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버지니아주 노포크시에 있는 맥아더 기념관을 취재했습니다. 맥아더 기념관 사료실장 제임스 조벨씨를
3시간 가까이 인터뷰한 결과가 오늘자(9월15일자) 우리 신문에 실렸습니다. 맥아더가 1950년 9월15일 인천상륙작전을 한 지 꼭
55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맥아더 기념관 입구의 맥아더
동상.
뒷 건물이 맥아더 기념관이며, 1800년대 초에 지어진 웅장한
석조건물이다.>>
인천에 있는 맥아더 장군의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시위는, 조벨씨의 말대로 "참으로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운" 일입니다. 우리는 맥아더를 '자유 대한을 공산침략에서 구한 은인'으로 알아왔고, 그렇게 배웠습니다. 인천상륙작전은 국군이 낙동강까지
밀려 국토의 한쪽 구석 귀트머리만을 붙잡고 생존의 마지막 기로에 서 있을때, 한국전쟁의 양상을 일거에 바꾼 세계사적
군사작전이라고 배웠습니다.
1957년 인천 바닷가, 바로 55년전 인천상륙작전이 감행되던 그 자리에 시민의 성금으로 세워진
맥아더의 동상은, 그런 자유를 지켜준 위대한 군인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자, 자유의 가치를 상징하는 기념물로
여겨왔습니다.
<<맥아더 기념관 사료실에 보관돼 있는 1957년 9월 15일 인천
맥아더장군 동상 제막식 당시의 행사팜플렛과, 기념관에 전시된 맥아더의 또다른 동상. 인천의 동상과 똑같은 것으로,
인천 동상 건립당시 한국에서 보내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날, 아니 최근 1~2년 사이에 그 가치관을 송두리채 부정하는 주장들이 횡행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맥아더를 '양민학살을 지시한 살인마'라 하고, 200만명이 숨진 6.25 전쟁을 '통일 내전'이라고 합니다. 맥아더와 미국이 쓸
데없이 남의 나라 통일전쟁에 개입해 '몇달이면 끝날 전쟁이 3년이나 끌었고, 수백만명이 숨졌다'고 합니다.
그들의 주장이 맞다면 지난 40년, 우리는 무엇을 배워왔을까요? 우리가 배워온, 그리고 우리가 믿어온
모든 역사적 사실들은 다 거짓이었다는 말인가요? 기자가 대학교에 다니던 1980년대에는 브루스 커밍스라는 미국 역사학자가 쓴
'한국전쟁의 기원'이라는 책이 필독서였습니다. 한마디로 6.25는 북한 김일성의 일방적 침공이 아닌 미국의 남침유도도 일어난
전쟁이라는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너무나 엄청난 '새로운 발견'이어서 다들 큰 충격을 받았고, 그 영향은 이후 소련이 무너질 때까지
10여년 동안 한국사회를 좌파이념으로 물들여 가는데 공헌했습니다.
소련이 무너지고 동구가 민주화되면서 6.25 전쟁에 관한 수많은 실증적 사료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젠 한국전쟁의 기원에 관한 커밍스식의 '수정주의' 사관은 근거가 없다는 것이 역사적 자료로 입증됐고 논쟁이 끝난지도 오래입니다.
6.25는 김일성이 스탈린과 모택동에게 애걸해 얻어낸 군사지원으로 일방적으로 감행한 남침일 뿐입니다. 그런데 그런 수정주의 사관이 아직도
한국에서 횡행하고 통하는 것이 "이상하고 놀랍다"는게 조벨씨의 말입니다.
<<맥아더 기념관의 한 부분인 '맥아더 박물관'의 한국전 관련실.
태극기와 인공기, 한반도 축소모형이 걸려있고, 벽면에는 한국전의 전개양상이 주요 사건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우리 정부,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태도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반미면 어때?"라는 노
대통령의 대미관은 이미 끊임없이 많은 논란을 불러왔지만, 최근 맥아더 동상 철거주장에 대한 반응은 사실 그
백미에 속합니다.
노 대통령은 맥아더 동상 "철거" 자체에는 반대한다면서도, 그 이유가 이상합니다. "동상을
그대로 두고 역사로서 존중하고, 나쁜 건 나쁜대로, 좋은 것은 좋은대로 기억" 해야 한다(9월14일)라고 했습니다. 지난 8월23일에는 이런
말도 했습니다.
"왜 그 동상을 꼭 철거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중략) 세계에는 사람들이 자기 스스로가
생각하는 자기의 세계가 있지만, 함께 어우러져 있는 질서가 있고, 또 세계 정치의 현실이라는 것은 우리가 적절하게 타협하고 수용해야 될 질서가
있고, 또 어떤 일이 있어도 거역해야 될 질서가 있다”
"로마시대는 로마가 반드시 정당하기 때문이 아니라, 로마가 힘을 갖고, 세계 질서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로마 치하의 모든 국가는 로마적 질서속에 타협할 만큼 했고, 중국의 패권질서도 우리가 중국의 속국으로 조공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현실을
적절하게 타협하고 수용하는 방법으로 그 질서에서 살아온 것"이다.
설명은 길고 장황하지만, 노 대통령은 끝까지 "맥아더는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켜준 사람"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 그렇게 학교에서 배웠고, 우리 정부는 검인정 교과서를 통해 지금도
그렇게 가르치고 있는데, 대통령은 그 말을 피해갔습니다.
역사에는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있다면서도, 정작 맥아더 동상과 관련해서는 무엇이 좋은 것이고 나쁜
것인지를 말하지 않았습니다. 노 대통령의 말은 "싫더라도 힘의 현실상 타협해야 할 것"이라는 인상을 줍니다.
<<1957년 인천 맥아더 동상 제막식 팜플렛의 첫 표지를 넘기면 이 사진이
나온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이 하두 이상하고 혼란스러워서인지 말이 길어졌습니다.
다음은 어제 썼지만 지면사정상 들어가지 않은, 맥아더 기념관에 대한 기사에 약간을 보충한
것입니다.
<맥아더 기념관은 워싱턴에서 차로 3시간 반 거리인 버지니아주 남쪽의 군항(軍港)도시 노포크
중심가에 있다. 맥아더는 역시 미군 장성이었던 아버지 때문에 아칸사주에서 태어났으나, 어머니의 출생지인 이곳 노포크시에 자주 들렀고 고향으로
생각했다.
이에 노포크 시장은 1960년, 미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인중 한명이자 가장 논란을
불러일으킨 인물의 기념관을 유치하기 위해 19세기 지어진 유서깊은 옛 시청 석조건물을 기념관으로 제공했다. 맥아더는 이를
받아들였고, 자신과 관련된 모든 개인자료와 소장품, 기록물을 제공했다.
기념관은 1964년 1월26일, 맥아더가 84세로 숨지기 3개월 전에 개관했으나 맥아더 자신은
병환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맥아더 부부의 무덤이 기념관내 입구에 있는데, 공교롭게도 맥아더가 이곳에 뭍힌 날(1964년 4월11일)은
정확히 13 년전 트루먼 대통령에 의해 유엔군 총사령관직에서 해임되던 날과 같다. 또 2000년 1월22일 사망한 맥아더의 부인 쟌
페어클로스 맥아더는 그 나흘 뒤인 1월26일 남편 곁에 묻혔는데, 그 날은 1880년 1월26일 맥아더의 출생일과
같다.
<<왼쪽은 트루먼 대통령이 맥아더에게 내린 1951년 4월11일자
유엔군 총사령관직 해임명령서. '극비'라는 붉은 도장이 찍혀있다. 오른쪽은 맥아더 기념관 현관에 있는 맥아더 장군 부부의
무덤>>
현재 기념관은 박물관과 사료실, 기록영화 상영실, 기념품점 등 4개 건물로 이뤄져 있으며,
200만점의 문서와 수십만점의 사진, 500여개의 기록영화 필름이 보관돼 있다. 1880년 맥아더의 출생부터 1964년 사망때까지 84년의
일생이 박물관 1, 2층에 걸쳐 사진과 기록물, 설명과 함께 파노라마로 꾸며져 있다.
한국전 관련실은 가장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박물관 1층 입구쪽에 있다. 태극기와
인공기, 한반도 입체모형과 함께, 한국전의 발발에서부터 직위해제되던 1951년 4월까지의 과정이 일목요연하게 전시·정리돼 있다. 또 현재
철거논쟁의 대상이 된 인천의 맥아더 동상과 똑같은, 어린아이 크기만한 축소동상이 서 있다. 기념관측은 “1957년 인천의 동상건립 때
한국측에서 보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인들도 매년 200명 정도가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시는 기념관이 있는 일대를 아예 ‘맥아더 스퀘어’로 지명을 매겨놓았다. 주변의 거리와 건물 벽에는 미
역사상 다섯명뿐인 오성(五星)장군 중 한명인 맥아더를 상징하는 다섯개의 별이 곳곳에 박혀있다.
위 자료는 자유를 사랑하는 맥아더원수의 인천상육작전의 참된 진실이 무었인가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이기에 역사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어 복사해 올립니다.
오늘 맥아더장운 기념사업회 상임대표 이 헌기 전 노동부 장관 주관하에 개최된 개회사에서 "un 참전국의 젊은 피에
보답하고 우리 젊은이들에게 올바른 역사적 사실을 인식시키기 위해 이자리에 나서게 됐다는" 화두의 의미를, 대회를 뜻있게 바라보는
사람이나,6.25 동란에 대한 역사성을 잘못 이해하고있는 모든이들에게 위 글이 읽혀지기를 바라면서, 기념행사에 참여하신 많은 애국 국민 여려분과
행사주체자 여려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위 귀중한 역사적 자료를 주인되시는 분께 허락도 없이 복사한데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2006.9.16.ho52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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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구하라 그러면 받을 것이다.기적은 지금도 일어난다.시기 적절한 자료 .정성을 드린 편집.대기자 탄생.택배를 청합니다.
"Welcome to my world" 의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맥아더 원수의 전기를 실감나게 봅니다. 강호님 감사합니다
강호님 정말 잘 보고 갑니다 상세하게 잘 쓰셨내요 감사합니다
이강호님 놀랍게도 자료와 멘트등 너무 좋아요.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