를 '귀때기' 또는 '귀까리'라고 부르고 "귀가 보배다" "귀막고 방울 도둑질 한다" "귀 먹은 증 마캐듯 한다" 등 귀에 얽힌 속담이나 성어가 많다. 화가나면 "싸대기를 한 대 올려붙인다"고 하는등 '귀싸대기'란 귀와 뺨이 닿는 이름을 말하고, "귓저에 생생하다"고 할대의 '귓전'은 귓바퀴의 언저리를 일컫는 말이다.
귓구멍이 나팔통 같아 남의 말은 잘 듣는 귀 여린 사람이있는 가하면 아무리 귓옛말로 귀뜸을 해줘도 대보름날에 귀밝이술을 목얻어먹었는지 어눌한 귀머거리도 있다. 학교는 못가도 귀동냥으로 배움을 쌓은 사람들은 모두가 귀아가리(耳門) 가 커서 작은 일도 귀담아듣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되뇌고 귀청이 떨어져라 큰소리로 외치는 버릇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이렇게 많은 이야기들이 만들어진 귀의 구조와 각 기관의 역활을 알아보도록 하자.
개를 포함한 많은 동물들은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귓바퀴를 마음대로 움직여 소리를 모을 수 있지만 사람은 귀를 움직이는 動耳筋(동이근)이 퇴화되어 그런일을 할 수 없다. 비록 귀가 앞으로 향해있지만, 귓바퀴 안족에 주름이져서 소리가 미끄러져 날아가는 것을 막고 소리를 모으는 일을 한다. 그러니데 개처럼 귀를 자유자대로 움직이는 사람의 귀를 상상해보는 것도 재미가 있다. 사실 사람들중에는 귀를 조금씩 움직이는 이도 있는데 그것은 연습을 거친 것이지 절대로 개처럼 하지는 못한다.
귓바퀴는 앞에서 말한것처럼 열을 잘빼앗겨 체온보다 훨씬 낮으므로 우리가 뜨거운 물체를 만졌을 때 그 손끝이 갈 곳을 제공한다. 무슨일을 그 이상 어떻게 해볼 계획이 없어서 운명만을 기다릴때 "귓볼만 만진다"고 한다.
하지만 뜨거운 열을 식히기 위해서도 귓볼을 만지는데 이귓볼이 크고길면 동양에서는 "부처님귀"로 대접을 받지만 서양에서는 '못난이 귀'가 된다. 당나귀 귀가 큰 동물이다. 그래서 서양만화나 그림에 당나귀가 등장하면 그것은 바보나 얼간이를 상징하는 것이니 문화의 차이에 따라 이렇게 귓바퀴 하나도 다르게 해석된다. 그러나 여성들이 멋을 내기 위해 이곳에 구멍을 ㄸㅜㅀ은 것은 동양이나 서양이나 다름이 없다.
남여에 따라 귀에서도 다른점을 볼수 있는데 귓구멍의 털을 예를 들 수 있다. 이 털은 일종의 從性遺傳(종성유전)으로 여자에게서는 거의 찾아볼수 없고 남자에게만(특히늙으면)생기는데, 이것은 대머리가 주로 남자에게 나타나는 것처럼 性(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유전이다. 왜 남자는 귀아가리에 털이 수북이 나는 것일까. 아마도 남자는 여자에 비해 덜 진화한 동물이라 토끼나 개처럼 귀안에도 털이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아니면 일종의 二次性徵(이차성장)으로 옆에서 봐도 암수를 쉽게 구별하기 위한 장치일까?
여자가 남자보다 진화했다는 증거를 대보라는 남성들에 답을 드린다. 생식기 쪽으로 눈을 돌려서 남성은 소변과 정자가 음경의 尿道(요도)를 통해 같은길로 나오지만 여성의 경우는 소변과 난자가 따로 분화된 구멍을 통해 나온다. 일반적으로 조직이나 기관이 복잡해지거나 분화되었을때 '진화했다'고 하니. 설득을 갖는 주장이 아닌가.
다시 귀이야기로 돌아와서, 귓구멍 안에는 컴컴한 S자 모양의 터널이 있다. 길이는 약 3cm. 직경은 약 0.9cm로 구멍의 둘레에는 皮脂腺(피지샘)이 있어 끈끈한 지방 성분을 분비하며, 입구의 3분의 1은 연골로 되어있다. 이 곳이 겉기길(外耳道)로 소리의 반사와 울림이 일어나며 외부의 압력이 고막에 맞닫는 것을 예방해준다. 피지샘의 지방성분은 먼지나 세균을 잡아묶어 귀지로 만든다. 귀지는 때의 일종으로 귀에 벌레가 들어왔을때 그것을 조금만 먹어도 벌레가 죽어버리는 砒霜(비상)이요, 동시에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인데 많은 사람들은 귀이개로 계속 후벼 파낸다. 마치 때수건으로 여린피부를 빡빡 문지르는 것과 다름없다. 우리몸을 간섭하지 말고 마냥 그대로 두면 좋다. 자연에 대한 간섭이 자연파괴이듯이 잘못 건드리면 우리의 몸도 다치기 쉽다. 無爲自然(무위자연)의 정신을 살려야 한다.
귀지는 물기가 없이 바싹마른 건성과 축축하게 젖어있는 습성의 두가지가 있는데 동양인은 거의 전자이고 백인이나 흑인은 후자가 많다고 한다. 귀지까지도 사람과 인종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더 신기한 것은 귀지는 고막쪽으로 들어가지 않고 조금씩 밖으로 밀려난다는 것이다.만일에 반대로 이동한다면 어쩔 뻔했을까. 고막을 귀지가 밀어붙일테니 말이다. 조물주의 신통함에 또다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고막(귀청)은 가로세로 각각 0.9~1cm이고 두께가 0.1mm인 타원형으로 연부홍색이며 막의 가운데가 안쪽으로 약간 함몰되어 있다. 귀이개를 너무 깊숙이 넣거나 심한 충격을 받으면 찢어지는 수도 있지만 그대로 두면 재생되기도 한다. 여기까지를 겉귀(外耳)라고 한다.
몸이 늙고 눈이 늙듯이 귀도 늙어 나중에는 보청기의 신세를 져야 하는데, 평소 소음에 시달리거나 이어폰을 계속 꽂고 다니는 습관도 귀를 빨리 늙게하는 원인이 된다. 하루에 자연의 소리를 열 가씩 들어보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말못하는 귀를 자기도 모르게 학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하기야 늙으면 귀가 좀 어두어지는 것도 옳다. 귀만 밝아서 자식들 궁시렁거리는 소리를 하나도 빼지 않고 다듣는다면 울화통이 나서 살 수 없을테니 말이다. 들어도 못듣은척. 봐도 못본척하고 사는 것이 늙다리들이 취해야 할 기본이 아니겠는가.
가운데귀(中耳)에는 고막에 연결된 세 개의 뼈가 있다. 이 세뼈를 聽小骨(청소골) 또는 耳小骨(이소골)이라 하는데, 이것은 음압변환기 역활을 하여 소리를 전하는 장치로 음을 50배나 증폭시킨다. 가운데귓 아래에는 유스타키오관이 인두쪽 벽과 연결된다. 길이는 약3.5cm로 보통때는 그끝이 닫혀 있지만 음식을 먹거나 하품을 하면 열린다. 코를 세게 풀때 귀가 멍멍해지는 것은 코의 기압이 이 관을 타고 가운데 귀를 누르기 때문이고 기차가 굴로 들어가거나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귀에서 느껴지는 뻑뻑함도 같은 원리이다. 이때 하품을 하거나 침을 삼키고 껌을 씹어 관의 끝을 열어주면 안팎의 기압이 평형으로 유지되어 괜찬아진다.그리고 어린이 들은 감기 끝에 중이염에 걸리는 수가 있는데 심한 기침을 할 때 코의 세균이 이 관을 타고 귀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감기 끝에 중이염에 걸린다는 것을 기억해 두면 아이들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눈과 코, 코와 귀의 관계를 따져보면 이 기관들이 서로 연결되어 잇음을 알 수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유수타키오관이 귀와 코를 연결하고 닜고, 눈과 코 사리에는 비루관이 뚫여있다. 코의 뒷문을 나가면 후두와 인두가 있으니 바로 '耳鼻咽喉(이비인후)인 것이다. 위치로보면 거기가 거기니 의학에서도 이들을 하나로 묶어 이비인후과라 하였다. 알고보면 우리몸은 四通八達(사통팔달),로 모두가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속귀(內耳)는 세반고리관, 전정기관, 달팽이 관으로 나뉜다. 청각에 관여하는 것은 달팽이 관이고. 중력이나 관성, 원심력 등의 자극을 받았을때 원래의 자세를 유지하려고 하는 균형감각에 관여하는 것은 前庭器官(전정기관)이며 소뇌가 그 반사중추이다. 세반고리관은 말 구대로 세개의 半(반) 고리관들이 서로 90도각도로 연결되어 있다. 그 속에는 림프액이 차 있고 관의 벽에는 섬모가 나있어 사람이 한쪽으로 움직이면 림프액도 관성을 받아 움직이므로 관속의 섬모도 한쪽으로쏠리게 된다. 우리가 한 방향으로만 계속 돌다가 갑작이 서려고 할 대 몸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돌던 쪽으로 쓰러지는 현상은 세반고리관 속의 림프액이 관성에 의해서 계속 돌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럴때는 몸을 반대 방향으로 홱돌리면 관성이 멈추어 곧바로 서게 된다. 세반고리관은 이런 원리로 회전 감각에 관여한다.
전정기관은 두 개의 주머니로 되어 있으며 속에는 림프액과 耳石(이석)이 들어있다. 만일 물구나무서기를 하면 무게를 갖고 있는 이석이 반대쪽 부분을 누르게 되고 그러면 소뇌의 반사로 인해 바로 서도록 한다. 이것이 몸의 평형 감각이다. 고양이를 높은 곳에서 빙그르르 돌려 떨어뜨리려 보면 온몸의 근육을 비틀어 네다리로 사뿐히 내려앉는 것을 본다. 몸이 도는 회전감각은 물론이고 제 위치도 몇번이 바뀌었으나 정확하게 착지하는것은 이 두 기관이 중추인 소뇌반사가 일어나기때문이다. 체조경기를 보면 세반고리관, 전정기관에서 일어나는 사람의 반사기능이 고양이보다 못하다는 것을 알수 있다. 즉 선수들이 떨어지고 넘어지면서 연습을 반복하는 것은 곧 세반괴리관과 전정기관에 연결된 소뇌의 반사기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물론 달리기도 말을 따르지 못하고, 나무타기도 원숭이를 이기지 못한다. 또 갑작이 일어나거나 혈압이 매우 높을 때도 어지럽증을 느끼는데, 이는혈압으로 이들 기관의 반사기능이 떨어졌기 때문인 것이다. 현기증이 나면 빈혈이라고 단정짓기 쉽지만 절반 이상은 속귀에 탈이 났을 가능성이 더 높다. 이렇게 귀는 소리만 듣는것이 아니라 몸의 중요한 회전, 평형감각을 맡고 있는 것이다.
청각에 직접 관여하는 달팽이 관은 지름이 1cm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이 속에서도 오묘한 일이 일어난다. 독자들은 여기서 그 상세한 기작을 다 설명하지 못하는 것을 이해하기 바란다. 이 관은 크게 위 아래 반으로 나뉘어 있고 그 속에는 림프액이 가득 차있으며 윗부분은 전정계와 달팽이 세관, 아랫부분은 고실계라는 가는 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청소골을 지나 음압이 높아진 음파는 전정계의 난원창을 통해들어가고 그 속의 림프액에 파동을 일으키는데 이 파동은 전정계를 따라 관의 속끝까지 올라가 그 곳에 연결된 고실계로 파급되고 마침내 달팽이 세관에 도달한다. 이 달팽이 세관에는 코르티기관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기관의 기저막이 파동에 의햐 상하로 움직이면 聽細胞(청세포)와 뚜껑 사이에 떨림이 일어난다. 이 떨린으로 자극을 받은 청세포가 여기에 연결된 청신경으로 소리의 정보를 전달하고, 다시 대뇌의 청각중추로 전달되어 청각이 일어난다. 여기서 복잡한 이야기를 다 이해하지는 못하더러도 소리하나도 그렇게 쉽게 들리는 것이 아님을 알면 족하다. 달팽이 세관은 끝으로 가면서 가늘어지고 좁아지는데, 진동수가 적은 저음은 달팽이세관의 입구인 넗은 곳에서 감지되고 진동수가 많은 고음은 끝부분에서 감지된다. 이 사이에는 11옥타브의 넓은 음역이 있다. 따라서 달팽이관의 구조는 피아노의 구조와 매우비슷하다는 것을 알수 있다. 아니, 피아노가 사람의 귀를 닮은 것이다. 소리에는 '강약'외에도 '고저'가 있으니 귀는 다른 기관보다 훨씬 예민하고 복잡한 기관이라 할 수 있다.
지금가지 음파의 전달경로를 보면 고막까지는 공기인 기체를 타고 가고, 가운데귀에서는 뼈라는 고체, 다음에는 림프액이라는 액체를 순서대로 통과한다는 재미 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눈은 빛, 귀는 소리, 코는 냄새, 혀는 맛을 따로 맡아 분업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암시하는 바가크다.
사람들은 태어난 생일을 왜'귀빠진 날'이라고 부를까. 귀가 그좁은 곳을 빠져 나오르나 고생했다는 으미가 있는 것이까? 또 우리가 소리를 볼수 없을까? 세상의 소리를 보는 보살을 관음보살(관음보살)이라 하던가. 빛을 듣고 소리를 보는 경지까지 힘차게 달리는 일도매진()일도매진)의 자세로 살아야 겠다. 또한 입은 하나인데 귀가 두 개인 것은 말은 적게 하고 남의 소리는 귀 기울여 잘 들으라는 뜻이리라. 귀통을 활짝 열고 살아볼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