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부도의 입구에 위치한 서신터미널은, 온 세상이 파란 동화다.
버스정류장부터 시작해서 차고지에 있는 버스까지 모두 파란 세상이다.
적어도 터미널 안에서는 초록색, 빨간색은 찾아볼 수 없다.
터미널을 사용하는 버스들은 모두 파란색의 연속행진을 한다.
대부도, 제부도 등 서해안의 섬들과 가장 가깝다는 이점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의 수산시장이 밀집한 사강터미널에 밀려 제 역할은 전혀 하지 못한다.
수원 등으로 향하는 버스들의 차고지로 쓰일 뿐이다.
애초에 시외버스 자체가 들어오질 않으니 매표소는 아예 없고,
터미널이라고 해봤자 넓은 공영주차장에 좌석버스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는 '종점 차고지' 수준이다.
적어도 경기도 내에선 바다와 가장 가까운 버스터미널인데 이러한 지리적 이점을 살리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아쉽다.
서신터미널은 '터미널'이라기 보다는 '차고지'에 가까운 수준이다.
왠만한 버스차고지를 가면 항상 볼 수 있는 차고지 내 버스정류소까지 존재하는 것만 봐도.
이 정류소에선 차고지에 주박하는 400번, 400-1번, 990번이 정차하며,
정류소 바로 앞 2차선 골목길에서는 제부도입구까지 직접 다니는 1004번과 330번 버스가 정차한다.
서신터미널은 완벽한 남양여객 차고지이다.
제부도행 시외버스가 다녔던 시절엔 그나마 터미널이라는 간판이 잘 어울렸지만,
시외버스가 전멸한 지금은 400번, 990번, 400-1번 버스들의 차고지 역할을 하는 데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터미널의 명맥을 유지하는 이유는 옆쪽의 농협구판장에서 제부도로 가는 마을버스가 있기 때문에,
그리고 사강-서신간 마을버스도 일부 들어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쉽사리 '남양여객 차고지'라고 간판을 바꾸지는 못하는 것이다.
서신터미널은 서신면 마을의 입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마을이 굉장히 조용했다.
하지만 오가는 주민들이 없어도 제부도로 여행을 가는 나들이족과 MT족들이 꽤 많았다.
화창한 봄 날, 가까운 바닷가로 놀러가면서 시원하게 스트레스를 풀기에는 제부도가 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많은 관광객들을 충족시키기엔 서신터미널은 너무 작다.
서신터미널 차고지 옆에는 조그맣게 컨테이너박스가 마련되어 있어,
저 곳에 각 지역으로 향하는 노선 시간표와 자그마한 쉼터가 있다.
물론 실제로는 거의 무용지물에 가까운 수준이고 오히려 버스기사 분들의 쉼터로 활용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새로 도색을 한 990번이 반짝반짝하게 단장하고 잠시 쉬고 있다.
990번과 노선이 유사하다 못해 똑같기까지 한 400번 버스.
400번은 팔달문→장안문으로 999번은 병무청→장안공원으로 가는 차이점을 제외하고는 모든 경로가 같다.
최근에 남양여객에서 400번과 990번을 대대적으로 대차했지만,
아직까지도 서신-수원을 지나다니는 차들 상당수는 예전 차량이 일부 섞여있다.
하지만 최근에 도색을 새로 한 덕분에 차량 하나는 굉장히 깔끔하고 좋은 편이다.
무려 좌석버스 인가에 갖가지 짬뽕 도색을 하고 일부 차량엔 도시형 일반좌석까지 달려있는 330번보다야 훨씬 낫다.
400번의 지선격인 400-1번 버스.
수원에서 남양까지는 모든 경로가 같지만, 마도면 쌍송리를 거쳐서 서신면으로 들어온다는 차이점이 있다.
화성시 서부권은 확실하게 중심지 역할을 하는 곳 없이 다들 고만고만한 마을들이 흩어져 있기 때문에,
서부권역에서는 400번, 400-1번, 990번을 비롯해 330번, 1004번, 1004-1번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 곳에서 궁평항으로 들어가는 차량도 매시 10분과 40분에 있는데,
기존의 400번, 400-1번, 990번 차량을 그대로 이용하기 때문에 궁평항으로 향하는 사람들에게 상당한 혼란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따로 400-2번이나 990-1번을 만들어 궁평항-수원역의 독립노선으로 운행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금정역에서 출발하여 제부도까지 운행하는 제부여객 330번 버스가 서신터미널에 도착했다.
그리고는 바다로 가기 위한 수많은 관광객들을 토해내고 다시 제 갈길을 간다.
330번이 워낙 오래된 차량들이 많아 관리가 부실하고(다행히 요즘엔 슬슬 신차를 뽑고 있긴 하다.),
도색도 얼룩무늬도색, 간선도색, 심지어는 도시형도색까지 존재할 정도로 굉장히 다양하다.
차량을 잘못 걸릴 경우 좌석버스 요금을 내고 무려 도시형 좌석에 앉아서 가야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차량 관리가 말이 아니다.
그 때문에 남양여객 400 - 990번 콤비에 현저히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어딜 둘러봐도 온통 좌석버스밖에 보이지 않는 서신터미널.
때문에 경기도 통합환승제에서도 철저히 소외당한 비운의 운명을 안고 있다.
도시형 버스가 전혀 들어오지 않는 거의 유일한 마을이기도 해,
궁평항, 제부도 등 바닷가로 통하는 길목임에도 불구하고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어쨌건 서신터미널은 '파란 나라'의 천국이다.
첫댓글 낮에는 초록색 버스를 볼수 없지만 밤에 초록색 버스를 볼 수 있습니다.(수원역-화성시청을 운행하는 남양여객 999번 주박)
개인적으로 볼때마다 생각이 드는건데.. 제부여객보다는 남양여객 차상태가 정말 안습인것 같더군요..;; 입석차량을 좌석시트로 개조하여 맨 뒷자리는 좌석시트도 아닌 입석시트고.. 그나마도 좌석교체를 에매하게 해서 히터는 튀어나와있고..;; 쩝..-_-;;제부여객이 예전에 입석시트를 박고 좌석요금 받은 차량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좌석시트가 달린 차량으로 완전 교체를 하거나 그나마 좌석이라도 제대로 바꿔주어 다행이지만말이지요..유명하지는 않은 이야기지만 남양여객에도 입석차량을 좌석요금받고 다닌적은 있습니다..;; 제부여객과 비슷한 시기에 남양여객 입석차량을 좌석요금내고 탄 적이 있어서요..
그리고 330번과 400번-990번 노선하고는 이용 패턴이 다르다고 봐야할듯 합니다.. 현저히 밀리고 있다는건 동의하기 에매한 글이 아닌가 싶네요...^^ 금정역방면 노선과 수원방면 노선을 같은 이용패턴으로 두고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