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아리 자주 붓는 것도 '질환'
혈관장애·암수술후유증 등 원인
다리 붓는 직장인 갈수록 급증
원인별 조기치료 합병증 막아야
다른 사람에 비해 유독 다리가 잘 붓는 사람이 있다. 하루종일 서서 일하거나 장시간 앉아서 업무를 보는 직장인들에게 흔하다. 백화점 직원, 간호사, 학교 강사에게서 자주 발견되는 증상이다. 불규칙한 생활패턴으로 인해 운동할 시간이 없는 직장인들이 늘면서 최근 이 같은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간이나 신장 질환이 있으면 몸 전체가 붓는다. 반면에 다리만 붓는 '하지부종'은 정맥과 임파선(영양소와 면역항체를 운반하는 작은 조직) 장애로 생기는 질환이다. 정맥 장애는 장시간 서 있음으로 인해 다리 정맥의 혈액이 심장으로 올라가는 속도가 느려지고 정체되기 때문에 일어난다.
불규칙한 생활패턴으로 인해 운동할 시간이 없는 직장인들이 늘면서 최근 다리가 붓는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임파선 흐름의 장애는 유방암이나 자궁경부암 수술 후유증으로 가끔 발생하는데 '코끼리 다리'를 연상할 정도로 심하게 부을 때도 있다. 이럴 경우 원인을 알지 못해 이 병원 저 병원을 헤매는 사람이 많다.
반복적으로 심하게 붓는 다리-하지정맥 부전증
하지정맥 부전증은 서 있는 상태에서 정맥의 혈액이 심장으로 계속 올라가지 못하고 순간순간 아래로 역류되는 현상을 말한다. 구조적으로 설명하면 하지정맥에는 중간중간 판막이 있는데 혈관이 확장돼 판막 기능에 이상이 초래되면서 역류가 발생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다리에 머무르는 혈액이 증가돼 외관상 발목 주변의 피부가 탱탱하게 붓고 종아리가 터져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자고 일어나면 증상이 호전되는데 수년간 지속되면 2차 합병증이 생긴다.
무릎 아래의 피부가 가려워 피부염을 유발하거나 발목이나 정강이 부근이 검게 변하기도 한다. 혈액의 역류로 작은 혈관이나 피부 모세혈관이 확장돼 하지정맥류가 생기는 것도 합병증이라 할 수 있다.
급성으로 붓는 다리-심부정맥 혈전증
정맥이 막히게 되면 다리의 혈액이 빠져나가지 못해 붓게 된다. 대부분은 혈액이 응고돼 생기는 혈전에 의한 것이므로 정맥 혈전증이라고 한다. 혈전은 피부 근처에 있는 표피 정맥에 발생할 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근육 속에 있는 심부정맥에 발생하게 되면 다리가 갑자기 심하게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를 심부정맥 혈전증이라고 한다.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데 늦어도 3주 내에 병원을 찾으면 수술 또는 중재방사선 시술로 혈전을 제거할 수 있다.
이 질환의 원인은 외상 혹은 수술 등에 의해서 정맥이 눌리거나 직접적인 손상을 받았을 때, 암에 의해 정맥의 흐름에 장애를 초래했을 때, 거동이 안 되어서 가만히 누워 지내는 경우 등이다.
심부정맥 혈전증은 가끔 생명과도 직결되는 위험한 병이다. 정맥에 달라붙어 있던 혈전이 떨어져 나가면서 심장을 거쳐 폐로 가는 동맥을 막는 폐색전증이 발생하면 급사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발생 즉시 전문적인 치료를 해야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
유방암 자궁암 난소암 후유증-임파부종
유방암, 자궁경부암과 난소암 등 부인과 암 수술이 급증하고 있다. 이런 수술을 받은 환자의 10~20%가 만성적으로 팔이나 다리가 붓는 2차성 임파부종의 고통을 겪는다. 암 수술은 대부분 종양절제 수술과 함께 주변 임파선을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팔다리가 붓게 되는 것이다.
임파부종 환자는 급증하고 있지만 최근까지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의료진이나 기관이 없었으며 사회적 관심도 부족해 환자들이 사실상 방치돼 왔다. 자궁경부암이나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가 전문적인 치료를 받지 못해 정상적인 다리의 배 이상 크기로 커진 뒤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이 환자들은 피부도 두꺼워져 코끼리 다리를 연상케 하는데 장기간 운동부족으로 인해 반대편 성한 다리도 약해진 경우가 많다.
이에 혈관외과 전문의들은 암 수술 후에 임파부종이 올 수 있다는 사실을 환자들에게 주지시켜야 하고 팔다리가 붓기 시작하면 간단한 자가치료법과 예방법을 교육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 혈관임파센터를 찾아 치료를 받게 되면 붓기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 그러나 임파부종은 단기간 치료로 완치될 수 있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인 자가 관리와 인내가 필요하다.
그 외에 암수술과 무관하게 신생아에게 선천적으로 오는 경우와 10~20대 젊은 여성에게 원인도 모르게 발생하는 일차성 임파부종도 있다. 선천성 임파부종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김병군기자 gun39@busanilbo.com
도움말=좋은강안병원 혈관센터 유창현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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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전신 운동과 오래 걷기 효과
일반 직장인들이 일시적으로 다리가 붓는다면 혼자서 할 수 있는 자가 치료법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꾸준한 전신 운동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특히 걷거나 뛰는 운동이 효과적이다. 건강한 사람이 다리가 붓는 것은 장시간 앉아 있거나 서 있을 때 하지의 정맥혈이 원활히 다리로부터 빠져나가지 못해 정체되기 때문이다.
반복적으로 심하게 다리가 붓는 사람은 서 있거나 앉아 있는 동안 압박 스타킹이나 붕대를 착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심한 경우 수술적 치료법이 있다. 수술에는 교통정맥(심부정맥과 피하정맥을 연결하는 정맥) 결찰술과 심부정맥 판막 성형술 등이 있다.
심부정맥 혈전증으로 급성으로 심하게 부어 있을 때나 임파부종이 있을 때는 침을 맞거나 피를 뽑아서는 절대 안 된다. 부종이란 피부 밑에 액체가 고인 상태이므로 감염 가능성이 높고, 감염되었을 때는 빨리 파급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다리가 부으면 일반인들은 다리의 증상이므로 대개 정형외과를 찾지만 외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부종은 내과 또는 혈관외과에서 다루고 있다는 것을 상식으로 알아둘 필요가 있다. 김병군기자
출처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