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는 신발을 밖에 벗어두고 들어온다. 훔쳐갈리가 없기때문이다. -_-;
사람들은 신발이 아니라 아마 신발모양의 장식모형인줄 알것이다.
미군부대에서 어머님이 다리품 팔아가며 엉터리 영어 써가며 겨우 겨우
사왔을정도로 큰건데 누가 신겠다고 훔쳐가겠는가?
리앨 : 신발 가지고 들어와.
막내 : 됐어.. 누가 훔쳐간다구..
리앨 : 기념으로 훔쳐갈수도 있지 않을까?
막내 : 가지고 들어가봐야 옷장안에 들어가질 않어. -_-;
옷장앞에 서서 옷을 벗었다. 녀석은 옷을 벗으면 체격이 더 엄청나 보인다.
음식을 싼 랩처럼 옷이 몸을 바짝 둘러 싸고 있었나 보다.
막내 : 형...열쇠 여기있어.
리앨 : 그래..
난 양쪽다리에 내열쇠와 막내 열쇠를 하나씩 찼다.
막내 발목에는 열쇠 고무줄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_-
막내의 손에 매면 안되냐구? 된다. 피가 안통해서 그렇지. -_-;;
리앨 : 자...내가 안 본사이에 그동안 몇키로 불었는지 한번 보자.
막내는 자기가 체중계에 올라설때 주위사람이 바늘 보는걸 매우 싫어한다.
물론 보는 사람도 없다. 아무리 호기심이 강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막내의 얼굴을 한번 보고나면 호기심을 포기하고 목숨을 선택한다. -_-
그런 막내가 오늘 따라 이상하게 여유롭다.
막내 : 으응......한번 재볼까?
리앨 : 어라??? 내가 군대 간사이 체중계가 디지탈로 바뀌었네?
막내 : 으응. 시설 많이 좋아졌지?
이윽고 체중계에 올라선 막내! 디지탈 체중계에 녀석의 몸무게가 나타났다.
` OVER ` -_-;;;;
막내 : 헐헐......^^*
리앨 : 으음...이 저울은 200kg가 넘으면 `OVER`가 나오나보지?
막내 : -_-;
리앨 : ...내려와라..
막내가 내려오자 체중계 위에 있는 버튼을 살펴보았다.
이리저리 버튼을 조작했더니 화면에 숫자가 뜬다.
` - 30 kg `
리앨 : 자 됐다. 이제 올라서라..
막내 : 형! -_-;;;;
리앨 : 이게 군바리의 잔머리란거야. 어서 올라서.
몸무게를 잰뒤 탕안에 들어섰다. 문을 드르륵....열고 막내가 무서운 표정으로
들어서자 탕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며 일순간 긴장된 분위기..!
걔중에 몇몇 사람들은 막내몸에서 문신을 찾아 내려는 눈빛이었다. -_-
하지만 순식간에 살이 찌는 바람에 곳곳에 살이 튼 자국이 있을뿐..! -_-;;
막내는 바가지를 찾으려고 이리저리 눈을 돌리는데 마치 그 모습이
조폭이 장기를 씹어 먹으려고 배신자를 색출하는 모습같았다. -_-
리앨 : 폼 잡지 말고 어서 들어가!
.....뒤이어 나타난 깡마른 나!
막내가 끽소리 못하고 옆으로 비켜서자 또다시 사람들의 시선집중!
리앨 : 뭐해 임마...저쪽가서 샤워부터 해.
막내 : ........
이쯤되자 사람들이 내 정체를 궁금해 하는듯한 표정이다.
조폭 두목으로 보였을까? 아니면 조련사? -_-;;
막내 : 형....샤워 다했어. 탕에 들어갈까?
리앨 : 그래 빨리 끝내고 집에 가자.
사람들은 또 다시 경악하는 눈치다.
` 아니 저 2명이 친형제였단 말인가? ^o^;; `
탕에 들어가기 전에 손으로 물을 휘저어 보는 막내.
막내 : 형..물이 너무 뜨거워. 찬물을 좀 틀자.
리앨 : 일단 들어가.. 내가 틀어줄테니..
막내가 탕에 들어가자 3/4쯤 차있던 물이 꽉 찼다. -_-
게다가 내가 찬물을 틀자 물이 마구 넘쳐난다.
탕안에서 막내가 몸을 뒤척이면 탕안에 같이 앉아있는 허약한 할아버지들은
파도에 둥실둥실~~!! 힘없이 물위에 떠있는 해파리같다. -_-;
막내 : 후우....후우...
리앨 : 마징가야! 괴롭냐?
난 녀석이 목욕탕안에 있을때는 마징가라고 불렀다.
물속에서 수압으로 숨을 잘 못쉬어 괴로워하는 막내!
리앨 : 그래 이제 나가자. 마징가! 출동!
기다렸다는듯이 막내가 벌떡 일어나 탕을 나오자 물이 쫘~~~~왁....빠지면서
탕안에 물은 거의 남아나 있질 않는다.
수영장이 갈라지며 마징가가 출동하는 장면 그 자체다. 엄청난 넘..!
리앨 : 우리 한증탕에 들어갈까?
막내 : 안돼. 저기에 나는 못 들어간다고 써있어..
리앨 : 너 고혈압환자냐?
막내 : 아니, 그 밑에..
리앨 : 빈혈증세있어?
막내 : 아니 아니, 그 밑에 써 있잖아.
리앨 : 전염성 피부병이?
막내 : 고 밑에 말야..고 밑에..
리앨 : 어린이는 들어가지 못합니다? 이거?
막내 : 응.....*-_-*
리앨 : -_-; 헛소리말고 저기 큰 바가지 좀 들어와봐.
녀석이 바가지를 들고 왔다..
리앨 : 큰거 가지고 오라고 했잖아.
막내 : 이게 큰거야.
녀석이 들고 있으면 이상하게 뭐든지 작아 보인다. -_-;;
리앨 : 자..돌아서..
녀석의 등을 보니 내가 마치 김좌진장군이 된듯한 기분이 든다.
아....만주 대 벌판이여..! -_-;
` 휴우..이걸 언제 다 미나..젠장.`
녀석의 등을 다 밀었을때 나는 완전히 녹초가 되어 있었다.
휴가 나와서도 행군을 한 기분이다. 헉헉..!
리앨 : 아이고 죽겠다. 담부턴 등밀이 기계로 밀자.
막내 : 내가 등을 대면 기계가 안돌아가..-_-;
녀석이 샤워기로 머리를 감고 있었다.
목욕탕에서는 서서 머리를 감을수 있으니 다행이지만
녀석이 집에서 머리를 감는 모습은 그야말로 기인열전이다.
쪼그리고 앉아서 머리를 감을수 없기 때문에 절을 하듯이 무릅을 꿇고
업드려서 머리를 감는데 정말 웃지못할 광경이다.
왜 쪼그리고 앉을수 없냐구? 쪼그리고 앉을수 있다. 항문이 찢어져서 그렇지.-_-
샤워를 하고 나와서 몸을 닦고 탕을 나왔다.
막내는 오랜만의 목욕으로 지쳐서 인지 목욕탕 물이 좋지 않아서 인지
눈에서 레이져 광선이 나오고 있었다.
눈까지 충혈되어 있으니 암만 동생이지만 내가 봐도 정말 무섭다.
후.........하지만 녀석은 내 동생인걸..!
내가 사준 빵을 맛있게 먹어대며 집으로 걸어가는 막내!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녀석같은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다.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