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속담에 ‘겨울에 보약을 먹으면 봄이 되어 호랑이를 잡는다’라는 말이 있다. 겨울에 몸보신을 잘 하면 새해 봄을 매우 건강하게 맞이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년 365일 늘 건강에 신경 써야 하지만, 겨울철은 여러 가지 이유로 더욱 중요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중국인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겨울철에는 중풍, 기관지염, 비염, 천식 등 다양한 질환의 발병률이 높아진다. 추운 날씨 탓에 다른 계절에 비해 운동량이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체중도 늘어나기 쉽다.
겨울에 좋은 음식으로 꼬막을 추천한다. 꼬막은 비타민 B 복합체라 불리며, 스트레스를 날려주고 의욕은 북돋워주는 ‘기특한’ 식재료다. 꼬막 속에는 헤모글로빈과 철분이 풍부해 빈혈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골고루 함유돼 겨울철 건강식품으로 제격이다. 요리 방법도 다양하다. 현미가루를 넣어 바삭하고 고소하게 구운 꼬막전, 현미밥에 매운 고추장 양념과 꼬막을 넣고 비벼 먹는 꼬막비빔밥 등 식성에 맞게 먹을 수 있다.
음식 외에 한약을 필요로 한다면, 우선 자신의 체질을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한의원을 찾아 체질을 파악한 후에 적합한 한약을 먹어야 효과가 크다.
허준 선생의 <동의보감>, 이제마 선생의 <동의수세보원>에 나란히 언급된 보약이 있다. 바로 공진단(拱辰丹)이다. <동의보감>에는 공진단에 대해 “타고난 원기를 든든하게 하며 신수(腎水)와 심화(心火)를 잘 오르내리게 해 백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기록돼 있다. 공진단은 간을 좋아지게 하는 대표적인 한약으로 꼽힌다.
공진단은 녹용, 사향, 당귀, 산수유에 한의사들의 임상 경험에 비춰 추가로 침향, 목향 등의 한약재를 첨가한다. 사상 체질에 필요한 처방이 골고루 있다. 사향은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녹용은 원기를 회복시킨다. 산수유는 신장을 강하게 하며 당귀는 보혈작용과 진정효과가 있다.
흔히 보약 하면 녹용을 많이 떠올린다. 녹용은 사슴의 뿔이다. 진료를 하다 보면 왜 사슴의 많은 부위 중에 뿔을 보약 재료로 사용하는 것인지 의문을 품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는 머리 위로 치솟는 강한 기운을 섭취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 녹용 외에도 코뿔소의 뿔인 서각, 물소의 뿔인 수우각, 영양의 뿔인 영양각 등을 사용한다. 녹용은 모양이 위로 올라갈수록 품질이 좋고 약효도 탁월하다. 아미노산, 칼슘, 콜라겐, 콘드로이친, 글루코사민, 히알루론산 등의 약리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침향은 조선시대 왕을 비롯해 중국 황제 등 아시아 제왕들이 귀하게 여긴 황제의 약재다. 예로부터 침향은 ‘신의 나무’, ‘천상의 향기’라 불리며, 궁에서 사용되는 최고급 약재이자 향료의 대명사로 통했다.
침향은 소화불량, 식욕부진, 구토, 기관지천식, 조루, 정력 부족, 기억력 장애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기력이 떨어진 어르신부터 한창 정신을 집중해야 하는 수험생 등 폭넓은 소비층이 선호하는 약재다. 최근에는 침향을 원료로 한 건강보조식품이 나오는 등 인삼, 녹용과 함께 점차 대중화되는 추세다.
자신의 건강 체질을 알고 보약이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각에서는 건강도서 구독 후 스스로 체질을 진단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참조사항으로만 활용해야 한다. 자신의 체질을 알기 위해서는 한의사를 통해 문진과 다양한 검사를 거쳐 확인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올겨울은 예년에 비해 더 춥다고 한다. 늘 긍정적인 마음과 건강을 챙기려는 습관이 웰빙 겨울나기의 핵심 키워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