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님!!
너무 감동적인 글 잘 읽었습니다.
구구절절이 가슴에 와 닿는 말들이군요.
오늘은 정말 아버지께 안부 전화래도 드려야 겠네요.
오늘 첨 가입했는데 참 좋은 방이구나 하는 기분 좋은
생각을 해봅니다.
앞으로도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 [원본 메세지] ---------------------
아버지
입 벌린 구두를 벗어 놓으시고
흙 묻은 양말을 아들에게 들킬세라
발목을 여미시는 군요.
오랜만에 고향길 올라
늘 다니는 공원의 느티나무 아래서
친구들과 윷놀이에
다가서는 어머니조차 늦게 알아보시고
조용히 전해주는 큰아들 내려온 소식에
얼근이 취하신 얼굴에 환한 미소가 가득..
친구들의 의아해하는 모습들을 뒤로하고
부리나케 다가오시던 아버지 모습이.
78세 검버섯이 흰 머리와 대조되시며
야윈 손마디에 굳은 살은 여전히..
모내기 흥겨운 농악패 친구들은 모두
흙속에 묻으시고
다섯 손가락 꼽아도 남는
노인들이 하나 둘 명절날
보이지 않을 때마다... 나는..
한 밤중 전화 벨에 놀라고.
아들보다 먼저 안부 전화하시는 어머님의
목소리에도 놀라고.
아버지가 들어 때리려던 작대기를
잡고 힘을 주지 않아도 당신께서
먼저 작대기를 놓으시던 순간이
나의 승리가 아닌 가슴에 시린
아버지의 연륜을 확인하던 그날이었음을
이제 자식을 키우는 입장이 되어보니
너무도 섧고 서럽구나.
추석날 쓰실 두부 한모
e-mart 보다 100원 싸다고 육거리 재래시장 가신다고
뻐스비가 더 나온다고 왕왕거리는 아들 말에
말씀을 접으시고...
아버지!
당신의 머릿 속의 계산을 지금에 알겠으니..
당신은 다섯 정거장 그 길을 걸으시려 하셨음에랴...
아!
아버지.
무슨 위로로, 행동으로, 효도로...
내 자식들에게. 당신의 손주들에게
나는
당신만한 아버지가 되겠습니까?
kgsun@hanmail.net
카페 게시글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Re:아버지(추석날 고향에서 뵌..)
Ro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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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26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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