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전과 장사
예루살렘 성전에 들어가신 예수님은 기겁을 하십니다.
성전이 하느님을 만나는 기도의 집이 아니라 장사치들이 돈 벌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장터로 변한 것이었습니다.
성전 마당 가운데는 이방인들이 들어갈 수 있는 ‘이방인 구역’이 있는데 여기에서 상행위가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성전 밖도 아니고 성전 안에서 날강도 같은 짓들이 이루어지고 있으니 분개할 만도 하십니다.
성전과 장사는 물과 기름처럼 서로 어울릴 수 없습니다.
성전은 희생제물을 드리며 기도하는 곳이고, 장사는 물건을 팔아 이윤을 남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성전은 희생이요, 장사는 이윤’입니다.
오늘날 성당에서도 카페, 성물, 우리농산물, 바자회 등 많은 장사를 합니다.
봉사자들의 희생으로 이윤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과연 그 이윤은 정당한 것인지?
혹시라도 억지로 강요된 것은 아닌지?
더 나아가 성전 밖에서 하느님의 이름으로 모인 사람들이 감히 장사하며 이윤을 챙기고 있는 집단은 없는지? 돌아봐야겠습니다.
예수님께서 또다시 정화하시기 전에 스스로 정화해야겠습니다.
예수님은 성전이 세속화되는 것을 혐오하셨고 나누고 섬기며 기도하는 집이 되기를 바라셨습니다.
- 김영욱 신부(인천교구 숭의동성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