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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선(웹진 [보다] 편집장)님의 앨범리뷰
낯선 사람들은 범상치 않은 팀이었다. 보컬 혼성 그룹이라는 독특한 구성도 그랬지만, 재즈를 바탕으로 한 음악 역시 마찬가지였다. 비록 많은 이들의 눈과 귀는 독특한 목소리의 소유자였던 이소라에게 집중됐지만, 낯선 사람들을 이끌며 곡을 만들고 각각의 목소리를 조율했던 건 리더 고찬용이었다. 첫 앨범 발표 뒤 이소라는 팀을 떠났지만 흔들리지 않고 첫 앨범만큼 탄탄한 두 번째 앨범을 만들 수 있었던 데는 고찬용이라는 듬직한 중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1990년 열린 제2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고찬용이 '거리풍경'이란 노래로 대상을 수상한 순간, 이미 그의 재능이나 음악적 방향은 예견되어있던 건지도 모른다. 그는 조규찬과 유희열 사이에서 대상을 수상한 재능 있는 신인 음악인이었고, '거리풍경'에서 들려준 독특한 화성과 리듬을 계속해서 자신의 음악에 담아온 확고한 색깔의 음악인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재능 있는 음악인의 활동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는 솔로 활동 대신 하나음악의 구성원으로 낯선 사람들이라는 보컬 혼성 그룹을 택했고, 조규찬과 유희열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요계의 중추적인 인물로 성장하는 동안에는 오랜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언제부턴가는 그저 풍문으로 떠도는 '숨은 고수' 정도의 이미지로 이야기되어가고 있었다.
낯선 사람들 이후 10년 만에 개인 앨범 [After 10 Years Absence]를 발표했지만 적은 수의 애호가들을 제외하곤 거의 조명을 받지 못했다. 홍보를 해줄 회사도 없었고, 하나음악(푸른곰팡이)의 식구답게(?) 먼저 나서서 자신을 알리려고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음악만은 진짜였다. 그가 '거리풍경'으로 대상을 수상했을 때의 재능과 기대 모두를 이 앨범은 충족시켜줬다. 그리고, 다시 6년이 흘렀다.
상황은 달라져있다. 첫 앨범을 발표했을 때 거의 명맥이 끊겨있던 하나음악은 푸른곰팡이로 이름을 바꾸고 좀 더 체계적인 지원을 할 수 있게 됐고, 과거의 하나음악을 그리워하고 찾는 이들의 수도 더 많아졌다. 좀 더 좋아진 상황에서 고찬용은 온전히 자신의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거리풍경'은 고찬용 자신에게도 중요한 노래인데, 이 노래부터 이미 그의 음악적 지향점은 정해져 있었고 자신의 스타일을 확립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6년 만에 발표한 두 번째 앨범 [Look Back] 역시 '고찬용스러운' 음악들로 가득 차있다. 이 새 앨범에 쏟아지는 찬사는 그가 굉장히 신선한 것을 해냈다기보다는 자신이 해오던 것을 가지고 여전히 잘했기 때문에 따라오는 것이다. 고찬용이란 이름을 떠올릴 때 자연스레 연상되는 재즈와 팝의 경계, 쉽게 따라잡기 어려운 멜로디, 그 위에서 마치 스캣처럼 흥얼거리는 목소리가 새 앨범에서도 여전히 풍성하게 펼쳐진다. 하지만 왠지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이 모든 것들이 부담감 없이 조화롭게 다가온다. 그저 고찬용이 내는 목소리를 따라가고, 뒤에서 깔리는 리듬을 느끼다 보면 앨범은 어느샌가 한 바퀴가 돌아가 있다.
그가 1990년에 '거리풍경'을 불렀을 때 그는 신선하고 특별한 존재였지만 2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더 이상 신선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그는 과거의 신선했던 것을 가지고 이제 더 능숙하고 숙련된 기술로 꾸밀 수 있게 됐다. 우리는 보통 이런 이들을 가리켜 '장인'이라 부른다. 이것은 장인의 음악이다.
첫댓글 '이 달의 앨범'이 '올해의 앨범'이 되고, 결국 '대한민국의 명반'이 되는 과정으로!
기분 좋습니다!!
그러다가 궁극에는 '세계적인 명반'으로다. ㅋㅋ
캬아~~~~~ 장인~~!!!!! 너무 멋지십니다.... 뿌듯!!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