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2014년 12월 15일자 대학정책 명의의 공문을 통해서 경북대학교 총장 임용후보자인 김사열 교수에 대한 임용을 거부했습니다. 단 두 문장으로 이루어진 공문에는 김사열 교수가 왜 부적격한지에 대해서는 一言半句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뭐가 문제였나요?! 오늘은 이 문제를 짚어 보겠습니다.
1) 요즘 국공립대학교 총장선출이 직선제가 아니라 간선제 아닙니까?!
전국 40개 국공립대학 총장선출은 2014년을 기점으로 모두 간선제로 전환되었습니다. 이멍박 정권이 내세운 ‘대통령 공약사항’이란 명분에 밀려 모든 국공립대학이 1987년 민주화투쟁의 산물로 쟁취한 직선제를 포기하고 간선제로 旋回했습니다.
2) 뚝심 있게 직선제를 고수하면 안 되는 어떤 심각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교육부가 가지고 있는 無所不爲의 칼이 있습니다. 이른바 행정적인 불이익과 재정적인 손해입니다. 그들의 傳家의 寶刀는 ‘행-재정적 불이익’입니다. 경북대는 작년에 교육역량강화사업에서 국공립대 최고액인 49억 5천만 원을 지원받았습니다. 하지만 2012년에는 한 푼도 못 받았습니다. 총장 직선제 때문이었습니다.
2011년 이전에는 해마다 70억 내외를 받아서 학생을 위한 사업에 필요한 재정에 활용했습니다. 교육부는 직선제 유지하면 교육역량강화사업이나 비케이21 후속사업 (대학원 지원 사업) 등에 최대한 불이익을 주는 방침을 고수해왔습니다. 사립대 반값 등록금 공약 때문에 국공립대는 지난 5-6년 이상 등록금 凍結이나 引下로 인해 재정여력이 전혀 없습니다. 그 점을 악용하여 대학과 교수들을 억압해왔던 것이죠.
3) 이번에 발생한 경북대 총장후보자 임용 거부사태를 정리해 주십시오!
6월 하순에 총장 후보자 선정을 위한 1차 회합이 있었고, 거기서 김사열 후보가 근소하게 1위를 차지합니다. 하지만 여타 후보자들이 진행상의 瑕疵를 들어 결과에 승복하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4개월 후인 지난 10월 중순에 2차 회합이 있었고, 이번에는 아주 여유 있게 김사열 후보가 다시 1위를 차지합니다. 그 결과를 지난 11월에 교육부에 통지하였고, 사흘 전에 거부공문이 왔습니다.
4) 상당수 대구 시민들은 교육부가 왜 김사열 후보자의 총장임용을 거부했는가,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작 당사자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임용거부 통지를 알리는 공문에는 아무 이유도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냥 안 한다, 그러니까 서둘러 재선정 절차를 밟아라! 뭐 이런 식이에요! 이건 지나친 행정편의주읩니다.
5) 근자에 몇몇 국공립대 총장 임용후보자들이 교육부로부터 落點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頻發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공주대, 한국체육대, 방송통신대 등이 直擊彈을 맞았습니다. 공주대는 9개월, 한체대는 21개월, 방통대는 지난 9월부터 총장 공석상탭니다. 거명한 대학들은 그나마 비중이 크지 않은 대학입니다. 하지만 경북대는 名實相符한 지역거점대학이고, 국공립대학의 先頭走者입니다. (서울대는 더 이상 국립대가 아닙니다!) 이런 간판 국립대학 총장 임용후보자를 특별한 사유 없이 재선정하라고 하는 것은 暴擧입니다!
6) 앞으로 경북대 측에서는 어떤 對應方案을 가지고 있습니까?!
경북대 교수회는 그저께인 12월 17일 전교 평의회를 열어 “이번 사태는 심각한 대학 자율성 침해”라는데 의견을 모으고 먼저 “眞相調査를 위해 교육부에 총장 후보자 임용제청 거부관련 정보공개를 청구”하기로 했습니다. 교육부가 김사열 후보자를 거부한 근거를 알고 나서 대응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학내 輿論收斂 절차를 거쳐 오는 24일 경북대 교수회 공식입장을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경북대 비정규교수노조는 17일 성명을 냈습니다. “경북대 구성원들은 총장 직선제를 폐지하라는 교육부 지침을 충실히 따랐고 간선제 도입 후에는 민주적 正當性을 갖춘 총장을 선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교육부가 구체적인 이유를 제시하지도 않은 채 우리가 선출한 총장 후보자들에 대한 임명제청을 거부한 것은 경북대 구성원의 總意를 무시하고 대학의 자치·자율권을 짓밟는 비민주적 行政暴力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번 사태를 黙過하고서는 더 이상 경북대에서 민주주의와 정의를 가르칠 수 없다. 총장 후보자 임용제청 거부처분에 단호히 저항하고 분노를 모아 공동행동을 전개하자”고 촉구했습니다.
7)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십니까?!
한 마디로 語不成說입니다. 대학의 根幹은 自由와 自律입니다. 그 가운데 어느 하나를 잃어도 대학은 즉시 휘청거리게 됩니다. 요즘 교육부의 행태는 지난 군사정권이나 권위주의 시대의 정권의 행태와 똑같습니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끝까지 그것을 관철하려고 각종 불이익과 압력을 행사합니다. 오죽하면 전임 모 총장은 “나의 직속상관은 교육부 장관이다!” 하는 명언을 남겼을까요? 소도 웃을 얘깁니다.
장관 직인이 찍혀 있지만 국장명의로 총장 앞으로 하달되는 교육부의 공문형식부터 권위주의 시대를 전혀 탈피하지 못했습니다. 국교련 의장단을 맞이하는 교육부 관리가 예전에는 장차관이었는데, 요즘엔 5급 사무관이에요! 이게 무슨 꼴입니까?!
국공립대 교수 ‘철밥통’ 주장하는 보수언론에 보조 맞추면서 교육부 관료들은 지방의 군소 국공립대 총-학장으로 재취업하는 교피아들 숫자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케케묵은 행태가 이 나라 교육의 근간인 국공립대학을 뿌리 채 흔들고 있는 겁니다! 경북대 본부와 교수회, 그리고 경북대 교수들은 이번 사태의 推移를 냉정하게 지켜보면서 앞으로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