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갑 여시는 울 마눌님)
진헤 경화 장날 (5일장)
長山 박재도
각설이 엿장수 깡통 타령에
길 건너 E~마트가 피그시 웃고
빨간 사과, 감, 귤들은
시내버스 정류장과 약국 앞 인도까지 점령해
한 소쿠리 오천 원이라고
여기저기에서 외친다.
철길 건너자 조그마한 공터에는
온갖 옷을 트럭에 싣고
발을 동동 굴리는 탭댄스와 손뼉을 치며,
싸구려 싸구려, 골라 골라 외치는
마음 넉넉한 총각 아저씨 아래
다양한 메이커 신발 파는 자판이 있고,
옆에는 쥐약, 바퀴벌레, 무좀약을 파는
만물약방 아저씨가 있으며, 약방 판때기 앞에는
머리 하얀수건 두른 할머니가 쭈그리고 앉아 흥정한다.
안쪽을 들어서자, 미니 방앗간에선
고추 빻는 아낙과 안개꽃을 피우며,
이쁜 송편을 빚는, 아가씨가 미소 짓고
옆집엔 이글이글 끓는 돼지국밥과
순대를 파는 뚱뚱보 아줌마가
자~ 어서 오이소 하며, 휘파리 하는 소리에
찹쌀 호떡 파는 새침한 아줌마는
연신 손님 고맙습니다! 하고 읊조린다.
엉 귀 설기 엮은 그늘막 안쪽으로 파고들자
배추, 무, 파, 상추, 마늘 등
채소를 파는 남정네 같은 아줌마 고함소리와
손수레에 갖가지 생선을 싣고 난도질하는
잉꼬부부 칼춤 공연에, 객석에서 쪼그리고 앉아
보퉁이에 싸 들고 온 곡식이며,
밤, 대추, 씨앗 등을 펼쳐놓은 할머니가
파를 다듬으며, 주위를 힐끗 그린다.
그리고 저 앞쪽에선,
자동차 바퀴 조각으로 다리를 휘감은
장애의 몸으로 땅바닥을 기며,
나지막한 손수레에 참빗, 머리핀, 수세미 등
갖가지 방물을 싣고 힘겹게 밀며,
하늘을 쳐다보는 아저씨의
조그마한 낡은 소쿠리 안에는
동전 몇 닢과 천 원짜리 지폐가 서너 장 들어 있다.
하나같이 그을리고 주름진 얼굴에
늦여름의 더위도 잊은 채
알지 못할 미소 가득한 웃음들...
시끌벅적한 진해 경화동 5일 장터에는
정말 사람 사는 맛이 납니다.
흥정은 치열해도
더불어 살아가는 인정이 넘쳐 납니다.
이곳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장돌뱅이들이 있기에,
세월이 흘러도 장날은 정겹기만 합니다.
첫댓글 시인님 안녕하세요. 귀하신 글향에 쉬어갑니다.
진해에 사시는군요. 세월은 봄인되요. 너무 아쉬워요.
몹쓸 코로나 조심하시고 언제나 건강하시옵소서~!
귀한 걸음에 감사드립니다.
저가 사는 곳은 서울이며, 고향이 진해입니다. 그리고 생활하는 곳은 베트남입니다.
그래서 오래된 고향의 전통을 노래한 것입니다.
다시 한번 방문에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세요.
진해 경화 장날
흥겨운 엿장사의 가위질에서 부터
만물장사 할머니 까지
모두가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풍경입니다
고향의 오일장 생각이 나네요
감사합니다
새한주 무탈하시기 바랍니다^^
지기님의 경화 장날 방문에 감사드립니다.
어째 기회 되시면 우리 고향 경화 장날을 구경하면서 맛난 먹거리도
많이 대접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마음에 담아 갑니다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사랑으로
영원히 남아 있었으면.
오늘도
사랑으로 가득한 날
되시길 기도합니다
방문에 감사드립니다. 시인님!
말 못 하는 미물들도 때가 되면 고향을 찾는다 하지 않습니까.
하물며 인간인데 고향의 정겨운 풍경을 그렸습니다.
좋은 글은 못되지만, 항상 고향이 그립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