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밤 일을 마치고 대충 짐을 꾸려서 출발지인 마산 육호광장에 모였다.
간단한 인원파악후 목적지인 설악산으로 향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의 권유로
산행에 동참하게 되었고, 그 분은 마산 모 초등학교 졸업생으로, 동문산악회 맴버로 6년째
거의 매달 이렇게 산행을 해 오고 있었다.
밤새 버스는 달려 새벽6시 쯤에 설악산 인근 한계령에 도착하였고 아침 식사를 간단히하고,
코스의 난이도에 따라 ABC의 세개 코스로 나누었고, 그중에서 년식이 낮은 나는
A코스의 무리들속에 감히 포함되었다. 초보인 나에게는 약간의 긴장도 되었지만,
젊음하나로 버텨보기로 했다.
오색이라는 곳에서 6시 50분경에 등반이 시작되어 10시반 쯤에 설악산 정상 대청봉에 도달하였다.
말로만 듣던 백두대간의 한줄기인 정상에서 발아래 굽어보이는 장관들을 내려다보면서
대자연의 경이로움에 다시한번 숙연해짐을 느꼈다.
가까이 동해가 보였고, 귀에 익은 울산바위등 모든게 새롭게 다가왔다.
잠깐 사진 몇장만 찍고 정해진 시간대로 급히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12시쯤 중간지점인 휴게소겸 대피소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꿀맛이었다.
찬도 별로 없었지만........ 또 술이 빠질수 있나!! 주거니 받거니 하다보니 모잘라서
옆에서 한병 샀는데 소주한병이 무려 팔천원ㅋㅋ ..기가 찼지만 그래도 한병을 게눈감추듯 뚝딱...
짐을 챙겨서 하산 준비~~ 최종 집결지인 설악파크호텔 주차장에 4시까지 집결해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촉박하고 거리는 앞으로 8KM정도... 그리 넉넉치 않은 시간이라 산행대장의
무전이 연방 우리들의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내려오는 코스는 천불동 계곡을 거쳐서 비선대로
내려오는 설악산 국립공원 입구까지이다.
동내 뒷산정도 다니던 내가 큰 물에서 놀아서 인지 내려오는 도중에 오른쪽 무릎 뒤쪽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ㅠㅠ 그렇다고 여기서 낙오라도 한다면 .... 있을수 없는 일이다.
생각했던 단풍은 그리 많지도 않았고 아직 까지는 정상정도에만 있었고,
하단까지는 이번주정도 되어야 내려 온단다.
올 단풍은 지난 여름에 비가 많이 와서 색깔이 이쁘지 않고 잘 안나온다는게 전문가들의 얘기였다.
솔직히 단풍구경할 시간도 없었고 , 더군다나 사진한장 찍을 시간도 더더욱 없었다.
그저 잠깐 경치사진 몇장 찍은게 이번 산행의 전부였다. 올라갈때나 마찬가지로 등산로 전체가
반이상이 계단이었고 돌 아니면 철재 계단 이었다. 그렇게 어렵사리 공사를 한사람들에 대해서
나는 고마움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산행 내내 헬기로서 자재들을 실어 나르는 모습들이 계속되었고,
지난여름의 수마가 할퀴고 간 흔적들이 구석구석에 남아있었다.
결국 집결지에 도착해보니 다섯시 !! 늦게 왔다는 원망의 눈길을 뒤로 하고 귀가 차량에 올랐다.
사실 B와C조도 있었지만 이 사람들은 그냥 관광차 온거다.
가까운 비선대에 올랐었고 케이블카도 타고 그저 눈과 입만 즐겁게 했을 뿐이다.
총 44명이 갔는데 나와 같은 정예부대(?)는 17명 이었고 나머지는 다 바람잡이였다.
차에 올라 앉았는데 갑자기 다리에 통증이 더 심해졌고 내일 일이 걱정이 되어 순간
괜히 왔다는 생각도 들었다. 주위에서는 안먹던 음식을 먹어면 소화불량이 있듯 안 쓰던
근육을 써서 근육이 긴장을 해서 그렇다는데 다행이 맛사지도 하고 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다.
중간에 저녁식사도 하고 ... 시간상 못했던 뒷풀이!! 그냥지나칠수가 있나 !!ㅎㅎ
적당히 하고서 어느듯 마산에 도착하니 02시... 각자 다음산행을 기약하면서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집을 향했다.
그냥 산에 한번 갔다 온걸가지고 왜 이래 호들갑이냐고??
사실 나는 부러웠든게 있어서 이 글을 한번 올리고 싶었다.
어제 모임은 마산 모 초등학교 총 동창회 동문산악회에서 주관하였고,
결성된지는 6년째이며, 이번이 72번째 산행이며 매월 둘째주 일요일에 이렇게 산행을 한다고 하였다.
물론 졸업생이 회원이 되고 비 회원으로 같이 갈 사람이 있어면 각 동기회에서 추천하면
가능한데 이렇게 해서 나도 같이 가게된 것이엇다.
졸업생들중 4회에서 14회까지 정도가 주축이었으며, 14회가 우리정도의 나이었다.
아니 동갑이었다. 오래 해서 그런지 일처리 함에 있어서 손발이 척척 맞아 들었고
모든게 깔끔하게 진행되었다. 특히 우리 전체를 인솔하는 산행대장의
해박한 등반상식과 각종 안전에 관한 꼼꼼하게 챙기는 모습들이 나에게는 강하게 다가왔다.
또 특이한건 보통모임에서는 주로 남자들이 앞에서 진행을 하지만,
막판 뒷풀이 같은경우에선 싱싱한(?) 여자들의 리더가 절대적이었다.
그때는 선배가 아니고 모두가 오빠였는데 10살 더먹은 오빠가 후배들의 애교에
어떻게 안따라오고 말겠는가 ... 해서 분위기는 마지막에 절대적이었다.
올라가면서 부터 내려올때까지 고놈의 술, 노래, ...끈임없이 이어졌다.
부족한 잠 때문에 걱정도 됐었는데 그것도 흥겨웠던 심신을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리 천석도 총동창회가 있어서, 아니면 꼭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 갈수도 가볼만한 곳도 많고
하지만 이렇게 정기적으로 산이나 야외로 가서 도시생활에 찌든 우리들 마음도 달래고
또한 동창들과의 우의도 다지면서 조금의 여유를 갖는 그러한 모임으로 한번 해 봤으면 어떨까
하는 나 개인의 간절한 바램에서이다.
첫댓글 운아! 수고 많았네. 공룡능선,용아장성, 울산바위,권금성..... 설악산은 언제 어느곳으로 가도 아름다운 산. 오색약수 한사발 묵고 산더덕 고추장 발라서 석쇠로 구워먹고 막걸리 또 한사발 묵고 산채비빔밥 한그릇 묵고 이러다 묵다가 세월 다가겄네. 백담사계곡의 단풍이 또 쥑이지. 나도 총각때부터 수시로 다녀오곤 했는데 갈때마다 좋더라. 특히 가을의 공룡능선 기암절벽은 한폭의 수채화. 그런곳으로 우리 동창회서 단체로 한번가자. 내년쯤....
그래~! 산더덕 같은것도 구워먹고 했으면 좋았으련만 요즘 국립공원 뿐만 아니라 모든 산에서의 취사행위가 금지되어 있는터라 어렵겠지만 모를리 없는 너와 우리모두의 바램 아니것나?? 가까운 산이라도 단체로 함 갔으면 좋겠는데!!
운아 이제 본다. 대청봉까지 올랐네. 대단하다. 나도 산에가는거,좋아하는데,가까이 살았으면... 니뒤 할아버지 대단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