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은 귀농 최적지,
직접 만든 맥주 시판 목표
③ 오가 신장리 '콩보농장' 가창진
화려한 불빛과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주변 대형마트에서 쇼핑을 하고 프렌차이즈 음식점에서 밥을 먹는 도시의 편리함을 버리고, 귀농을 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도시를 떠나 귀농과 창농을 통해 또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청년농부들, 이들이 왜 편리한 생활보다 농촌을 선택했는지 들어본다. <편집자>
※ 이 기사는 7·8월 두달 동안 <무한정보>에서 활동하는 대학생 인턴기자가 작성했습니다. |
지난 12일 오가 신장리 ‘콩보농장’에서 청년농부 가창진(37)씨를 만났다.
예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농사에 관심이 많았다는 가씨는 공주대학교 산업과학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서울 소재 생협에 취직해 10년 동안 도시생활을 하고 난 뒤, 지난 2016년 귀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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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귀소본능이 강한 것 같아요.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겠다는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었어요. 고향으로 와서 지역에 보탬이 되고 싶었죠”
‘꼭 다시 오리라’ 고향 품으로
서울로 취직할 때부터 언젠간 고향에 와서 농사를 짓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는 가 씨, 아버지의 건강문제로 생각보다 빨리 왔지만 그래도 고향에 와서 좋다고 한다.
올해 결혼 5년차인 가씨는 귀농 이후 아내와는 1년째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다. 서울에서 도서관 사서로 일하고 있는 아내는 오는 9월 예산으로 아주 올 예정이다. 귀농 결정까지 아내의 반대는 없었을까?
“결혼하기 전부터 귀농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아내도 제 선택을 지지했죠”
가씨의 주작목은 콩과 보리. 아버지가 해왔던 농사이고, 기계화가 가능한 작목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는 보리를 좋아하고요. 아버지는 콩을 좋아하세요. 또 제가 친환경 농법에 관심이 많은데 가능한 작목이더라고요”
농사는 단기간으로 보면 안 되고, 오래하기 위해서는 지치지 않은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작물을 재배한다는 가씨는 얼마 전 첫 수확을 하다 손을 다쳤다.
“원래는 지금쯤 콩 파종을 해야 하는데 손을 다치는 바람에 시기를 놓쳤어요. 다들 들깨를 심어보라고 하는데 고민 중이에요”
귀농관련 교육을 500시간 이상 들었다는 그는 고향 예산이 귀농귀촌교육 1번지라는 자부심이 크다.
“교육 프로그램이 작목재배 방법에서 세무, 건축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어요. 게다가 충남농업기술원이 예산에 있으니 더 유리하죠. 충남도에서 운영하는 교육을 듣기 위해 다른 지역에서 예산으로 와야 하는데 가까운 곳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주체적 삶’은 강점, 여가활용은 아쉬워
“도시에서는 회사 일정에 맞춰 생활해야 하지만 농촌에서는 내가 일할 시간을 결정해서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어요. 물론 단점도 있죠. 아무래도 여가시간을 보내는 게 불편해요. 주변에 백화점이나 마트, 영화관이 없거든요.”
가씨는 현재 귀농귀촌교육 동기들과 유통사업 법인을 설립 준비 중이다. 생산과 유통을 결합해 직거래하면 소비자는 싸고 신선한 농산물을 얻을 수 있고, 농부는 더 나은 소득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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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시도 역시 젊은 농부이기에 가능하다는 그는 이번 도전이 앞으로 지역 발전과 농산물 유통개선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또 귀농선배로서 귀농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한다.
“농사는 중·장기 계획을 잘 짜고 시작해야 해요. 준비 없이 귀농을 했다가 기반 부족으로 도시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요. 한 번 실패를 하면 다시 재기할 발판이 없는 거죠. 초기에 많은 비용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실패에도 대비해야 하죠”
또 “도시에서 오면 외로움도 많이 느껴요. 협력자가 있다면 편하죠. 귀농귀촌교육을 통해 농사에 대한 정보 뿐 아니라 사람도 많이 만나야 해요. 사람이 재산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물었더니 “콩·보리농사의 전문가가 되고 보리 가공 시설을 구축해 지역에서 보리농사를 많이 짓게 하고 싶어요. 특히 제가 틈틈이 직접 맥주를 개발하고 있는데 빠르면 2년 안에 시판하는 게 목표입니다”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정도로 바쁜 시간을 쪼개 매주 한번 씩 서울로 주조교육을 다닌다는 가창진씨.
“지역 내에서 경쟁자가 아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오늘도 농업 발전을 위해 공부하는 그가 있어 농업예산의 내일이 기대된다.
출처 예스무한 김건식 대학생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