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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쨋날
4일차(7월3일)
07:40 기상
08:00 아침식사(토스트와 우유)
08:50 대한매일 일일관광 픽업-조슈아 리(이상욱)
09:30 원더랜드 동물원 도착 관광
12:30 카툼바-도착(점심 : 스테이크와 야채-dining experience)
13:30 Fine Art Gallery에서 커피 한잔-그림 및 조각 감상
14:20 에코포인트에서 블루마운틴 감상
15:10 Scenic Railway 탑승. 탄광촌 및 계곡 감상
15:40 Scenic Skyway 탑승. 카툼바 폭포 감상
16:20 Wentworth Falls Lake에서 오리들에게 먹이 주기 및 감상
18:10 Eastwood에서 김선희씨 탑승(조슈아씨 부인)
18:30 시드니 올림픽경기장 관광
19:00 strathfield 베트남촌에서 월남국수로 저녁식사
20:20 두리하우스 도착 - 사물놀이 악기 챙겨 나옴.
20:40 달링하버(Darling Harbour)에서 사물놀이 공연
22:00 차이나 타운 방문
22:30 본다이 비치(Bondi Beach) 관광
23:10 South Head(Gap Point)
23:30 Double Bay(더블 베이)
23:40 Harbour Bridge 아래
24:00 도메인 Mrs. Macquaries chair point
24:30 Herrys cafe에서 핫도그로 야식
01:00 숙소 도착
01:30 취침
아침 7시에 잠이 깼다. 아직도 몸에 술기운이 남아 있는 듯하다.
여민(서영태)이가 먼저 깨어나 있다.
샤워를 하고 밖을 내다보니 맑게 갠 시드니의 아침이 상쾌하기만 하다.
오늘은 블루 마운틴(Blue Mountain) 관광이 있는 날인데 날씨가 맑아 정말 다행이다.
사람들을 깨웠다. 다들 어제 좀 과음을 한 탓에 힘들어하면서 일어난다.
아침식사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토스트를 구워 딸기쨈을 발라 우유랑 같이 먹었다.
다만 틀린 점이 있다면 어제는 계란이 가운데 들어갔는데 오늘은 여지없이 딸기쨈이다
아! 이런 해장국 대신 토스트라니 원. 한 조각을 떼어 입에 넣었지만 잘 넘어 가지 않는다.
9시에 대한매일 관광에서 픽업하러 오기로 되어 있어서 서둘러야만 했다.
8시40분에 두리하우스 앞 맥도날드에 가서 차를 기다리며 커피를 한잔씩 했다.
<그래 서양식 해장국이다>라고 생각하며 블랙커피에 물을 듬뿍 타서 후루룩 마셔 버렸다.
8시50분! 대한매일 일일관광에서 오늘 블루 마운틴 관광을 위해 우리들을 픽업하러 왔다.
아직 술이 덜 깬 사람도 간혹 있지만 다들 즐거운 마음으로 12인승 승합차에 몸을 실었다.
오늘 우리와 함께 할 가이드(이분은 가이드란 말 정말 싫어함)는 조슈아 리(이상욱)씨이다.
조슈아씨는 올해 30살인데 결혼 1년 된 유부남으로 상당한 유머를 가진 재미있는 가이드다.
시내를 벗어나 4번 국도를 따라가다가 먼저 원더랜드 동물원에 들렀다.
원더랜드엔 상당수의 동양인들이 관광을 와 있는데 거의 우리나라 사람들이다.
그냥 여기저기에서 한국말이 들려온다. 이거 도대체 한국에 있는 건지 호주에 있는 건지 원?
이젠 동남아 수준을 넘어 이쪽으로 대부분 관광을 오나보다. 우리나라도 살기 괜찮은 나라?
아니나 다를까 김태석 예술감독은 원더랜드에서 아는 사람을 만났다.
한빛은행 울산지점장인데 직원들과 함께 호주에 관광을 온 것이다.
입장료를 지불하고 들어가서 먼저 양털깍기 시범을 보았다.
공연장에 들어가니 양 특유의 역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조금 있자 음악이 흘러나오고 무대 쪽 뒤의 문이 열리면서 개가 먼저 뛰어 들어오고
이어 말을 타고 한남자가 들어와서 먼저 양몰이 개의 양몰이 시범을 보였다.
그리곤 혼자 서서 뭐라뭐라 지껄이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다.
나중에 가이드에게 설명을 들었는데 세계에서 양이 가장 많은 나라는 중국이고 다음이 호주다.
그리고 인구당 양의 숫자는 뉴질랜드가 1위다.
여기 있는 양은 메리노란 양으로 털을 얻기 위해 키운다.
그리고 기계로 양털을 깍는 것보다 가위로 깍는 게 빠르고 안전하다는 등의 이야기란다.
이어 남자가 가위로 양털 깎는 시범을 보이고 깍은 양털을 앞으로 펼쳐 던지는 것으로 시범이 끝났다.
양은 참 유용한 동물이다. 인간에게 털과 가죽을 제공하고, 고기와 우유도 제공하며,
그리고 양의 태반은 천연 화장품 재료로 사용하는데 햇빛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재생시켜 준다.
그래서 호주의 관광상품코너엔 어디를 가든 다양한 천연화장품이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다음은 동물원의 일반적인 코스를 따라 호주에서 서식하는 각종 동물들을 둘러보았다.
악어, 팽귄, 뱀, 앵무새, 캥거루, 코알라 등등등~~~~
한쪽 캥거루 우리엔 사람들이 들어가 먹이도 주고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동물원의 캥거루를 보면서 야생의 모습 그대로의 캥거루를 볼 수 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6년전 호주에 왔을 때는 실제 야생 캥거루를 봤다.
그 때 차를 몰고 브리스번을 2박3일로 다녀온 적이 있는데
뉴캐슬 북쪽에 있는 MyAll Lake 국립공원에 들러 하룻밤 잔 적이 있다.
MyAll Lake는 산과 호수와 바다와 사막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국립공원인데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할 수 있는 야영장도 있고, 캐빈으로 된 빌려 쓸 수 있는 숙소도 있다.
그리고 이 공원 입구를 차를 타고 지나다 보면 길가에서 야생 캥거루를 엄청나게 많이 만난다.
캥거루는 우릴 구경하고 우린 차를 세우고 캥거루를 구경하고, 서로 빤히 쳐다보면서~~
호수가 넓게 펼쳐져 있어 백조를 비롯한 각종 야생조류들을 벤치에 앉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호수를 따라 2km 정도 가면 사막에 온 느낌을 만끽할 수 있는 사구가 엄청나게 넓게 펼쳐져 있고
그 곳에서 호주 원주민인 에버리지니(aborigine)들의 유적도 군데군데 볼 수 있다.
또한 그 모래언덕 옆으론 길게 태평양 바다가 바로 닿아 있어 가슴이 탁 트이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곳은 우리나라의 호주 여행안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곳이다.
다음에 단원들과 호주에 오면 꼭 MyAll Lake에 가서 하룻밤 야영도 하며, 캥거루랑 야생동물들을 직접 만나고 싶다.
우리는 원더랜드 동물원을 나와 블루 마운틴을 향해 달렸다.
블루 마운틴의 관광이 시작되는 카툼바는 시드니 시내에서 110km정도 되는 거리에 있다.
4번 국도를 따라 원더랜드에서 계속 내리막을 달려 고도 200m 지점까지 내려가다가
다시 고도 1500m 지점에 있는 카툼바를 향해 끊임없이 올라가야 되는 길이다.
4번 국도엔 양옆으로 자전거도로가 시원하게 조성되어 있다.
12시30분 우리는 카툼바(katoomba) 시내에 다다랐고, 우선 점심식사부터 했다.
메뉴는 한국인이 경영하는 Dining experience란 식당에서 스테이크와 야채로 된 식사다.
처음에 식당에 도착하니 뷔페형식으로 음식이 차려져 있는데 음식들이 거의 없었다.
이유는 예정에도 없었던 손님들이 우리보다 먼저 도착해서 모두 먹어버린 것이다.
오면서 우아한 식사를 즐기라던 가이드 조슈아에게 김감독이 한마디했다.
[우아하게 먹을 조건을 만들어 줘야 우아하게 먹지]
그 일침에 약효가 발휘되어 주방에서 급히 음식이 날라져서 보충이 되고,
우리는 맛을 즐기면서 스테이크랑 야채를 배불리 많이많이 먹었다.
스테이크는 우리나라에서 먹는 것보다 조금 질긴 느낌이 들었는데 그래도 맛은 괜찮다.
조슈아가 미리 음식이 제대로 준비 안되어 미안하다며 우리에게 커피를 한잔 대접하겠단다.
그래서 우리는 자리를 옮겨 Fine Art Gallery에서 조각과 그림들을 구경하면서 정말 우아하게 커피를 즐겼다.
우리 1인당 점심값이 $10인데 오늘 서비스 미비로 $3을 할인하여 우리에게 커피를 쏜 것이다.
카툼바는 시드니 시내에서 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데 예술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다.
시민의 30%정도는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고, 70% 정도는 예술인들이라고 보면 된단다.
그래서 길을 따라 갤러리들이 많이 있는데 대부분의 갤러리들이 그림 전시판매와 커피판매도 겸하고 있다.
우리들은 커피를 한잔 마신 뒤 아름다운 갤러리를 뒤로하고 에코포인트로 갔다.
에코포인트는 세자매봉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고 블루 마운틴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6년 전에 왔을 때보다 훨씬 깨끗하게 넓게 정비가 되어 있다.
블루마운틴은 지천으로 깔린 유카리투스의 나뭇잎에서 알콜성 수증기가 증발하면서
이 수증기에 햇빛이 난반사 되어 산 전체 색깔이 푸르게 보여 블루 마운틴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오늘같이 비 온 뒤의 맑고 깨끗한 날씨엔 공기 중 수증기 방울에 햇빛이 더 잘 반사되어
푸른빛이 훨씬 더 두드러지게 보인다. 정말 절호의 기회에 블루 마운틴에 온 것이다.
거기에다 오늘 따라 멀리 있는 바로 앞 산봉우리 위로 맑은 하늘에 무지개가 떴다.
너무 아름다워 한 컷 사진을 찍었는데 현상해서 보니 무지개는 보이지 않는다.
블루 마운틴은 미국의 그랜드 케넌과 같은 형태를 가지고 있는데
그랜드 캐넌은 숲이 없는 바위와 흙으로 이루어진 거친 남성의 느낌이라면
블루 마운틴은 거대한 계곡이 유카리투스 숲으로 덮힌 여성적인 느낌이다.
절경인 세자매봉엔 에버리지니들의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옛날 에버리지니 추장에게 예쁜 딸이 셋 있는데 용이 이 세 딸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
추장이 외출 할 때면 딸들에게 마법을 걸어 바위로 만들어 놓고 외출을 하고 돌아와선 마법을 풀곤 하는데
하루는 딸들에게 마법을 걸어 바위로 만들어 놓고 외출했다가 용과 추장이 결투를 벌이게 되고
결국 그 결투에서 추장은 죽게 되어 마법에 걸린 세 딸은 마법을 풀 길이 없어 지금도 그대로 바위로 있는 것이다.
우리는 에코포인트를 떠나 Scenic으로 가서 Railway를 타고 옛 탄광촌을 둘러보며 삼림욕을 하러 계곡 안으로 들어갔다.
비록 거리는 짧지만 거의 수직으로 떨어지는 Scenic Railway는 짜릿한 스릴을 느끼게 해준다.
계곡 안 산책로를 따라 유카리투스가 발산하는 알콜성 수증기가 섞인 신선한 공기를 흠뻑 마시며
탄광촌도 돌아보고 조슈아로부터 유카리투스에 대해 설명도 들으며 30분 정도 산책을 했다.
호주는 산불이 잘 나는데 이유는 벼락 때문이기도 하고 대부분 알콜 성분을 함유한
유카리투스 가지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그 마찰에 의해 산불이 잘 난다고 한다.
하지만 알콜 성분 덕분에 나무가 그냥 겉만 후루루 타고 지나가기 때문에
나무속은 살아 있어 껍질을 벗고 다시 살아난다고 한다.
차를 타고 오는 동안 일정지역에 시커먼 나무들이 앙상한 가지들만 기지고 있는데
그 시커먼 나무줄기에서 파아란 나뭇잎들이 빼곡이 돋아나고 있었다.
그게 바로 지난 봄(9월)에 불이 난 자리란다.
유카리투스는 자라면서 뱀이 허물을 벗듯이 스스로 껍질을 벗는다.
그리고 유카리투스 나무는 굉장히 단단하고 곧게 벗어 있어 목재나 전봇대로 많이 쓴단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들어와 있는 숲은 유카리투스가 알콜성 수분을 발산하는데
1시간정도 호흡을 하면 소주 1/5병정도 먹는 만큼의 알콜을 섭취한다나 어쩐다나.
넓은 호주 땅에 우리나라 소나무보다 흔하게 자라는 유카리투스,
난 코알라가 유카리투스만 먹고 자란다기에 처음엔 상당히 고급스런 놈인 줄 알았다.
헌데 코알라가 살고 있는 호주는 온통 유카리투스 천지다.
유카리투스도 그 종류가 엄청나게 많은데
그 중 코알라가 먹는 유카리투스는 검츄리를 비롯해 14종류 정도 된다고 한다.
그리고 코알라(원주민어로 물을 먹지 않는다)는 하루에 거의 20시간 가까이 잠을 자는데
이건 유카리투스 나뭇잎의 알콜성 수분 때문이 아니고 유카리투스 잎만 먹고 살기 때문에
영양부족으로 힘이 없어 최소한의 에너지만을 사용하기 위해서 잠을 많이 잔단다.
또한 유카리투스의 꽃은 사람들에게 엄청나게 많은 꿀과 로얄제리를 제공한다.
그래서 호주는 각 관광상품점마다 꿀과 관련된 제품들이 많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호주는 말 그대로 젖과 꿀이 흐르는 땅-가나안인 것이다.
정말 2000만 정도 되는 호주 국민들은 넓은 대지 위에서 자연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삼림욕을 할 수 있는 통로는 축축한 땅을 밟지 않고 갈 수 있도록
나무다리로 연결해서 통로를 만들어 놓았는데 통로중간에 돋아나 있는 나무를 자르지 않고
통로 가운데에서도 클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이 모두가 자연을 보호하는 세심한 배려다.
통로를 따라 30분 정도 산책을 한 뒤 우리는 Skyway(케이블카)를 타고 Scenic으로 올라왔다.
올라오는 케이블카에서 멀리 카툼바 폭포가 아름답게 보인다.
Scenic을 출발하여 시드니로 돌아오던 중 조슈아가 옵션이라며 좋은 장소 한 곳을 소개해 주었다.
Wentworth Falls Lake에 잠시 들렸는데 이 곳은 오리들에게 먹이를 주며 놀 수 있는 곳이다.
먹이를 주자 야생오리와 백조, 가마우치 종류인 것 같은 작고 검은새들이
호수 저 건너편에서도 우리를 향해 우르르 몰려오고 가까이 온 녀석은 떠날 줄을 모른다.
조용하고 호젓한 호수가에서 한 남자는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고 있고
한 어머니는 8개월 정도 된 아기를 데리고 나와 호수가에 앉아 오리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괜히 조용한 호숫가에 우리들이 10명씩이나 몰려가 방해가 된 건 아닌지~~~~~
돌아오는 길에 맥도날드에 들러 커피 한잔을 하면서 조슈아랑 서로 느낌이 좋아
1인당 $20에 오늘밤 시드니 나이트 투어를 예약했다.
조슈아도 좋다면서 오늘은 밤을 새워 투어를 해도 괜찮단다.
대신 Eastwood에 있는 자기 집에 들러 부인인 김선희씨를 동반하고 가잔다.
우린 물론 오케이를 하고 저녁을 Strathfield에 있는 베트남촌에 가서 월남국수를 먹기로 했다.
김선희씨를 태우고 환경올림픽을 선언한 시드니 올림픽경기장을 함께 둘러봤다.
차도를 따라 잘 닦여 있는 자전거도로에 3명이 헬멧을 쓰고 로드레이셔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있다.
올림픽 경기장 입구의 조명등들은 태양열을 이용해서 불을 밝히도록 집열판이 달려 있다.
베트남촌 식당에서 우린 닭고기 국물에 면을 넣은 월남국수를 주문하고
조슈아는 우리를 위한 써비스로 맛이 아주 좋다는 돼지고기 튀김 종류를 주문했다.
국수 Large는 양이 너무 많다는 조언을 듣고 Medium으로 주문했는데 정말 양이 많다.
국수가 국물이 시원하고 맛이 좋은데 돼지고기 튀김이랑 양이 많아 결국 다 못 먹었다.
두리 하우스에 돌아와서 악기들을 챙겼다.
우선 나이트 투어 하기 전에 달링 하버에서 사물놀이 공연부터 할 예정이다.
Aquarium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아이맥스 영화관 앞에서 길놀이부터 공연에 들어갔다.
사람들이 지나가다 멈추어 서서 구경도 하고 박수도 쳐준다.
가게 안에서 술을 마시던 사람들도 호기심어린 눈으로 쳐다본다.
사물놀이가 끝나고 장승 장면에 나오는 탈춤 춤사위도 한자락 펼쳤다.
시간은 40분 정도 흘러가고 잠시 쉬면서 민요도 할까말까 망설이는데 경찰이 다가왔다.
여기서 공연을 하면 안 된단다. 하려면 미리 허락을 얻어야 한단다.
잘 알았다고 이야기하고 우린 사물들을 거두어 가까운 차이나타운에 공연하러 갔다.
하지만 밤 10시의 차이나타운은 썰렁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공연은 그만하고 나이트투어를 시작하기로 했다.
우선 본다이 비치(Bondi Beach)로 갔다.
본다이 비치는 그리 크지 않은 해수욕장이나 시드니 시내에서 15분 정도 거리에 있고
밀가루처럼 모래가 아주 곱고 부드러워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해수욕장이다.
개와 유리제품을 가지고 못 들어오도록 입구에 표지판이 서있다.
바닷가에 서니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파고들고 캄캄한 해변에 하얀 파도가 밀려온다.
본다이란 말은 원주민어로 [바위에 부딪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소리]란 뜻이란다.
우린 Bondi Beach를 떠나 차를 타고 Gap Point를 가는 길에
조슈아는 자기가 밤 낚시하러 잘 가는 태평양 바닷가 절벽을 소개해 줬다.
바닷가에 호젓한 주택들이 즐비하게 있고 주택가 바로 옆이 태평양인데 높이 50m나 되는 절벽으로 되어있다.
근데 그 곳은 한국 사람들만이 조용히 밤낚시를 즐기는 곳이란다.
정말로 다가가니 우리말이 들린다. 우린 서로 인사를 한 뒤 잠시 낚시하는 것을 구경했다.
절벽 위에서 릴낚시를 던지고 그 릴낚시 찌는 파도에 밀려 불빛을 반짝거리며, 저 멀리 바다 가운데까지 흘러가 있다.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한 분이 40cm정도 되는 고기를 한 마리 잡더니 바로 피를 뺀 후 상자에 담는다.
그래야 고기 맛이 있다나. 아마 지구상에서 우리나라 사람만큼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낚시터를 떠나 시드니의 South Head인 Gap Point에 도착했다.
이 주변이 공원으로 되어 있는데 공원 이름이 Gap Park이다
컴컴한 밤이지만 불빛을 밝혀가며 자살바위인 Gap Point의 갈라진 틈도 구경을 했다.
시드니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산다는 Double Bay(더블 베이)를 지나 시내로 들어 왔다.
Double Bay는 만이 두 개로 갈라져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시드니에서 가장 고급 주택지이며,
이 곳엔 시드니의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유태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다.
호주는 물건이 정가제가 이닌데 이 곳에선 모든 제품가격이 말 그대로 Double이란다.
우리는 차를 타고 시내를 지나 다시 Harbour bridge 아래로 왔다.
하버 브릿지는 호주가 대공황 때 공황 타개책으로 공사를 계획했는데
실제 계획보다 축소해서 다리를 건설했고 다리 건설 때 중국인 노무자들이 엄청나게 많이 죽어
그 보답으로 중국인들에게 뭘 해줄까 물었더니 풍수지리를 본 중국인들이
달링하버 옆쪽인 늪지대를 자기들이 사는 터전으로 삼겠노라고 해서 주었는데
그 곳이 지금의 차이나타운인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다시 차를 타고 the domein으로 들어섰다.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릿지의 야경을 잘 보기 위해서다.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릿지가 가장 잘 보인다는 Mrs. Macquaries chair point에 왔는데
실제 이 자리에선 제대로 다 잘 보이지 않고 좀더 앞쪽으로 나아가야 잘 보인다.
호주는 호주를 대표할 독특한 음식이 없고 다양한 민족이 들어와 자기 음식을 지키며 살고 있단다.
죠슈아는 그래도 호주의 특별한 음식 하나를 소개해 주겠다며
우리를 울루물루 베이에 있는 Herrys cafe로 데리고 갔다
이 Herrys cafe는 햄버거와 Meat pie가 유명한 가게로 포장마차처럼 꾸며져 있고
사람들이 줄을 서서 햄버거와 Meat pie를 사먹고 있다.
그래도 이 Meat pie가 호주 대표음식쯤은 된단다.
이 Herrys cafe는 시드니 관광 첫날 와서 내가 이상한 파이를 사먹었던 곳이 아닌가.
그 날 내가 사 먹었던 것이 바로 이 Meat pie인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햄버거를 사서 먹었다. 그런데 이 햄버거도 혼자 다 먹기엔 양이 많다.
우리는 밤 1시에 모두 맛있게 햄버거를 먹은 뒤 밤1시에 조금 넘어 두리하우스에 도착했다.
죠슈아가 여러 가지로 친절하게 안내를 해 주고 함께 보낸 시간 속에 정이 들어
우린 김일두 선생님이 직접 그린 부채 하나와 200ml 참소주 3병을 선물했다.
두 사람은 고맙다며 사실 오늘이 결혼 기념일이란다.
아마 그날밤 두 사람은 이국땅에서 참소주로 즐거운 결혼 1주년 파티를 했을 것이다.
오늘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정말 보람있는 여행을 했다.
이곳이 우기인데도 날씨까지도 우리들을 위해 화창하게 개어 있었다.
하루를 돌이켜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