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미언니에게 가끔 만날 때마다 채근을 받는 게 있다.
"싸이 좀 해라. 도통 소식을 알 수 없잖아."
입으로 "네. 네"하지만 사실 난 싸이를 할 생각이 없다.
첫직장의 휴유증인지 자판두드리는 게 싫어서다.
게다가 이 카페에도 글을 잘 싣지 못하는데 싸이까지 어떻게
내가 책임지랴.
암튼 영화를 본 건 한 2주일 전인데 이제서야 후기를 쓴다.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
제목부터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왕의 여자는 너무 당연하고... 왕이 남자라... 동성애에 관한 영화?
새벽같이 일어나 토요일 오후에 조조를 끊었다. 아침부터 왜그리
사람이 많던지.
전개가 꽤 빨라 관객을 몰입하게 해주었다. 또 실제에 가까운 연기자들의
광대놀이는 꽤 눈요기 거리였다.
후반부로 갈수록 결말을 예측할 수 있는데 그 어떤 악인도 없이 단지
그들의 삶에 대한 연민에 마음이 먹먹했다. 왕이라 행복한 것도 아니요.
광대라 불행한 것도 아니요. 자신의 위치와 자신의 한계가 자신을
누르고 그 한계 안에서 모든 인물이 자유롭지 않다.
"진리가 자유케 할지니..."대학시절 노동법 교수님이 자주 인용하시던
성경말씀이다. 그런데 요즘 이 구절이 자주 생각난다. 진리.... 자유...
나의 신앙이 나를 자유케 해주면 좋으련만, 때론 이 신앙이 나를 답답하게 한다.
꼭 율법의 옷을 입은 것처럼. 인간의 본성이 악하고 나약해서인지...
그리스도인이 자유롭게 살면(일명 방탕하게) 그리스도인이 아니라하고
그리스도인답다하면 너무 고리타분하고 모든 욕망을 거세당한 사람 취급당하고.
어렵다. 난 언제쯤 자유를 누릴 수 있을까?
ㅋㅋㅋ 영화이야기로 시작해서 이게 무슨 결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