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적인 꽃향기 속에서(529) – 이질풀 외
이질풀
2025년 8월 26일(화) 외, 맑음
이질풀은 쥐손이풀 종류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하다. 산업 활동으로 대기와 토양이
오염되지 않고, 땅이 메마르지 않는 한적한 곳에서만 산다. 우리나라에서는 잡초라고 할
만큼 그리 흔치 않다는 뜻이다. 다른 종은 아예 해발고도가 높은 산지나 깊숙한 야산 같은
인간 간섭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만 산다.
이질풀은 여러해살이고, 연중 생육기간이 9개월(3~11월) 정도로 긴 편이다. 한반도에서는
중부 이남에 주로 분포하고, 남부지역일수록 더 자주 나타나는 난온대 지역이 분포중심이다.
평양을 포함한 북부지역에는 분포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이질풀의 꽃은 홍자색과 흰색 2종류가 있다. 홍자색 꽃이 흔하지만 중부내륙에서
종종 흰색 꽃이 피는 개체를 만난다.
『당시삼백수(唐詩三百首)』에서 몇 수 골라 함께 올린다.
『당시삼백수(唐詩三百首)』는 청나라 건륭제 때 손수(孫洙, 1711~1778)가 편찬한 당시 선집이다.
236. 관작루에 올라(登鸛雀樓)
왕지환(王之渙)
해는 산 너머로 지고
황하는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눈 들어 천 리를 바라보려
다시 누각을 한 층 더 올라가네
白日依山盡
黃河入海流
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
주) 집평(集評)의 일부다.
대개 높은 곳에 올라가 묘사하는 작품은 일체를 포괄하는 경개를 귀하게 여긴다.
앞의 두 구는 산하의 勝景을 묘사하였다.
웅건함과 광활함이 두루 갖춰져 이미 제목의 역량과 같이 다 그려내었는데, 뒤의 두 구는
다시 갑옷을 꿰뚫고 남을 만큼 굳세다.
스무 글자 가운데 천 리의 기세 한 폭이 담겨 있다.
동시대의 시인이었던 暢當 역시 〈登鸛雀樓〉 五言詩에 이르기를 “멀리 날아가는 새를
바라보니, 높이 인간 세상을 벗어났구나. 하늘의 형세 평야를 에워싸고, 강은 끊어진 산으로
흘러 들어가네.[逈臨飛鳥上 高出世塵間 天勢圍平野 河流入斷山]”라 하였으니, 왕지환의
시와 창당의 시 두 수의 功力이 모두 대적할 만하다.
237. 영철을 보내며(送靈澈)
유장경(劉長卿)
짙푸른 죽림사
아련한 저물녘의 종소리
연잎 삿갓에 비낀 석양을 받으며
저 멀리 청산으로 홀로 간다
蒼蒼竹林寺
杳杳鐘聲晩
荷笠帶斜陽
靑山獨歸遠
주) 집평(集評)이다.
ㅇ 날이 저물면 종이 울리고 해가 기울어 이별을 하는데, 종소리가 울려도 도착하지 못한 것
은 산이 멀기 때문이다.
ㅇ 네 구가 순전히 景만을 묘사하고 있지만 山寺로 승려가 돌아감에 시원스럽게 속세를 벗어
난 운치가 넘친다. 고승의 정신과 모습이 붓끝에서 솟아나니 진실로 詩中有畫라 할 수 있다.
238. 거문고를 타다(彈琴)
유장경(劉長卿)
칠현금 위로 넘실거리는 소리
조용히 들으니 솔바람 차겁구나
옛 노래 절로 사랑스럽건만
요즘 사람 다 타지 않는구나
泠泠七弦上
靜聽松風寒
古調雖自愛
今人多不彈
쥐손이풀
꼬리조팝나무
239. 上人을 전송하며(送上人)
유장경(劉長卿)
한 조각 구름은 들의 학과 함께하니
어찌 인간 세상에 머물겠는가
沃洲山을 구하지 마시오
지금 사람들 이미 알고 있는 곳이라오
孤雲將野鶴
豈向人間住
莫買沃洲山
時人已知處
주1) 역자 주이다.
ㅇ ‘上人’은 승려에 대한 존칭으로 여기서는 유장경의 벗인 ‘靈澈’을 지칭한다.
주2) 집평(集評)이다.
ㅇ 〈이 시에는〉 ‘뽕나무 아래에서 삼 일 밤을 묵으면 이미 그 더딘 것을 의심한다.’는 뜻이
있는데 대개 이를 풍자한 것이다.
ㅇ 진실로 은거하려는 자는 굳세고 차분한 지조를 귀하게 여기니, 어찌 종남산에 은거하는
것을 첩경으로 여겨 거짓으로 은거하겠는가.
이 시의 ‘莫買沃洲山 時人已知處’ 구와 배적의 〈送崔九〉의 ‘莫學武陵人 暫遊桃源裏’는
모두 은거를 사칭하는 자에게 頂門一針을 놓은 것이다.
외모를 꾸미고 뜻을 자랑한다면 다만 단장과 화장을 일삼는 것일 뿐이다.
나팔꽃
이질풀
새박
쥐손이풀
첫댓글 언젠가 한뿌리 옮겨온 이질풀의 생명력 대단합니다. 화단 구석구석 파고들어 잡초처럼 뽑혀도 얼굴을 빼콤 내미는 녀석이지요. 보면 귀엽고 번지는 모습은 아쉬운 녀석입니다.ㅎ
같은 과여서 그런지 이질풀 있는 곳에 쥐손이풀도 군락을 이룹니다.
그럼에도 그 자생지는 귀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