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세종대왕, 정약용, 슈바이처, 카네기 등을 비롯한 역사적인 인물들이 선구적으로 사회적 책무를 감당한 고귀했던 삶을 보여준다. 그리고 작은 실천으로 세상을 바꾸는데 먼저 동참하고 있는 시민들과 사회적 기업, 기업 시민들을 소개한다. 신분 사회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전통이 오늘날에 와서 어떤 방식으로 시티즌 오블리주로 확산 되었는지 그 과정과 의미를 이야기 하면서 우리 사회에도 ‘시티즌 오블리주’라는 개념이 시민들에게 확산되기를 이 책은 기대하고 있다.
2009년 “마더”라는 영화의 여주인공으로 정말 대단한 연기를 펼치고 여우주연상까지 받은 영화배우 김혜자 씨는 ‘어떻게 그렇게 연기를 잘하십니까? ’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제 안에 숨어 있는 영화 속 주인공과 같은 인물을 그 성향 그대로 제 몸과 하나가 되어 보여드린 것 밖에는 없습니다.” 배우 김혜자 씨의 말은 자신의 몸에는 여러 인물들이 내재되어 있는데 일상생활에서는 감춰져 있다가 연기할 때 몸으로 표현한다고 하는 것이다.
<호모 엔젤리너스>의 작가 이명희 씨는 인류를 새롭게 분류하였다.
호모 파베르(Homo faber) :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람들
호모 로퀜스(Homo loquens) : 자신의 사리사욕만을 위해 구업(口業)을 짓는 사람들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Homo sapiens sapiens) : 단순히 머리만 좋아 혼자서만 잘 먹고 잘살 생각만을 하는 사람들
호모 엔젤리너스(네오휴먼) : 어려운 사람을 돕거나 가진 것을 나누는 일이 일상이 된 사람들.
필자는 위 두 사람의 의견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해보았다.
사람들의 내면에는 호모 파베르,호모 로퀜스,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호모 엔젤리너스 등의 성향 또 인물들이 있는데 그것을 지속적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살아가기 때문에 대부분의 인류는 호모 엔젤리너스가 되지 못하고 있다.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 등의 행사에 참여하거나 배우로서 연기가 필요할 때만 우리는 호모 엔젤리너스가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면 호모 엔젤리너스로 살 수 있을까?
완전히는 아니지만 자기 자신을 버리고 정말 낮아 질대로 낮아져서 세상을 바라보려고 노력한다면 가능할 것이다. 그러면‘우리가 왜 낮아져야 합니까?’라고 반문할 사람도 있을 텐데 거기에 대한 답으로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우리와 우리를 둘러싼 세상은 어떠한가? 각종 사고와 전쟁, 자살폭탄테러가 난무하는 세상, 아이티의 진도 7.0의 지진 후 벌어지는 지옥 같은 참상, 정치권의 권력다툼, 마약, 부정부패, 주가조작 등.
우리들은 모두 자기 자신만을 앞세운다. 직장에서 자신이 조금 더 앞서 나아가고 싶고, 경제적으로 돈을 더 많이 벌고 싶고, 명예를 더 얻고 싶고, 권력을 더 갖고 싶어 한다. 그러나 우리가 언제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을까? 불현듯 다가오는 사고와 사건에 절대 침범 당하지 않을 수 있을까? 무한경쟁의 과정에서 행복한 순간이 얼마나 있었는가? 되돌아보자.
차량기지에서 근무할 때였다. 차량기지 봉사단에서는 인근 연세사회복지관의 부모가 없거나 여러 사정으로 떨어져 지내는 학생들에게 식사지원을 한 달에 한번 하고 있었다. 기지 직원 중 차량을 제공하는 봉사가 가능한 직원들이 기지 내 식당에서 복지관 어린이들에게 저녁식사를 제공하는 봉사였다. 필자는 그 해 봉사실적이 없어서 일찍 퇴근하고 싶은 마음을 뒤로 한 채 차를 가지고 복지관 학생들을 태우러 갔다. 예전부터 봉사를 하고 있었던 직원들의 차에는 학생들이 바로 탔으나 처음으로 봉사를 나온 필자의 차에는 선뜻 학생들이 타지를 못하고 쭈뼛 거리다 마지막으로 타고 출발하였다. 10분도 안 되는 차량 이동 시간, 필자도 그 학생들도 서먹서먹한 시간을 보냈다. 첫 번째 봉사는 그렇게 어색하게 마무리가 되었다.
그 후 다음 달이 되어 다시 봉사를 하게 되었을 땐 조금은 어색함이 사라지고 점차 서로 궁금한 것도 묻게 되고 또 대화도 나누게 되었다. 그렇게 몇 달동안의 봉사활동 하는 가운데 그 학생들의 어려운 처지를 약간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고 우리 동네에 사는 어린이와 친구인 것도 알게 되었다. 그렇다. 그들도 우리의 이웃인 것이다. 어린 나이에 혼자된다는 것 정말 슬프고 억울하고 힘든 일일 것이다. 그렇지만 살아가야 하는 것이고 살아내야 할 일들이 앞에 놓여 있기에 노력하고 특히 믿음을 갖고 그 와중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지금은 기지에서 근무를 하지 않아 그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지만 그때 모습들이 떠오른다. 엄마, 아빠 얼굴도 기억 못할 세 네 살 아이부터 초등학생들, 중고등학생들, 자라서 어린이를 돌보는 선생님이 된 아이들까지 그때 그 모습들이 생각난다. 지금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슬픔을 간직하며 살아가고 있을 그 학생들을 생각하면서 지금의 가족, 직장, 우리주위의 모든 것들에 감사함을 느낀다.
첫 회 아프리카 잠비아에 물이 없어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해 우물을 파서 기증하려고 한국의 연예인들이 그 머나먼 땅까지 날아갔다.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며 땀 흘려 봉사활동을 했고 이후 계속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는 이웃들을 돕고 기부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MBC 텔레비전 프로그램‘단비’의 내용이다.
“바늘에 찔리는 아픔은 잠시. 피를 나누면 기적이 일어난다.”고 말하는 박규은 적십자 혈액관리본부장, 대를 이어 시각장애인들의 등불이 되고 있는 육근해 한국점자도서관 관장, “세상에 나누지 못할 가난은 없다”며 우리나라 기부 문화의 신기원을 열고 있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평생을 바쳐 건강한 먹을거리로 한국인의 건강을 염려하는 임락경 목사…, 이들이야말로 진정 나눔을 실천하는 천사들이다.
이들처럼 어려운 사람을 돕거나 가진 것을 나누는 일이 일상이 된 사람들. 작가 이명희 씨는 그들을 ‘호모 엔젤리너스’(네오휴먼)라고 명명한다.
여러 가지 장애나, 경제적 여건, 가정불화 등으로 세상에서 버려진 사람들, 극빈자들, 실업자들, 노숙인들 등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사람들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사회를 바래본다.
새롭게 인식을 전환하여 공익을 위해 노력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시간과 돈과 노력을 기부하여 다 함께 잘 살 수 사회를 만들어 가자고 제안하고 싶다. 국가나 단체, 기업, 개인 모두가 함께 노력하여야 가능할 것이다. 나의 것 중에서 1%만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과 나누며 살 수 있기를.
글 박현철 서울도시철도 사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