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 기준 10만 달러로 낮추면 70억 달러 절감
캐나다인 75% 연금 제도 개편 찬성 기준 강화 목소리
재정 적자 해결책 부상 연방 정부는 신중한 태도 유지
UBC 폴 커쇼 교수가 연방 정부의 780억 달러 재정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고소득 은퇴자에게 지급하는 노령보장연금(OAS) 기준을 대폭 낮춰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자산이 넉넉한 은퇴층에게까지 연금을 주는 현행 제도가 세금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밴쿠버 한인 사회에서도 이번 제안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평생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며 노후를 준비해온 한인 자영업자와 전문직 은퇴자들은 10만 달러로 기준을 낮추는 것이 중산층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OAS와 소득보장보조금(GIS)에 의존해 힘겹게 생활하는 저소득 한인 노인들은 연간 5,000달러의 추가 지원금이 지급된다면 실질적인 생계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커쇼 교수는 현재 OAS 수령액이 줄어들기 시작하는 소득 상한선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짚었다. 지금은 은퇴한 부부의 연간 소득이 18만 5,000달러에 달해도 약 1만 8,000달러의 연금을 감액 없이 전액 받을 수 있다. 이처럼 느슨한 규정 때문에 고소득을 이유로 연금 대상에서 제외되는 노인은 전체의 4%에 불과한 실정이다. 커쇼 교수는 OAS 지출이 빠르게 늘어나며 정부 적자를 키우는 몸통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 코(Research Co.)의 조사 결과에서도 제도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응답자의 75%가 연금 제도 손질에 동의했으며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은퇴한 연령대에서도 4명 중 3명이 개편안을 지지했다. 특히 응답자의 70%는 연 소득 10만 달러 이상인 은퇴자에게는 연금 지급액을 줄여야 한다는 구체적인 의견을 냈다. 가구 소득 기준을 현행 18만 5,000달러에서 10만 달러로 낮출 경우 매년 약 70억 달러를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커쇼 교수는 연금 제도를 전반적으로 개편해 매년 최대 200억 달러의 재원을 확보한다면 사회적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확보한 예산으로 저소득 노인 1명당 5,000달러를 추가 지원하면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주택과 대학교육에 대한 정부 투자를 두 배로 늘리고 보육 지원 예산도 50% 증액할 수 있는 규모다.
연방 재무부는 연금 개편 여부에 대해 확답을 피하면서도 노인 복지 투자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재택 돌봄과 장기 요양 시설 확충, 의료 인력 확보에 자금을 투입해 왔다. 아울러 75세 이상 노인의 노령보장연금을 10% 인상해 2025년 기준 완전 연금 수급자에게 연간 약 880달러를 추가로 지급하며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체크포인트 · 이것만은 꼭]
한인 중산층 은퇴자들은 이번 연금 개편 논의를 주시해야 한다. 정부가 10만 달러 선으로 지급 기준을 낮춘다면 개인연금이나 투자 소득이 있는 많은 한인 가정이 연금 감액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특히 한국에 자산이나 연금 수입이 있는 경우 캐나다 국세청 신고 소득과 합산되어 연금 수령액이 깎일 가능성이 크다. 절세 혜택이 있는 비과세저축계좌(TFSA)를 활용해 소득으로 잡히지 않는 인출 전략을 미리 세우고 전문가와 함께 은퇴 설계 전반을 선제적으로 재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