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소백산(국망봉.비로봉.자락길)2012.02.25 토요일.
날 씨 =흐 림
소요시간=7시간 (14km)
코 스 =초암사-죽계구곡-삼거리-국망봉-비로봉-자락길-초암사(원점회기)
금요일인 (23시) 관계로 바쁘게 퇴근을 하고 내고향으로 가기위하여 울엄마가 좋아하시는 반찬몇가지를 챙겨서 주섬주섬 베냥에 넣고서 봉화로 향합니다.
나이 탓인가 아침7시가 되면 어김없이 두눈이 번쩍 뜨어집니다.
창밖을 내려다보니 눈이 하얗게 앞마당에 내려 앉았고 나뭇가지에는 참새가 겨우네 먹을것이 귀한지 짹짹거리며 밥달라고 아우성인것 같습니다.
울엄마 몰래 쌀을 한줌 마당에 던져주고 소백산으로 가기위하여 도시락을 챙겼지요.
잔뜩 흐린 잿빛하늘은 금방이라도 눈을 온세상에 뿌릴것만 같은 기세입니다.
일기예보에는 오후늦게쯤 비가온다고 하였는데 글쎄...변화무쌍한 소백산의 날씨는 그누구도 예측할수 없으니 ......초암사로 한번 가봅시다.
초암사 주차장은 텅 비어 있었지요. 여기에 주차를 하고 걸어가면 되지만 1시간이나 비포장도로를 걸어야겠기에 일단 초암사절까지 자동차로 밀어부쳐 봅니다.
매표소 입구에 도착하니 관리공단직원이 국망봉은 갈수가 없다고 합니다. 산불조심통제구역이라네요.
갈려면 도중에 주차를하고 자락길를 걸어서 비로사로 올라가랍니다.
가고싶어도 철조망으로 가로막혀서 갈수가 없다네요.
흐~미 그려면 거리가 얼마야.....가라는건지 말라는건지 .....이럴땐 소희만의 고집이 있습니다.
어느틈엔가 한방울 두방울 내리기 시작한 보슬비가 눈으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초암사에 도착하니 고요한 산사에 잔잔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세설이 흩날립니다.
일단은 가봅니다.....어디로...죽계구곡을 따라서 .....그런데 말그대로 커다란 철조망이 앞을 가로막고 서있습니다.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보니,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고 우측에 단절된 부분이 두눈에 확 들어 오는것이 아닌가.
히히......계곡을 따라서 고요가 흐르는 소백산의 정막을 깨고 쉬엄쉬엄 산을 올라갑니다.
눈이 쌓여서 .....또 오래전 산객들이 디뎌놓은 산길이 여러갈래가 나오지만 정작 이정표는 보이질 않고,
이길일까 저길일까 헤메이는 모습을 죽계구곡이 인간이 벌이는 사투를 소리없이 조용히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완만하던 계곡이 3km가 넘어서자 본격적으로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오늘따라 왜이리 몸이 무거운지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가파르게 오르고나니 드디여 하늘이 환하게 밝아오는 느낌이 오면서
ㅡㅡ낙동강줄기 여기서 시작되다ㅡㅡ을 알리는 봉바위에 올랐습니다.
지금부터 눈꽃들의 향연이 펼쳐지기 시작하고, 위를 쳐다보니 돼지형상을 한 바위가 보이고, 누가 만들어 두었는지 돼지바위 촬영하라고 작으마한 전망대도 만들어 두고.
간단하게 허기진 배을 채우고 동생과 함께 정상을 향하여 갑니다.
운해와 희뿌연 안개가 소백산자락을 뒤덮어 마치 천국에 올라있는 신선이된 기분이 듭니다.
소백산,,,,,,단양,영주,예천,영월의 중심에 아름다운 산하나를 들어올려 놓았는데 여기가 바로 소백산입니다.
이주위의 지방을 따뜻하게 품고 안으며 고장의 평화와 행복을 수호하면서 특히 기품있는 선비의 고장인 영주와 풍기의 자랑이며 맑고 수려한 기상의 영기어린 성산입니다
주봉인 비로봉을 비롯하여 연화봉과 국망봉, 도솔봉 등 산봉우리들이 줄지어 자리잡고 있으며, 풍기의 특산물인 인삼,사과,인견이 유명한 곳이기도 하지요.
아흔아홉구비의 죽령은 소백산 허리를 감돌아 흐르고, 연화봉 주변에는 살아천년 죽어천년이라는 주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먼옛날 선비들의 과거길을 오르던 많고많은 애환이 서려있으며 조선시대 왕자들의 난에서 밀린 금성대군이 귀향살이 하던 곳이기도 하지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오르다보니 삼거리가 나옵니다.
우측으로 국망봉을 향하여 소희의 작은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국망봉 가는길에 철쭉이 길게 늘어서서 오르는 능선능선마다 봄이면 철쭉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온산을 붉게 물들여서 소백산을 찾는 산객들을 반기지만
오늘과 같은 겨울에는 휘몰아치는 바람이 전혀 다른모습으로 얼굴을 달리하고 있어 낯선 풍경을 만들어 놓기도 합니다.
국망봉(1,421m),,,,,나라고 어렵고 힘들때 이고장의 선비와 백성들이 임금님이 살고 계시는 한양의 궁궐을 향하여
임금님과 나라의 태평을 기원하였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앙상한 나뭇가지엔 차디찬 바람과 함께 아무것도 없는줄 알았는데, 포근한 눈송이가 소복히 내려앉아 가지위에 살포시 피어난 새하얀 눈꽃.
언바람 앞에서도 그향기를 잃지 않습니다.
그저 벌거벗은 산인줄만 알고 올랐는데 겨울엔 겨울의 꽃이 예쁘게 피어나서 산을 오르는 산객들에게 환희와 기쁨,희열을 느끼게 합니다.
소백산하면 떠오르는 것은 눈과 바람이라해도 과언이 아닌듯 합니다.
산은 우리에게 그다지 관대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겨울산행은 철처한 준비를 하지않으면 큰 낭패를 보기 십상입니다.
오던길을 되돌아서 비로봉으로 향하는 길엔 소희처럼 정신나간 산객들이 드디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합니다.
비로봉가는 산길은 온통 눈꽃으로 만들어진 터널이 쭉 이어졌지요.
때로는 그냥 두고가기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눈꽃에 미련이 남아서 스틱으로 나무가지를 툭 쳐서 심술을 부려보기도 하고 또 두손으로 흔들어 보기도 하고,
그렇게 비로봉에 도착하니 여기에는 제법 산객들이 많이 붐비더군요.
간단하게 노년의 쓸쓸함을 달래기위한 인증샷 1장찍고 , 하산을 준비합니다.
쭉 내려오면서 이어지는 눈길을 보고 걷노라니 문득 생각나는것이 하나 있습니다......바로 비료포대.
새로만들어진 소백산 자락길을(3.3km) 걸으면서 이길을 만들어준 분들께 감사의 메세지도 맘속으로 전해봅니다.
아스라히 사라져가려는 내어릴적 기억이 지금은 더욱더 내곁을 떠나려고 준비중입니다
그시절이 너무도 그리워 그리워 내가슴 깊은곳에 꼭꼭 묻어 두어야만 하는건지......정녕 모를일입니다.
새로 만들어진 소백산의 자락길도 함 걸어보고
오늘밤 꿈속에서 맨발로 헤메일것 같은 새하얀 설원을 원없이 걸어본 하루였습니다.
이제 멀지않은 날에 소백산자락에도 봄이성큼 찾아오겠지요.
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다가오는 봄에는 내인생이 한결더 아름다움으로 피어나길 기대하면서
내작은 발자국의 흔적하나를 이소백산에 남겨두고 산을 내려갑니다............2012.02.25. 임소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