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비즈 주관사인 미국의 뉴레벨(대표 더그 아몬트(doug armentrout), www.neulevel.biz)사가 미 당첨자에게 환불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국내외 레지스트라 들이 혼란에 빠지게 된 것. 뉴레벨은 최근 이 같은 방침을 알리는 공지문을 보내 온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뉴레벨사는 레지스트라들에게 보낸 공지문에서 "중복신청 도메인 중 당첨되지 않은 도메인에 대해 2달러를 환불해 줄 것"이라며 "이는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닷비즈 도메인 운영을 정상화 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 ‘중복 신청 후 추첨’ 방식 허점 드러내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은 닷비즈 특유의 등록 제도 때문.
닷비즈 도메인은 우선 등록했다고 바로 해당 도메인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단 등록 후 닷비즈의 레지스트리(도메인 등록 상위기관)인 뉴레벨이 실시하는 무작위 추첨에서 당첨되어야만 해당 도메인을 소유할 수 있다.
당첨되지 않을 경우 등록 신청비는 환불해주지 않았다.
닷비즈의 이 같은 복권식 추첨방식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냈다. 슈퍼키워드 도메인과 일반 및 고유명사 도메인 당첨확률을 높이기 위해 한 사람이 복수 등록하는 사례가 속출한 것. 그러다 보니 절차상의 복잡성을 등에 업고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복권식 추첨’ 방식은 미국에선 캘리포니아 고등법원에 게류된 상태. 중복 도메인은 6만 여 개에 달하며, 총 150만개 정도가 중복 도메인 등록 건수인 것으로 밝혀졌다.
◆ 국내 도메인 업체들 당혹감 감추지 못해
뉴레벨의 갑작스런 환불 결정으로 국내 레지스트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사달인터넷(대표 서창녕 www.asadal.com)은 이번 환불결정에 대해 “뉴레벨의 이러한 결정으로 애꿎은 도메인 대행 업체들이 자사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잃는 결과를 낳을까 걱정이다"라며 일관성 없는 등록정책을 비판했다.
국내 업체들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국내 레지스트라들은 닷비즈 등록비로 건당 5천500원을 받았다. 레지스트리인 뉴레벨에는 2달러를 등록비로 납부했다.
이번 결정으로 뉴레벨은 레지스트라들에게 2달러만 환불해주면 된다. 하지만 레지스트라 입장에선 그 피해가 더 심각할 것으로 보여진다.
환불하기로 할 경우 엄청난 자금유출이 불가피한 것. 도메인 등록업체 입장에서는 푼돈을 받아 목돈이 나가게 된 형국이다.
지난 7월초 '현상금 3억 5천, 닷비즈 공개수배'란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닷비즈를 등록 받은 가비아(대표 김홍국 www.gabia.com)는 닷비즈 전체 등록 건수 3만건 중 중복 도메인 등록이 1만 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적극적인 프로모션과 이벤트로 닷비즈 전체 등록 도메인의 절반 정도가 중복 도메인에 해당하는 도메인뱅크(대표 천명곤 www.domainbank.co.kr)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복잡한 환불 절차 역시 신경 쓰이는 부분. 고객들에게 일일이 환불계좌를 만들도록 해야 할 뿐 아니라, 환불절차 역시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별도의 인건비와 노력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영세하고 힘겨운 도메인 업체들은 등록 받느라고 고생하고, 복잡한 환불정책 때문에 또 한 차례 더 고생을 치를 지경에 처한 것이다.
◆ 국내 도메인 업체들의 대응책은?
국내 도메인 업체들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레지스트리인 뉴레벨과 얘기를 더 해봐야 하고 국내외 레지스트라들의 의견도 들어봐야 하기 때문이다.
예스닉의 관계자는 "일단 국내외 레지스트라들과 의견을 나눠 현황을 파악한 후 구체적인 진행방향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비아 측은 "고객에 대한 환불을 전제로 레지스트리는 2달러만 환불해주면 레지스트라가 자체적으로 가격을 결정할 수 있다"며 "국내 레지스트라들의 의견을 취합한 후 공동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12월13일 현재까지 닷비즈는 전세계적으로 50만개가 등록됐으며, 이 중 11% 정도가 아시아지역에서 등록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