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양강
 
 
 
카페 게시글
통합 게시판 스크랩 고영남
양강 추천 0 조회 79 07.01.06 22:2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고 영 남(1934-2003/충북 출생).

빛과 그림자, 그 영욕의 세월

진석모씨가 고영남 감독으로 변신한 이유는 두가지가 있다. 충북 수안보의 지주였던 그의 선친은 도무지 아들이 연극공부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성명을 회수해 버렸고 그후 서라벌에서 이광래선생에게 사사받던 그는 원각사 개관공연에 조연출을 맡았는데 이름이 없어진 그에게 쉽고 다정한 이름을 이해랑 선생이 지어 주었다.
“그래 선친과는 끝내 금을 그었나요?”
“작고 하시기 5년전에 역정을 풀으셨지요. 저희 5형제중 막내인 제게 가장 많은 것을 기대하고 계셨으니까요.”
27세의 연극학도가 오향영화사(대표 박시춘) 진행으로 전업한 것은 순전히 배가 고파서였다. 고영남이 그곳에서 심부름을 하고 있을 때 <육체의 길>을 연출하고 있던 조긍하 감독에게 성실성을 인정받고 연출조수로 발탁된 것이 오늘날 100여편의 극영화를 연출했고 또 영화 감독을 전업으로 삼으면서 오직 감독수입만으로 가족을 부양하는 기적적인 인물로 만들었다. 권영순 감독에게 현장을 익혔고, 김기덕의 수제자로 본격적인 연출수업을 하게되는데 이 시기에 너무 굶고 버티다가 끝내 위를 잘라냈다는 아픈 과거를 털어 놓는다.

“그래 이제는 영화연출에 대해 도가 텄겠네요. 결국 영화는 무엇입니까?”
“영화가 무엇인지는 아직 몰라도 한국적인 여건에서는 제작자, 감독, 주연배우가 삼위일체가 되었을때 성공한다는 확신을 가졌어요. 감독작업이 성공했어도 제작자가 선전광고에 인색하다던지 엄청난 물량으로 선전을 하고 연출이 뛰어났어도 대중이 외면하는 배우는 늘 영화를 망쳐왔어요. 영화는 첫째 재미, 둘째 관객의 의중을 명중시켜야 성공합니다.”
고영남은 64년 <잃어버린 태양>으로 데뷔를 했는데 그때 정상을 달리던 엄앵란이 곽정한씨에게 간곡히 부탁을 해서 그에게 메가폰을 들게했다. 물론 김기덕류의 청춘영화였으며 연출솜씨도 만만찮았다. 몇해전 고영남은 큰 부자가 된 곽정환을 20년만에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시네마타운의 곽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넌 병신처럼 실속도 없이 어디를 헤매고 다니느냐, 임권택이 세계적인 감독이 되었는데 마음이 편해?”
“나도 사람(제작자) 잘 만나면 팔자가 달라지지요”
결국 고영남의 설득으로 합동영화사는 2년이란 제작기간과 파격적인 제작비를 투여해서 <메밀꽃 필 무렵>을 만들기로 했다. 고영남은 모처럼 사람을 만나 유감없이 기량을 발휘하게 되었다고 기뻐했는데 나는 그의 얼굴에서 제 2의 임권택을 느꼈다.
“제가 감명받은 영화중에서 슈렌도르프의 <양철북>이 가슴에 남아요. 이제 영상예술은 문학의 난해한 관념이나 이데올로기까지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게되었으며 <양철북>은 극서을 해냈어요”

고영남은 자천작품으로 황순원의 <소나기>와 미후라 아야꼬의 <빙점>을 꼽으면서 데뷔당시 3사람의 감독 - 이만희, 김기덕, 김수용의 쓰러뜨리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한다.
“누구는 영화감독이 좋아서 가난에 못견딘 아내가 세 번씩이나 바뀌어도 메가폰을 놓지 않았다지만 나는 자력으로서 메가폰을 하나들고 인생을 승부했어요. 그래서 정신없이 레디 고를 부른거지요. 작품을 선택하고 제작자를 고르고, 이건 나에게 사치였어요. 성급하게 많은 영화를 만들어야 생계가 가능했지요.”
그러면서 그는 임권택 감독이 가난을 지긋이 참고 좋은 사람(제작자)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린 용기와 인내심에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인다. 고영남이 이제 마음의 고삐를 풀고 여유있는 마음으로 작가로서의 발돋움을 할 준비는 성숙된 것같다. 그가 광적으로 좋아하는 낚시터에서 얽힌 줄을 가위로 잘라버리던 성급함이 이제는 종일 걸려서라도 손으로 풀게되었다고 하니.

- 출처/영화를 뜨겁게 하는 것들(글/김수용)

고영남 감독은 결국 <메밀꽃 필 무렵>을 만들지 못하고 2003년에 타계했다.

▶ 고영남 감독 연출작 중 국내 VHS 출시작.

01. 1967. 빙우.
02. 1969. 사랑이 미워질때.
03. 1969. 결사대작전.
04. 1969. 꽃네.
05. 1970. 태양은 늙지 않는다.
06. 1970. 한양건달.
07. 1970. 나이프장.
08. 1972. 특공외인부대.
09. 1972. 훼리호를 타라.
10. 1972. 아들딸 찾아 천리길.
11. 1973. 9월의 찻집.
12. 1973. 애인교실.
13. 1973. 죽어서 말하는 여인.
14. 1974. 마음은 짚시.
15. 1975. 독사.
16. 1975. 10대의 영광.
17. 1975. 3편 김두한.
18. 1975. 협객 김두한.
19. 1976. 용서받은 여인.
20. 1977. 사랑의 나그네.
21. 1977. 설국.
22. 1978. 청춘의 문.
23. 1978. 사랑과 죽음의 기록.
24. 1978. 꽃신.
25. 1979. 광염소나타.
26. 1979. 영원한 관계.
27. 1980. 외인들.
28. 1981. 빙점‘81.
29. 1981. 깊은밤 갑자기.
30. 1981. 친구여 조용히 가다오.
31. 1982. 내가사랑했다.
32. 1982. 사랑의 노예.
33. 1983. 외박.
34. 1983. 내가 마지막 본 흥남.
35. 1983. 밤이 무너질때.
36. 1985. 여자,여자.
37. 1986. 19 생머리.
38. 1986. 눈짓에서 몸짓까지.
39. 1987. 화려한 변신.
40. 1988. 위험한 향기.
41. 1988. 제2의 성.
42. 1988. 미리마리우리두리.
43. 1989. 매춘2.
44. 1990. 코리안 커넥션.
45. 1991. 나의 아내를 슬프게 하는 것들.
46. 2000. 그림일기.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