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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글을 전혀 모르던 박수례권사에게는 효성교회 김형선목사의 지도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성경을 그렸다는 박수례권사의 노트. 183권의 성경쓰기 노트 | | ‘81세의 고령의 나이, 백내장수술로 침침해진 눈, 글을 쓰거나 읽지 못하는 문맹'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사람이 66권이나 되는 성경을 7년2개월 만에 완벽히 노트에 옮겨 적어 화제다.
이 기적적인 일을 해낸 주인공은 광주효성교회에 출석하는 박수례권사. 그녀가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옮겨 쓴 노트만도 50페이지짜리 초등학교 국어공책 183권.
“언제 다쓸까라는 고민을 수 도없이 많이 했습니다. 글을 모르니깐 더욱 힘들고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다 쓰고 나니깐 오지기 그지없습니다"
박권사가 느닷없이 성경쓰기를 작정한 것은 단지 ‘좋아보여서'다. 7년전 성도집을 방문했을때 매일 성경을 쓴다는 성도가 좋아보여 자신도 성경쓰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녀가 14년전 예수를 믿기시작한 것도 그냥 ‘좋아보여서'였다.
몸이 좋지않아 치료를 위해 광주에 올라왔다가 병실에서 들리는 찬송소리가 좋아 스스로 효성교회를 찾아갔다는 박권사는 알지 못하는 글을 쓰기위해 성경의 글을 똑같이 그리며 나갔다. 그래서 인지 박권사는 ‘성경을 썼다'는 표현대신 ‘성경을 그렸다'고 표현했다.
초등학교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었던 그녀는 성경에 적힌 글의 뜻도 모른채 한자 한자를 그려나갔다. 밤에는 연필을 깍고, 낮에는 공책에 성경을 옮겨 적었다.
그야말로 ‘밥숟가락만 놓으면 성경쓰기'에 몰두하는 것이 하루 일과였다. 그러기를 무려 7년 2개월. 마침내 그녀는 지난 8월 ‘성경그리기'에 종지부를 찍었다. “써도 써도 끝이 보이지 않으니깐 ‘우리 하나님은 뭔 말씀을 이렇게 많이 했을까'라는 원망도 생기더라고요. 그러나 하기싫었으면 하지 않을텐데 하고싶더라구요"
그녀가 이렇게 성경쓰기를 완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효성교회 김형선목사의 적절한 지도가 한 몫을 감당했다. 글을 모르는 그녀가 성경쓰기를 시작했다는 말을 듣고 김목사는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박권사가 힘들어할 땐 든든한 후원자로 질문을 할땐 자상한 선생으로 그 역할을 자처했다.
한번은 박권사가 김목사를 찾아와 “목사님 죽기 전에 제가 다 쓸 수 있을까요"라고 물은 일이 있었다. 김목사는 단호하지만 자상하게 “죽을지라도 쓰십시요. 하나님께서 마칠 날을 주실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또 글을 모르는 그녀가 매일 전날 썼던 위치를 잃어버리자 집으로 찾아가 성경에 전날 썼던 곳을 체크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박권사도 “힘들어 몇 번이나 포기하려고 했으나 목사님의 배려에 용기를 얻었다"며 김목사님의 수고에 감사했다.
박권사는 성경쓰기가 끝나자 정신도 맑아지고 몸도 좋아졌다며 주위사람들에게 이를 권장하는 ‘성경쓰기 전도사'로 나섰다.
박권사는 치매방지를 위해 화투를 즐기라고 권유했던 노인당 노인들에게 “치매걸리지 않으려면 화투 치지말고 성경을 써라"고 더 큰목소리로 전도한다. 처음에 듣지 않던 노인들도 이젠 고개를 끄덕인다.
현재 효성교회에서는 박권사의 소식을 듣고 몇달전부터 70세의 권사님 성경쓰기에 돌입했다.
효성교회 김형선목사도 “미디어발달로 교회내 성경을 읽는 사람이 줄어드는 실정인데 이건 정말 대단하고 감격적인 일"이라며 "앞으로 교회 중·고등부 학생들에게 성경쓰기 대회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효성교회는 앞으로 박권사의 성경쓰기 공책을 교회에 보관, 전시해 교인들의 모범으로 삼을 계획이다.
기독타임즈 이대종기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