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현 재
-아버지와 지은 집-
우리 아버지는 평생 집을 지었어요.
아버지는 항상 말씀하셨죠.
“집은 튼튼하게 지어야 한다.”
1.
설계하기 너무 힘들어요.
도면 그리고, 고쳐 그리고, 또다시 고쳐 그리고….
“집은 설계만 잘해도 절반은 지은 거란다.”
2.
야호! 건축허가가 났어요.
터파기 전에 문화재 발굴 조사도 하고 지반 검사도 해야 한대요.
제발 문화재가 나오지 않았으면….
3.
기초공사를 시작했어요.
집 모양에 따라 터파기를 해요.
단열재와 비닐로 꽁꽁 싸매고 주변에는 버림콘크리트를 부었어요.
“집은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
4.
1층 바닥공사를 해요.
철근을 가로 세로로 엮고, 상수관 하수관도 설치했어요.
5.
콘크리트를 쏟아붓고, 터파기했던 흙으로 주변을 되메우기 해요.
깍두기 두 개를 붙여 놓은 것 같아요.
“집 모양이 단순할수록 하자가 적은 법이란다.”
6.
바닥이 꽝꽝 굳었어요. 이제 벽과 천장을 세운대요.
거푸집과 거푸집 사이에 철근을 심고, 전기선, 통신선도 벽을 따라 설치해요.
7.
레미콘 트럭이 도착했어요.
콘크리트 타설기와 합체하더니 기다란 호스에서 시멘트가 마구 쏟아져요.
천장과 벽을 따라 흘러가며 거푸집 사이를 꽉꽉 채워요.
8.
1층 완성!
같은 방식으로 2층 벽과 지붕 골조가 완성되었어요.
이제 조금 집 같아 보이네요.
9.
거푸집을 모두 떼어내고 창문을 달았어요.
외벽은 두꺼운 단열재를 붙이고 스타코를 칠해요.
“북쪽과 서쪽 창문은 작아야 겨울에 춥지 않단다.”
10.
평지붕이라 방수공사를 해야 한대요.
우레탄 중도 공사, 상도 공사. 두 번이나 방수제를 칠하네요.
캑캑, 냄새가 고약해요.
“지붕은 비가 새지 않도록 꼼꼼히 칠해야 한다.”
11.
내장공사가 한창이에요.
수도 배관과 보일러 배관을 설치하고 그 위에 고운 시멘트를 바르는 몰탈 작업을 해요.
배관을 보고 있으면 구불구불 뱀이 생각나요.
12.
이제 거의 완성되어 가요.
도배하고, 장판 깔고, 조명 설치하면,
공사 끝!
13.
마당에 배관 공사를 마치고 화단을 만들었어요.
아버지가 키우신 측백나무, 무궁화나무를 옮겨 심었어요.
집 짓는 일이 이렇게 힘들다니….
14.
“햇볕 잘 드는 남향집으로 잘 지었구나.”
2024. 6. 15.
작년 금현재 건축과정을 떠올리며...
(천국에 계시지만 건축내내 아버지는 나와 함께 하셨다)
동화 바로가기
https://youtu.be/guDhPA6daC8?si=t-ODYne_ULyTSq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