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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는 인류와 가축에게 해를 입히는 동물로서 증오의 대상이 되었던 경우가 많다. 특히, 목축민족에게 소중한 재산을 빼앗는 늑대는 하늘 아래 함께 있을 수 없는 적의 상징이었다. 따라서 늑대는 민화와 동화에서도 배척할 악으로서 그려지고 있다.
그 대표?Ю? 예로 <빨간 두건>과 <늑대와 일곱 마리의 작은 염소>가 유명하다. 늑대는 숲 속에 살며 할머니나 빨간 두건, 작은 염소를 덮치는데, 그 때문에 늑대는 결과적을 벌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만다. 이른바 늑대는 의인화된 범죄자로 그려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동화의 무대인 숲과 늑대와의 관계가 중요하다.
중세에 있어서 숲은 본래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가 있는 세계로 여겨졌다. 이른바 그곳은 늑대뿐 아니라 마녀, 도둑, 요괴 등의 소굴이기도 했다. 고대에서 중세에 걸쳐 사람들이 믿고 있던 세계관은, 소우주(미크로-코스모스)라는 인간이 사는 마을과 도시와 인간의 힘이 미치지 않는 대우주(마크로-코스모스)라는 영역이었다. 물론 숲은 후자에 속했고, 그 경계는 성벽이나 울타리에 의해 구별되었다.
소우주에 사는 사람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대우주의 세계를 두려워했다. 소우주에서 허락되지 않는 범죄를 범한 자는 일상적인 소우주에서 추방되어 대우주인 숲이나 황야를 방랑해야만 했다. 그래서 범죄자 중, 늑대의 가면을 쓰고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에서 추방형을 선고받은 자도 있었다고 한다. 늑대인간도 그 한 예로, 이같은 생각은 약 10세기 이후부터 생겨난다. 아베 긴야가 지적하고 있듯이, 종교상의 범죄인 사원 약탈, 사체 약탈, 저주, 살인 후 사체 유기의 경우와 모반, 탈영, 불명예스러운 욕정등의 파렴치한 죄, 그리고 절도, 강간, 경계 침범의 경우, 범인은 늑대로서 소우주에서 추방되었다.
따라서 민화나 동화에 등장하는 늑대인간, 악마, 난쟁이 등은 실제로는 이와 같이 소우주에서 배제되어 추방된 자의 계보에 위치한다. 어쩔 수 없이 그들은 숲에 살고 숲이 활동의 장이 되었다.
중세까지 숲은 지금과는 달리, 광대한 면적을 가지고 있어서 비바람에 견디는 작은 집을 지을 수 있고, 장작을 모을 수 있었다. 게다가 나무열매, 버섯, 나물, 벌꿀 등을 채집하고, 또 숲에 사는 동물 등을 잡아 먹으며 생활할 수 있었다. 의적 로빈 후드의 전설도 숲과의 관계에서 이야기된다. 사회에서 배제된 사람들에게 숲은 오히려 안전한 거처이며 피난처였다. 그러나 일반 사회에서 사는 사람들이 보면, 숲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낯선 곳으로 기분 나쁜 대우주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민화에서 늑대인간은 달밤에 숲에서 늑대로 변신하는데, 변신할 때 벨트를 하거나 목욕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마녀와 마찬가지로 실제로 늑대인간으로 키워진 사람도 있었다. F.일지글러 등이 집필한 <중세 아웃사이더들>에 의하면, 1589년 10월 31일에 늑대인간이라는 꼬리표가 붙여져 처형당한 기록이 실려 있다. 법정에서 근느 다음과 같이 범행을 자백했다고 한다.
"...... 페터는 25년간 마녀와 음행을 했을 뿐 아니라, 딸 베라와 근친상간을 했다. 그는 띠를 하나 가지고 있어 그것을 몸에 두르면 늑대가 되었다. 그러나 인간의 구별은 잊지 않았다. 띠를 풀면 그는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그는 늑대의 모습으로 5,6세의 아이 13명을 죽이고 뇌를 먹었다. 그중에는 자신의 아이도 있었다. 게다가 가축에게도 큰 손해를 입혔다."
페터가 체포되어 처형당하는 모습을 그린 판화가 남아 있다. 거기에 의하면, 그는 극형을 선고받았다. 수레에 묶여져 뜨거운 쇠로 고문을 당하고, 도끼로 손발이 잘린 끝에 참수를 당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것은 늑대인간의 전설에 의해 날조된 재판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로부터 약 백 년 뒤에도 늑대인간의 재판이 행해졌다. 밑에 그림은 1685년에 그려진 판화로, 늑대가 아이를 유괴해 잡아 먹고나서 쫓기다 우물 속에 빠져 잡히는데 결국 처형된다. 그러나 늑대는 인간으로 변했다고 한다. 이 같은 무법자로서의 늑대인간은 카니발에서도 상반되는 세계를 나타내는 존재로 등장한다. 이른바 늑대라는 상징은 사람들에게 설명할 필요도 없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기에 악의 대명사가 된 것이다.
마녀는 그림 동화에 등장하기 때문에 잘 알려져 있다. 거기에는 앞이 잘 보이지 않고, 유달리 발달한 코를 가진 할머니로 그려진다. 이것은 유대인이라는 이미지를 담고 있으며, 배경에는 그들에 대한 편견이 무의식적으로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헨젤과 그레텔>에서 마녀는 빵을 굽는 가마에서 타 죽는데, 이것도 나치스의 유대인 학살을 암시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마녀 탄압은 16~17세기에 절정을 이루고, 교회가 그 중심적 역할을 맡았다. 그 배경에는 중세에서 근세에 걸쳐 만연한 사회 불안이 원인이었다. 분명 탄압받는 자 중에는 남성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여성이었고, 마녀 재판에서 사람들은 마녀의 증거를 발견하기 위해 광분했다. 예를 들면, 마녀라는 증거를 대기 위한 표시에 대해 B. G. 워커의 <신화 전설사전>에는 다음과 같이 서술되어 있다.
"남자들은 악마의 육체적인 특징에 대단한 흥미를 보이며, 악마식별법을 탐구했다.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의 사람들처럼 대부분이 검은 눈에 거무튀튀한 피부를 가지고 있는 곳에서는 담청색의 눈이 악마와 관련이 있다고 여겼다. 빨간 머리를 가진 여자는 모두 마녀라고 단언하는 일도 많았다. 그 외의 표시로서는 사마귀, 검은 반점, 모반, 여드름, 마마 자국, 갈색의 멍, 혹 등이 있었다. 마녀를 발견한 사람 중에는 이런 표시가 곤충에 물린 상처나 궤양과 흡사하다고 말한 일도 있다."
이 같은 표시는 누구에게나 있는 것으로, 여성 모두가 마녀로 여겨질 가능성이 있엇다. 마녀로 몰리는 계기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주술을 한다거나 초능력이 있다는 소문, 밀고나 악의적인 장난에 의해 마녀라는 누명을 뒤집어썼다. 아무리 부정을 해도 고문에 의해 자백할 수밖에 없었으며, 결과적으로 단죄되었기에 마녀 재판은 여성 멸시의 산물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
그런데 마녀라고 하면, 빗자루를 타고 타고 하늘은 나는 것이 마녀의 속성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빗자루의 기원은 마녀의 지팡이로서, 사실 14세기경까지 마녀가 그려진 그림에는 모두 그처럼 그려져 있다. 독일어로 마녀는 '헥세(Hexe)'로, 그 어원은 '울타리를 타는 여성(hagazussa)'이다. 본래 울타리는 막대기 -지팡이-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또, 16세기부터는 나체로 빗자루를 타고 사바트(마녀 집회)로 나가는 젊은 마녀 모습을 그림에서 볼 수 있는데, 빗자루는 원래 비 부분을 앞으로 하고, 손잡이 부분이 뒤로 그려진다. -그 후, 혼동되어 거꾸로 그려진 경우도 있다- 손잡이와 비는 페니스와 음모를 상징하고 있어, 이것을 탄 광경은 분명 성교를 떠올리게 하고, 마녀가 남성을 유혹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낳았다.
마지막 그림은 고야의 늙은 마녀와 젊은 마녀의 비행을 그린 것으로, 빗자루에 탄 마녀의 모습은 인간으 망상을 그림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 늑대인간의 처형(1589년) ▽▽ 늑대인간의 처형(1685년) ▽▽▽ 빗자루를 탄 마녀(고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