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같은 노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다른 분위기
로 부른 세명의 가수가 있습니다.
양희은씨는 담백하고 달관한 듯 부르시고, 이은미씨는
서정적인 목소리를 들려주고요.
마지막 조수미씨는 넘치는 기교로 노래를 들려줍니다.
https://youtu.be/4JVFIWKq79g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_양희은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될 수 있을까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
도무지 알 수 없는 한가지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 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사랑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이 세상도
끝나고 날 위해 빛나던 모든 것도 그 빛을
잃어버려 누구나 사는 동안에 한번
잊지 못할 사람을 만나고 잊지 못할
이별도 하지 도무지 알수 없는 한가지
사람을 사랑한다는 그 일 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사랑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이 세상도
끝나고 날 위해 빛나던 모든 것도
그 빛을 잃어버려 누구나 사는 동안에
한번 잊지 못할 사람을 만나고 잊지 못할
사람을 사랑한다는 그 일 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MBC 듀엣 가요제에서 자우림의 김윤아와 듀엣파트너인
채보훈이 같이 부르기도 했었죠. 또
포르투칼의 bevinda는 Ja esta(이젠 됐어요)란 곡으로
번안해서 부르기도 해서 다양한 버전이 있습니다.
포르투갈의 애잔하고 쓸쓸한 음악인 파두(fado)의
정서와 잘 어울리는 곡으로 생각되어 선곡했다고...
방송 '비긴어게인 2'속 김윤아 때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https://youtu.be/i8a2b6cbe2g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풍경은 무엇일까요?
혼자 밥 먹는일이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산중의 늦은
'아침'을 차리며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를 흥얼거립니다.
'도무지 알 수 없는 한가지이/ 사람을 사라앙하게 되는
일/ 참 쓸쓸한 일인 거엇 같아~' 자꾸 반복하다 쓸쩍
가사를 바꿔 부릅니다.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을
'나 홀로 밥을 차려 먹는 일'로 말이지요.
사실 따지고 보면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사랑하지 않거
나 쓸쓸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구체적인가, 막막
한가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요.
그런데 혼자 밥 먹는 일은 이 두 가지 쓸쓸함이 동시에
작용합니다. 그리하여 대개는 점심 약속이라도 미리
잡아놓지 않으면 극도의 소외감에 시달립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혼자 밥 먹는 시간보다 더 소중한
시간도 없습니다.
산중에 홀로 밥상을 차리다 보면 자연스레 '1식3찬' 정
도의 소식을 하게 되는데, 늘 보던 밥알도 더 선명하게
보이고 산나물 반찬의 출처까지 훤하게 보입니다.
말하자면 혼자 밥 먹는 일이 일종의 명상이 되는 것이
지요.
마치 '이 음식은 어디서 왔는가. 내 덕행으로 받기가 부
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육신을 지탱하는 약으
로 알아 보리를 이루고자 공양을 받습니다'라는 실상사
공양간의 게송처럼 말이지요.
- 이원규,『지리산 편지』중 잔치국수 한 그릇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전문
혼자 먹는 밥은 쓸쓸하다
숟가락 하나
놋젓가락 둘
그 불빛 속
딸그락거리는 소리
그릇 씻어 엎다 보니
무덤과 밥그릇이 닮아 있다
우리 生에서 몇 번이나 이 빈 그릇
엎었다
되집을 수 있을까
창문으로 얼비쳐 드는 저 그믐달
방금 깨진 접시 하나.
- 송수권, <혼자 먹는 밥> 전문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혼자 밥을 먹는 것도
쓸쓸하면, 사랑하지 않고 여럿이 밥을 먹으면
그 반대가 될 수 있는가?
사랑한 후의 이별이 쓸쓸한 것이고
여럿이 밥을 먹으면 막연한 쓸쓸함은
없을 것 같다.
가끔 외로움이 그리울 때가 있다.
한 겨울 눈 내린 산 중의 하얀 눈밭에서
아침을 준비하여 먹을 때다. 이 때의 혼자 먹는
밥은 온 세상의 눈을 반찬 삼아 먹게 된다.
뱃속까지 시원하게 정화되는 느낌에 외로움이
즐겁다. 혼자 온전히 즐길수 있으미 또한 기쁘다.
문득 독락(獨樂, 외로움을 즐기다)한 한 여성이
떠오릅니다. 15년 동안 단일 작품에만 몰두하느라
친구들 사이에서 '성보암 최보살'이라 불리던 여자.
유언을 묻는 가족의 물음에 "혼불 하나면 됩니다.
아름다운 세상, 잘 살고 갑니다"는 간곡한 인사를
남기고 간 최명희 작가.
1998년 12월 11일. 향년 51세. 영면(永眠)에 들다.
나는 몰랐어요.
자식들 귀찮게 한다고 말씀하시며, 전화드릴 때마다
'오지 마라, 올 필요 없다'하시던 일흔다섯의 아버님의
진심을 스물여섯살의 어린새댁이던 나는 정말몰랐어요.
'오지 마라'는 말씀이 '보고 싶다'는 말씀의 다른 표현이
라는 것을. 하지만 막상 고집을 부려 찾아뵈면 한껏 반
기며 내밀어 주시는 누룽지 맛 사탕 한 알. 이젠 그 구
수한 맛을 알 것 같아요.
당신은 아셨나요?
나는 몰랐어요.
흰머리 주름투성이 할머니가 된 오드리 헵번의 사진을
보고 사람들이 왜 아름답다고 하는지를. 하지만 어느
순간 부터 제 눈에도 기아(飢餓)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의 아이를 안고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가 <로마의
휴일>에서의 공주보다 더 아름답게 보였답니다.
마음의 잣대를 새롭게 세워 준 것은 인생이
우리에게 준 값진 선물임이 분명하지요?
이제는 알아야겠습니다. 아니 알 것 같습니다.
상처가 아물면 새살이 돋아난다는 것을.
오늘 할 말을 내일로 미뤄야 할 때도 있다는 것을
비판의 시선은 남보다는 나를 먼저 향해야 한다는 것을.
취(取)하는 것보다 버리는(捨) 것이 더 중요할 때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세월에 따라 변해야 할 것도 많지만
절대 변하지 말아야 할 것도 많다는 것을.
모든게 다 인생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랍니다.
감사히 받아야 할 귀중한 선물입니다.
_브런치_<서향이 살아가는 이야기>중
내게 세월을 돌려준다하면 편에서 발취
https://youtu.be/iAXbAiL_c_Y
인생의 선물
_양희은
봄산에 피는 꽃이 그리도 그리도 고울줄이야
나이가 들기 전엔 정말로 정말로 몰랐네
봄산에 지는 봄이 그리도 그리도 고울줄이야
나이가 들기 전엔 정말로 생각을 못했네
만약에 누군가가 네게 다시 세월을 돌려준다 하더라도
웃으면서 조용하게 싫다고 말을 할 테야
다시 또 알 수 없는 안개빛 같은 젊음이라면
생각만 해도 힘이 드니까 나이 든 지금이 더 좋아
그것이 인생이란 비밀 그것이 인생이 준 고마운 선물
정말 나이가 들기 전에는 알 수 없는게 있습니다.
아마 "부모님 마음"은 나이가 들고 자식을 키워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 중에 하나일 겁니다.
또 하나는 다른 종류의 아름다움에 눈 뜨는 것이지 않을까요.
헌신하는 아름다움... 우리것의 아름다움...
으레 피는 들꽃의 아름다움...
그리고 오랫동안 곁을 지켜준 사람의 아름다움...
https://youtu.be/8rWuQI9ljsY
양희은 노래(feat. 김규리) "엄마가 딸에게"
"내가만일"의 작곡가 김영국씨의 딸 김규리양이 함게
부른 노래네요.
2015년에 노래가 나왔을 때가 초등4학년이었으니
지금은 중1이네요.
난 잠시 눈을 붙인 줄만 알았는데
벌써 늙어 있었고
넌 항상 어린 아이일 줄만 알았는데
벌써 어른이 다 되었고
난 삶에 대해 아직도 잘 모르기에
너에게 해줄 말이 없지만
네가 좀 더 행복해지기를
원하는 마음에
내 가슴 속을 뒤져 할 말을 찾지
공부해라
아냐 그건 너무 교과서야
성실해라
나도 그러지 못했잖아
사랑해라
아냐 그건 너무 어려워
너의 삶을 살아라
난 한참 세상 살았는 줄만 알았는데
아직 열다섯이고
난 항상 예쁜 딸로 머물고 싶었지만
이미 미운 털이 박혔고
난 삶에 대해 아직도 잘 모르기에
알고픈 일들 정말 많지만
엄만 또 늘 같은 말만 되풀이하며
내 마음의 문을 더 굳게 닫지
공부해라
그게 중요한 건 나도 알아
성실해라
나도 애쓰고 있잖아요
사랑해라
더는 상처받고 싶지 않아
나의 삶을 살게 해줘
왜 엄만 내 마음도 모른 채
매일 똑같은 잔소리로
또 자꾸만 보채
난 지금 차가운 새장 속에 갇혀
살아갈 새처럼 답답해
원망하려는 말만 계속해
제발 나를 내버려두라고
왜 애처럼 보냐고
내 얘길 들어보라고
나도 마음이 많이 아퍼
힘들어하고 있다고
아무리 노력해봐도
난 엄마의 눈엔 그저
철없는 딸인 거냐고
나를 혼자 있게 놔둬
공부해라
아냐 그건 너무 교과서야
성실해라
나도 그러지 못했잖아
사랑해라
아냐 그건 너무 어려워
너의 삶을 살아라
내가 좀 더 좋은 엄마가
되지 못했던 걸
용서해줄 수 있겠니
넌 나보다는 좋은 엄마가
되겠다고 약속해주겠니
랄 라랄 라랄 라랄
엄마 나를 좀 믿어줘요
어려운 말이 아닌
따스한 손을 내밀어줘요
날 걱정해주는 엄마의 말들이
무겁게 느껴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게
무섭게 느껴져
왜 몰래 눈물을 훔쳐요
조용히 가슴을 쳐요
엄마의 걱정보다
난 더 잘 해낼 수 있어요
그 무엇을 해내든
언제나 난 엄마의 딸로
다 버텨내고 살아갈 테니
걱정하지 마요
말하지 않아도 난 알고 있다고
엄만 그 누구보다
나를 사랑한단 걸
그래서 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
엄마처럼 좋은 엄마 되는 게
내 꿈이란 거
말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다고
엄만 그 누구보다
나를 사랑한단 걸
그래서 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는 게
바로 내 꿈이란 거
딸에게 인생의 선물을 전해주고 싶은게
엄마의 마음인가 봅니다.
'아름다움'은 동사 '알다'의 명사형 '알음'(또는 앎)과
접미사 '답다'가 결합된 '알음다움'이 지금의 '아름다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인생이 아름다운 것은 앎이 있기 때문일 것이고,
인생을 알고 싶은 것은 세상이 아름답기 때문일 것입니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딸은 엄마가 자신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줄 알기에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하는 삶.....
이런 삶이 진정 인생이 주는 선물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첫댓글 반가운 산미예가님
글을 올리실 때마다 정성들여 올리시니 참 고마운 생각이 듭니다.
멀리서 전해 주시는 커피동호회에 대한 응원. 정말 든든하네요^^
애쓰시는 서린님에 비하면 많이
미약합니다. 내년도 건승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찬찬히 읽고, 가슴으로 읽었습니다
삶의 무게를 이해하는 나이가 됐어도 시와 노래의 울림이 아직도 그대로여서 다행입니다
이렇게 좋은 글 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도움이 되셨다니 감사드리며.....
저도 즐겁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