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도 중순을 넘어서면서 단풍잎마저 훌훌 벗어버린 알몸의 오대산은 눈처럼 쌓이는 무서리와 화사한
설화로 1년중 가장 신비로운 절기를 맞고 있다.
계곡에 아침 안개가 피어오르는 시간이면 온 산은 어김없이 은빛 설화로 장식되고,햇볕에 녹아내린 설
화는 다시 이슬방울로 변하면서 간간히 부는 찬바람에 알알이 얼음방울을 맺으며 바람결을 따라 신비의
화음을 이뤄낸다. 눈부시게 화사한 빛갈과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운 음색이 극치를 자아낸다.
이런 신비로움을 잠시 뒤로 하고 능선위로 올라서면 1년내 겹겹이 가려있던 그 큰 산이 나무잎새 한점
없이 훌훌 벗어버리고 알몸이된 모습에 다시 한번 경탄을 자아내게 한다. 새하얀 횐눈으로 새옷을 갈아
입기전까지 불과 1~2주의 짧은 기간이기는 하지만 신비의 경지를 넘어 한없이 경외로운 장면이라 할
수 있다.
매해 이때쯤이면 사람의 발길도 적막에 가깝도록 뜸해져 그 장엄한 알몸의 오대산을 조용히 들여다 볼
수 있게 되는데 가히 숨이 막힐 듯 하다. 그래서 이처럼 깊은 경지를 접하며 오르는 초겨울 오대산은 산
을 깊이있게 이해하는 산사람들에게는 한해 중 가장 짧고 인상 깊은 순간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둥실한 능선마다 잿빛의 속살이 훤히 들여다보이고 잎을 말끔히 벗은 갈참나
무가지들이 햇볕에 반짝이며 솜털처럼 빛나는 모습은 영낙없이 짐승의 등줄기를 닮고 있어 온산이 마
치 거대한 숨결로 가득찬 느낌을 안겨준다.
일년내 가려있던 바위색은 물론 산자락에 걸려있는 가는 물줄기들도 이 때 처음으로 제모습을 들어내
게 되고, 군데군데 우뚝우뚝 선 전나무들도 제철을 만난 듯 푸르른 위상을 한껏 뽑내게 된다. 이같은 진
경은 오르는 시간과 산높이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진다. 그래서 초겨울 오대산은 감상하는 시간대가 무
척 중요하다. 입구인 진부나 월정사 앞 여관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새벽 일찍 길을 나서야 한다.
밤새 내린 무서리가 흰눈처럼 두텁게 내린 참신한 광경과 하얀 물안개를 뿜으며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따라 겹겹이 피어나는 은빛 설화가 볼만하고, 그 사이로 쏟아져들어오는 눈부신 아침햇살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설화밭을 지나 숲길로 들어서면 나무가지마다 무서리가 녹아나며 얼어붙은 얼음방울들이 바
람이 불때마다 유리알이 부딛치듯 영롱하고 신비한 음색을 일으킨다.
햇살을 받아 구슬알처럼 쏟아져 내리는 눈부신 얼음방울들과 숲속 가득 퍼져나오는 청명한 음색은 실
로 선계에서나 접할 수 있는 천상의 음이라고나 해야 알맞다.
이같은 장면은 해가 중천으로 솟구치면 한 순간에 녹아내려 연기처럼 대기속으로 사라져가는데 그 모
습 또한 신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래저래 발걸음을 한 참씩 멈추게 하고, 월정사에서 상원사를 오르는
짧은 거리에서만도 숨을 죽이게하는 장면들이 수없이 반복된다.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8km거리는 평탄한 길이어서 누구나 무난하게 오를 수 있고, 눈이 오기 전까지
는 상원사에서 다시 해발 1500m인 북대까지는 차로도 오를 수 있다.
비로봉을 주축으로 줄줄이 이어지는 능선들이 이처럼 거대한 짐승들의 등줄기처럼 하나의 생명체로 환
생한 듯 생기 가득한 오대산의 초겨울 모습은 한마디로 선계를 넘보듯 인상 깊다.
▣볼거리:오대산 월정사/월정사는 신라 선덕여왕때 거승인 자장율사가 창건한 명찰로 전해온다. 대사
가 당나라에 건너가 불법을 수도하고 돌아오는 길에 부처의 정골사리를 간직하고와 상원사 뒷편 적멸
보궁에 안치하고, 2년 뒤인 선덕여 왕 14년(645년)에 월정사를 창건했다고 한다.
옛 건물은 한국전쟁때 대부분 소진됐고, 1980년대 한 재벌 총수의 적극적인 시주로 거의 완벽한 모습으
로 복원되어 옛 모습을 되찾아 놓았다.
국보 제48호인 8각9층석탑과 보물 제139호인 석조약왕보살상을 중심으로 대웅전과 용금루,범종각,요
채,심검당,산신각,일주문 등이 가득 들어선 거찰 의 맑고 장엄한 절분위기가 볼 만하다.
오대산 상원사/주봉인 비로봉 남쪽자락에 자리잡은 고찰로 선도량(禪道場) 으로 이름났고, 세조가 문
수보살을 현현해 병을 고쳤다는 설화와 함께 유품 들이 전해온다. 절 마당에서 오대산 능선들을 관망할
수 있다. 세조의 친필어첩과 문수동자상,세조의 어의,국보 제221호인 문수보살좌상, 국보 제 37호인 상
원사동종 등, 많은 문화재들을 간직하고 있다.
월정사에서 약 10km 거리로 오르는 길의 신선한 계곡미가 사계절 절경을 이룬다.
▣주변관광지:용평리스키리조트, 휘닉스스키리조트
▣현지교통
동서울터미널-강릉,동해방면행 직행버스편이용-진부터미널 하차-진부~월 정사간 시내버스편 이용(1
일 10회 이상 운행). 승용차 이용 : 영동고속도로 이용-진부IC(오대산국립공원입구)-진부삼거리-월정
사 방면진입 12km, 월정사 매표소. 서울~월정사앞, 2시간 30분~3시간 소요
▣현지숙박
진부IC를 중심으로 4~5개의 새로 들어선 장급여관들의 시설이 뛰어나고, 월정사 입구에도 호텔과 장급
여관들이 5~6곳 있어 숙박시설이 무난한 편 이다. 하지만 주말은 숙박료가 평소 2만5,000원에서 3만
~3만5,000원선으 로 뛰어올라 주중을 이용하는 편이 더욱 좋다.
▲ 오대산호텔 (033) 330-5000/월정사 앞
▲ 모텔하이야트 (033)336-5100/진부IC앞
▲ 오대산장 (033)332-6818/월정사 앞 |
첫댓글 꼭 가보고 싶은 곳인데~~요기서 구경했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