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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9.05
[핫앤쿨] 한화 강석천 세대교체론에 떠밀려 은퇴
선수생활 연장을 놓고 구단과 줄다리기를 벌였던 한화 강석천(36)이 결국 ‘세대교체론’에 밀려 은퇴한다. 한화는 오는 20일 대전에서 열리는 기아와의 홈경기를 강석천의 은퇴 경기로 결정한다고 4일 발표했다. 89년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에 입단한 강석천은 프로 15년간 1456경기에 출전해 통산타율 0.277을 기록했다. 1990년에는 프로야구 통산 네번째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97년부터는 4년간 팀의 주장을 맡아 99년 팀이 창단된 이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플레잉코치로 뛰다 올 시즌 코치직을 버리고 선수생활에만 전념하는 등 현역으로 더 뛰기를 원했지만 별다른 출전기회를 잡지 못하고 2군에서 전전하다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 한화는 20일 경기에서 강석천의 첫번째 타석 후에 은퇴식을 마련해 공로패와 순금으로 제작된 행운의 열쇠를 전달하는 것으로 그동안의 공로를 치하한다. 은퇴 뒤에는 구단의 지원으로 미국에서 1년간 코치연수를 한 뒤 2005년 코치로 팀에 복귀할 예정이다. 강석천은 “마지막 순간까지 후회없이 뛰고 싶었는데 이렇게 15년간의 선수생활을 마감하게 돼 조금은 섭섭하다. 어쨌든 선수생활 때 못다한 것들은 지도자가 돼 새롭게 보여주겠다”는 말로 아쉬움을 접었다.
유인근기자
2003.09.10
한화 가을잔치 못가는 이유 '세대교체의 아픔?'
한화가 결국 2년째 가을잔치의 문턱을 밟지 못하고 페넌트레이스를 마칠 운명이다. 올해 처음으로 감독 지휘봉을 쥔 유승안 감독에게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즌일 것이다.
한화의 실패 이유는 내부에 있었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세대교체를 놓고 선참들과 코칭스태프의 알력이 심했다. 지난 5일 구단이 강석천의 은퇴식(20일)을 서둘러 잡은 데도 그런 속내가 있었다. 유 감독은 올 초 지휘봉을 잡자마자 선참 선수들의 물갈이를 꿈꿨다. 유 감독 본인도 현역 시절 막판에 당시 김영덕 감독의 갖은 눈총에도 불구하고 선수생활 연장을 꿈꿨지만 자신이 감독이 되자 정반대로 늙은 선수들을 내몰고 젊은 선수들 중심으로 시즌을 꾸려가려고 했다. 한화의 얼굴인 장종훈은 올 시즌 대부분을 2군에 내려가 있어 이름조차 잊히고 있다. 그동안 장종훈이 만들어온 화려한 기록 위로 망각이라는 먼지가 쌓여버렸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팬이나 본인이 납득할 수 있는 기회도 주지 않은 채 무조건 뒤로 내몬 결과다. 유 감독은 드러내놓고 은퇴를 종용하고 있다. 구단도 뒷짐만 지고 있다. 그동안 한화의 대표 얼굴로 치켜세우더니 이제는 천덕꾸러기 취급이다. 한 시대를 풍미하며 한국 야구를 대표했던 인물에게 그에 걸맞은 예우도 없이 이렇게 홀대해서 좋을 것이 무엇인가. 한화의 얼굴이나 마찬가지였던 그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것은 결국 구단과 우리 프로야구의 역사와 대기록에 먹칠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짧은 생각에 안타까울 뿐이다. 최근 정치권 상황을 보더라도 세대교체는 정말 어려운 일인 모양이다. 장관을 마음대로 몰아낼 수 있는 엄청난 힘을 가진 한나라당 내부는 60대 용퇴론으로 시끄럽다. 물러나지 않겠다고 버티는 사람들은 세대교체 요구에 다른 음모가 숨어 있다며 반발한다. 이들은 실력대로 평가받자고 하지만 정치는 야구와 달라 실력을 제대로 검증할 방법이 없다. 객관적으로 평가해줄 수 있는 기록이나 심판, 팬들의 눈이 야구에는 있지만 정치에는 없다. 누구나 현역생활의 막판이 되면 ‘1년만 더’라는 욕심이 드는 모양이다. 그래서 감독은 물갈이를 꿈꾸지만 그것은 정당한 이유와 함께 많은 이의 공감을 사야 한다. 노 정치인 JP는 세대교체라는 말이 나오자 ‘황혼을 한번 벌겋게 물들인 뒤 물러나고 싶다’는 명언을 남겼다. 지금 억지로 떠밀려가고 있는 장종훈은 서산 너머로 지는 해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김종건기자
2003.09.19
한화 막판 뒷심 '노장덕 톡톡'
한화의 뒷심이 무섭다. 시즌 막판 돌풍을 일으키며 순위싸움의 변수로 등장했다. 한화는 17일 사직에서 벌어진 롯데전에서 4-0으로 승리하며 파죽의 6연승을 거둬 지난 6월 19일 이후 무려 90일 만에 5위 자리를 탈환했다. 한화의 막판 분전은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듯 기뻐하던 4위 SK를 돌연 긴장시키고 있다. 17일 현재 한화가 11경기, SK가 10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4승 차가 벌어져 있어 뒤집기가 쉽지 않아 보이지만 한화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면 결코 안심할 수만도 없는 처지다. 시즌 내내 중하위권에 머물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던 한화가 시즌 막판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는 것은 노장들의 힘이 크다. 그동안은 ‘세대교체론’에 밀려 숨죽여 지내던 노장들이 팀 분위기를 이끌며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그들은 30대 중반의 송진우(37) 한용덕(38) 장종훈(35) 지연규(34) 등이다. 송진우는 부상 중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5경기에서 무려 3승 1세이브를 올려 상승세의 결정적인 힘을 발휘했다. 부상 때문에 마무리로 돌아선 뒤 거의 매 경기 등판하며 팀 승리를 지켜내다보니 어느새 통산 100세이브(-2)와 프로 최초 1만타자상대(-7)를 눈앞에 뒀다. 올 시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한용덕은 지난 9일 삼성전에서 2회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5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는 눈부신 호투로 승리투수가 되더니 17일에는 선발로 등판해 5.1이닝을 4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팀 완봉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연규도 16일 롯데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부상으로 마운드를 내려오기까지 4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제 구실을 다했다. 이 노장 투수들은 마정길 안영명 윤규진 등 젊은 투수들과 힘을 합쳐 15일 LG전 이후 19이닝째 점수를 허용하지 않는 철벽마운드를 이루고 있다. 공격에서는 2군에서 복귀한 장종훈이 후배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구심점이 되고 있다.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노장들의 관록이 ‘한번 해보자’는 팀 분위기를 주도하며 젊은 후배들의 패기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날카로운 송곳을 주머니에 감춘 채 ‘승부는 지금부터’라며 대역전의 반란을 꿈꾸고 있는 한화다.
유인근기자
2003.10.16
한화는 무풍지대 '유승안 감독 유임'
‘선동열’ 태풍이 수도권을 강타한 뒤 영남지방으로 후퇴했지만 태풍이 할퀴고 간 상처가 심상치 않다. 벌써 2개 구단이 만신창이가 됐지만 하늘에는 아직도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언제 어디에서 또다시 폭풍우를 쏟아부을지 조마조마한 상황이다. 하지만 전국을 강타한 ‘선’ 태풍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무풍지대’로 남아 강건너 불보 듯 휘바람을 불고있는 곳이 있다. 한화다. 유승안 감독은 현재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4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꼴찌 롯데는 시즌 도중 백인천 감독을 경질했다. 김용철 감독대행을 거쳐 현재 양상문 감독을 새 사령탑에 앉혔다. 7위 두산은 김인식 감독이 물러나고 김경문 체제가 됐다. 6위 LG는 이광환 감독을 2군감독으로 내려보냈다. 대부분 성적부진과 맞물린 ‘선’ 태풍의 영향이다. 5위를 한 유승안 감독만이 바윗돌처럼 꿈쩍 않고 단단하게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은 시즌 막판 보여줬던 투혼 때문이다. 시즌 중반 하위권을 맴돌며 지도자로서의 능력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지만 9월 들어 무서운 상승세를 탄 것이 좋았다. 시즌이 종료되는 순간까지 SK와 4위 자리를 놓고 숨막히는 싸움을 벌여 한화 팬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사실 6위에서 5위로 한단계 상승한 것뿐이지만 워낙 깊은 인상을 남겨 포스트시즌 진출 이상의 효과를 얻었다. 초반 팬들의 원성은 응원으로 바뀌었고 구단도 어느 정도 만족해하는 눈치였다. 막판 선전에 대한 보상인지 지난해 제주도에 차렸던 스프링캠프를 하와이로 바꿨고 마무리 훈련은 호주 최대 휴양지인 골드코스트에서 하겠다고 발표했다. 선수단 전원에게는 10일간의 달콤한 휴식이 주어지기도 했다. 포스트시즌에 올라간 팀들 중에서도 한국시리즈에 나가지 못한 삼성과 기아의 속이 편치 못하고 코칭스태프의 대대적인 수술이 단행될 것이라는 소문에 민심이 흉흉한 것에 비하면 유 감독처럼 속 편한 사람도 없다. 올 시즌 ‘최후의 승자’라는 우스갯소리도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유인근기자
2003.10.29
한화 이상군코치 LG서 새둥지 찾았다
한화의 ‘장학생’ 이상군 투수코치(41)가 17년간 몸담았던 ‘독수리 둥지’를 떠나 LG로 자리를 옮긴다. 현재 한화의 2군 투수코치인 이 코치는 28일 오전 “LG 이순철 신임감독의 제의로 고민을 해오다 며칠 전에 마음을 굳힌 뒤 어제 구단에 정식으로 통보했다”고 말해 한화와 결별하고 LG와 이야기가 끝났음을 밝혔다. 한화도 이 코치의 이적으로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코칭스태프의 보직을 새로 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LG 이 감독과 이 코치는 81학번 동기이자 프로 입단 동기로 절친한 사이다. 지난 22일 전격적으로 LG 사령탑에 오른 이 감독이 코칭스태프를 구상하면서 이 코치를 마음에 두고 먼저 제의한 것이 이 코치가 자리를 옮기게 된 배경이다. 그러나 야구계에서는 이 코치의 갑작스러운 LG행이 이외의 일로 여겨지고 있다. 이 코치는 한화의 엘리트 장학생이자 차후 감독감으로 여겨지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한화가 재단으로 있는 천안북일고 출신인 데다 86년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에 입단해 95년까지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고 플레잉코치를 거쳐 지난해부터 1군 투수코치로 활동하다 올 시즌 중반 2군으로 자리를 옮겼다. 시즌 도중 그가 갑작스럽게 2군으로 내려간 것은 유승안 감독과의 불화 때문이었다. 투수코치인 자신을 철저히 배제하는 것에 항의를 표시했고 그 와중에 코칭스태프끼리 감정싸움이 벌어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당시 한화는 이 사실을 쉬쉬하며 숨겼으나 결국 이별의 계기가 됐다. 한화는 이 코치의 갑작스러운 이적에 당황한 듯 LG에 연락해 이 사실을 당분간 밝히지 말아달라고 했다. 한화그룹 내부에 흐르고 있는 북일고 출신 우대정책에 대한 반발로 해석될까봐 걱정하는 눈치다. 이 코치는 선수 시절 시즌 최다 무사사구 경기(7경기)를 비롯해 3경기 연속 완봉승을 거두는 등 강철어깨로 ‘고무팔’이라는 별명이 있었다. 빼어난 컨트롤로 87년에 18승, 89년에는 16승을 올리는 등 80년대 한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대표적인 연고지 스타 출신이다. 이 코치는 “야구인생의 대부분을 보낸 한화를 떠나는 것이 어색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계기가 필요하는 생각에서 결정을 내렸다. 또 2군에 묻혀 있는 것보다는 1군에서 생활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근기자
2003.11.08
[만화경] 송지만 트레이드 둘러싸고 시끌벅적
요사이 한화가 ‘송지만 트레이드설’로 시끌시끌하다. 간판타자인 송지만(31)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한화의 홈페이지 게시판은 연일 벌집을 쑤셔놓은 듯 시끄럽다. ‘한화가 송지만을 내주는 대신 1,2선발급 투수를 데려오기 위해 다른 팀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게시판에는 연일 ‘트레이드 절대 반대!’ ‘이건 음모다’‘황금독수리의 날개를 꺽지마라’등 트레이드에 분노하는 네티즌 팬들의 글들이 하루에 수십건씩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송지만을 트레이드하면 저주가 내려 앞으로 보스턴처럼 우승할 수 없다’는 협박(?)까지 했다. 이에 놀란 구단이 ‘송지만을 트레이드할 계획은 없다’고 발뺌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송지만을 LG 투수 장문석과 맞트레이드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게시판은 아예 융단폭탄을 맞은 듯 난리가 났다. 사태가 커지자 이번에 유승안 감독이 나섰다. 평소 ‘인터넷 감독’을 자처하며 게시판을 통해 가끔 팬들과 대화를 시도했던 유 감독은 6일 ‘감독입니다. 더이상 방치를 하면 분위기가 나빠질 것같아서요. 송지만 선수와 장문석 선수의 트레이드는 없습니다’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하지만 효과는 별반 무다. 오히려 그동안 부인했던 트레이드를 추진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됐다. 장문석은 아니지만 마땅한 카드가 나타나면 언제든지 트레이드를 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들린다. 트레이드는 본격적으로 추진해보지도 못하고 동네방네 소문만 나고, 감독까지 나서서 게시판에 해명을 하는 초유의 일들은 웃지못할 해프닝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사태로 누구보다 갑갑한 것은 당사자인 송지만이다. 이미 한화에서 맘이 떠난 그는 무성한 소문으로 인해 트레이드가 불발될까 걱정이다. 자고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고 했는데,어떤 결말이 날지 갈수록 궁금해진다.
유인근기자
2003.11.22
무적선수 오봉옥 '한화 훈련 합류 왜?'
기아에서 방출된 투수 오봉옥(35)이 갑자기 한화의 팀 훈련에 합류해 한화 선수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 22일 기아에서 방출돼 무적선수가 된 오봉옥은 20일 오후 대전구장에 나타나 호주 마무리 훈련에 참가하지 않은 잔류 선수들 함께 가볍게 몸을 풀었다. 전날 대전구장을 방문해 유종겸 수석 코치와 면담을 한 뒤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20일 오전 호주에서 귀국한 유승안 감독이 “빨리 몸을 만들고 싶다”는 오봉옥의 전화를 받고 구단에 훈련 참가를 요청했다. 유 감독은 오봉옥이 방출선수지만 아직 구위가 괜찮다고 판단해 한화에서 뛰어보라고 권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아직 오봉옥이 한화와 계약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훈련에 합류했다는 사실이다. 얼핏보면 이미 이야기는 끝났고 끝났고 도장 찍을 일만 남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구단의 입장은 다르다. 구단의 한 관계자는 “진척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테스트의 과정으로 보면 되지만 지난해의 연봉(1억원)을 맞춰줄 수는 없다. 또 지난해 성적이 저조한 것도 꺼림직하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오봉옥은 지난 2일부터 나흘간 사직구장에서 테스트를 받고 롯데와 계약직전까지 갔었다. 그러나 6일 롯데 구단 사무실에서 양상문 감독과 만나 계약을 확정하기로 약속해놓고 나타나지 않아 물의를 일으켰다. 연락을 끊은 채 잠적했던 오봉옥은 그동안 유승안 한화 감독과는 계속 전화 통화를 해 온 것으로 전해져 모종의 합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화 선수들 중 일부는 세대교체를 내세운 마당에 나이 많은 선수를 데리고 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유인근기자
2003.12.10
새둥지튼 현대 송지만 '야구인생 반전 기회 삼겠다'
이른 아침부터 중부지방에 눈이 펑펑 내린 8일은 송지만(30)이 드디어 ‘현대맨’임을 실감한 날이다. 독수리 로고가 아닌 유니콘스가 그려진 현대의 새 유니폼을 맞추기 위해 이날 처음으로 구단 사무실을 방문했다. 제법 쌓인 첫눈 때문에 수원으로 향하는 경부고속도로는 꽉 막혀 있었지만 새로운 세상으로 향하는 설렘에 그리 지루하지 않았다. 그는 “프로에 데뷔한 96년 한화에 입단한 이후 8년간이나 입었던 빨간색 유니폼을 벗는 것이 아직은 어색하고 실감나지 않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야구인생을 새롭게 시작하는 반전의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인천 출신의 그에게 현대는 그리 낯선 팀만은 아니다. 정민태 위재영 전준호 등 동산고 선후배가 즐비하다. 금광옥·이광근 코치도 선배다. 대전집을 내놓고 며칠 전부터 수원 영통지구에 새집을 알아보고 있다. 지난 9월에 입주했으니 불과 3개월여 만에 또 이삿짐을 싸는 것이 번거롭기도 하지만 이를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도 있다. 사실 ‘대전사람’이 되려고 9월에 집을 사려고 하다가 계약서에 사인하기 직전에 트레이드설을 듣고 전세로 입주했다. 다행스럽게도 행정수도 이전 등으로 당시에는 대전지역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있었는데 요즘 거품이 빠져 하락했다. 집을 샀더라면 4000만~5000만원의 손해를 볼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편 송지만은 최근 한화의 인터넷 게시판에서 진행된 유승안 감독과 팬들과의 대화에서 이번 트레이드가 마치 자신이 먼저 요청해 이뤄진 것처럼 알려진 데 대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트레이드는 선수가 요청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돼왔다. 1주일 전쯤 하도 답답해 감독에게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트레이드할 거면 얼른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전부다”라고 말했다. 이런저런 소문에 떠나는 발걸음이 다소 무거운 모양이다.
유인근기자
2003.12.23
스프링캠프 장종훈 배제, 의도된 고사작전?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스타 한화 장종훈(35)이 그라운드를 떠날 위기에 몰려 야구팬들에게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최근 작성된, 내년 1월 시작되는 한화의 하와이 스프링캠프 명단에 장종훈이 제외돼 사실상 그의 유니폼을 벗기려는 것이 아니냐는 ‘장종훈 퇴출설’이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전지훈련지에 데려가지 않겠다는 것은 결국 ‘경기에 기용하지 않을 테니 알아서 옷을 벗으라’는 일방적인 통보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외국인선수를 포함해 총 60명의 선수 중 캠프에 초청된 선수는 40명. 거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2진급 선수를 제외하고는 대분분 초청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장종훈이 빠졌다는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조치로 보인다. 여기에 투수 가운데 최선참인 한용덕까지 명단에서 빼버린 것으로 알려져 한화의 팀 분위기는 어수선하기 그지 없다.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은 한화의 간판 스타로 자부했던 장종훈에게는 커다란 충격이다. 더구나 지난 15일 구단과 1억원에 2004년 연봉계약을 해놓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훈련에 돌입했던 그로서는 느닷없이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다.
계약 당시에는 ‘팀의 상징적 존재이므로 걸맞은 대우를 해주겠다’고 해놓고 계약서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배신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는 셈이다. 뒤늦게 사실을 안 장종훈이 구단에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코칭스태프가 결정한 사항이라며 무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기록 제조기’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장종훈은 22년 한국야구사 그 자체다. 타격에 관한 한 통산 부문에서 거의 모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87년 연습생으로 입단해 17년을 한화에 머물며 최다안타 최다홈런 최다타점 최다득점 등 무수한 기록들을 쏟아내며 한국야구를 떠받쳐왔다. 이런 그의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올 시즌 유승안 감독이 한화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부터다. 장종훈 한용덕 등 팀내 선참들을 겨냥해 노골적으로 ‘세대교체론’을 주장하면서 그에게 장기간 2군밥을 먹게 하는 수모를 안겼다. 이로 인해 15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 등 각종 기록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이를 두고 한화 선수들 사이에서는 장종훈의 커다란 무게가 부담스러운 유승안 감독이 선수단을 장악하기 위해 ‘장종훈 고사작전’을 펴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 해 농사에서 씨를 뿌리는 작업이라 할 수 있는 스프링캠프로 떠나기 전부터 삐걱거리는 한화다.
유인근기자
2003.12.24
[취재석] 세대 교체론과 장종훈 죽이기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 있는 역사라고 할 수 있는 슈퍼스타 장종훈(35)이 내년 1월 말 하와이에서 시작되는 한화의 2004년 스프링캠프에서 탈락됐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다. ‘베테랑들은 알아서 훈련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신인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는 변명은 너무 궁색하다. 스프링캠프에서 제외시키고 공정한 경쟁의 기회도 주지 않은 채 2군에 내려보냈다가 스스로 지쳐 그만두게 하려는 의도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장종훈을 한화의 상징으로 치켜세우며 연봉 재계약을 한 것이 바로 며 칠전의 일인데, 뒤돌아서는 내몰 생각을 했다니 정말 비겁하기 짝기 없다. 한화는 뒤늦게 장종훈의 스프링캠프 제외가 최종 결정안이 아니라고 한발 뒤로 빼고 있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이번에 공개된 ‘배반의 시나리오’가 줄기차게 ‘세대교체론’을 주장한 유승안 감독의 단독작품인지 아니면 구단과의 합작품인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명단은 감독이 작성하고 결재는 구단에서 했다. 당장의 성적과 팀 전력의 극대화를 노리는 감독의 처지에서는 능히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성적이 나쁘면 언제든지 잘릴 수 있는 것이 이 바닥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구단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구단이 중심을 잡아주지 못하고 이리저리 휘둘리는 모습은 영 보기 좋지 않다. 사실 유 감독이 추진하는 세대교체도 그다지 명분이 없어 보인다. 현재 한화에 남아 있는 30대 중반 이후의 노장들이 몇이나 되나. 기껏해야 송진우 한용덕 장종훈 정도다. 하지만 유 감독은 한용덕 장종훈을 겨냥해 세대교체를 주장하면서도 이번에 오봉옥(35) 권준헌(32) 문동환(31) 등 나이 많은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아무리 곱씹어도 명분이 안 선다. 구단은 그동안 장종훈을 ‘한화의 얼굴’이라고 밥먹듯 이야기했다. 그런데도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는커녕 상처와 모욕을 안겨주고 있으니 제 얼굴에 침을 뱉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감독이라는 자리는 임기가 끝나면 물러나는 것이 순리이지만 장중훈이라는 이름은 한화란 간판을 단 야구단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함께해야 할 공동운명체라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 온갖 역경을 견뎌내고 눈물밥을 삼키며 한국야구의 숱한 영광과 ‘연습생신화’를 이룩한 장종훈에게 야구를 했다는 것이 요즘처럼 후회스러울 때도 없을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아무래도 장종훈이란 큰 영웅을 품고 있기에는 한화나 유 감독이나 그릇이 너무 작은 것 같다.
유인근기자
스포츠서울과 유인근을 비난하기위해 올린 게 아닙니다. 그 반대지요. 틀린 얘기 하나도 없습니다. 믿으세요. 만약 장종훈이 퇴출되지 않는다면 유인근 SHOW 덕분입니다. 유인근 기사가 오보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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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불현듯 올 2월초에 <유승안은 팬을 똥개로 아는가?>, <유승안은 신성불가침의 대상인가?>란 허접 글을 올렸던게 생각이 나는군요.. 거기서 아래와 같이 씨부렸었는데 -->
인용1/ 유승안이 한화이글스 감독으로 취임한지 얼마 안되서 그런지 유승안을 "감독"으로 보기보다는 보다 사적인 개념인 "프랜차이즈 스타"쯤으로 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유승안은 분명히 한화이글스 감독입니다.
인용2/ 이점을 분명히 인식하시고 보다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마냥 박수만 쳐대는 것이 과연 팀을 위하는 길일까요? 그리고 제가 이번엔 유승안의 "발언"을 가지고 비판을 했지만, 유승안이 비판받을 부분이 "발언"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지요.
인용3/ 한마디 더. 예전에 베어스팬들이 무려 5개월여간 구단을 상대로 투쟁을 벌였지만 그해 두산 베어스는 우승했습니다. 우리가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 상에서 아무리 구단을 씹어댄다 하더라도 성적과는 아무 관련이 없사오니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실 유승안이가 이런 식으로 팀을 망쳐놓을 것,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안티유승안 show 열씨미 했어야되는디.. 암튼 혈압으로 대가리가 터질 것 같아 이만 자리를 뜨도록 하겠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게 뭔 지랄인지 ^^
유승안 퇴출운동합시다.나는 그가 싫어요
유인근이란분.. 거사람 참 괜찮네~
to 데이빗님: 과거에 유승안이한테 사기당한 경험이 있는 일가친척인가 봅니다 ^^
유인근 기자님 대단하시네요... 정확한 지적이신듯...
갠적으로 이광환보다는 100배가량 나은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