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누’라는 말 보다 ‘무누’라는 말을 더 무서워하는 중국인들. 평생 자기 집 마려하기도 어려운데 죽을 때 편히 누울 곳을 마련하기란 하늘에 별 따기보다 더 어렵다. 그래서 집의 노예가 아니라 묘지의 노예가 되어간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 묘지는 20년마다 임대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는데 청명절을 기점으로 하여 또다시 묘지 가격이 천상부지로 뛰고 있다. 현재 중국 내에서 묘지 가격이 아파트값보다 더 비싸 구하기도 힘든 상황이라 비상이다.
▲ 중국의 공동묘지
베이징과 상하이 인근에서 가장 싼 묘지 값이 ㎡당 3만 5000위안, 환율로 따지면 6백만원으로 평균 따져도 5만위안에 비하면 조금 못 미치는 가격인 것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베이징 근교에 있는 푸톈 공동묘지가 8천위안에 불과 했지만 요즘은 7배가 뛰어넘는 6만위안, 우리 돈으로 천만 원이 넘는다. 그야말로 ‘돈 없으면 편안하게 묻힐 자리가 없어 죽지도 못한다.’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시안에서도 저렴한 묘지가 ㎡당 5000~6000위안이고 고급형은 ㎡당 수만~십여만 위안에 이르고 있다. <중국신문사>가 3일 보도에 따르면 시안 동부 교외의 한 고급묘지는 漢나라 문제의 묘와 가까운 곳에 있어 풍수상 최고의 명당이라 하여 타원형 묘역 한곳을 13만8000위안(약2300만원)에 분양하고 있으며, 서양식·중국식·별장식 등 다양한 형태의 고급 묘지들이 등장하고 있다.
또한 헤이룽장성 하얼빈(哈爾濱)도 최근 10년 사이 묘지 값이 10배 이상 올랐으며, 지린성 창춘(長春)에서는 올 들어 묘지 값이 20% 이상 치솟아 최대 28만 8000위안짜리 묘지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는 창춘 시내 100㎡짜리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가격이다.
이에 계속 묘지 값이 폭등하자 민정부는 “묘지는 20년간만 사용할 수 있을 뿐 소유권이 없다.”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인들은 경쟁하듯 묘지를 사고 있으며 이런 분위기에 휩쓸러 더 묘지 값이 더 폭등하고 있다.
중국의 언론들은 1949년 공산혁명 이후 화장(火葬)을 지속적으로 권장하여 잠시 주춤하는 듯이 보였으나 부유층 중심으로 다시 매장이 늘었다. 전통 방식을 고수하려는 중국인 의식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으나 당국 정책도 묘지 가격 폭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묘지 정책은 주요 대도시에서도 묘지용 용지가 매우 적게 허용돼 있기 때문에 가격이 더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화장을 권장하고 있지만 전통에 밀려 외면당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으로 보기 어렵다. 중국은 하루 빨리 장례시스템이 재정비할 필요가 있으며 새로운 장사 문화에 인식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죽어도 편히 누울 곳이 없다면 영원히 눈을 감을 수 없는 것이다. 중국인들이 고유 명절 청명절에 조상에게 떳떳한 인사 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는 묘지문제를 명확하게 해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