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1991년 한국종교학회가 봄과 가을 두차례에 걸쳐 가진 "종교와 문학"이라는 학술 발표회의 내용을 담은 것이다. "종교와 문학"이라는 서울대 정진홍 교수의 논문과 "문학과 철학의 관계"라는 황필호 교수의 논문은 이론을 다루고 있고, 구상 선생의 발제는 한국 현대문학이 지닌 한계점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더 높은 비약을 촉구하고 있다. 나머지 8편의 논문은 모두 한국인들의 마음 안에 정착한 종교 전통들이 각기의 정신적 세계에서 꽃핀 문학 작품들은 구체적 예를 들면서 다루었다. 무교, 유교, 도교, 불교, 동학, 개신교, 카톨릭 등의 사상이 한국에 뿌리내리면서 한국인의 문학작품 안에 어떻게 표현되고 심화되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문학에 대한 기독교적 관점을 기대하고 책을 펴는 이들에게는 약간의 실망과 혼란이 있을 수 있으나 바른 기독교적 관점을 지니기 위해선 인간의 종교성에 대한 이해와 그것이 한국적 기반 속에서 어떻게 꽃피워 왔는가를 이해하는 것은 선행되어야 할 일일 것이다.
2. 김희보, 한국문학과 기독교, 서울 : 현대사상사, 1971
기독교 문학이라는 개념이 다양한 문학적 현상으로 나타났으나 개념적으로 정리되기 전인 1970년대 초반에 간행된 책으로 "기독교 문학은 무엇인가?" "기독교 문학은 가능한가?"라는 심도 있는 질문을 통해 기독교 문학에 대한 이론적 정리를 시도한 책이다. 신학과 문학을 전공한 저자가 기독교 사상지에 발표했던 글을 중심으로 엮은 것이기에 문학사적 관찰과 더불어 신학적 관점에서의 고찰이 균형있게 담겨 있으면서도 읽기에 쉽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기독교 문학의 호교론적, 도구적 개념을 지양하면서 기독교 문학의 정의를 "크리스천이 기독교적 시점에서 창작한 문학작품"이라고 정확히 규정짓는 것으로 문학적 긴장과 신앙의 만남을 일구어 내고 있다. 이런 관점 속에서 기독교적 색채가 짙은 한국문학의 작가와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과 비평을 통해 신앙과 문학의 조우가 이루어 낸 문학적 계보를 정리하고 있다. 그러나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는데 있어 작가와, 작품, 그 시대적 배경 등에 대한 총체적 이해와 평가보다는 기독교적 정신의 문학적 발현에 집중함으로 문학사에 대한 호교론적 검증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게 하기도 한다. 기독교적 고찰이라는 조망의 전제가 작가와 작품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방해하는 단점이 있다.
3. 최규창, 한국기독교시인론, 서울 : 대한기독교서회, 1984
현대문학지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최규창씨가 시집보다 먼저 내놓은 책으로 목회자와 평신도를 대상으로 한 기독교 잡지들에 기고했던 내용들을 묶은 것이다. 그렇기에 전문적인 비평 용어나 이론을 배제시키고 시와 가까이 할 수 있는 일상적 언어를 사용해 시를 통해 구원에 이르는 길을 제시하고, 오늘의 현실 속에서 시의 효용성을 강조하려고 노력했다. 이 책에서는 윤동주, 김현승, 박목월, 박두진, 황금찬, 박이도 등 한국 시사에서 뛰어난 시적 성취도를 얻은 문인들의 시 세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더불어 시적 형상성을 얻으며 드러난 시인들의 신앙의 세계에 대한 조망을 밀도 있게 보여주고 있다. 비평가가 아닌 시인의 시선에 의해 포착된 시인들의 시와 신앙의 문학적 기둥들은 시인들의 시 행간에 숨은 아름다운 신앙의 세계를 드러내 주고 있다. 신앙의 문학적 성취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이라면 필독할 만한 책이다.
4. 김우규 편저, 기독교와 문학, 서울, 종로서적, 1992
편자인 김우규씨는 한국기독교 문학을 바라보는 시점에 있어서 새로운 시금석을 던지고 있다. 이제까지 한국문학을 기독교와 연관시켜 다룬 글들은 대부분이 기독교가 한국문학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하는 점에 많은 관심을 두어 왔다. 다시말 하면 한국문학에 대한 기독교의 선교적 성과를 검증하는 데 주된 노력을 할애해 왔다. 그러나 김우규씨가 새로이 정립하고자 하는 관점은 그러한 수용과 반영의 비주체적 측면이 아니라 "한국 문학이 기독교를 어떤 차원에서 받아들이고, 또 전개시켜 나갈 것인가"하는 쪽으로 모아져야 할 것이라는 관점의 전환이다. 이 주장은 전자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인식의 확대라 볼 수 있다. 즉 지금 이곳에, 한국에 오신 그리스도를 한국사람이 다시 고백하여야 하듯 한국의 문학과 만난 기독교에 대한 조망이 보다 정확한 기독교 문학의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라는 예리한 지적이다. 이 책에서는 신앙과 문학이 참된 삶의 문제를 추구한다는 상통점을 지니고 우리의 삶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말씀이라는 인식 속에서 기술된 여러 저자들의 글을 모아 놓고 있다. 특히 기독교와 문학과 한국 기독교와 문학을 분리시키는 보이지 않는 선은 위에서 언급한 편자의 관점을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문익환, 엔도 슈샤꾸, 모리악, 조신권, 황금찬, 백철, 박두진, 김병익, w. 그렌츠만, 가브리엘 바하니안, 변선환, 고정희 등 한국이라는 상황 속에서 몸으로 한국의 기독교를 일구고 한국의 시를 만들려 노력했던 이들의 글과 더불어 기독교 정신을 문학으로 표현하기 위해 고투하며 기독교 문학이라는 아이덴티티를 형성해 온 세계의 문인들을 아우르고 있다. 문학 뿐 아니라 신앙인으로서 한국에서 살아간다는 일의 자세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이에게 필독을 권하고 싶다.
5. 조신권, 영문학 속에 나타난 성서의 향기, 서울 : 풍만출판사, 1987
연세대 영문과 교수이자 크리스천인 조신권 교수가 1969년부터 2년간, 그리고 83년부터 2년간 "시사영어"지에 "성서 속의 문학의 향기"라는 칼럼을 맡아 연재한 내용을 묶은 것이다. 잡지에 연재한 것을 묶은 것이기에 체계성이 약하고 또 어떤 것은 단편적이기도 하나 성서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영어 문화권에 깊이 스며 있는 기독교의 영향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구성은 1부에서 고유명사, 보통명사가 만드는 관용표현을 통해 아담과 이브, 노아, 아브라함, 솔로몬 등의 인명과 지명 등 성서에 나타나는 수많은 고유명사들이 영문학 속에 어떻게 적용되어 왔는가와 성서 속에서 쓰인 보통명사의 표현이 영문학 속에 어떻게 수용되고 있는가를 해설하고 있다. 또 2부에서는 땅에 묻은 달란트, 가벼운 멍에, 아브라함의 품 등 성경 속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영미문학에 인용하여 사용한 예들을 열거, 해설하였다. 만약 이 책의 제목을 읽고 생래적인 기독교 문화권인 영문학 속에 흐르는 기독교 정신을 알고싶은 기대가 있었던 약간의 실망을 맛볼 것이다.
6. Elisabeth Jennings, Christian Poetry, 김영호 역, 영미 기독교시 개관, 서울 : 숭실대학교출판부 1992
원래 이 책은 "Catholicism And Literature" 시리즈 중 "캐톨릭문학의 20세기 장서"의 180번째 간행도서이다. 캐톨릭 신자의 입장과 신앙 전통을 지닌 기독교 시인인 Jennings여사는 영미 시가 기독교에 준 공헌과 기독교가 시에 끼친 영향의 상호호혜적 관계성을 찾아보기 위해 노력했다. 그녀는 지나친 교리적 주제에 치우쳐 심미적 기준을 결여한다면 시의 특성 뿐 아니라 기독교적 가치 또한 상쇄한다고 주장한다. 그렇기에 그녀는 이 책을 통해 만나 보는 각 세기의 훌륭한 기독교 시는 그것이 기독교 시이기 때문에 문학적 생명력을 지닌 것이 아니라 훌륭한 시였기 때문에 문학적 생명력을 지닌 것임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종교적 미학적 요소가 결합된 주요작품을 고대에서 현대 동시대까지 세기별로 제시하여 논증하고 있어 구미의 기독교 시의 역사, 전통 및 작가정신, 작품의 주제 및 형식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너무 폭넓은 시대를 다루고 있어 개괄적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으나 그녀가 지니고 있는 문학과 종교의 시적 긴장에 대한 전문적이고 철저한 자세는 매우 고무적인 관점이다.
7. 조남기, 기독교문학 산책, 서울 : 대한기독교서회 1991
필자인 조남기 목사는 현대문학에 시인으로 등단한 후 문단 활동과 목회 활동을 활발히 병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기독교문제연구원 이사, N.C.C. 인권위원장 등 사회선교에도 꾸준한 활동을 펼쳐왔다. 여러 차례의 연행, 유치, 고문, 투옥에 시달리면서도 인권운동의 일선과 문인으로서의 붓끝을 늦추지 않은 치열한 삶이 책보다 먼저 와 닿는다. 이 책은 필자가 부제를 달고 있듯이 "기독교를 배경으로 한 나의 문학이야기", 즉 조남기 목사 개인의 문학사랑과 수업, 활동, 작품을 통한 신앙세계의 표현과정 등을 진솔하게 엮은 고백적 기록이다. 전체 한국기독교문학을 산책한다기 보다는 한 목사이자 문인이자 운동가로 살아온 저자의 안뜰을 산책하듯 한 사람이 어떻게 신앙인이자 문인으로서의 자기세계를 일구어 왔는지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자신이 남긴 시, 수필, 소설, 평론 등 각 분야의 작품들을 들추어보면서 그 속에 담긴 창작동기, 배경 등을 곱씹어 보고 있다. 기독교문인의 고뇌와 내면에 대해 관심있는 이라면 좋은 산책이 될 듯하다. 그러나 기독교문학 전반에 관한 조망을 얻기 원하는 이에게는 부적합하다.
8. 신철종, 기독교문학 산책, 세계기독교작가 모음집, 서울 : 할렐루야 서원 1991.
같은 제목의 책이지만 위의 책은 한 작가 내면의 세계를 담고 있다면 이 책은 개인보다는 세계 문학사 속에서 기라성 같은 기독교 문인들의 작품과 문학세계를 다이제스트하고 있다. 저자인 신철종씨 역시 문인이자 목회자이며 기독교문학을 가르치는 사람이다. 저자의 저술의도는 우리 사회가 보다 양질의 책을 읽는 문화 습관을 통해 현대의 여러 병폐들을 극복하는 일에 디딤돌이 되고자 "무엇을 읽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이 책을 섰다. 때문에 이 책은 기독교문학의 정신과 문학의 깊이에 대한 고찰이라기 보다는 훌륭한 기독교 작품과 작가에 대한 소개라 할 수 있다. 40여명의 세계 문학 거장들의 작품 세계와 대표작에 대한 해설을 3-4페이지에 걸쳐 간략히 소개하고 있으며 작가의 기독교적 관점에서의 단평을 추가하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기독교 고전, 아니 세계 고전 명저들을 섭렵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매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 문학작품으로 이 작품과 작가들을 선정한 일관된 기준이 전혀 명시되어 있지 않아 무엇이 기독교 문학인가를 묻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귀납적 추론만이 허용되고 있다.
9. 기진오, 한국 기독교 문학사론, 서울 : 성서신학서원 1995
이 책은 1984년 저자가 '한국 기독교문학의 형성에 관한 연구'란 제목으로 내놓은 석사학위논문을 발전시켜 연구한 결과물을 1994년 출간한 것이다. 기독교문화가 정착되기도 전에 쏟아져 나온 시가와 소설 등 문학작품으로 감동과 교훈을 끼치며 이 땅에 뿌리내린 기독교 문학의 기원과 발달을 연구적 검증과 학문적 분석을 통해 심도있게 제시하고 있다. 특히 홍길동전이나 춘향전 등의 작품 주제 속에 묻혀있는 기독교 정신의 영향을 되짚어 낼만큼 뿌리깊은 관심이 흥미있다. 개화기 이전의 기독교 문학의 태동부터 1980년대의 기독교 문학관계 논저들까지 폭넓게 정리 기술해 놓은 이 책은 한국에서의 기독교 문학의 흐름을 살펴보는데 매우 소중한 길잡이가 되어 준다. 후반부는 한국의 대표적인 기독교 시인인 다형 김현승의 시세계와 시정신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근대 희곡문학의 기독교 수용론까지 살펴보는 폭넓은 고찰이 필자의 노력과 시도를 짐작케 한다. 기독교문학이론에 대한 학문적인 접근과 저작이 미비한 기독교계에 이 책은 기독교 문학 연구의 한 단계를 넘어서는 중요한 발판이 될 듯 싶다. 그러나 아직 소설 작품론과 기독교 작가론 등이 다루어지지 못한 한계들을 안고있다. 이 부분과 더불어 더욱 심층적인 연구는 필자와 후진들의 몫이 될 듯 하다.
10. Kurt Hohoff, Was ist Christliche Literatur? 한숭흥 역,
기독교 문학이란 무엇인가? 서울 : 두란노서원 1988
저자인 쿠르트 호호프는 독일의 저명한 문학비평가이자 수필가이다. 그는 현대인에게 문학비판의식을 심화시켜 주는 지성인으로서, 문학적, 신학적, 철학적인 세계관을 고양시켜 주는 작가로서 잘 알려져있다. 뮌스터, 베를린, 뮌헨, 캠프릿지 등에서 독문학을 전공해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나 나치 정권의 핵심기구인 국가사회주의 독일 노동당에 가입을 거부해 끝내 교수자격취득논문을 끝마칠 기회를 박탈당했다. 저자는 현대인의 기독교 이해를 보다 현실적인 삶에서 전개하기 위해 기독교 문학의 특수 모티브들을 정확히 분석하고 제시하는 문학적 비평을 통하여 기독교의 본질을 새롭게 지금 이곳의 삶의 정황에서 해석해 주고 있다. 그는 "문학에서 기독교적이라고 하는 것은 소재적이거나 주제적인 상태이지, 어떤 형식적인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기독교 문학은 낭만주의 시대의 기독교와 세계의 대립을 통해 재발견되었다."라는 입장에서 기독교 문학의 형식과 실체를 시대 사조에 따라 역사적으로 개관하고 있다. 필자는 이 책을 통해 기독교 문학은 무엇보다 기독교의 본질을 인간의 삶과 직접적으로 관계있는 현상들을 통하여 표현되어야 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기독교 문학작품들로부터 기독교 세계관을 창출해 보여준 이 책은 매우 의미가 크다. 기독교문학의 본토인 유럽의 역사 속에서 검토된 기독교 문학의 흐름은 기독교 문학이 외부에서 들어온 우리의 입장에서의 논의와 그 방법론과 인식론에 있어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기독교문학이 어떤 문학의 장르적 개념으로서가 아니라 본질적 문학으로서 고찰되는 관점의 차이가 매우 도전적이다. 기독교문학 논의의 발원점부터 고찰해 들어가는 역사적 맥락의 탐구와 폭넓은 성찰이 돋보이는 책이다.
11. Gene E.Veith, Jr., Reading Between the Lines,
그리스도인에게 문학의 역할은 무엇인가? 서울 : 나침반사 1994
"행간 읽기"(Reading Between the Lines)라는 원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저자의 가장 큰 의도는 그리스도인들의 "비평적 독서"능력을 기르기 위한 것이다. 즉 좀더 광범위한 문맥과 깊은 속뜻을 분석해 낼 수 있는 깊이 있는 독서습관을 형성시키 려는 것이다. 저자는 문학사가로서, 절충적인 비평가로서, 또 만족을 모르는 비평가로서의 입장을 지니고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입장은 신학적 접근 뿐 아니라 문학적, 미학적, 윤리적 접근을 통해 균형있는 관점을 제시하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 책은 독자들을 기독교 문학과 비기독교 문학 사이, 공상과 현실 사이, 그리고 희극과 비극 사이의 경계선으로 이끌어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 경계선의 숨은 지형이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즉 언어와 심상 사이, 헬라문화와 히브리 문화 사이, 모더니즘과 포스트 모더니즘 사이를 구별하는 것, 이 모두가 기독교가 어떤 식으로 교차하고 있는가를 보여줌으로 우리에게 문학에 대한 기독인으로서의 균형있는 관점을 지니도록 돕고 있다.
12. Susan V. Gallangher & R. Lundin, Literature through the Eyes of Faith,
김승수 역, 신앙의 눈으로 본 문학, 서울 : IVP 1995
이 책은 복음주의적 그리스도인이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할 때 어떤 신앙적 태도로 임할 것인가에 대한 자상한 논의를 담고 있다. 이 책의 목표는 문학도들이 더욱 명확하게 언어와 문학의 본질을 이해하고, 문학 연구 방법에 더욱 친숙해지도록 하며, 도 그들에게 문학, 언어 그리고 독서 경험에 관한 기독교적 사고의 풍부한 역사를 소개하는 데 있다. 그러기 위해서 문학을 연구하기 위한 실질적 지침뿐 아니라 문학이론과 문학사에 대한 논의도 포함시켰으며, 문학작품의 구체적인 예들을 살펴봄으로써 문학에 관한 저자들의 전반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신비평이 남긴 자세히 읽기 방법을 활용해 작품을 읽되 작가의 의도를 거부하고 읽어야 한다는 신비평적 방법론의 일부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책읽기는 저자의 의도를 확인하여 과연 기독교적인지를 검증해 보는 자세와 더불어 비기독교적 저작에 대한 열린마음이 동시에 강조되고 있다. 이 책은 분명한 기독교 교리에 입각하여 오늘날의 문학이론을 어떻게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인간의 귀중한 노력의 하나인 문학이 우리의 신앙생활에 어떤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가를 거리낌없이 말하고 있다. 다만,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작가나 작품이 우리에게는 낯선 것이 대부분이므로 구체적인 문제점들이 절실히 다가오지 못하는 것이 유감이다.
13. 최종수, 문학과 종교의 대화, 서울 : 성광문화사, 1987
총신대에서 교수생활을 12년간 한 후 외국어대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기독교 세계관의 필터로 문학과 신앙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모아 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문학과 신앙의 배제론 이나 예술지상주의 모두를 거부하고 있다. 저자는 아브라함 카이퍼의 "칼빈주의는 예술을 성령의 선물로 또 우리들의 현세 생활의 위안물로 존중하였으다. 그리고 예술은 이 죄 많은 삶 뒤에서 우리로 하여금 더 풍성하고 영광스런 배경을 발견케하였다"는 관점을 중심으로 취하고 있다. 필자는 이 책을 통해 기독교문학의 본질은 무엇이며, 목표와 방향은 어떤 것이라야 하며, 그 진로를 방해하는 장애물은 무엇이며, 그것이 중점적으로 다루어야 할 문제는 무엇이며, 그것이 경계하고 피해야 할 요소는 무엇이며, 그 효과적 창작법은 무엇이며, 그것이 신학, 또는 다른 학문과의 관계는 어떤 것이라야 하는가? 등에 대한 깊은 사색과 더불어 단체, Eliot, 한국의 기독교 시 에 대한 평론을 통해 사색들을 구체화시켜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기독교 문학의 과제는 내용의 형상화에 있으며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고 느끼게 하는 '형상화'의 문학적 기교는 문학이 기독교에 끼칠 수 있는 가장 큰 공헌임을 강조하고 있다.
14. 조신권, 성서와 문학, 성서는 설화인가?, 서울 : 신원문화사 1986.
연세대 영문학과 교수인 조신권 교수는 성서 속에 담긴 다양한 형태의 문학 양식에 대한 이해를 통해 성서이해의 폭을 넓히려는 시도로 1978년 "성서문학의 이해"라는 책을 낸 후 그것을 보완해 1985년 다시 "성서와 문학"을 출간했다. 이 책에서는 성서의 독특한 문학양식인 예언문학, 묵시문학, 서신문학 등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성서에 나타난 설화, 성서의 비극, 성서의 풍자, 지혜문학 등 성서의 다양한 문학적 형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다. 무엇보다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설화에 대한 이해는 구약을 이해하는 데 소중한 키워드를 제공해 주고 있다. 고대 근동의 설화적 배경이나 역사적 배경 속에서 설화 속에 묻혀 있는 역사와 설화라는 형식을 통해 계시하시는 하나님의 뜻에 대해 많은 의문을 풀어 볼 수 있는 독특한 책이다. 설화는 대부분 짤막한 이야기들로 신화적, 전설적, 서사적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신화와 설화가 섞여 있는 구약성서에서부터 묵시문학을 품고 있는 신약성서까지 문학적 형식에 대한 이해를 통해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풀어 가는 묘미가 있는 책이다.
15. 유성덕, 성경과 영문학, 서울 : 총신대학출판부 1991(2판)
이 책은 기독교와 문학의 관계를 성경이 영문학에 끼친 영향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특히 1611년 흠정역 성경은 섹스피어의 영어와 더불어 근대 영어의 근간을 이루었을 만큼 성경이 영문학에 끼친 영향이 깊고 크다는 것은 문학적, 역사적 예증들을 통해 짚어주고 있다. 더욱이 17세기의 시문학과 산문문학은 영역성경이 없었더라면 존재할 수 없었을 정도로 절대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연구가 산발적이었던 것을 필자가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았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책이다. 이 책은 영역성경의 형성과 그 배경, 어문학적인 공헌, 영문학에 나타난 성서적 인유, 영역 성경문체의 특색을 살펴보고 그 관련용에 및 영역성경이 영국작가에 끼친 영향을 살펴보았다. 더불어 성경국역의 초기 변천 과정과 셩경영역의 변천과정을, 성경번역의 규범적 원리를 함께 다루어 성경과 문학, 성경과 문화의 관계를 깊이 있게 정리해 두었다. 체계적이고 학술적인 논문이어서 깊이 있고 논리적인 지식을 얻을 수는 있으나 일반 대중의 독서에는 너무 내용이 깊고 딱딱한 감이 있다.
16. Leland Ryken, Triumphs of the Imagination. Literature in Christian Perspective,
최종수 역, 상사의 승리, 기독교적 관점에서 본 문학, 서울 : 성광문화사 1982.
저자는 문학은 신자의 영혼을 타락하게 만드는 세속의 것이 아니라 문학 존립의 근거가 바로 성경 자체에 있다는 점을 성경의 본문을 인용해 가면서 역설하고 있다. 이 책의 뚜렷한 특색은 문학의 필요성이나 그 목적, 방법, 내용 등 기타 문학에 관한 모든 논의에 있어서 그 모형과 접근법을 철두철미하게 성경에서 발견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 저자가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은 그가 기독교문학을 논함에 있어 문학 자체의 독자적인 가치를 역설하고, 문학의 본래적인 기능을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그는 문학의 내용면 보다는 문학의 형식이나 그 예술적 기교면에 대한 검토를 상세히 시도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주장들을 실제의 작품을 분석, 인용하며 소개할 뿐 아니라 최근의 문학이론까지 소개하고 있다. 그리스도인들의 문학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 뿌리를 세울만한 기독교문학의 원리를 책 전반에 걸쳐 소개하고 있는 필자의 노고가 돋보인다. 기독교적 비평이나 비평적 독서태도가 미흡한 한국 기독교 문화계에 저자의 시도는 한국적 상황에 맞는 작업을 펼쳐야 할 우리의 임무를 일깨워 주고 있다.
17. 김희보, 믿음의 명시, 서울 : 종로서적 1986(2판).
이 책은 국내외 문인이 쓴 믿음의 명시들을 작가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더불어 집대성한 믿음의 명시 사전이라 할 만하다. 제 1부는 예수의 생애에 관한 시들, 제 2부는 믿음의 고백과 찬미의 시들, 제 3부는 "신곡"이나 "실락원"등의 장시에서 발췌된 시들이다. 교회나 집회에서 사용되거나 개인의 묵상에 사용되도록 개신교 선교 100주년을 기념하여 편집된 것이다. 기독교 문학의 내용이 적어 고민하던 이들이 있다면 이 책에 수록된 수천 편의 명시들을 통해 기독교 시문학의 세계를 맛볼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많은 양을 수록하기 위해 너무 빡빡하게 편집되어 있어 시를 읽는 여백의 맛을 살리기는 어렵다.
<이하 지난 55호에 실린 기독교 정치학을 이은 도서목록이다>
1. 분야: 기독교정치학
2. 고범서 편역. 교회와 국가. 서울: 범화사, 1984.
3. 기독교 윤리학자로서 고범서 교수는 현 시대 구미의 가장 걸출한 윤리학자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교회와 국가에 관한 논의를 정리하였다. 책의 내용으로는 편역자의 서문에 이어 존 베네트의 "국가와 교회," 칼 바르트의 "기독교 공동체와 시민 공동체," 디트리히 본훼퍼의 "국가와 교회," 헬무트 틸리케의 "교회와 국가에 대한 신학적 논쟁"과 "세상에 대한 교회의 메시지"를 실었다. 구교와 개신교, 개신교 중의 루터파와 칼빈파의 견해를 대표적인 신학자들을 통해 두루 개관할 수 있는 중요한 책이다.
1. 분야: 기독교정치학
2. 에밀 부르너. 정의 사회질서. 전택부 역. 서울: 평민사, 1976.
3. 칼 바르트와 쌍벽을 이룬 스위스의 신학자로서 정치의 이상과 목표인 정의의 문제를 심층적으로 추적한 작품으로서, 제 2차 세계 대전이 진행되고 있는 1943년에 쓰여진 책이다. 상태주의 회의주의적 사상의 암흑 속에서, 전에는 알려지지 아니한 거대한 기술이 투입된 전쟁에서 인간의 존엄이 무너진 상황에서 무엇이 옳고 그르냐의 문제는 긴급한 실제적인 문제였다. 부르너는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정의의 문제를 연구하되 그것이 사회질서의 견고한 기초가 됨을 말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정의의 기초인 성경, 사랑과 정의의 관계, 정의와 법체계, 그리고 정의와 국제질서의 관계까지 광범위한 영역에 대한 혜안을 발견하게 된다.
1. 분야: 기독교정치학
2. 백종국 편저. 한국 기독교인의 정치의식과 민주화. 서울: 생명의 말씀사, 1994.
3. 우리나라의 복음주의자들에 의해 쓰여진 정치에 관한 글을 모아서 편집한 책이다. 신학자, 역사학자, 철학자, 정치학자, 사회학자들의 다양한 글이 기고되었는데, 그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여러 논문을 관통하는 주제는 교회의 사회윤리적, 정치적 책임을 통감하면서 그 방향성의 모색에 대한 논의를 지속한다는 점이다. 사회윤리, 기독교 사회운동, 정치의식, 사회의식, 복지국가의 전망, 하나님 나라의식, 국제체제와 통일 등의 주제들이 논의의 중심으로 등장하고 있다. 일관성은 결여하고 있지만 정치문제에 대한 복음주의자들의 다양한 관심사에 대한 좋은 자료집이다.
1. 분야: 기독교정치학
2. 아더 사이먼. 그리스도인과 정치. 배헌석 역. 서울: 기독지혜사, 1992.
3. 기독교문사에서 세계관 시리즈로 낸 4번째 책으로 신앙과 공공정책의 불가분성을 드러내는 좋은 자료이다. 이 책은 특히 기독교 시민운동을 위해서 필요한 지식을 담고 있는 좋은 책이다. 국회의원들과의 접촉방법을 제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사회문제에 대한 성경의 도움, 올바른 정책을 발견하는 방법, 교회의 역할 등이 고찰된다. 이익집단들이 이익을 표출하여 정책이나 법률을 만들어내는 현대 정치의 현장에서 기독교적인 관점을 가진 단체나 개인이 어떠한 의식을 가지고 구체적인 참여를 위한 노력을 해야하는지를 정리하는 좋은 책이다. 미국상황이라는 한계점이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기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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