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자와 함께 하는 성삼일 전례 피정] - 성목요일 밤에

[마르타]

[수도자와 함께 하는 성삼일 전례 피정] - 성목요일 밤에

성 베네딕도 수녀원으로 3박 4일간 성삼전례 피정을 다녀왔다.

수녀님들과 함께 다락방에서 최후의 만찬 예식을 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의 발을 씻어주려 하자 거부하는 베드로에게

‘내가 너를 씻어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고 하셨다.

이 말씀이 자꾸 나를 붙들었다.

예수님이 흘리신 피와 그 분의 공로에 의지해서

씻어내야 할 나의 가장 큰 더러움과 죄는 무엇일까

그 분의 사랑 앞에서 내 삶이 변화되지 못한다면

나는 주님께 받을 몫이 없다는 것을

단호히 말씀하신 건 아닐까...

주님만찬 성 목요일 미사를 마치고

제대는 깨끗이 치워졌다.

감실에 계신 성체는 다른 곳으로 옮겨졌고

제대에는 꽃 한 송이 남겨지지 않았고

제대보까지 다 벗겨지는 것을 보며

가슴이 텅 비는 것 같았다.

예수님 안 계시는 성전은 아무것도 아니구나

예수님 안 계시는 내 삶은 정말 아무 것도 아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