 46도 짜리 위스키를, 미국산 80 PROOF 라면 40도 짜리 위스키를 마신 것이다.
보기힘든 새의 사체
새의 시체를 본 적이 있는가? 간혹 자동차에 부딪치거나 엽총에 맞아 '횡사'한 시체는 본 경험이 있을지 모르지만, 수명이 다 해 '자연사'한 새의 시체는 아마도 거의 보지 못했을 것이다.
왜 그럴까. 시골은 말할 것 없고, 도시에서도 근교로 조금만 나가면 우리는 쉽게 각양 각색의 새들을 볼 수 있다. 그 수많은 새들 모두가 언젠가는 죽을텐데, 왜 그들의 최후는 목격되지 않는 것일까. 혹시 야생 코끼리처럼 새들도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면 자기네만 아는 비밀의 장소를 찾아가는 것일까.
해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새들이 죽는데 장소를 가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죽자마자 그 시체는 다른 동물들의 먹이가 돼버린다. 고양이, 개, 쥐, 곤충, 심지어 박테리아에 이르기까지 순식간에 달려들어 크고 작은 새의 시체를 해치워 버리는 것이다. 미국의 한 생물학자는, 들판에서 막 숨을 거둔 새가 몸뚱어리의 대 부분을 잃는 데 한 시간이 채 안 걸렸으며, 24시간 이내 깃털만 남기고 사라졌다는 관찰기를 학계에 보고하기도 했다.
만약 철새들이 머나먼 대양을 건너는 도중 기력이 다해 떨어 져 죽는 일이 있다면, 그것도 시체를 볼 수 없는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여행하는 동안 잠시 내려 먹이를 구할 곳이 단 한 군데도 없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나 상정 할 수 있는 사례일 뿐이다. 병이 들어 날 힘이 없는 새들은 애초부터 앉은 자리에서 날개를 펴지도 않는다고 한다.
`밤새 마시는'맥주
젊은 시절 한번쯤은 '입 떼지 않고 맥주 1000㏄ 마시기' 같은 호기를 부려본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밤새도록 수십 병의 맥주를 먹었다는 주당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아무리 주량이 센 사람 이라고 해도 맥주 만큼 물을 마시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 그럴까.
맥주와 물은 몸에서 흡수되는 소화 메커니즘이 다르기 때문이 다. 식도를 지나 위에 이르는 단계까지는 둘 사이에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이후 물은 위벽에서 거의 흡수가 되지 않는다. 그냥 고여있으면서, 조금씩 십이지장을 거쳐 소장과 대장을 따라 내려간다. 그 과정에서 장벽을 통해서만 흡수가 이루어진다. 마시면 마실수록 배가 부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알콜은 위에서부터 즉각 흡수가 시작된다. 이때 알콜과 더불어 얼마간의 물도 함께 흡수된다. 또 맥주에 포함돼 있는 이산화탄소는 위벽을 자극해 위액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소화작용 을 도와준다. 뿐만 아니라 맥주의 주원료인 홉 성분은 침과 위액, 담즙 분비를 촉진시키며, 아울러 이뇨기능 까지 발휘한다. 정신만 말짱하게 견딜 수 있다면, 화장실을 왔다갔다하면서 그야말로 밤 새 마실 수도 있는 것이다.
테니스 스코어
테니스 경기에서는 스코어를 매길 때 1, 2, 3, 4라고 하지 않고 15, 30, 40, 게임(game) 이라고 한다. 0도 '제로(zero)'가 아니라 '러브 (love)'라고 부른다. 왜 이런 괴상한 방식을 쓰는 것일까?.
현대 테니스는 125년 전 북웨일스의 윙필드소령이라는 사람이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와 유사한 경기는 중세 유럽에서부터 있었다. 코트테니스 또는 리얼테니스라 불린 옛 테니스 게임이 채택한 스코어링 시스템은 '15, 30, 45, 게임' 방식이었다. 이 때는 세번째 포인트가 40이 아니라 15의 배수인 45였다. 한 포인트를 왜 15점 단위로 매겼는지는 명확지 않으나, 유럽인들의 천문학 선호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당시 천체를 관측할 때 쓰던 기구에 다리가 60도까지 벌어지는 콤파스(육분의)가 있었는데, 유럽인들은 이 6분의1 원의 개념을 테니스 경기에 적용했다. 한 경기를 6세트로 정함으로써, '60도 짜리 조각 6개를 맞추어 온전한 360도 원을 만드는 사람이 곧 승리자' 라는 논리를 만들었다. 각 세트는 다시 4게임으로 구성돼 있었으므로, 60 도 짜리 한 세트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15 도 짜리 조각 4개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후 언제부터인가 세번째 포인트인 45가 40으로 바뀌었는데, 이는 순전히 발음상의 편의 때문이었다. 심판이 스코어를 소리쳐 선언할 때 "45(fortyfive)"는 아무래도 불편하고 다른 숫자와 헷갈릴 우려도 있었다."45 대 30 (fortyfive-thirty)"와 "40 대 30(forty-thirty)"를 소리내 발음해보면 그 차이를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0을 "러브"라고 부르는 것은 '달걀'을 뜻하는 프랑스어 l'oeuf(뢰프) 에서 온 것으로 추측된다.
달리는 차에서 책읽기
달리는 차에서 책을 읽으면 왜 기분이 나빠질까. 이는 차멀미의 일종으로, 몸의 감각기관에 혼란이 일어나 생기는 현상이다. 우리가 서있거나 걸을 때 몸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것은 신체의 평형감각 기관들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평형감각의 3요소는 눈(시각), 세반고리관, 그리고 이석이다. 세반고리관과 이석은 모두 귀의 내부에 있는 기관들로, 몸이 앞뒤로 움직이거나 회전할 때 그 느낌을 뇌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눈에서 들어오는 시각 정보가 결합돼 평형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차에 탔을 때도 마찬가지. 차가 속도를 내거나 위아래로 진동할 때, 또는 커브를 돌 때 귓속 평형기관들은 이에 대한 반응을 뇌에 보낸다.
동시에 눈은 주변 정경의 움직임을 포착해 뇌로 보내준다. 이 정 보와 귓속 평형기관들의 반응이 일치해야 우리는 몸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그런데 책을 읽느라고 눈이 한 곳을 응시하고 있으면 평형감각 의 3요소 가운데 시각정보가 누락되게 된다. 자연히 뇌에서는 이들 정보를 취합하는 시스템에 혼란이 생겨, 메스꺼움이나 불쾌감 같은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하얀'담배연기?
재떨이에 놓아둔 담배, 즉 생담배가 타면서 나오는 연기는 색깔이 파란데, 깊이 들이마셨다 다시 내뱉는 연기는 하얗다. 대부분의 애연가들은 이를 보고 담배의 독한 성분을 폐가 다 빨아들였기 때문이라며 자책한다. 실제로 그럴까.
재떨이에서 혼자 타고 있는 담뱃잎에서 나오는 연기는 크기가 매우 작은 탄소성분의 미립자들이다. 이 미립자들은 지름이 빛의 파장과 엇비슷할 만큼 작다. 이런 미립자들을 빛이 통과할 때에는 가시광선의 7가지 색 가운데 파장이 짧은 청색계통 빛이 가장 강하게 산란된다. 그 때문에 우리 눈에 파란 빛으로 보이는 것이다. 공기 분자나 미세한 먼지밖에 없는 맑은 날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그러나 이 연기를 빨아들이면 몸 속의 수증기가 연기 미립자를 핵으로 삼아 뭉침으로써 아주 작은 물방울을 형성하게 된다. 입 밖으로 나온 이 입자들의 크기는 빛의 파장보다 조금 더 큰 정도. 그렇게 되면 청색광뿐 아니라 모든 파장의 빛이 작은 물방울들에 이리 저리 부딪히면서 반사돼 결과적으로 하얀 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하늘의 구름이 하얀 것과 같은 원리다.
물론, 담배연기의 광학적 메커니즘이 이렇다고 해서 흡연의 위험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니코틴이나 타르 같은 유해성분들이 몸에 흡수돼 마약과 다름없는 중독성과 폐암유발 등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거꾸로 도는' 바퀴
서부영화에 나오는 마차바퀴는 왜 가끔 거꾸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까. 영화는 1초당 24장의 정지사진을 연결해서 보여주는 빛의 예술이다. 영사기는 한 정지사진에서 다음 정지사진으로 옮겨갈 때 셔터로 재빨리 스크린쪽으로 나가는 빛을 가려준다. 따라서 관객은 초당 24번 깜박이는 빛을 보는 것이지만, 우리 눈의 잔상작용 때문에 마치 연속사진을 보는 것처럼 착각하는 것 뿐이다.
영화 속 마차바퀴가 어떻게 보이는가는 이 각각의 정지사진에서 바퀴살의 위치가 어떻게 돼 있느냐에 달려있다. 가령 어떤 바퀴살이 있던 자리에 정확히 24분의1초 뒤 그 다음 바퀴살이 오고, 다시 24분의 1초 후에 그 다음 바퀴살이 온다면, 마차바퀴는 마치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만약 같은 주기에 다음 바퀴살이 앞 바퀴살이 있던 곳보다 조금 못미치는 곳에 도달하는 일이 반복될 경우, 그때는 거꾸로 도는 것처럼 비치게 될 것이다. 깜깜한 디스코 테크에서 번쩍번쩍하는 사이키조명을 받으며 춤추는 사람들의 동작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생각해보면 이 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전문적으로는 '스트로브(strobe·섬광) 효과'라고 부른다. 이 스트로브 효과를 이용한 장치에 '스트로보스코프 (Stroboscope)'라는 것이 있는데, 영사기도 실은 일종의 스트로보 스코프인셈이다. 스트로보스코프는 주기적으로 깜박이는 빛을 운동하는 물체에 비추어 회전속도나 진동주기를 측정하는 계기다. 물체의 운동주기가 조명의 점멸주기와 일치할 때, 또는 운동주기가 조명주기의 2배, 3배, 4배 등 정수배가 될 때 물체는 정지한 것처럼 보인다. 서로 주기가 조금이라도 다르면 실제보다 느리게 움직이거나 반대방향으로 도는 것처럼 보인다.
형광등 같은 일상 조명 역시 일종의 스트로보스코프라고 할 수 있다. 교류 전기는 1초에 60번 전류가 양극과 음극으로 바뀌는데, 그때마다 순간적으로 전류가 0 이 되면서 깜박이기 때문이다. 휘황한 조명을 받는 카지노의 룰렛이나 선풍기의 날개가 가끔 반대방향으로 도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 원리다.
1번없는 TV채널
TV채널에는 왜 1번이 없을까. TV채널은 정부가 배정한다. 전파끼리의 무분별한 섞임을 막기 위한 것이다. 현재 사용 가능한 TV채널은 VHF(초단파) 2∼13번, UHF(극초단파) 14∼83번까지 모두 82개다. VHF채널이 쓰는 주파수는 54∼216MHz(메가헤르츠), UHF채널이 사용하는 주파수는 470∼890MHz다. 각 채널에 할당되는 주파수 대역은 6MHz 씩이다. 예를 들어 채널2는 54∼60MHz, 채널9(KBS 1TV)는 186∼192MHz 의 주파수로 전파를 발사한다.
이같은 채널 배정방식은 미국식이다. 미국은 1941년부터 연방차원 에서 채널 배정을 시작했는데, 처음엔 채널1번이 있었다. 1번채널의 사 용주파수는 48∼54MHz였다. 그러다가 1948년 이 주파수를 이동통신, 아마추어무선, 무선전화, 실험방송국 등에 양보했다. 이 대역은 잡음이 많이 섞여 영상 전파신호를 송신하는 데는 다소 품질이 떨어지는 대역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61년 TV방송을 시작하면서 미국의 방식을 그대로 도입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아예 1번채널이 존재하지 않았다. 일본식은 미국식과 채널별 주파수대역도 좀 다르고, 1번채널도 있다.
참고로, 채널을 배정할 때는 바로 인접한 채널은 전파 간섭 염려가 있어 가급적 피한다. 그래서 7, 9, 11번 식으로 나간다. 그럼 SBS는 왜 7번(KBS2)과 이웃한 6번을 택했을까? 6번과 7번은 번호는 하나 차이지만 실은 무척멀리 떨어져 있는 채널이기 때문이다. 6번채널의 주파수대 역은 78∼84MHz인데, 7번은 다른 채널이 15개쯤 들어갈 만큼의 구간을 훌쩍 건너뛰어 174MHz부터 시작된다. 그 사이의 주파수, 즉 84∼174MHz 대역은 FM방송과 항공기교신 등에 사용된다.
TV채널 지역차이
7일자 '1번 없는 TV채널'을 읽고 많은 독자들이 또 다른 궁금증들을 물어왔다. 그중 가장 많은 질문이 '같은 방송국의 채널이 왜 지역마다 다르냐' 는 것이었다. KBS 1TV가 서울에서는 9번인데 서울만 벗어나면 번호가 바뀌고, 자동차 여행을 하다보면 라디오 채널이 뒤죽박죽이 돼 무슨 방송을 듣는지 알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TV가 사용하는 전파는 초단파(VHF) 또는 극초단파(UHF)다. 이처럼 파장이 짧은 전파는 직진성이 강하다. 높은 산이나 커다란 빌딩을 만나 면 구부러져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도로 튀어나온다. 방송국은 이런 장애물 때문에 생기는 난시청을 해소하기 위해 중계소를 설치한다. 중계소는 앞 전파를 받아 장애물 뒤로 넘기는데, 이때 채널을 바꾸어준다. 동일한 채널로 중계하면 앞전파와 새로 가다듬은 뒷전파가 섞여 품질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양쪽에서 같은 소리를 한꺼번에 내면 듣 는 사람이 불편해지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이렇게 해서 남산송신소를 9번으로 떠난 KBS1 채널은 관악산을 지날 때는 25번으로, 용문산을 넘을 때는 32번이 된다. 이런 중계소가 전국 에 4백개쯤 있으므로, 채널도 그만큼의 빈도로 바뀐다.
라디오 역시 FM의 경우는 TV와 같은 범위의 주파수를 쓰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 채널이 바뀐다. 하지만 파장이 비교적 긴 중파를 사용하는 AM방송은 전파가 웬만한 장애물을 구부러져 넘어가는 성질(회절성) 을 갖고 있기 때문에 FM만큼 많은 중계소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케이블TV와 공중파TV의 차이를 묻는 질문도 많았다. 케이블TV도 공중파TV와 비슷하게 54∼750MHz(메가헤르츠) 범위의 전파를 채널당 6MHz 씩 잘라 쓴다. 현재 사용가능한 채널은 110개다. 케이블TV 방송사는 수 십개채널을 하나의 전기신호로 묶어 유선을 통해 가입자 가정에 보내고, 가입자의 TV수상기는 이를 다시 분리해 원하는 채널을 골라 영상을 재현한다. 따라서 전파의 섞임을 막기 위해 인접채널 사용을 가급적 피하 는 공중파와 달리, 케이블TV는 다닥다닥 붙은 채널 분배가 가능한 것이다.
술의 돗수
"나 어젯밤에 80도짜리 양주 마셨어"하고 자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십중팔구 뭘 모르는 사람이다. 그 양주는 80도가 아니라 80 PROOF였을 것이다. 술이 독한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에는 도, %, PROOF가 있다. 이 가운데 '도'와 %는 같은 의미다. 25 도 짜리 소주는 알콜농도 25% 짜리 소주를 말한다. 이 소주의 용량이 100㎖라면 그중 25㎖가 알콜, 75㎖는 물이다.
PROOF는 부피나 질량을 정확히 잴 도구가 없었던 19세기 이전 영국에서 나온 단위다. 영국인들은 물과 알콜 혼합액에 화약을 터뜨릴 때, 알콜농도가 어느 수준을 넘어서야만 불이 붙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불길이 일어나면 '알콜이라는 것이 입증됐다'는 뜻으로 "Proof!"라고 외쳤다.
이렇게 해서 영국에서는 농도 57.1%의 알콜이 100 PROOF로 규정됐다. 이것이 미국으로 건너가서는 좀 달라졌다. 미국인들은 복잡한 숫자 대신, 단순히 퍼센트 농도의 2배를 PROOF로 정해 버렸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50% 알콜이 100 PROOF가 됐다.
이후 프랑스인들은 이런 헷갈리는 PROOF를 아예 무시하고 자기네 와인에 막바로 %농도를 표기함으로써 이를 세계에 확산시켰으나, 아직도 버본을 비롯한 독주 메이커들 상당수는 여전히 PROOF 표기를 고집하고 있다. 그러므로 누군가 영국산 80 PROOF 위스키를 마셨다면 그는 우리 식으로 46도 짜리 위스키를, 미국산 80 PROOF 라면 40도 짜리 위스키를 마신 것이다.
보기힘든 새의 사체
새의 시체를 본 적이 있는가? 간혹 자동차에 부딪치거나 엽총에 맞아 '횡사'한 시체는 본 경험이 있을지 모르지만, 수명이 다 해 '자연사'한 새의 시체는 아마도 거의 보지 못했을 것이다.
왜 그럴까. 시골은 말할 것 없고, 도시에서도 근교로 조금만 나가면 우리는 쉽게 각양 각색의 새들을 볼 수 있다. 그 수많은 새들 모두가 언젠가는 죽을텐데, 왜 그들의 최후는 목격되지 않는 것일까. 혹시 야생 코끼리처럼 새들도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면 자기네만 아는 비밀의 장소를 찾아가는 것일까.
해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새들이 죽는데 장소를 가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죽자마자 그 시체는 다른 동물들의 먹이가 돼버린다. 고양이, 개, 쥐, 곤충, 심지어 박테리아에 이르기까지 순식간에 달려들어 크고 작은 새의 시체를 해치워 버리는 것이다. 미국의 한 생물학자는, 들판에서 막 숨을 거둔 새가 몸뚱어리의 대 부분을 잃는 데 한 시간이 채 안 걸렸으며, 24시간 이내 깃털만 남기고 사라졌다는 관찰기를 학계에 보고하기도 했다.
만약 철새들이 머나먼 대양을 건너는 도중 기력이 다해 떨어 져 죽는 일이 있다면, 그것도 시체를 볼 수 없는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여행하는 동안 잠시 내려 먹이를 구할 곳이 단 한 군데도 없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나 상정 할 수 있는 사례일 뿐이다. 병이 들어 날 힘이 없는 새들은 애초부터 앉은 자리에서 날개를 펴지도 않는다고 한다.
`밤새 마시는'맥주
젊은 시절 한번쯤은 '입 떼지 않고 맥주 1000㏄ 마시기' 같은 호기를 부려본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밤새도록 수십 병의 맥주를 먹었다는 주당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아무리 주량이 센 사람 이라고 해도 맥주 만큼 물을 마시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 그럴까.
맥주와 물은 몸에서 흡수되는 소화 메커니즘이 다르기 때문이 다. 식도를 지나 위에 이르는 단계까지는 둘 사이에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이후 물은 위벽에서 거의 흡수가 되지 않는다. 그냥 고여있으면서, 조금씩 십이지장을 거쳐 소장과 대장을 따라 내려간다. 그 과정에서 장벽을 통해서만 흡수가 이루어진다. 마시면 마실수록 배가 부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알콜은 위에서부터 즉각 흡수가 시작된다. 이때 알콜과 더불어 얼마간의 물도 함께 흡수된다. 또 맥주에 포함돼 있는 이산화탄소는 위벽을 자극해 위액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소화작용 을 도와준다. 뿐만 아니라 맥주의 주원료인 홉 성분은 침과 위액, 담즙 분비를 촉진시키며, 아울러 이뇨기능 까지 발휘한다. 정신만 말짱하게 견딜 수 있다면, 화장실을 왔다갔다하면서 그야말로 밤 새 마실 수도 있는 것이다.
테니스 스코어
테니스 경기에서는 스코어를 매길 때 1, 2, 3, 4라고 하지 않고 15, 30, 40, 게임(game) 이라고 한다. 0도 '제로(zero)'가 아니라 '러브 (love)'라고 부른다. 왜 이런 괴상한 방식을 쓰는 것일까?.
현대 테니스는 125년 전 북웨일스의 윙필드소령이라는 사람이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와 유사한 경기는 중세 유럽에서부터 있었다. 코트테니스 또는 리얼테니스라 불린 옛 테니스 게임이 채택한 스코어링 시스템은 '15, 30, 45, 게임' 방식이었다. 이 때는 세번째 포인트가 40이 아니라 15의 배수인 45였다. 한 포인트를 왜 15점 단위로 매겼는지는 명확지 않으나, 유럽인들의 천문학 선호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당시 천체를 관측할 때 쓰던 기구에 다리가 60도까지 벌어지는 콤파스(육분의)가 있었는데, 유럽인들은 이 6분의1 원의 개념을 테니스 경기에 적용했다. 한 경기를 6세트로 정함으로써, '60도 짜리 조각 6개를 맞추어 온전한 360도 원을 만드는 사람이 곧 승리자' 라는 논리를 만들었다. 각 세트는 다시 4게임으로 구성돼 있었으므로, 60 도 짜리 한 세트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15 도 짜리 조각 4개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후 언제부터인가 세번째 포인트인 45가 40으로 바뀌었는데, 이는 순전히 발음상의 편의 때문이었다. 심판이 스코어를 소리쳐 선언할 때 "45(fortyfive)"는 아무래도 불편하고 다른 숫자와 헷갈릴 우려도 있었다."45 대 30 (fortyfive-thirty)"와 "40 대 30(forty-thirty)"를 소리내 발음해보면 그 차이를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0을 "러브"라고 부르는 것은 '달걀'을 뜻하는 프랑스어 l'oeuf(뢰프) 에서 온 것으로 추측된다.
달리는 차에서 책읽기
달리는 차에서 책을 읽으면 왜 기분이 나빠질까. 이는 차멀미의 일종으로, 몸의 감각기관에 혼란이 일어나 생기는 현상이다. 우리가 서있거나 걸을 때 몸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것은 신체의 평형감각 기관들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평형감각의 3요소는 눈(시각), 세반고리관, 그리고 이석이다. 세반고리관과 이석은 모두 귀의 내부에 있는 기관들로, 몸이 앞뒤로 움직이거나 회전할 때 그 느낌을 뇌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눈에서 들어오는 시각 정보가 결합돼 평형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차에 탔을 때도 마찬가지. 차가 속도를 내거나 위아래로 진동할 때, 또는 커브를 돌 때 귓속 평형기관들은 이에 대한 반응을 뇌에 보낸다.
동시에 눈은 주변 정경의 움직임을 포착해 뇌로 보내준다. 이 정 보와 귓속 평형기관들의 반응이 일치해야 우리는 몸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그런데 책을 읽느라고 눈이 한 곳을 응시하고 있으면 평형감각 의 3요소 가운데 시각정보가 누락되게 된다. 자연히 뇌에서는 이들 정보를 취합하는 시스템에 혼란이 생겨, 메스꺼움이나 불쾌감 같은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하얀'담배연기?
재떨이에 놓아둔 담배, 즉 생담배가 타면서 나오는 연기는 색깔이 파란데, 깊이 들이마셨다 다시 내뱉는 연기는 하얗다. 대부분의 애연가들은 이를 보고 담배의 독한 성분을 폐가 다 빨아들였기 때문이라며 자책한다. 실제로 그럴까.
재떨이에서 혼자 타고 있는 담뱃잎에서 나오는 연기는 크기가 매우 작은 탄소성분의 미립자들이다. 이 미립자들은 지름이 빛의 파장과 엇비슷할 만큼 작다. 이런 미립자들을 빛이 통과할 때에는 가시광선의 7가지 색 가운데 파장이 짧은 청색계통 빛이 가장 강하게 산란된다. 그 때문에 우리 눈에 파란 빛으로 보이는 것이다. 공기 분자나 미세한 먼지밖에 없는 맑은 날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그러나 이 연기를 빨아들이면 몸 속의 수증기가 연기 미립자를 핵으로 삼아 뭉침으로써 아주 작은 물방울을 형성하게 된다. 입 밖으로 나온 이 입자들의 크기는 빛의 파장보다 조금 더 큰 정도. 그렇게 되면 청색광뿐 아니라 모든 파장의 빛이 작은 물방울들에 이리 저리 부딪히면서 반사돼 결과적으로 하얀 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하늘의 구름이 하얀 것과 같은 원리다.
물론, 담배연기의 광학적 메커니즘이 이렇다고 해서 흡연의 위험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니코틴이나 타르 같은 유해성분들이 몸에 흡수돼 마약과 다름없는 중독성과 폐암유발 등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거꾸로 도는' 바퀴
서부영화에 나오는 마차바퀴는 왜 가끔 거꾸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까. 영화는 1초당 24장의 정지사진을 연결해서 보여주는 빛의 예술이다. 영사기는 한 정지사진에서 다음 정지사진으로 옮겨갈 때 셔터로 재빨리 스크린쪽으로 나가는 빛을 가려준다. 따라서 관객은 초당 24번 깜박이는 빛을 보는 것이지만, 우리 눈의 잔상작용 때문에 마치 연속사진을 보는 것처럼 착각하는 것 뿐이다.
영화 속 마차바퀴가 어떻게 보이는가는 이 각각의 정지사진에서 바퀴살의 위치가 어떻게 돼 있느냐에 달려있다. 가령 어떤 바퀴살이 있던 자리에 정확히 24분의1초 뒤 그 다음 바퀴살이 오고, 다시 24분의 1초 후에 그 다음 바퀴살이 온다면, 마차바퀴는 마치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만약 같은 주기에 다음 바퀴살이 앞 바퀴살이 있던 곳보다 조금 못미치는 곳에 도달하는 일이 반복될 경우, 그때는 거꾸로 도는 것처럼 비치게 될 것이다. 깜깜한 디스코 테크에서 번쩍번쩍하는 사이키조명을 받으며 춤추는 사람들의 동작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생각해보면 이 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전문적으로는 '스트로브(strobe·섬광) 효과'라고 부른다. 이 스트로브 효과를 이용한 장치에 '스트로보스코프 (Stroboscope)'라는 것이 있는데, 영사기도 실은 일종의 스트로보 스코프인셈이다. 스트로보스코프는 주기적으로 깜박이는 빛을 운동하는 물체에 비추어 회전속도나 진동주기를 측정하는 계기다. 물체의 운동주기가 조명의 점멸주기와 일치할 때, 또는 운동주기가 조명주기의 2배, 3배, 4배 등 정수배가 될 때 물체는 정지한 것처럼 보인다. 서로 주기가 조금이라도 다르면 실제보다 느리게 움직이거나 반대방향으로 도는 것처럼 보인다.
형광등 같은 일상 조명 역시 일종의 스트로보스코프라고 할 수 있다. 교류 전기는 1초에 60번 전류가 양극과 음극으로 바뀌는데, 그때마다 순간적으로 전류가 0 이 되면서 깜박이기 때문이다. 휘황한 조명을 받는 카지노의 룰렛이나 선풍기의 날개가 가끔 반대방향으로 도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 원리다.
1번없는 TV채널
TV채널에는 왜 1번이 없을까. TV채널은 정부가 배정한다. 전파끼리의 무분별한 섞임을 막기 위한 것이다. 현재 사용 가능한 TV채널은 VHF(초단파) 2∼13번, UHF(극초단파) 14∼83번까지 모두 82개다. VHF채널이 쓰는 주파수는 54∼216MHz(메가헤르츠), UHF채널이 사용하는 주파수는 470∼890MHz다. 각 채널에 할당되는 주파수 대역은 6MHz 씩이다. 예를 들어 채널2는 54∼60MHz, 채널9(KBS 1TV)는 186∼192MHz 의 주파수로 전파를 발사한다.
이같은 채널 배정방식은 미국식이다. 미국은 1941년부터 연방차원 에서 채널 배정을 시작했는데, 처음엔 채널1번이 있었다. 1번채널의 사 용주파수는 48∼54MHz였다. 그러다가 1948년 이 주파수를 이동통신, 아마추어무선, 무선전화, 실험방송국 등에 양보했다. 이 대역은 잡음이 많이 섞여 영상 전파신호를 송신하는 데는 다소 품질이 떨어지는 대역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61년 TV방송을 시작하면서 미국의 방식을 그대로 도입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아예 1번채널이 존재하지 않았다. 일본식은 미국식과 채널별 주파수대역도 좀 다르고, 1번채널도 있다.
참고로, 채널을 배정할 때는 바로 인접한 채널은 전파 간섭 염려가 있어 가급적 피한다. 그래서 7, 9, 11번 식으로 나간다. 그럼 SBS는 왜 7번(KBS2)과 이웃한 6번을 택했을까? 6번과 7번은 번호는 하나 차이지만 실은 무척멀리 떨어져 있는 채널이기 때문이다. 6번채널의 주파수대 역은 78∼84MHz인데, 7번은 다른 채널이 15개쯤 들어갈 만큼의 구간을 훌쩍 건너뛰어 174MHz부터 시작된다. 그 사이의 주파수, 즉 84∼174MHz 대역은 FM방송과 항공기교신 등에 사용된다.
TV채널 지역차이
7일자 '1번 없는 TV채널'을 읽고 많은 독자들이 또 다른 궁금증들을 물어왔다. 그중 가장 많은 질문이 '같은 방송국의 채널이 왜 지역마다 다르냐' 는 것이었다. KBS 1TV가 서울에서는 9번인데 서울만 벗어나면 번호가 바뀌고, 자동차 여행을 하다보면 라디오 채널이 뒤죽박죽이 돼 무슨 방송을 듣는지 알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TV가 사용하는 전파는 초단파(VHF) 또는 극초단파(UHF)다. 이처럼 파장이 짧은 전파는 직진성이 강하다. 높은 산이나 커다란 빌딩을 만나 면 구부러져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도로 튀어나온다. 방송국은 이런 장애물 때문에 생기는 난시청을 해소하기 위해 중계소를 설치한다. 중계소는 앞 전파를 받아 장애물 뒤로 넘기는데, 이때 채널을 바꾸어준다. 동일한 채널로 중계하면 앞전파와 새로 가다듬은 뒷전파가 섞여 품질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양쪽에서 같은 소리를 한꺼번에 내면 듣 는 사람이 불편해지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이렇게 해서 남산송신소를 9번으로 떠난 KBS1 채널은 관악산을 지날 때는 25번으로, 용문산을 넘을 때는 32번이 된다. 이런 중계소가 전국 에 4백개쯤 있으므로, 채널도 그만큼의 빈도로 바뀐다.
라디오 역시 FM의 경우는 TV와 같은 범위의 주파수를 쓰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 채널이 바뀐다. 하지만 파장이 비교적 긴 중파를 사용하는 AM방송은 전파가 웬만한 장애물을 구부러져 넘어가는 성질(회절성) 을 갖고 있기 때문에 FM만큼 많은 중계소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케이블TV와 공중파TV의 차이를 묻는 질문도 많았다. 케이블TV도 공중파TV와 비슷하게 54∼750MHz(메가헤르츠) 범위의 전파를 채널당 6MHz 씩 잘라 쓴다. 현재 사용가능한 채널은 110개다. 케이블TV 방송사는 수 십개채널을 하나의 전기신호로 묶어 유선을 통해 가입자 가정에 보내고, 가입자의 TV수상기는 이를 다시 분리해 원하는 채널을 골라 영상을 재현한다. 따라서 전파의 섞임을 막기 위해 인접채널 사용을 가급적 피하 는 공중파와 달리, 케이블TV는 다닥다닥 붙은 채널 분배가 가능한 것이다.
술의 돗수
"나 어젯밤에 80도짜리 양주 마셨어"하고 자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십중팔구 뭘 모르는 사람이다. 그 양주는 80도가 아니라 80 PROOF였을 것이다. 술이 독한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에는 도, %, PROOF가 있다. 이 가운데 '도'와 %는 같은 의미다. 25 도 짜리 소주는 알콜농도 25% 짜리 소주를 말한다. 이 소주의 용량이 100㎖라면 그중 25㎖가 알콜, 75㎖는 물이다.
PROOF는 부피나 질량을 정확히 잴 도구가 없었던 19세기 이전 영국에서 나온 단위다. 영국인들은 물과 알콜 혼합액에 화약을 터뜨릴 때, 알콜농도가 어느 수준을 넘어서야만 불이 붙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불길이 일어나면 '알콜이라는 것이 입증됐다'는 뜻으로 "Proof!"라고 외쳤다.
이렇게 해서 영국에서는 농도 57.1%의 알콜이 100 PROOF로 규정됐다. 이것이 미국으로 건너가서는 좀 달라졌다. 미국인들은 복잡한 숫자 대신, 단순히 퍼센트 농도의 2배를 PROOF로 정해 버렸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50% 알콜이 100 PROOF가 됐다.
이후 프랑스인들은 이런 헷갈리는 PROOF를 아예 무시하고 자기네 와인에 막바로 %농도를 표기함으로써 이를 세계에 확산시켰으나, 아직도 버본을 비롯한 독주 메이커들 상당수는 여전히 PROOF 표기를 고집하고 있다. 그러므로 누군가 영국산 80 PROOF 위스키를 마셨다면 그는 우리 식으로 46도 짜리 위스키를, 미국산 80 PROOF 라면 40도 짜리 위스키를 마신 것이다.
보기힘든 새의 사체
새의 시체를 본 적이 있는가? 간혹 자동차에 부딪치거나 엽총에 맞아 '횡사'한 시체는 본 경험이 있을지 모르지만, 수명이 다 해 '자연사'한 새의 시체는 아마도 거의 보지 못했을 것이다.
왜 그럴까. 시골은 말할 것 없고, 도시에서도 근교로 조금만 나가면 우리는 쉽게 각양 각색의 새들을 볼 수 있다. 그 수많은 새들 모두가 언젠가는 죽을텐데, 왜 그들의 최후는 목격되지 않는 것일까. 혹시 야생 코끼리처럼 새들도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면 자기네만 아는 비밀의 장소를 찾아가는 것일까.
해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새들이 죽는데 장소를 가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죽자마자 그 시체는 다른 동물들의 먹이가 돼버린다. 고양이, 개, 쥐, 곤충, 심지어 박테리아에 이르기까지 순식간에 달려들어 크고 작은 새의 시체를 해치워 버리는 것이다. 미국의 한 생물학자는, 들판에서 막 숨을 거둔 새가 몸뚱어리의 대 부분을 잃는 데 한 시간이 채 안 걸렸으며, 24시간 이내 깃털만 남기고 사라졌다는 관찰기를 학계에 보고하기도 했다.
만약 철새들이 머나먼 대양을 건너는 도중 기력이 다해 떨어 져 죽는 일이 있다면, 그것도 시체를 볼 수 없는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여행하는 동안 잠시 내려 먹이를 구할 곳이 단 한 군데도 없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나 상정 할 수 있는 사례일 뿐이다. 병이 들어 날 힘이 없는 새들은 애초부터 앉은 자리에서 날개를 펴지도 않는다고 한다.
`밤새 마시는'맥주
젊은 시절 한번쯤은 '입 떼지 않고 맥주 1000㏄ 마시기' 같은 호기를 부려본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밤새도록 수십 병의 맥주를 먹었다는 주당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아무리 주량이 센 사람 이라고 해도 맥주 만큼 물을 마시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 그럴까.
맥주와 물은 몸에서 흡수되는 소화 메커니즘이 다르기 때문이 다. 식도를 지나 위에 이르는 단계까지는 둘 사이에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이후 물은 위벽에서 거의 흡수가 되지 않는다. 그냥 고여있으면서, 조금씩 십이지장을 거쳐 소장과 대장을 따라 내려간다. 그 과정에서 장벽을 통해서만 흡수가 이루어진다. 마시면 마실수록 배가 부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알콜은 위에서부터 즉각 흡수가 시작된다. 이때 알콜과 더불어 얼마간의 물도 함께 흡수된다. 또 맥주에 포함돼 있는 이산화탄소는 위벽을 자극해 위액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소화작용 을 도와준다. 뿐만 아니라 맥주의 주원료인 홉 성분은 침과 위액, 담즙 분비를 촉진시키며, 아울러 이뇨기능 까지 발휘한다. 정신만 말짱하게 견딜 수 있다면, 화장실을 왔다갔다하면서 그야말로 밤 새 마실 수도 있는 것이다.
테니스 스코어
테니스 경기에서는 스코어를 매길 때 1, 2, 3, 4라고 하지 않고 15, 30, 40, 게임(game) 이라고 한다. 0도 '제로(zero)'가 아니라 '러브 (love)'라고 부른다. 왜 이런 괴상한 방식을 쓰는 것일까?.
현대 테니스는 125년 전 북웨일스의 윙필드소령이라는 사람이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와 유사한 경기는 중세 유럽에서부터 있었다. 코트테니스 또는 리얼테니스라 불린 옛 테니스 게임이 채택한 스코어링 시스템은 '15, 30, 45, 게임' 방식이었다. 이 때는 세번째 포인트가 40이 아니라 15의 배수인 45였다. 한 포인트를 왜 15점 단위로 매겼는지는 명확지 않으나, 유럽인들의 천문학 선호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당시 천체를 관측할 때 쓰던 기구에 다리가 60도까지 벌어지는 콤파스(육분의)가 있었는데, 유럽인들은 이 6분의1 원의 개념을 테니스 경기에 적용했다. 한 경기를 6세트로 정함으로써, '60도 짜리 조각 6개를 맞추어 온전한 360도 원을 만드는 사람이 곧 승리자' 라는 논리를 만들었다. 각 세트는 다시 4게임으로 구성돼 있었으므로, 60 도 짜리 한 세트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15 도 짜리 조각 4개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후 언제부터인가 세번째 포인트인 45가 40으로 바뀌었는데, 이는 순전히 발음상의 편의 때문이었다. 심판이 스코어를 소리쳐 선언할 때 "45(fortyfive)"는 아무래도 불편하고 다른 숫자와 헷갈릴 우려도 있었다."45 대 30 (fortyfive-thirty)"와 "40 대 30(forty-thirty)"를 소리내 발음해보면 그 차이를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0을 "러브"라고 부르는 것은 '달걀'을 뜻하는 프랑스어 l'oeuf(뢰프) 에서 온 것으로 추측된다.
달리는 차에서 책읽기
달리는 차에서 책을 읽으면 왜 기분이 나빠질까. 이는 차멀미의 일종으로, 몸의 감각기관에 혼란이 일어나 생기는 현상이다. 우리가 서있거나 걸을 때 몸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것은 신체의 평형감각 기관들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평형감각의 3요소는 눈(시각), 세반고리관, 그리고 이석이다. 세반고리관과 이석은 모두 귀의 내부에 있는 기관들로, 몸이 앞뒤로 움직이거나 회전할 때 그 느낌을 뇌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눈에서 들어오는 시각 정보가 결합돼 평형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차에 탔을 때도 마찬가지. 차가 속도를 내거나 위아래로 진동할 때, 또는 커브를 돌 때 귓속 평형기관들은 이에 대한 반응을 뇌에 보낸다.
동시에 눈은 주변 정경의 움직임을 포착해 뇌로 보내준다. 이 정 보와 귓속 평형기관들의 반응이 일치해야 우리는 몸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그런데 책을 읽느라고 눈이 한 곳을 응시하고 있으면 평형감각 의 3요소 가운데 시각정보가 누락되게 된다. 자연히 뇌에서는 이들 정보를 취합하는 시스템에 혼란이 생겨, 메스꺼움이나 불쾌감 같은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하얀'담배연기?
재떨이에 놓아둔 담배, 즉 생담배가 타면서 나오는 연기는 색깔이 파란데, 깊이 들이마셨다 다시 내뱉는 연기는 하얗다. 대부분의 애연가들은 이를 보고 담배의 독한 성분을 폐가 다 빨아들였기 때문이라며 자책한다. 실제로 그럴까.
재떨이에서 혼자 타고 있는 담뱃잎에서 나오는 연기는 크기가 매우 작은 탄소성분의 미립자들이다. 이 미립자들은 지름이 빛의 파장과 엇비슷할 만큼 작다. 이런 미립자들을 빛이 통과할 때에는 가시광선의 7가지 색 가운데 파장이 짧은 청색계통 빛이 가장 강하게 산란된다. 그 때문에 우리 눈에 파란 빛으로 보이는 것이다. 공기 분자나 미세한 먼지밖에 없는 맑은 날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그러나 이 연기를 빨아들이면 몸 속의 수증기가 연기 미립자를 핵으로 삼아 뭉침으로써 아주 작은 물방울을 형성하게 된다. 입 밖으로 나온 이 입자들의 크기는 빛의 파장보다 조금 더 큰 정도. 그렇게 되면 청색광뿐 아니라 모든 파장의 빛이 작은 물방울들에 이리 저리 부딪히면서 반사돼 결과적으로 하얀 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하늘의 구름이 하얀 것과 같은 원리다.
물론, 담배연기의 광학적 메커니즘이 이렇다고 해서 흡연의 위험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니코틴이나 타르 같은 유해성분들이 몸에 흡수돼 마약과 다름없는 중독성과 폐암유발 등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거꾸로 도는' 바퀴
서부영화에 나오는 마차바퀴는 왜 가끔 거꾸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까. 영화는 1초당 24장의 정지사진을 연결해서 보여주는 빛의 예술이다. 영사기는 한 정지사진에서 다음 정지사진으로 옮겨갈 때 셔터로 재빨리 스크린쪽으로 나가는 빛을 가려준다. 따라서 관객은 초당 24번 깜박이는 빛을 보는 것이지만, 우리 눈의 잔상작용 때문에 마치 연속사진을 보는 것처럼 착각하는 것 뿐이다.
영화 속 마차바퀴가 어떻게 보이는가는 이 각각의 정지사진에서 바퀴살의 위치가 어떻게 돼 있느냐에 달려있다. 가령 어떤 바퀴살이 있던 자리에 정확히 24분의1초 뒤 그 다음 바퀴살이 오고, 다시 24분의 1초 후에 그 다음 바퀴살이 온다면, 마차바퀴는 마치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만약 같은 주기에 다음 바퀴살이 앞 바퀴살이 있던 곳보다 조금 못미치는 곳에 도달하는 일이 반복될 경우, 그때는 거꾸로 도는 것처럼 비치게 될 것이다. 깜깜한 디스코 테크에서 번쩍번쩍하는 사이키조명을 받으며 춤추는 사람들의 동작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생각해보면 이 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전문적으로는 '스트로브(strobe·섬광) 효과'라고 부른다. 이 스트로브 효과를 이용한 장치에 '스트로보스코프 (Stroboscope)'라는 것이 있는데, 영사기도 실은 일종의 스트로보 스코프인셈이다. 스트로보스코프는 주기적으로 깜박이는 빛을 운동하는 물체에 비추어 회전속도나 진동주기를 측정하는 계기다. 물체의 운동주기가 조명의 점멸주기와 일치할 때, 또는 운동주기가 조명주기의 2배, 3배, 4배 등 정수배가 될 때 물체는 정지한 것처럼 보인다. 서로 주기가 조금이라도 다르면 실제보다 느리게 움직이거나 반대방향으로 도는 것처럼 보인다.
형광등 같은 일상 조명 역시 일종의 스트로보스코프라고 할 수 있다. 교류 전기는 1초에 60번 전류가 양극과 음극으로 바뀌는데, 그때마다 순간적으로 전류가 0 이 되면서 깜박이기 때문이다. 휘황한 조명을 받는 카지노의 룰렛이나 선풍기의 날개가 가끔 반대방향으로 도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 원리다.
1번없는 TV채널
TV채널에는 왜 1번이 없을까. TV채널은 정부가 배정한다. 전파끼리의 무분별한 섞임을 막기 위한 것이다. 현재 사용 가능한 TV채널은 VHF(초단파) 2∼13번, UHF(극초단파) 14∼83번까지 모두 82개다. VHF채널이 쓰는 주파수는 54∼216MHz(메가헤르츠), UHF채널이 사용하는 주파수는 470∼890MHz다. 각 채널에 할당되는 주파수 대역은 6MHz 씩이다. 예를 들어 채널2는 54∼60MHz, 채널9(KBS 1TV)는 186∼192MHz 의 주파수로 전파를 발사한다.
이같은 채널 배정방식은 미국식이다. 미국은 1941년부터 연방차원 에서 채널 배정을 시작했는데, 처음엔 채널1번이 있었다. 1번채널의 사 용주파수는 48∼54MHz였다. 그러다가 1948년 이 주파수를 이동통신, 아마추어무선, 무선전화, 실험방송국 등에 양보했다. 이 대역은 잡음이 많이 섞여 영상 전파신호를 송신하는 데는 다소 품질이 떨어지는 대역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61년 TV방송을 시작하면서 미국의 방식을 그대로 도입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아예 1번채널이 존재하지 않았다. 일본식은 미국식과 채널별 주파수대역도 좀 다르고, 1번채널도 있다.
참고로, 채널을 배정할 때는 바로 인접한 채널은 전파 간섭 염려가 있어 가급적 피한다. 그래서 7, 9, 11번 식으로 나간다. 그럼 SBS는 왜 7번(KBS2)과 이웃한 6번을 택했을까? 6번과 7번은 번호는 하나 차이지만 실은 무척멀리 떨어져 있는 채널이기 때문이다. 6번채널의 주파수대 역은 78∼84MHz인데, 7번은 다른 채널이 15개쯤 들어갈 만큼의 구간을 훌쩍 건너뛰어 174MHz부터 시작된다. 그 사이의 주파수, 즉 84∼174MHz 대역은 FM방송과 항공기교신 등에 사용된다.
TV채널 지역차이
7일자 '1번 없는 TV채널'을 읽고 많은 독자들이 또 다른 궁금증들을 물어왔다. 그중 가장 많은 질문이 '같은 방송국의 채널이 왜 지역마다 다르냐' 는 것이었다. KBS 1TV가 서울에서는 9번인데 서울만 벗어나면 번호가 바뀌고, 자동차 여행을 하다보면 라디오 채널이 뒤죽박죽이 돼 무슨 방송을 듣는지 알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TV가 사용하는 전파는 초단파(VHF) 또는 극초단파(UHF)다. 이처럼 파장이 짧은 전파는 직진성이 강하다. 높은 산이나 커다란 빌딩을 만나 면 구부러져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도로 튀어나온다. 방송국은 이런 장애물 때문에 생기는 난시청을 해소하기 위해 중계소를 설치한다. 중계소는 앞 전파를 받아 장애물 뒤로 넘기는데, 이때 채널을 바꾸어준다. 동일한 채널로 중계하면 앞전파와 새로 가다듬은 뒷전파가 섞여 품질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양쪽에서 같은 소리를 한꺼번에 내면 듣 는 사람이 불편해지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이렇게 해서 남산송신소를 9번으로 떠난 KBS1 채널은 관악산을 지날 때는 25번으로, 용문산을 넘을 때는 32번이 된다. 이런 중계소가 전국 에 4백개쯤 있으므로, 채널도 그만큼의 빈도로 바뀐다.
라디오 역시 FM의 경우는 TV와 같은 범위의 주파수를 쓰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 채널이 바뀐다. 하지만 파장이 비교적 긴 중파를 사용하는 AM방송은 전파가 웬만한 장애물을 구부러져 넘어가는 성질(회절성) 을 갖고 있기 때문에 FM만큼 많은 중계소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케이블TV와 공중파TV의 차이를 묻는 질문도 많았다. 케이블TV도 공중파TV와 비슷하게 54∼750MHz(메가헤르츠) 범위의 전파를 채널당 6MHz 씩 잘라 쓴다. 현재 사용가능한 채널은 110개다. 케이블TV 방송사는 수 십개채널을 하나의 전기신호로 묶어 유선을 통해 가입자 가정에 보내고, 가입자의 TV수상기는 이를 다시 분리해 원하는 채널을 골라 영상을 재현한다. 따라서 전파의 섞임을 막기 위해 인접채널 사용을 가급적 피하 는 공중파와 달리, 케이블TV는 다닥다닥 붙은 채널 분배가 가능한 것이다.
술의 돗수
"나 어젯밤에 80도짜리 양주 마셨어"하고 자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십중팔구 뭘 모르는 사람이다. 그 양주는 80도가 아니라 80 PROOF였을 것이다. 술이 독한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에는 도, %, PROOF가 있다. 이 가운데 '도'와 %는 같은 의미다. 25 도 짜리 소주는 알콜농도 25% 짜리 소주를 말한다. 이 소주의 용량이 100㎖라면 그중 25㎖가 알콜, 75㎖는 물이다.
PROOF는 부피나 질량을 정확히 잴 도구가 없었던 19세기 이전 영국에서 나온 단위다. 영국인들은 물과 알콜 혼합액에 화약을 터뜨릴 때, 알콜농도가 어느 수준을 넘어서야만 불이 붙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불길이 일어나면 '알콜이라는 것이 입증됐다'는 뜻으로 "Proof!"라고 외쳤다.
이렇게 해서 영국에서는 농도 57.1%의 알콜이 100 PROOF로 규정됐다. 이것이 미국으로 건너가서는 좀 달라졌다. 미국인들은 복잡한 숫자 대신, 단순히 퍼센트 농도의 2배를 PROOF로 정해 버렸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50% 알콜이 100 PROOF가 됐다.
이후 프랑스인들은 이런 헷갈리는 PROOF를 아예 무시하고 자기네 와인에 막바로 %농도를 표기함으로써 이를 세계에 확산시켰으나, 아직도 버본을 비롯한 독주 메이커들 상당수는 여전히 PROOF 표기를 고집하고 있다. 그러므로 누군가 영국산 80 PROOF 위스키를 마셨다면 그는 우리 식으로 46도 짜리 위스키를, 미국산 80 PROOF 라면 40도 짜리 위스키를 마신 것이다.
보기힘든 새의 사체
새의 시체를 본 적이 있는가? 간혹 자동차에 부딪치거나 엽총에 맞아 '횡사'한 시체는 본 경험이 있을지 모르지만, 수명이 다 해 '자연사'한 새의 시체는 아마도 거의 보지 못했을 것이다.
왜 그럴까. 시골은 말할 것 없고, 도시에서도 근교로 조금만 나가면 우리는 쉽게 각양 각색의 새들을 볼 수 있다. 그 수많은 새들 모두가 언젠가는 죽을텐데, 왜 그들의 최후는 목격되지 않는 것일까. 혹시 야생 코끼리처럼 새들도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면 자기네만 아는 비밀의 장소를 찾아가는 것일까.
해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새들이 죽는데 장소를 가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죽자마자 그 시체는 다른 동물들의 먹이가 돼버린다. 고양이, 개, 쥐, 곤충, 심지어 박테리아에 이르기까지 순식간에 달려들어 크고 작은 새의 시체를 해치워 버리는 것이다. 미국의 한 생물학자는, 들판에서 막 숨을 거둔 새가 몸뚱어리의 대 부분을 잃는 데 한 시간이 채 안 걸렸으며, 24시간 이내 깃털만 남기고 사라졌다는 관찰기를 학계에 보고하기도 했다.
만약 철새들이 머나먼 대양을 건너는 도중 기력이 다해 떨어 져 죽는 일이 있다면, 그것도 시체를 볼 수 없는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여행하는 동안 잠시 내려 먹이를 구할 곳이 단 한 군데도 없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나 상정 할 수 있는 사례일 뿐이다. 병이 들어 날 힘이 없는 새들은 애초부터 앉은 자리에서 날개를 펴지도 않는다고 한다.
`밤새 마시는'맥주
젊은 시절 한번쯤은 '입 떼지 않고 맥주 1000㏄ 마시기' 같은 호기를 부려본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밤새도록 수십 병의 맥주를 먹었다는 주당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아무리 주량이 센 사람 이라고 해도 맥주 만큼 물을 마시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 그럴까.
맥주와 물은 몸에서 흡수되는 소화 메커니즘이 다르기 때문이 다. 식도를 지나 위에 이르는 단계까지는 둘 사이에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이후 물은 위벽에서 거의 흡수가 되지 않는다. 그냥 고여있으면서, 조금씩 십이지장을 거쳐 소장과 대장을 따라 내려간다. 그 과정에서 장벽을 통해서만 흡수가 이루어진다. 마시면 마실수록 배가 부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알콜은 위에서부터 즉각 흡수가 시작된다. 이때 알콜과 더불어 얼마간의 물도 함께 흡수된다. 또 맥주에 포함돼 있는 이산화탄소는 위벽을 자극해 위액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소화작용 을 도와준다. 뿐만 아니라 맥주의 주원료인 홉 성분은 침과 위액, 담즙 분비를 촉진시키며, 아울러 이뇨기능 까지 발휘한다. 정신만 말짱하게 견딜 수 있다면, 화장실을 왔다갔다하면서 그야말로 밤 새 마실 수도 있는 것이다.
테니스 스코어
테니스 경기에서는 스코어를 매길 때 1, 2, 3, 4라고 하지 않고 15, 30, 40, 게임(game) 이라고 한다. 0도 '제로(zero)'가 아니라 '러브 (love)'라고 부른다. 왜 이런 괴상한 방식을 쓰는 것일까?.
현대 테니스는 125년 전 북웨일스의 윙필드소령이라는 사람이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와 유사한 경기는 중세 유럽에서부터 있었다. 코트테니스 또는 리얼테니스라 불린 옛 테니스 게임이 채택한 스코어링 시스템은 '15, 30, 45, 게임' 방식이었다. 이 때는 세번째 포인트가 40이 아니라 15의 배수인 45였다. 한 포인트를 왜 15점 단위로 매겼는지는 명확지 않으나, 유럽인들의 천문학 선호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당시 천체를 관측할 때 쓰던 기구에 다리가 60도까지 벌어지는 콤파스(육분의)가 있었는데, 유럽인들은 이 6분의1 원의 개념을 테니스 경기에 적용했다. 한 경기를 6세트로 정함으로써, '60도 짜리 조각 6개를 맞추어 온전한 360도 원을 만드는 사람이 곧 승리자' 라는 논리를 만들었다. 각 세트는 다시 4게임으로 구성돼 있었으므로, 60 도 짜리 한 세트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15 도 짜리 조각 4개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후 언제부터인가 세번째 포인트인 45가 40으로 바뀌었는데, 이는 순전히 발음상의 편의 때문이었다. 심판이 스코어를 소리쳐 선언할 때 "45(fortyfive)"는 아무래도 불편하고 다른 숫자와 헷갈릴 우려도 있었다."45 대 30 (fortyfive-thirty)"와 "40 대 30(forty-thirty)"를 소리내 발음해보면 그 차이를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0을 "러브"라고 부르는 것은 '달걀'을 뜻하는 프랑스어 l'oeuf(뢰프) 에서 온 것으로 추측된다.
달리는 차에서 책읽기
달리는 차에서 책을 읽으면 왜 기분이 나빠질까. 이는 차멀미의 일종으로, 몸의 감각기관에 혼란이 일어나 생기는 현상이다. 우리가 서있거나 걸을 때 몸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것은 신체의 평형감각 기관들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평형감각의 3요소는 눈(시각), 세반고리관, 그리고 이석이다. 세반고리관과 이석은 모두 귀의 내부에 있는 기관들로, 몸이 앞뒤로 움직이거나 회전할 때 그 느낌을 뇌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눈에서 들어오는 시각 정보가 결합돼 평형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차에 탔을 때도 마찬가지. 차가 속도를 내거나 위아래로 진동할 때, 또는 커브를 돌 때 귓속 평형기관들은 이에 대한 반응을 뇌에 보낸다.
동시에 눈은 주변 정경의 움직임을 포착해 뇌로 보내준다. 이 정 보와 귓속 평형기관들의 반응이 일치해야 우리는 몸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그런데 책을 읽느라고 눈이 한 곳을 응시하고 있으면 평형감각 의 3요소 가운데 시각정보가 누락되게 된다. 자연히 뇌에서는 이들 정보를 취합하는 시스템에 혼란이 생겨, 메스꺼움이나 불쾌감 같은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하얀'담배연기?
재떨이에 놓아둔 담배, 즉 생담배가 타면서 나오는 연기는 색깔이 파란데, 깊이 들이마셨다 다시 내뱉는 연기는 하얗다. 대부분의 애연가들은 이를 보고 담배의 독한 성분을 폐가 다 빨아들였기 때문이라며 자책한다. 실제로 그럴까.
재떨이에서 혼자 타고 있는 담뱃잎에서 나오는 연기는 크기가 매우 작은 탄소성분의 미립자들이다. 이 미립자들은 지름이 빛의 파장과 엇비슷할 만큼 작다. 이런 미립자들을 빛이 통과할 때에는 가시광선의 7가지 색 가운데 파장이 짧은 청색계통 빛이 가장 강하게 산란된다. 그 때문에 우리 눈에 파란 빛으로 보이는 것이다. 공기 분자나 미세한 먼지밖에 없는 맑은 날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그러나 이 연기를 빨아들이면 몸 속의 수증기가 연기 미립자를 핵으로 삼아 뭉침으로써 아주 작은 물방울을 형성하게 된다. 입 밖으로 나온 이 입자들의 크기는 빛의 파장보다 조금 더 큰 정도. 그렇게 되면 청색광뿐 아니라 모든 파장의 빛이 작은 물방울들에 이리 저리 부딪히면서 반사돼 결과적으로 하얀 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하늘의 구름이 하얀 것과 같은 원리다.
물론, 담배연기의 광학적 메커니즘이 이렇다고 해서 흡연의 위험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니코틴이나 타르 같은 유해성분들이 몸에 흡수돼 마약과 다름없는 중독성과 폐암유발 등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서부영화에 나오는 마차바퀴는 왜 가끔 거꾸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까. 영화는 1초당 24장의 정지사진을 연결해서 보여주는 빛의 예술이다. 영사기는 한 정지사진에서 다음 정지사진으로 옮겨갈 때 셔터로 재빨리 스크린쪽으로 나가는 빛을 가려준다. 따라서 관객은 초당 24번 깜박이는 빛을 보는 것이지만, 우리 눈의 잔상작용 때문에 마치 연속사진을 보는 것처럼 착각하는 것 뿐이다.
영화 속 마차바퀴가 어떻게 보이는가는 이 각각의 정지사진에서 바퀴살의 위치가 어떻게 돼 있느냐에 달려있다. 가령 어떤 바퀴살이 있던 자리에 정확히 24분의1초 뒤 그 다음 바퀴살이 오고, 다시 24분의 1초 후에 그 다음 바퀴살이 온다면, 마차바퀴는 마치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만약 같은 주기에 다음 바퀴살이 앞 바퀴살이 있던 곳보다 조금 못미치는 곳에 도달하는 일이 반복될 경우, 그때는 거꾸로 도는 것처럼 비치게 될 것이다. 깜깜한 디스코 테크에서 번쩍번쩍하는 사이키조명을 받으며 춤추는 사람들의 동작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생각해보면 이 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전문적으로는 '스트로브(strobe·섬광) 효과'라고 부른다. 이 스트로브 효과를 이용한 장치에 '스트로보스코프 (Stroboscope)'라는 것이 있는데, 영사기도 실은 일종의 스트로보 스코프인셈이다. 스트로보스코프는 주기적으로 깜박이는 빛을 운동하는 물체에 비추어 회전속도나 진동주기를 측정하는 계기다. 물체의 운동주기가 조명의 점멸주기와 일치할 때, 또는 운동주기가 조명주기의 2배, 3배, 4배 등 정수배가 될 때 물체는 정지한 것처럼 보인다. 서로 주기가 조금이라도 다르면 실제보다 느리게 움직이거나 반대방향으로 도는 것처럼 보인다.
형광등 같은 일상 조명 역시 일종의 스트로보스코프라고 할 수 있다. 교류 전기는 1초에 60번 전류가 양극과 음극으로 바뀌는데, 그때마다 순간적으로 전류가 0 이 되면서 깜박이기 때문이다. 휘황한 조명을 받는 카지노의 룰렛이나 선풍기의 날개가 가끔 반대방향으로 도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 원리다.
1번없는 TV채널
TV채널에는 왜 1번이 없을까. TV채널은 정부가 배정한다. 전파끼리의 무분별한 섞임을 막기 위한 것이다. 현재 사용 가능한 TV채널은 VHF(초단파) 2∼13번, UHF(극초단파) 14∼83번까지 모두 82개다. VHF채널이 쓰는 주파수는 54∼216MHz(메가헤르츠), UHF채널이 사용하는 주파수는 470∼890MHz다. 각 채널에 할당되는 주파수 대역은 6MHz 씩이다. 예를 들어 채널2는 54∼60MHz, 채널9(KBS 1TV)는 186∼192MHz 의 주파수로 전파를 발사한다.
이같은 채널 배정방식은 미국식이다. 미국은 1941년부터 연방차원 에서 채널 배정을 시작했는데, 처음엔 채널1번이 있었다. 1번채널의 사 용주파수는 48∼54MHz였다. 그러다가 1948년 이 주파수를 이동통신, 아마추어무선, 무선전화, 실험방송국 등에 양보했다. 이 대역은 잡음이 많이 섞여 영상 전파신호를 송신하는 데는 다소 품질이 떨어지는 대역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61년 TV방송을 시작하면서 미국의 방식을 그대로 도입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아예 1번채널이 존재하지 않았다. 일본식은 미국식과 채널별 주파수대역도 좀 다르고, 1번채널도 있다.
참고로, 채널을 배정할 때는 바로 인접한 채널은 전파 간섭 염려가 있어 가급적 피한다. 그래서 7, 9, 11번 식으로 나간다. 그럼 SBS는 왜 7번(KBS2)과 이웃한 6번을 택했을까? 6번과 7번은 번호는 하나 차이지만 실은 무척멀리 떨어져 있는 채널이기 때문이다. 6번채널의 주파수대 역은 78∼84MHz인데, 7번은 다른 채널이 15개쯤 들어갈 만큼의 구간을 훌쩍 건너뛰어 174MHz부터 시작된다. 그 사이의 주파수, 즉 84∼174MHz 대역은 FM방송과 항공기교신 등에 사용된다.
TV채널 지역차이
7일자 '1번 없는 TV채널'을 읽고 많은 독자들이 또 다른 궁금증들을 물어왔다. 그중 가장 많은 질문이 '같은 방송국의 채널이 왜 지역마다 다르냐' 는 것이었다. KBS 1TV가 서울에서는 9번인데 서울만 벗어나면 번호가 바뀌고, 자동차 여행을 하다보면 라디오 채널이 뒤죽박죽이 돼 무슨 방송을 듣는지 알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TV가 사용하는 전파는 초단파(VHF) 또는 극초단파(UHF)다. 이처럼 파장이 짧은 전파는 직진성이 강하다. 높은 산이나 커다란 빌딩을 만나 면 구부러져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도로 튀어나온다. 방송국은 이런 장애물 때문에 생기는 난시청을 해소하기 위해 중계소를 설치한다. 중계소는 앞 전파를 받아 장애물 뒤로 넘기는데, 이때 채널을 바꾸어준다. 동일한 채널로 중계하면 앞전파와 새로 가다듬은 뒷전파가 섞여 품질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양쪽에서 같은 소리를 한꺼번에 내면 듣 는 사람이 불편해지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이렇게 해서 남산송신소를 9번으로 떠난 KBS1 채널은 관악산을 지날 때는 25번으로, 용문산을 넘을 때는 32번이 된다. 이런 중계소가 전국 에 4백개쯤 있으므로, 채널도 그만큼의 빈도로 바뀐다.
라디오 역시 FM의 경우는 TV와 같은 범위의 주파수를 쓰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 채널이 바뀐다. 하지만 파장이 비교적 긴 중파를 사용하는 AM방송은 전파가 웬만한 장애물을 구부러져 넘어가는 성질(회절성) 을 갖고 있기 때문에 FM만큼 많은 중계소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케이블TV와 공중파TV의 차이를 묻는 질문도 많았다. 케이블TV도 공중파TV와 비슷하게 54∼750MHz(메가헤르츠) 범위의 전파를 채널당 6MHz 씩 잘라 쓴다. 현재 사용가능한 채널은 110개다. 케이블TV 방송사는 수 십개채널을 하나의 전기신호로 묶어 유선을 통해 가입자 가정에 보내고, 가입자의 TV수상기는 이를 다시 분리해 원하는 채널을 골라 영상을 재현한다. 따라서 전파의 섞임을 막기 위해 인접채널 사용을 가급적 피하 는 공중파와 달리, 케이블TV는 다닥다닥 붙은 채널 분배가 가능한 것이다.
술의 돗수
"나 어젯밤에 80도짜리 양주 마셨어"하고 자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십중팔구 뭘 모르는 사람이다. 그 양주는 80도가 아니라 80 PROOF였을 것이다. 술이 독한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에는 도, %, PROOF가 있다. 이 가운데 '도'와 %는 같은 의미다. 25 도 짜리 소주는 알콜농도 25% 짜리 소주를 말한다. 이 소주의 용량이 100㎖라면 그중 25㎖가 알콜, 75㎖는 물이다.
PROOF는 부피나 질량을 정확히 잴 도구가 없었던 19세기 이전 영국에서 나온 단위다. 영국인들은 물과 알콜 혼합액에 화약을 터뜨릴 때, 알콜농도가 어느 수준을 넘어서야만 불이 붙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불길이 일어나면 '알콜이라는 것이 입증됐다'는 뜻으로 "Proof!"라고 외쳤다.
이렇게 해서 영국에서는 농도 57.1%의 알콜이 100 PROOF로 규정됐다. 이것이 미국으로 건너가서는 좀 달라졌다. 미국인들은 복잡한 숫자 대신, 단순히 퍼센트 농도의 2배를 PROOF로 정해 버렸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50% 알콜이 100 PROOF가 됐다.
이후 프랑스인들은 이런 헷갈리는 PROOF를 아예 무시하고 자기네 와인에 막바로 %농도를 표기함으로써 이를 세계에 확산시켰으나, 아직도 버본을 비롯한 독주 메이커들 상당수는 여전히 PROOF 표기를 고집하고 있다. 그러므로 누군가 영국산 80 PROOF 위스키를 마셨다면 그는 우리 식으로 46도 짜리 위스키를, 미국산 80 PROOF 라면 40도 짜리 위스키를 마신 것이다.
보기힘든 새의 사체
새의 시체를 본 적이 있는가? 간혹 자동차에 부딪치거나 엽총에 맞아 '횡사'한 시체는 본 경험이 있을지 모르지만, 수명이 다 해 '자연사'한 새의 시체는 아마도 거의 보지 못했을 것이다.
왜 그럴까. 시골은 말할 것 없고, 도시에서도 근교로 조금만 나가면 우리는 쉽게 각양 각색의 새들을 볼 수 있다. 그 수많은 새들 모두가 언젠가는 죽을텐데, 왜 그들의 최후는 목격되지 않는 것일까. 혹시 야생 코끼리처럼 새들도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면 자기네만 아는 비밀의 장소를 찾아가는 것일까.
해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새들이 죽는데 장소를 가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죽자마자 그 시체는 다른 동물들의 먹이가 돼버린다. 고양이, 개, 쥐, 곤충, 심지어 박테리아에 이르기까지 순식간에 달려들어 크고 작은 새의 시체를 해치워 버리는 것이다. 미국의 한 생물학자는, 들판에서 막 숨을 거둔 새가 몸뚱어리의 대 부분을 잃는 데 한 시간이 채 안 걸렸으며, 24시간 이내 깃털만 남기고 사라졌다는 관찰기를 학계에 보고하기도 했다.
만약 철새들이 머나먼 대양을 건너는 도중 기력이 다해 떨어 져 죽는 일이 있다면, 그것도 시체를 볼 수 없는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여행하는 동안 잠시 내려 먹이를 구할 곳이 단 한 군데도 없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나 상정 할 수 있는 사례일 뿐이다. 병이 들어 날 힘이 없는 새들은 애초부터 앉은 자리에서 날개를 펴지도 않는다고 한다.
`밤새 마시는'맥주
젊은 시절 한번쯤은 '입 떼지 않고 맥주 1000㏄ 마시기' 같은 호기를 부려본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밤새도록 수십 병의 맥주를 먹었다는 주당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아무리 주량이 센 사람 이라고 해도 맥주 만큼 물을 마시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 그럴까.
맥주와 물은 몸에서 흡수되는 소화 메커니즘이 다르기 때문이 다. 식도를 지나 위에 이르는 단계까지는 둘 사이에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이후 물은 위벽에서 거의 흡수가 되지 않는다. 그냥 고여있으면서, 조금씩 십이지장을 거쳐 소장과 대장을 따라 내려간다. 그 과정에서 장벽을 통해서만 흡수가 이루어진다. 마시면 마실수록 배가 부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알콜은 위에서부터 즉각 흡수가 시작된다. 이때 알콜과 더불어 얼마간의 물도 함께 흡수된다. 또 맥주에 포함돼 있는 이산화탄소는 위벽을 자극해 위액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소화작용 을 도와준다. 뿐만 아니라 맥주의 주원료인 홉 성분은 침과 위액, 담즙 분비를 촉진시키며, 아울러 이뇨기능 까지 발휘한다. 정신만 말짱하게 견딜 수 있다면, 화장실을 왔다갔다하면서 그야말로 밤 새 마실 수도 있는 것이다.
테니스 스코어
테니스 경기에서는 스코어를 매길 때 1, 2, 3, 4라고 하지 않고 15, 30, 40, 게임(game) 이라고 한다. 0도 '제로(zero)'가 아니라 '러브 (love)'라고 부른다. 왜 이런 괴상한 방식을 쓰는 것일까?.
현대 테니스는 125년 전 북웨일스의 윙필드소령이라는 사람이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와 유사한 경기는 중세 유럽에서부터 있었다. 코트테니스 또는 리얼테니스라 불린 옛 테니스 게임이 채택한 스코어링 시스템은 '15, 30, 45, 게임' 방식이었다. 이 때는 세번째 포인트가 40이 아니라 15의 배수인 45였다. 한 포인트를 왜 15점 단위로 매겼는지는 명확지 않으나, 유럽인들의 천문학 선호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당시 천체를 관측할 때 쓰던 기구에 다리가 60도까지 벌어지는 콤파스(육분의)가 있었는데, 유럽인들은 이 6분의1 원의 개념을 테니스 경기에 적용했다. 한 경기를 6세트로 정함으로써, '60도 짜리 조각 6개를 맞추어 온전한 360도 원을 만드는 사람이 곧 승리자' 라는 논리를 만들었다. 각 세트는 다시 4게임으로 구성돼 있었으므로, 60 도 짜리 한 세트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15 도 짜리 조각 4개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후 언제부터인가 세번째 포인트인 45가 40으로 바뀌었는데, 이는 순전히 발음상의 편의 때문이었다. 심판이 스코어를 소리쳐 선언할 때 "45(fortyfive)"는 아무래도 불편하고 다른 숫자와 헷갈릴 우려도 있었다."45 대 30 (fortyfive-thirty)"와 "40 대 30(forty-thirty)"를 소리내 발음해보면 그 차이를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0을 "러브"라고 부르는 것은 '달걀'을 뜻하는 프랑스어 l'oeuf(뢰프) 에서 온 것으로 추측된다.
달리는 차에서 책읽기
달리는 차에서 책을 읽으면 왜 기분이 나빠질까. 이는 차멀미의 일종으로, 몸의 감각기관에 혼란이 일어나 생기는 현상이다. 우리가 서있거나 걸을 때 몸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것은 신체의 평형감각 기관들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평형감각의 3요소는 눈(시각), 세반고리관, 그리고 이석이다. 세반고리관과 이석은 모두 귀의 내부에 있는 기관들로, 몸이 앞뒤로 움직이거나 회전할 때 그 느낌을 뇌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눈에서 들어오는 시각 정보가 결합돼 평형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차에 탔을 때도 마찬가지. 차가 속도를 내거나 위아래로 진동할 때, 또는 커브를 돌 때 귓속 평형기관들은 이에 대한 반응을 뇌에 보낸다.
동시에 눈은 주변 정경의 움직임을 포착해 뇌로 보내준다. 이 정 보와 귓속 평형기관들의 반응이 일치해야 우리는 몸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그런데 책을 읽느라고 눈이 한 곳을 응시하고 있으면 평형감각 의 3요소 가운데 시각정보가 누락되게 된다. 자연히 뇌에서는 이들 정보를 취합하는 시스템에 혼란이 생겨, 메스꺼움이나 불쾌감 같은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하얀'담배연기?
재떨이에 놓아둔 담배, 즉 생담배가 타면서 나오는 연기는 색깔이 파란데, 깊이 들이마셨다 다시 내뱉는 연기는 하얗다. 대부분의 애연가들은 이를 보고 담배의 독한 성분을 폐가 다 빨아들였기 때문이라며 자책한다. 실제로 그럴까.
재떨이에서 혼자 타고 있는 담뱃잎에서 나오는 연기는 크기가 매우 작은 탄소성분의 미립자들이다. 이 미립자들은 지름이 빛의 파장과 엇비슷할 만큼 작다. 이런 미립자들을 빛이 통과할 때에는 가시광선의 7가지 색 가운데 파장이 짧은 청색계통 빛이 가장 강하게 산란된다. 그 때문에 우리 눈에 파란 빛으로 보이는 것이다. 공기 분자나 미세한 먼지밖에 없는 맑은 날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그러나 이 연기를 빨아들이면 몸 속의 수증기가 연기 미립자를 핵으로 삼아 뭉침으로써 아주 작은 물방울을 형성하게 된다. 입 밖으로 나온 이 입자들의 크기는 빛의 파장보다 조금 더 큰 정도. 그렇게 되면 청색광뿐 아니라 모든 파장의 빛이 작은 물방울들에 이리 저리 부딪히면서 반사돼 결과적으로 하얀 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하늘의 구름이 하얀 것과 같은 원리다.
물론, 담배연기의 광학적 메커니즘이 이렇다고 해서 흡연의 위험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니코틴이나 타르 같은 유해성분들이 몸에 흡수돼 마약과 다름없는 중독성과 폐암유발 등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영화 속 마차바퀴가 어떻게 보이는가는 이 각각의 정지사진에서 바퀴살의 위치가 어떻게 돼 있느냐에 달려있다. 가령 어떤 바퀴살이 있던 자리에 정확히 24분의1초 뒤 그 다음 바퀴살이 오고, 다시 24분의 1초 후에 그 다음 바퀴살이 온다면, 마차바퀴는 마치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만약 같은 주기에 다음 바퀴살이 앞 바퀴살이 있던 곳보다 조금 못미치는 곳에 도달하는 일이 반복될 경우, 그때는 거꾸로 도는 것처럼 비치게 될 것이다. 깜깜한 디스코 테크에서 번쩍번쩍하는 사이키조명을 받으며 춤추는 사람들의 동작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생각해보면 이 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전문적으로는 '스트로브(strobe·섬광) 효과'라고 부른다. 이 스트로브 효과를 이용한 장치에 '스트로보스코프 (Stroboscope)'라는 것이 있는데, 영사기도 실은 일종의 스트로보 스코프인셈이다. 스트로보스코프는 주기적으로 깜박이는 빛을 운동하는 물체에 비추어 회전속도나 진동주기를 측정하는 계기다. 물체의 운동주기가 조명의 점멸주기와 일치할 때, 또는 운동주기가 조명주기의 2배, 3배, 4배 등 정수배가 될 때 물체는 정지한 것처럼 보인다. 서로 주기가 조금이라도 다르면 실제보다 느리게 움직이거나 반대방향으로 도는 것처럼 보인다.
형광등 같은 일상 조명 역시 일종의 스트로보스코프라고 할 수 있다. 교류 전기는 1초에 60번 전류가 양극과 음극으로 바뀌는데, 그때마다 순간적으로 전류가 0 이 되면서 깜박이기 때문이다. 휘황한 조명을 받는 카지노의 룰렛이나 선풍기의 날개가 가끔 반대방향으로 도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 원리다.
1번없는 TV채널
TV채널에는 왜 1번이 없을까. TV채널은 정부가 배정한다. 전파끼리의 무분별한 섞임을 막기 위한 것이다. 현재 사용 가능한 TV채널은 VHF(초단파) 2∼13번, UHF(극초단파) 14∼83번까지 모두 82개다. VHF채널이 쓰는 주파수는 54∼216MHz(메가헤르츠), UHF채널이 사용하는 주파수는 470∼890MHz다. 각 채널에 할당되는 주파수 대역은 6MHz 씩이다. 예를 들어 채널2는 54∼60MHz, 채널9(KBS 1TV)는 186∼192MHz 의 주파수로 전파를 발사한다.
이같은 채널 배정방식은 미국식이다. 미국은 1941년부터 연방차원 에서 채널 배정을 시작했는데, 처음엔 채널1번이 있었다. 1번채널의 사 용주파수는 48∼54MHz였다. 그러다가 1948년 이 주파수를 이동통신, 아마추어무선, 무선전화, 실험방송국 등에 양보했다. 이 대역은 잡음이 많이 섞여 영상 전파신호를 송신하는 데는 다소 품질이 떨어지는 대역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61년 TV방송을 시작하면서 미국의 방식을 그대로 도입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아예 1번채널이 존재하지 않았다. 일본식은 미국식과 채널별 주파수대역도 좀 다르고, 1번채널도 있다.
참고로, 채널을 배정할 때는 바로 인접한 채널은 전파 간섭 염려가 있어 가급적 피한다. 그래서 7, 9, 11번 식으로 나간다. 그럼 SBS는 왜 7번(KBS2)과 이웃한 6번을 택했을까? 6번과 7번은 번호는 하나 차이지만 실은 무척멀리 떨어져 있는 채널이기 때문이다. 6번채널의 주파수대 역은 78∼84MHz인데, 7번은 다른 채널이 15개쯤 들어갈 만큼의 구간을 훌쩍 건너뛰어 174MHz부터 시작된다. 그 사이의 주파수, 즉 84∼174MHz 대역은 FM방송과 항공기교신 등에 사용된다.
TV채널 지역차이
7일자 '1번 없는 TV채널'을 읽고 많은 독자들이 또 다른 궁금증들을 물어왔다. 그중 가장 많은 질문이 '같은 방송국의 채널이 왜 지역마다 다르냐' 는 것이었다. KBS 1TV가 서울에서는 9번인데 서울만 벗어나면 번호가 바뀌고, 자동차 여행을 하다보면 라디오 채널이 뒤죽박죽이 돼 무슨 방송을 듣는지 알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TV가 사용하는 전파는 초단파(VHF) 또는 극초단파(UHF)다. 이처럼 파장이 짧은 전파는 직진성이 강하다. 높은 산이나 커다란 빌딩을 만나 면 구부러져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도로 튀어나온다. 방송국은 이런 장애물 때문에 생기는 난시청을 해소하기 위해 중계소를 설치한다. 중계소는 앞 전파를 받아 장애물 뒤로 넘기는데, 이때 채널을 바꾸어준다. 동일한 채널로 중계하면 앞전파와 새로 가다듬은 뒷전파가 섞여 품질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양쪽에서 같은 소리를 한꺼번에 내면 듣 는 사람이 불편해지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이렇게 해서 남산송신소를 9번으로 떠난 KBS1 채널은 관악산을 지날 때는 25번으로, 용문산을 넘을 때는 32번이 된다. 이런 중계소가 전국 에 4백개쯤 있으므로, 채널도 그만큼의 빈도로 바뀐다.
라디오 역시 FM의 경우는 TV와 같은 범위의 주파수를 쓰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 채널이 바뀐다. 하지만 파장이 비교적 긴 중파를 사용하는 AM방송은 전파가 웬만한 장애물을 구부러져 넘어가는 성질(회절성) 을 갖고 있기 때문에 FM만큼 많은 중계소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케이블TV와 공중파TV의 차이를 묻는 질문도 많았다. 케이블TV도 공중파TV와 비슷하게 54∼750MHz(메가헤르츠) 범위의 전파를 채널당 6MHz 씩 잘라 쓴다. 현재 사용가능한 채널은 110개다. 케이블TV 방송사는 수 십개채널을 하나의 전기신호로 묶어 유선을 통해 가입자 가정에 보내고, 가입자의 TV수상기는 이를 다시 분리해 원하는 채널을 골라 영상을 재현한다. 따라서 전파의 섞임을 막기 위해 인접채널 사용을 가급적 피하 는 공중파와 달리, 케이블TV는 다닥다닥 붙은 채널 분배가 가능한 것이다.
술의 돗수
"나 어젯밤에 80도짜리 양주 마셨어"하고 자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십중팔구 뭘 모르는 사람이다. 그 양주는 80도가 아니라 80 PROOF였을 것이다. 술이 독한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에는 도, %, PROOF가 있다. 이 가운데 '도'와 %는 같은 의미다. 25 도 짜리 소주는 알콜농도 25% 짜리 소주를 말한다. 이 소주의 용량이 100㎖라면 그중 25㎖가 알콜, 75㎖는 물이다.
PROOF는 부피나 질량을 정확히 잴 도구가 없었던 19세기 이전 영국에서 나온 단위다. 영국인들은 물과 알콜 혼합액에 화약을 터뜨릴 때, 알콜농도가 어느 수준을 넘어서야만 불이 붙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불길이 일어나면 '알콜이라는 것이 입증됐다'는 뜻으로 "Proof!"라고 외쳤다.
이렇게 해서 영국에서는 농도 57.1%의 알콜이 100 PROOF로 규정됐다. 이것이 미국으로 건너가서는 좀 달라졌다. 미국인들은 복잡한 숫자 대신, 단순히 퍼센트 농도의 2배를 PROOF로 정해 버렸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50% 알콜이 100 PROOF가 됐다.
이후 프랑스인들은 이런 헷갈리는 PROOF를 아예 무시하고 자기네 와인에 막바로 %농도를 표기함으로써 이를 세계에 확산시켰으나, 아직도 버본을 비롯한 독주 메이커들 상당수는 여전히 PROOF 표기를 고집하고 있다. 그러므로 누군가 영국산 80 PROOF 위스키를 마셨다면 그는 우리 식으로 46도 짜리 위스키를, 미국산 80 PROOF 라면 40도 짜리 위스키를 마신 것이다.
보기힘든 새의 사체
새의 시체를 본 적이 있는가? 간혹 자동차에 부딪치거나 엽총에 맞아 '횡사'한 시체는 본 경험이 있을지 모르지만, 수명이 다 해 '자연사'한 새의 시체는 아마도 거의 보지 못했을 것이다.
왜 그럴까. 시골은 말할 것 없고, 도시에서도 근교로 조금만 나가면 우리는 쉽게 각양 각색의 새들을 볼 수 있다. 그 수많은 새들 모두가 언젠가는 죽을텐데, 왜 그들의 최후는 목격되지 않는 것일까. 혹시 야생 코끼리처럼 새들도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면 자기네만 아는 비밀의 장소를 찾아가는 것일까.
해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새들이 죽는데 장소를 가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죽자마자 그 시체는 다른 동물들의 먹이가 돼버린다. 고양이, 개, 쥐, 곤충, 심지어 박테리아에 이르기까지 순식간에 달려들어 크고 작은 새의 시체를 해치워 버리는 것이다. 미국의 한 생물학자는, 들판에서 막 숨을 거둔 새가 몸뚱어리의 대 부분을 잃는 데 한 시간이 채 안 걸렸으며, 24시간 이내 깃털만 남기고 사라졌다는 관찰기를 학계에 보고하기도 했다.
만약 철새들이 머나먼 대양을 건너는 도중 기력이 다해 떨어 져 죽는 일이 있다면, 그것도 시체를 볼 수 없는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여행하는 동안 잠시 내려 먹이를 구할 곳이 단 한 군데도 없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나 상정 할 수 있는 사례일 뿐이다. 병이 들어 날 힘이 없는 새들은 애초부터 앉은 자리에서 날개를 펴지도 않는다고 한다.
`밤새 마시는'맥주
젊은 시절 한번쯤은 '입 떼지 않고 맥주 1000㏄ 마시기' 같은 호기를 부려본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밤새도록 수십 병의 맥주를 먹었다는 주당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아무리 주량이 센 사람 이라고 해도 맥주 만큼 물을 마시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 그럴까.
맥주와 물은 몸에서 흡수되는 소화 메커니즘이 다르기 때문이 다. 식도를 지나 위에 이르는 단계까지는 둘 사이에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이후 물은 위벽에서 거의 흡수가 되지 않는다. 그냥 고여있으면서, 조금씩 십이지장을 거쳐 소장과 대장을 따라 내려간다. 그 과정에서 장벽을 통해서만 흡수가 이루어진다. 마시면 마실수록 배가 부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알콜은 위에서부터 즉각 흡수가 시작된다. 이때 알콜과 더불어 얼마간의 물도 함께 흡수된다. 또 맥주에 포함돼 있는 이산화탄소는 위벽을 자극해 위액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소화작용 을 도와준다. 뿐만 아니라 맥주의 주원료인 홉 성분은 침과 위액, 담즙 분비를 촉진시키며, 아울러 이뇨기능 까지 발휘한다. 정신만 말짱하게 견딜 수 있다면, 화장실을 왔다갔다하면서 그야말로 밤 새 마실 수도 있는 것이다.
테니스 스코어
테니스 경기에서는 스코어를 매길 때 1, 2, 3, 4라고 하지 않고 15, 30, 40, 게임(game) 이라고 한다. 0도 '제로(zero)'가 아니라 '러브 (love)'라고 부른다. 왜 이런 괴상한 방식을 쓰는 것일까?.
현대 테니스는 125년 전 북웨일스의 윙필드소령이라는 사람이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와 유사한 경기는 중세 유럽에서부터 있었다. 코트테니스 또는 리얼테니스라 불린 옛 테니스 게임이 채택한 스코어링 시스템은 '15, 30, 45, 게임' 방식이었다. 이 때는 세번째 포인트가 40이 아니라 15의 배수인 45였다. 한 포인트를 왜 15점 단위로 매겼는지는 명확지 않으나, 유럽인들의 천문학 선호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당시 천체를 관측할 때 쓰던 기구에 다리가 60도까지 벌어지는 콤파스(육분의)가 있었는데, 유럽인들은 이 6분의1 원의 개념을 테니스 경기에 적용했다. 한 경기를 6세트로 정함으로써, '60도 짜리 조각 6개를 맞추어 온전한 360도 원을 만드는 사람이 곧 승리자' 라는 논리를 만들었다. 각 세트는 다시 4게임으로 구성돼 있었으므로, 60 도 짜리 한 세트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15 도 짜리 조각 4개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후 언제부터인가 세번째 포인트인 45가 40으로 바뀌었는데, 이는 순전히 발음상의 편의 때문이었다. 심판이 스코어를 소리쳐 선언할 때 "45(fortyfive)"는 아무래도 불편하고 다른 숫자와 헷갈릴 우려도 있었다."45 대 30 (fortyfive-thirty)"와 "40 대 30(forty-thirty)"를 소리내 발음해보면 그 차이를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0을 "러브"라고 부르는 것은 '달걀'을 뜻하는 프랑스어 l'oeuf(뢰프) 에서 온 것으로 추측된다.
달리는 차에서 책읽기
달리는 차에서 책을 읽으면 왜 기분이 나빠질까. 이는 차멀미의 일종으로, 몸의 감각기관에 혼란이 일어나 생기는 현상이다. 우리가 서있거나 걸을 때 몸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것은 신체의 평형감각 기관들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평형감각의 3요소는 눈(시각), 세반고리관, 그리고 이석이다. 세반고리관과 이석은 모두 귀의 내부에 있는 기관들로, 몸이 앞뒤로 움직이거나 회전할 때 그 느낌을 뇌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눈에서 들어오는 시각 정보가 결합돼 평형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차에 탔을 때도 마찬가지. 차가 속도를 내거나 위아래로 진동할 때, 또는 커브를 돌 때 귓속 평형기관들은 이에 대한 반응을 뇌에 보낸다.
동시에 눈은 주변 정경의 움직임을 포착해 뇌로 보내준다. 이 정 보와 귓속 평형기관들의 반응이 일치해야 우리는 몸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그런데 책을 읽느라고 눈이 한 곳을 응시하고 있으면 평형감각 의 3요소 가운데 시각정보가 누락되게 된다. 자연히 뇌에서는 이들 정보를 취합하는 시스템에 혼란이 생겨, 메스꺼움이나 불쾌감 같은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하얀'담배연기?
재떨이에 놓아둔 담배, 즉 생담배가 타면서 나오는 연기는 색깔이 파란데, 깊이 들이마셨다 다시 내뱉는 연기는 하얗다. 대부분의 애연가들은 이를 보고 담배의 독한 성분을 폐가 다 빨아들였기 때문이라며 자책한다. 실제로 그럴까.
재떨이에서 혼자 타고 있는 담뱃잎에서 나오는 연기는 크기가 매우 작은 탄소성분의 미립자들이다. 이 미립자들은 지름이 빛의 파장과 엇비슷할 만큼 작다. 이런 미립자들을 빛이 통과할 때에는 가시광선의 7가지 색 가운데 파장이 짧은 청색계통 빛이 가장 강하게 산란된다. 그 때문에 우리 눈에 파란 빛으로 보이는 것이다. 공기 분자나 미세한 먼지밖에 없는 맑은 날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그러나 이 연기를 빨아들이면 몸 속의 수증기가 연기 미립자를 핵으로 삼아 뭉침으로써 아주 작은 물방울을 형성하게 된다. 입 밖으로 나온 이 입자들의 크기는 빛의 파장보다 조금 더 큰 정도. 그렇게 되면 청색광뿐 아니라 모든 파장의 빛이 작은 물방울들에 이리 저리 부딪히면서 반사돼 결과적으로 하얀 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하늘의 구름이 하얀 것과 같은 원리다.
물론, 담배연기의 광학적 메커니즘이 이렇다고 해서 흡연의 위험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니코틴이나 타르 같은 유해성분들이 몸에 흡수돼 마약과 다름없는 중독성과 폐암유발 등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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