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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향과 낭만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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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 詩 모음방 스크랩 장자(내편 외편 잡편)
몽산 夢山 추천 0 조회 116 11.02.20 10:55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莊 子

 

장주(莊周)는 중국 전국시대 도가(道家)를 대표하는 사상가로 몽(蒙)사람으로 이름은 주(周)로 기원전 300년 전의 인물임. 박학다식해서 오히려 출세길이 막혔고, 10만여 자(字)의 장자는 우언(寓言)이 대부분임. 그의 중심 사상은 무(無)로서 노자의 학설에 근거를 두고 자기 사상을 펴서 노장(老莊)으로 통칭하게 되고, 도가의 조상이 되어 후일 도교가 나타나게 됨. 현재 33편으로 되어 있는데 내편 7편, 외편 15편, 잡편 11편으로 나누며 내편이 가장 오래되고 장자 사상의 정수(精髓)가 들어있음.

 

 

내편(內篇)

 

 

 1. 소요유(逍遙遊) : 속세를 초월한 자유로운 인간 세계

 

- 작은 지혜는 큰 지혜에 미치지 못하며, 단명하는 이는 장수하는 이에 미치지 못한다. 아침나절에만 사는 버섯그믐과 초승을 알지 못하고, 쓰르라미을 알지 못하니 수명이 짧기 때문이다

 

 - 대체로 지혜가 겨우 한 관직이나 담당할 만하고 행동이 그 고을 사람에게만 칭찬받을 정도이며, 덕은 그 나라 한 임금의 지위에나 맞는 정도라서 한 나라의 신하로 임명된 자가 스스로 뽐내는 것은 이 종달새와 같다.

 

- 장님에게는 아름다운 무늬를 보일 필요가 없고, 귀머거리에게는 음악소리가 필요 없는 법이다. 어찌 육체적으로만 장님과 귀머거리가 있는가, 정신면에서도 그런 것이 있다.

 

 

 2.제물론(齊物論) : 만물은 하나

 

 - 여희는 애(艾)의 국경을 지키는 관리의 딸이었다. 진(晋)나라에서 처음 그녀를 데리고 왔을 때에는 그녀는 눈물로 옷깃을 적시었으나, 급기야 진왕의 처소로 들어가 왕과 침상을 같이하고 육미(肉味)를 맛본 뒤로는 전날에 울었던 것을 후회했다고 한다.  

  그러니 죽은 이가 죽기 전에 살기를 바랐던 것을 죽어서 후회하지 않을까를 내가 어찌 알 것인가? 꿈에 술을 마시고 즐기던 사람이 아침에 곡을 하며 울고, 꿈에 곡을 하고 울던 사람이 아침에는 사냥을 나가 즐긴다. 한창 꿈을 꿀 때에는 그것이 꿈인 줄을 알지 못하고 꿈속에서 그 꿈을 점치다가 깬 뒤에야 그것이 꿈인 줄 안다.

 

- 내가 자네와 더불어 논쟁을 했다고 치세, 자네가 나를 이기고 내가 자네에게 졌다고 하면 과연 자네는 옳고 나는 그른가?

 

- 전에 장주(莊周)는 꿈에 나비가 되었다. 훨훨 나는 것이 분명히 나비였다, 스스로 즐겁고 뜻대로라 장주 인 줄을 알지 못했다.

  그러다가 조금 뒤에 문득 깨어보니 분명히 장주였다.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꿈에 장주가 될 것인지를 알지 못하겠다. 장주와 나비는 반드시 구분이 있을 것이니, 이를 물화(物化 :사물의 변화, 만물의 끝없는 유전)라 한다.

 

 

 3. 양생주(養生主) :생명을 기르는 근본적인 도

 

- 훌륭한 포정(白丁)은 1년에 한번 칼을 바꾸는데 그것은 살을 베기 때문이고, 보통 포정은 한달에 한번 칼을 바꾸니 그것은 뼈에 칼이 부딛쳐 칼이 부러지기 때문이다. 저 뼈에는 틈이 있고 칼날에는 두께가 없으니 두께가 없는 것으로 틈이 있는데다 넣으므로 넓고 넓어 그 칼날을 휘둘러도 반드시 여유가 있는 것이다.

 

- 처음에는 나도 그가 훌륭한 사람이라고 여겼었는데 이제 보니 그렇지가 않다. 아까 내가 들어가 조상을 할 때 늙은이는 마치 자기 자식이나 잃은 듯 이 곡을 하고, 젊은이는 마치 자기 어머니나 돌아가신 듯 이 곡을 한다.

  그가 사람의 정을 이렇게 모은 까닭은 반드시 그가 사람들에게 칭찬하는 말을 해 달라고 요구는 안했을망정, 칭찬하는 말을 하게 작용 했고, 곡을 해달라고 요구는 안했어도 곡을 안 할 수 없도록 작용을 가했기 때문으로 이는 천도에서 벗어나고 자연의 정을 배반하여 타고난 본분을 망각하는 것이다. (老子가 죽었을 때 친구가 형식적으로 조문한 것에 대해 친구의 제자가 묻자)

 

 

4. 인간세(人間世)

 

 - 옛 지인들은 먼저 자기를 존립시키고 나서 남을 존립시키나니 자기도 존립시키지 못하면서 어느 겨를에 사나운 사람들의 소행을 간섭하겠는가? 또한 너도 덕이 혼란해지며 지혜가 생겨나는 것을 아는가? 덕은 명예를 구하는데서 혼란해지며, 지혜는 다투는 데서 생겨나는 것이다. 명예는 서로 해치는 것이요, 지혜는 서로 다투는 기구가 된다.

  이 두 가지는 흉기라 그것으로 사람을 이끌어 나갈 것은 아니다. 또 덕이 두텁고 신용이 확실해도 남의 기분에 통달하지 못하고 명예를 다투지 않아도 남의 마음에 통하지 못하는데 인이니 의니 법도이니 하는 말로 사나운 사람 앞에서 지껄이는 것은 남의 악을 기화로 삼아 나의 미점을 과시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을 일러 남을 불행하게 만드는 사람이라 한다.

 

 - 또 진실로 그 임금이 현인을 좋아하고 불초(不肖)를 미워한다면 무엇 때문에 너를 등용해서 특이한 일을 하게 하겠는가? 너는 오직 말을 하지 말라, 그 나라 왕은 반드시 너의 약점을 틈타서 꼭 이기려 들 것이다.

 그러면 너의 눈은 현혹이 될 것이고, 너의 안색은 변할 것이다,. 너의 입은 변명할 것이고 너의 기색은 공손해질 것이며, 마음도 또한 그의 비위를 맞추게 될 것이다. (안회가 어지러운 위나라로 가겠다고 공자에게 하직인사를 올리자 공자가 한 말)

 

-그를 따라간다 해도 악한 곳까지는 들어가지 말고, 인도한다고 해도 그것을 겉으로 나타내서는 안된다. 은연중에 그를 인도하여 신임을 얻되 허물을 입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당신은 저 사마귀란 놈을 모르는가? 그 놈을 팔을 벌리고 수레바퀴를 버티면서 그가 견디어 낼 것을 모르니 이는 그의 재능을 뽐내는 것이다. 당신의 재주를 자꾸 자랑해서 그에게 항거하면 당신은 곧 위태롭게 될 것이다. (덕이 부족하여 동조하면 나라를 위태롭게 하고, 법대로 하도록 간언하면 자신의 몸이 위태로울 대상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 물어본 대답)

 

- 이것은 과연 쓸모없는 나무구나. 그래서 이렇게까지 자랐구나, 저 신인(神人)들도 이 나무처럼 쓸모가 없었기에 천명을 즐길 수가 있는 것이다.

 

 

 5. 덕충부(德充符) : 덕이 마음에 충만하면 조짐이 외면에 나타 남

 

- 사람은 흘러가는 물에는 비춰볼 수가 없고 고요한 물에나 비춰 보아야 한다. 오직 고요한 것만이 고요하기를 바라는 모든 것을 고요하게 할 수 있다.

 

- 성인은 사람의 형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사람의 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사람의 정이 없기 때문에 시비가 그의 몸에 보이지 않는다.

 

 - 꾀하지 않고, 깎지 않으며, 잃지 않고, 팔지 않는 이 네 가지를 하늘이 길러주는 것이라 한다. 6. 대종사(大宗師) : 크게 조종(祖宗)으로 삼을만한 스승

 

 - 진인(眞人)적은 것도 꺼리지 않고 성공도 자랑하지 않으며 일을 꾀하지도 않았다. 그런 사람은 잘못 되어도 후회하지 않고, 성공해도 득의양양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높은 곳에 올라가도 떨지 않고 물에 들어가도 젖지 않으며 불에 들어가도 뜨겁지 않다.

 

- 진인은 삶을 기뻐하지도 않고 죽음을 싫어 할 줄도 몰랐으며 출생했다고 기뻐하지 않고 죽음에도 항거하지 않으며 선선히 가고 선선히 올 뿐이다. 그 비롯되는 바도 잊지 않고 그 끝나는 바도 추구하지 않는다. 삶을 받아서 기뻐하다가 죽어서 자연으로 돌아간다.

 

 - 대괴(大塊:창조주)는 나에게 형체를 만들어내고 살아서는 나를 수고롭게 하며 늙어서는 나를 편안하게 하고 죽어서는 나를 쉬게 한다.

 

- 인간은 이 대자연의 대장장이가 만드는 대로 만들어져 살다가 조물주의 명령에 따라갈 뿐으로 인간 자체가 어떤 인물, 어떤 물건이 되려고 해도 소용이 없고 오직 천리에 순응 할 뿐이다.

 

 - 맹손재(孟孫才:노나라의 인물이나 실재 인물인지는 확실치 않음)는 사는 까닭을 알려 하지도 않고 죽는 까닭을 알려 하지도 않는다. 그는 죽음과 삶 중에서 어느 것이 먼저 인지를 알지 못하고 어느 것이 뒤인지도 알지 못한다.

 

 

7.응제왕(應帝王) : 자기를 잊고 자연을 따르면 제왕과 같은 인물이 된다는 의미

 

 - 절대자의 정치는 인간의 지혜와 기교나 작위를 버리고 하늘의 무위무언(無爲無言)에 기본한 무심망아(無心忘我)의 지배이다.

 

 

외편(外篇)

 

 

 8. 변무(변무) : 네 발가락, 무익한 잉여물

 

-오리 다리가 비록 짧아도 이어주면 걱정을 하고 학의 다리가 비록 길어도 잘라주면 슬퍼한다. 그러므로 천성은 길어도 자를 것이 아니요 짧아도 이을 것이 아니니 그렇게 해 준다 하여도 근심을 제거할 수 없는 것이다.

 

- 내가 이른바 훌륭함이란 인의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덕을 완전하게 할 뿐이다. 내가 이른바 잘함이란 인의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그 천성의 진실에 맡길 뿐이다.

  내가 이른바 귀밝음이란 저 외부의 소리들 듣는 것이 아니라 자신 속의 것을 듣는 것이다. 내가 이른바 눈밝음이란 저 밖의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속의 것을 보는 것이다.

 

 

 9.마제(馬蹄) : 말발굽, 인위를 가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만물의 존재 방식

 

-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잠자며, 우물을 파서 마시고, 밭을 갈아먹으니 임금의 힘이 나에게 무슨 관계가 있으랴

 

 

10.거협(??) : 상자를 연다. 좀도둑의 행위

 

 - “도둑에도 도가 있습니까?” “어디를 간들 도가 없겠는가? 방안에 감추어 둔 것을 미루어 아는 것은 성(聖)이고, 앞장서서 들어가 것은 용(勇)이며, 맨 나중에 나오는 것은 의(義)이고 가부(可否)를 아는 것은 지(知)이며, 고르게 나누는 것은 인(仁)이다. 이 다섯 가지를 갖추지 못하고서 큰 도둑이 된 자는 천하에 없다.

 

 

 11.재유(在宥) : 있는 대로 내버려 둠

 

 - 눈밝음(明)을 즐기면 색채에 빠지게 되고 귀밝음(聽)을 즐기면 소리에 빠지게 되며, 인(仁)을 좋아하면 덕을 어지럽히고, 의(義)를 좋아하면 이(理)에 어긋나며, 예(禮)를 좋아하면 기(技)를 돕고, 악(樂)을 좋아하면 음탕함을 도우며, 성(聖)을 좋아하면 예(藝)를 돕고, 지(知)를 좋아하면 남의 흠을 찾는다.

  천하가 그 생명의 진정에 편안할 수 있다면 이 여덟 가지는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을 것이지만 생명의 진정에 편안할 수 없다면 이들은 얽히고 설켜 천하를 어지럽힌다. 그런데도 천하인은 이를 존중하고 이를 아낌이 심하다.

 

 - 사람의 마음을 어지럽히지 마라. 사람의 마음이란 누르면 비굴해지고 추켜세우면 우쭐해진다. 그리고 우쭐해지고 비굴해질 때 감옥에 갇힌 것 같고 죽음을 당하는 것 같다.

  그것은 부드럽고 아름다우나 강한 것을 부드럽게 하고, 만물을 모가나게도 하고 혹은 깎아 내리기도하며 새기기도 하고 다듬기도 한다. 그 뜨거움은 불타는 것 같기도 하고 그 차기는 얼음이 어는 것 같다. 그 빠르기는 잠깐 사이에 해외를 두번에 돌며, 그것이 가만히 있으면 못물처럼 고요하고 그것이 움직이면 하늘에 오른 것 같으며 광분해서 잡아 맬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 소유물을 보는 자는 옛날의 군자요 무를 보는 자는 천지의 벗, 곧 독유의 인(人)이다.

 

 

 12. 천지(天地) : 자연의 도는 무위 임

 

- 무위인 채로 일을 하는 것을 하늘이라 하고, 무위인 채로 말하는 것은 덕(德)이라 하며, 사람을 사랑하고 만물을 이롭게 하는 것을 인(仁)이라 하고, 같지 않은 것을 같게 하는 것은 대(大)라고 하고, 행동이 별다르지 않은 것을 관(寬)이라 하며, 만 가지 같지 않은 것을 그대로 받아드리는 것을 부(富)라고 한다.

  그러므로 덕(德)을 잡는 것을 기(紀)라 하고 덕이 이루어진 것을 입(立)이라 하며 도에 따르는 것을 비(備)라고 하고, 사물로서 그 뜻을 적을 수 없는 것을 완(完)이라 한다. 군자로서 이 열 가지에 밝으면 도도하게 그 마음 씀이 커지며 힘차게 만물과 더불어 걸음을 같이 할 수 있다.

 

- 위대한 성인이 천하를 다스릴 때에는 백성들의 마음을 자유로이 풀어놓아 백성들로 하여금 스스로 교화를 이루게 하고 풍속을 바꾸게 하여 그들의 도둑심보를 모두 없어지게 하고 모두가 그들의 독특한 지향으로 나아가 인간의 본성이 스스로 행하는 대로 맡기되 백성들은 왜 그렇게 되는지 이유도 모르게 된다.

 

 - 도를 지닌 사람은 덕이 온전하고 덕이 온전한 자는 형체가 온전하며, 형체가 온전한 자는 정신이 온전하며 정신이 온전한 것이 성인의 도이다. 성인은 세상에 생명을 위탁받아 백성과 더불어 살아가지만 그 가는 곳을 알지 못하며, 멍하니 삶을 순박하게 구비하고 있다.

  그래서 공리(功利)나 기교(機巧) 따위가 반드시 그의 맘에 없다. 그런 사람은 그 뜻이 아니면 가지 않고 그 마음이 아니면 행하지 않으며 천하인이 그를 칭찬하면서 그가 말한 바를 따라도 거만한 모습으로 돌아보지도 않고 천하인이 그를 비난하면서 그의 말한 바를 어겨도 유연히 받아들이지 않는다.

  천하인의 칭찬과 비난이 그에게 아무런 이익과 손해가 없으니 이런 이를 덕이 온전한 사람이라 이른다.

 

- 덕인(德人)이란 가만히 있어도 생각이 없고, 행동을 해도 사려가 없으며 옳거니 그르거니 좋거니 나쁘거니 하는 따위는 마음속에 간직하지 않는다.

  온 천하와 이익을 같이 하는 것을 자기의 기쁨이라하고 다 같이 풍족한 것을 자기의 편안이라 이른다. 쓸쓸하기는 어린애가 어머니를 잃은 것과 같고, 멍청하기는 길을 가다가 그 길을 잃은 것 같으며 재물의 쓰임에 이유가 있어도 그것을 어디서 얻는지를 알지 못하고 음식을 배부르게 먹어도 그것이 어디서 오는지 의식하지 않는다.

 

 - 효자는 그 어버이에게 아첨하지 않고 충신은 그 임금에게 아첨하지 않으니 이는 신하나 자식의 훌륭함이다. 어버이의 말은 모두 긍정하고 어버이의 행동은 모두 착하다고 하면 세상에서는 그를 불초한 자식이라 한다. 임금의 말을 모두 긍정하고 임금의 행동은 모두 착하다고 하면 세상에서는 그를 불초한 신하라고 한다.

 그러나 그런 평가가 반드시 옳은가는 알지 못하겠다. 세속에서 그렇다 하는 것을 그렇다고 하고 세속에서 착하다고 하는 것을 착하다고 하면 그런 이를 아첨하는 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세속이 부모보다 엄하고 임금보다 존귀한가?

  남이 자기를 영합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발끈 성을 내고 남이 자기를 아첨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불끈 낯빛을 고치지만 그런 사람은 종신토록 영합하는 사람이고 종신토록 아첨하는 사람이다. 교묘한 비유나 미사여구를 끌어다가 뭇사람을 모으나 그 말은 끝과 처음, 근본과 말단이 안전하지 못하다.

  그들은 옷을 드리우고 아름답게 꾸미며 용모를 움직여 한 세상에 아부하면서도 자리로서는 영합이나 아첨하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남들과 도당을 만들어 옳거니 그르거니 떠들면서도 자기로서는 그들과 한 떼거리라고 말하지 않으니

  이는 어리석음이 지극한 것이다. 자기의 어리석음을 아는 자는 큰 어리석음이 아니고 자기의 혹(惑)함을 하는 자는 크게 혹함이 아니다. 세 사람이 길을 갈 때 한 사람이 길에 홀려도 목적지에는 도착할 수 있다. 홀린 작자가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사람이 홀리면 헛수고만 하고 도착할 수가 없으니 홀린 자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천하인이 모두 홀려 있으니 나 홀로 비록 방향을 찾아도 목적지에 도달할 가망성은 없다.

 

 - 본성을 잃음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

  첫째는 오색(五色)이 눈을 어지럽혀 눈을 밝지 못하게 하는 것이고, 둘째는 오성(五聲)이 귀를 어지럽혀 귀를 밝지 못하게 하는 것이며, 셋째는 오취(五臭)가 코를 찔러 코가 아프고 머리를 아프게 하는 것이고 넷째는 오미(五味)가 입을 혼탁하게 하여 입을 다치게 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취하고 버림이 마음을 어지럽혀 본성을 들뜨게 하는 것이다.

 

 

13. 천도(天道)

 

 - 성인의 고요함은 조용함이 좋은 것이라고 하여 고요함이 아니요, 그의 마음을 어지럽힐 수가 없기 때문에 고요한 것이다.

 

 - 허정(虛靜), 염담(염담), 적막(寂寞), 무위(無爲)는 천지의 평준이요 도덕의 본질이다. (허정이란 자기를 공허하게 하여 마음의 고요함을 유지하는 것이며, 염담이란 욕심이 없는 것으로서 갈등이 없는 고요한 마음의 상태를 말하며, 적막이란 모든 움직임을 마음속에서 가라앉힌 고요함의 극치요, 무위란 일체의 인위, 인지(仁知)를 버린 무심의 고요함을 의미)

 

 - 옛날 천하의 왕이 된 자는, 그 지혜가 비록 천지를 포괄할 수 있어도 자기 스스로 생각하지 않았고, 변론이 비록 만물을 두루 논할 만할지라도 스스로 말하지 않았으며, 능력이 비록 천하를 다스릴만하여도 스스로 행위 하지 않았다.

 

 - 임금이 앞서고 신하가 따르며 어버이가 앞서고 자식이 따르며 형이 앞서고 아우가 따르며 어른이 앞서고 젊은이가 따르며 남자가 앞서고 여자가 따르며 남편이 앞서고 아내가 따르니 존귀한 이가 앞서고 비천한 이가 따르는 것은 천지의 운행이다. 그러므로 성인은 이 형상을 본떴다.

 

- 임금께서 마음을 쓰시는 일은 어떤 것입니까? 호소할 데 없는 백성을 무시하지 않고 궁한 백성을 버리지 않으며 죽은 자를 슬퍼하고 어린이를 귀여워하며 부인을 가엽게 여기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마음을 쓰는 바이다.

 

- 수신(修身)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네 얼굴은 특이하고, 네 눈은 튀어나왔으며 이마는 넓고 네 입은 크며, 네 태도는 우뚝하여 마치 달리는 말을 내어놓은 것 같다. 움직이는 것을 억지로 참고 있다가 움직이기만 하면 화살이 활을 떠나듯 살피면 너무 밝아 재주와 꾀로서 매우 교만하다. 무릇 이런 것들은 믿을 것이 못되어 변경에 너 같은 자가 있으면 그를 도둑이라 부를 것이다.(노자의 말)

 

 

 14. 천운(天運)

- 명예는 천하의 공기라 많이 차지해서는 안 되고 인의는 선황들의 여관이라 하룻밤을 묵는 것은 괜찮으나 오래 묵어서는 안 된다. 여러 사람의 눈에 띄어 많은 비난을 받기 때문이다.

 

 - 부를 옳다고 여기는 자는 자기의 소득을 남에게 양보함이 없고, 영달을 옳다고 여기는 자는 명성을 남에게 양여함이 없으며, 현세를 사랑하는 자는 권력을 남에게 넘겨줄 수가 없다. 이런 것들을 쥐면 잃을까 두려워하고, 이런 것들을 잃으면 슬퍼한다.

 

- 백조는 날마다 목욕을 하지 않아도 희고, 까마귀는 날마다 염색을 하지 않아도 검다. 그 검거나 흰 본성은 변명할 수가 없고, 명예의 관점도 넓힐 수는 없는 것이다.

 

 

15. 각의(刻意) : 마음을 억제함

 

- 성인은 마음을 쓰지 않는다. 마음을 쓰지 않으면 평정해지고 마음이 평정해지면 담담해진다. 평정해지고 담담해지면 우환이 들어오지 못하고 사기(邪氣)가 엄습할 수가 없다. 그런고로 덕이 온전하면 정신이 어지러 지지 않는다.

 

- 슬퍼하거나 즐거워하는 것은 덕의 방해요, 기뻐하거나 노여워하는 것은 도의 허물이요, 좋아하고 미워하는 것은 덕의 잃음이다. 마음이 근심하거나 즐거워하지 않는 것은 덕의 지극함이요, 한결같이 변하지 않는 것은 고요함의 극치이며, 거슬리는 바가 없는 것은 허의 지극함이요, 사물과 교접하지 않는 것은 허(虛)의 지극함이요, 사물과 교접하지 않는 것은 염담의 지극함이요, 거역하는 바가 없는 것은 순수의 극치이다.

 

- 속인들은 이익을 중요시하고, 청렴한 선비는 명예를 중요시 하며, 어진 선비는 뜻을 존중하고, 성인은 정신을 귀히 여긴다. 그러므로 소박하다는 것은 다른 것과 뒤섞이지 아니한 것을 말함이요, 순수하다는 것은 그 정신이 이지러지지 않은 것을 말한다. 순수하고 소박함을 체득한 자를 진인(眞人)이라 부를 수 있다.

 

 

 16. 선성(繕性) : 성질을 다스림

 

- 벼슬을 한다고 해서 그 뜻을 교만하게 갖지 않고 곤궁에 빠진다고 해서 세속에 불좇지 않는다. 그 마음의 즐거움은 벼슬이나 곤궁 속에서도 한결같기 때문에 근심이 없을 뿐이다.

 

 

 17.추수(秋水) : 가을철의 물이란 의미로, 장자의 철학을 잘 표현한

 

 - 큰 지혜를 가진 사람은 멀고 가까운 것을 볼 수 있으므로 작다고 하찮게 여기지 않고, 크다고 훌륭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물에는 양이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또 큰 지혜를 가진 사람은 과거와 현재를 밝게 알기 때문에 생명이 길다고 번민하지 아니하고 단명하다고 걱정하지 않는다. 시간이 멈춤이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또 큰 지혜를 가진 사람은 물(物)이 달처럼 가득했다가 기울어졌다가 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물을 얻었다고 기뻐하지 않고 잃었다고 해서 근심하지 않으니 물의 분한이 영구불변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또 큰 지혜를 가진 사람은 생사가 한결같이 같은 길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살아있다고 기뻐하지 않고, 죽는다고 슬퍼하지 않는다. 끝과 처음이 본디에 옛것이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사람이 안다는 범위를 헤아려 보면 모르는 범위에 비교할 것이 못되고, 사람이 살아있을 때의 시한은 그 살아나기 이전의 때에 비할 것이 못된다.

 

 - 대들보로 쓰는 큰 나무는 성벽을 뚫어 파괴할 수는 있지만 그것으로 구멍을 막을 수는 없으니 그것은 그 도구의 용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기기와 화류라는 명마는 하루에 천리를 달릴 수 있지만 쥐를 잡는 데는 삵괭이만 못하다.

  그 기능이 다르기 때문이다. 수리부엉이가 밤에는 벼룩도 잡고 티끌도 살필 수 있지만 낮에는 아무리 눈을 부릅떠도 앞산을 보지 못하니 그 성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是)를 최상의 것으로 여겨 비(非)를 인정하지 않거나 치(治)를 최상의 것으로 여겨 난(亂)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이는 천지의 이치와 만물의 실정에 밝지 못한 것이다. - 때를 어기고 민심을 거스르면 찬탈자라 부르고, 그 때에 맞추고 민심에 따르면 정의의 사도라고 부른다. 잠잠하라.

 

- 바람은 눈을 부러워하고 눈은 마음을 부러워한다.

 

 - 너는 우물 안 개구리란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는가? 어느 날 이 개구리가 동해에 있는 자라에게 “나는 즐겁다. 나는 우물의 난간 위에까지 뛰어오르기도 하고, 우물 안으로 들어가서는 깨진 벽돌 가에서 쉬기도 하며, 물속에서는 양 겨드랑이로 수면에 떠서 턱을 물위로 내밀기도 하고, 진흙을 차면 발이 파묻혀 발등까지 흙에 파묻힌다. 저 장구벌레나 게나 올챙이 따위가 나를 따를 수 있겠는가? 더욱이 한 우물의 물을 독차지해서 멋대로 노는 즐거움이 지극한데 당신은 어째서 때때로 와서 구경하지 않는가?” 했다고 한다.

  동해의 자라가 이 말을 듣고 그 우물로 와서 들어가려하는데 왼쪽 다리가 채 들어가기도 전에 오른쪽 무릎이 걸려버렸다고 한다.

 

 - 전국시대 유행의 도시인 조나라 서울 한단에 걸음을 멋지게 걷는 사람이 있었다. 이를 배우려고 연나라 수릉 땅의 청년이 조나라 한단으로 왔다. 그러나 그 걸음걸이를 열심히 배우지 않아 도중하차하고 돌아갈 때 고향의 본래의 걸음걸이도 잊고 한단의 걸음걸이도 제대로 못 배워 결국에는 엉금엉금 기어갔다고 한다.

 

 

18.지락(至樂)

 

- 대체로 천하가 존중하는 것은 부(富)함과 귀(貴)함 장수(長壽)와 명예(名譽)이다. 또 즐거워하는 것은 몸의 안락, 맛좋은 음식, 멋있는 옷, 아름다운 여자, 좋은 음악이다. 그러나 싫어하는 것은 가난과 천함과 요절(夭折)과 악명이다, 그리고 괴로워하는 것은 몸이 안일하지 못한 것과, 입에 맛진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과 몸에 좋은 옷을 입지 못하는 것과, 눈으로 아름다운 여인을 보지 못하는 것과 귀로 좋은 음악을 듣지 못하는 것이다. 혹 이것들을 얻지 못하면 크게 근심하고 두려워하니 그 몸뚱이를 위함이 어리석다.

 

 - 지극한 즐거움은 세속의 즐거움을 초월하는 것이요, 지극한 명예는 세속의 명예를 초월하는 것이다.

 

- 그가 처음 죽었을 때 내가 어찌 슬퍼하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그가 태어나기 이전의 처음을 살펴볼 때 원래 생명이 없었네, 생명이 없었을 뿐 아니라 본래 형체도 없었네, 형체가 없었을 뿐 아니라 본래 기도 없었네, 흐릿하고 아늑한 사이에 섞여 있다가 변해서 기가 생기고, 기가 변하여 형체가 생기고 형체가 변하여 생명이 갖추어졌네, 그것이 지금 또 바뀌어 죽음으로 간 것이네.  이것은 춘하추동 네 계절이 번갈아 운행하는 것과 같네. 그 사람은 바야흐로 천지 사이의 큰방에서 편안히 자고 있네, 그런데 내가 큰소리로 따라서 운다면 내 스스로 천명에 통하지 못하는 것 같아 울기를 그쳤네 (장자의 아내가 죽었을 때 혜자가 문상을 가니 장자는 두 다리를 뻗고 동이(盆)를 두드리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혜자가 슬퍼하지는 못할망정 동이를 두드리며 노래를 하는 이유를 묻자 대답한 말, 아내를 잃은 슬픔을 나타내는 숙어인 고분지척(鼓盆之戚), 고분지통(鼓盆之痛), 고분지탄(鼓盆之嘆)이란 말이 생겨 남.)

 

 

 19. 달생(達生) : 신기에 도달한 경지

 

- 대체로 술에 취한 사람이 수레에서 떨어졌을 때 비록 앓기는 하지만 죽지는 않는다. 그가 입은 해가 다른 사람과 틀리는 것은 그 취한 상태에서의 정신이 완전한 무아무심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수레를 타는 것도 의식하지 못하고 떨어지는 것도 알지 못한다.

  따라서 사생과 경악의 생각이 그의 마음속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물건에 부딪쳐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 복수를 하는 자라도 상대방이 쥐고 있는 막간(옛날의 유명한 칼을 이름)이라는 칼을 미워하여 부지르지는 않고 아무리 사나운 마음을 가진 자라도 지붕에서 저절로 떨어지는 기왓장은 미워하지 않는다. 곧 칼과 기왓장은 무심하므로 사람을 해치지 않기 때문이다.

 

- 마음을 쓰되 헛갈리지 않으면 정신이 통일되어 흩어지지 않는다 하더니 이는 바로 저 곱추 노인을 두고 하는 말이다(공자가 초나라를 가는 도중 곱추가 매미를 잡는데 손으로 물건을 주워 넣듯이 잡는 것을 보고)

 

- 기량은 동일하지만 내기 상품에 마음이 쏠리는 것은 외물을 중히 여기기 때문이다. 대체로 외물을 중요시 하면 내심은 졸렬해진다.

 

- 기성자라는 자가 임금을 위하여 싸움닭을 기르는데 열흘 만에 임금이 물었다. “싸울만한 닭이 되었는가?” 기성자가 답하기를 “아직 멀었습니다. 지금 건성으로 사나운 척 하며 제 기운만을 믿고 있습니다.”

  또 열흘이 지나 물었다. “아직 멀었습니다. 다른 닭의 소리만 듣거나 모양만 보아도 덤비려고 합니다.” 열흘만에 또 물으니 “아직도 안되었습니다. 다른 닭을 보면 눈을 흘기고 기운을 뽐내고 있습니다.” 하였다.

  열흘이 또 지나 임금이 물으니 그제서야 하는 말이 “이제는 거의 되었습니다. 다른 닭이 울며 덤벼도 조금도 태도를 변치 않습니다. 바라보면 마치 나무로 깎아 만든 닭과 같습니다. 그래서 그 닭의 덕이 온전해져서 다른 닭이 감히 덤비지 못하고 반대로 달아나 버립니다.”

 

 - 도구를 만들 때는 일찍이 기운을 소모함이 없이 반드시 제계(齊戒)하여 마음을 평온하게 갖습니다. 이렇게 3일을 제계하면 포상과 작록에 대한 생각이 없어지고 5일 동안 제계하면 비방이나 명예나 교묘하고 졸렬함을 생각지 않게 되며 7일 동안 제계하면 문득 제게 사지가 있고 형체가 있는 것도 잊게 됩니다.

  이런 때가 되면 조정의 권세에 대한 생각도 없어져 한 기술에만 전일해져 마음을 어지럽히는 외물의 유혹도 완전히 사라지게 됩니다.(자경이라는 노나라 목공이 신기의 솜씨로 나무를 다루는 것을 물어보자 목공이 대답한 말)

 

 

20. 산목(山木)

 

 - 만물의 실정이나 인류의 습속은 그렇지가 않다. 모이면 떠나가고 명예를 이루면 비방을 받으며 모가지만 꺾기고 어질면 음모를 받으며 어리석으면 속으므로 어찌 쓸모가 있던 없던간에 화를 면할 수가 있겠는가? 잘 기억해 두어라 오직도덕의 고향이 있을 뿐이다.

 

- 곧은 나무는 먼저 잘리고, 단 샘물은 먼저 마른다.

 

- 스스로 공로를 자랑하는 자는 공로를 잃고, 공을 이루고 몸이 물러가지 않는 자는 실패하며, 명예를 이룬 자가 그 명예에 그대로 머물러 있으면 창피를 당한다.(공자가 덕을 크게 이룬 노자에게 들었다는 말임)

 

- 이익으로 결합된 것은 위급한 화를 한번 당하면 서로 내 버린다.그러나 천륜으로 결합된 것은 한번 위급한 화를 만나면 서로 거두어 주기 마련이다.

 

- 군자의 사귐은 담담하기가 물과 같고 소인의 사귐은 달기가 감주와 같다. 그러므로 군자는 담담하기 때문에 더욱 친해지고, 소인은 달콤하기 때문에 쉬이 끊어지는 것이다. 까닭없이 결합된 것은 까닭없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 행실이 어질면서 스스로 어진 척하지 않으면 어디를 간들 사랑을 받지 못하겠는가

 

 

 21.전자방(田子方) :속이 충실한 자는 겉을 꾸밀 필요가 없다는 것을 씀

 

 - 인간의 비애는 마음이 죽은 것보다 더한 슬픔이 없고 육체가 죽은 것은 그 다음의 것이다.

 

 - 내가 재상이 되면 남들이 존경하는데 그 존경이 재상이라는 관직에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나 자신에 존재하는 것인지를 알지 못하겠다. 그것이 재상이란 관직 때문에 있다면 나 자신 하고는 관계가 없으니 기뻐할 것이 없고, 그것이 나 자신 때문에 있다면 재상의 지위를 잃어도 슬퍼할 것이 못된다.(견오가 세 번씩이나 벼슬을 해도 영화로 생각하지 않고 세 번이나 그 자리에서 물러났어도 근심하지 않는 손숙오에게 그 이유를 묻자 대답한 말)

 

 

22.지북유 (知北遊) : 지혜가 북쪽으로 논다는 의미

 

- 도를 잃은 뒤에 덕이 생기고 덕을 잃은 후에 인이 생기며, 인을 잃은 후에 의가 생기고, 의를 잃은 뒤에 예가 생긴다. 예는 도의 헛된 꽃으로 어지러움의 시초이다.(노자의 말을 인용)

 

- 삶의 입장에서 죽음을 삶과 연속으로 생각해서는 안되며 죽음의 입장에서 삶을 죽음에다 연속적으로 생각해서도 안된다. 따라서 죽음과 삶은 서로 기다려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모두가 근원적으로는 하나인 것이다.

 

 

 

잡편

 

 23. 경상초(庚桑楚)

 

 

 24. 서무귀(徐無鬼) : 대자연의 조화에 응해야만 마음의 안정을 얻는다는 의미

 

- 천하를 다스리는 일이 또한 어찌 이 말을 먹이는 것과 다를 것이 있는가? 말을 해치는 요소를 제거할 뿐이다.

 

 

 25. 칙양(則陽) : 무위에 편안하면 하늘에 합일 한다는 내용

 

 

 26. 외물(外物)

 

- 작은 낚싯대에 가는 낚싯줄을 붙들어 매고 작은 도랑으로 가서 낚시질을 하며 작은 고기들을 잡으려는 자들은 큰 고기를 잡기는 어려울 것이다.

 

- 은혜를 베풀어 환심을 사는 것은 일생동안 부끄러운 일이다. 이는 중간치 사람들의 행동으로 명성으로서 끌어당기고 사적인 은혜로서 결합하려 한다.

 

 - 어린애는 태어나면서 훌륭한 선생이 없어도 말을 할 수 있으니 말할 수 있는 사람과 같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 눈이 잘 보이는 것을 명(明)이라하고, 귀가 잘 들리는 것을 총(聰)이라 하며, 코가 잘 맡는 것을 전(顫)이라 하고, 입이 잘 맛보는 것을 감(甘)이라하며, 마음이 잘 아는 것을 지(知)라 하고 지혜가 잘 통하는 것을 덕(德)이라 한다.

 

- 방안에 공간이 없으면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장소를 다투듯이 마음속에 도가 놀데가 없으면 육착(눈, 귀, 코, 입, 마음, 지혜)이 서로 다툰다. 사람이 속세를 떠나 산림이나 산 속으로 가서 숨어 살려는 것은 그의 정신이 이런 육착(六着)을 이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27. 우언(寓言)

 

 - 부질없이 나이만 많이 먹은 노인은 존중 될 수 가 없다. 나이가 많은 노인으로서 남에게 존경을 받지 못하는 것은 사람의 도가 없기 때문이며 나이 많은 사람으로서 사람의 도가 없으면 진부한 사람이라고 한다.

 

- 정말로 청렴한 사람은 도리어 더러워 보이고, 정말로 훌륭한 덕을 갖춘 사람은 어딘지 부족한 것 같이 보이는 법이다.

 

 

 28. 양왕(讓王)

 

 - 재물이 없는 것을 가난이라고 하고 배워서 실천할 수 없는 것을 병들었다고 한다.

 

 

- 대체로 세상의 평판을 바라 행동하고, 친한 자를 모아 붕당을 만들며, 학문은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힘쓰고 남을 가르쳐 자신에게 이익을 꾀하며, 인의의 간판을 내세우며 나쁜 짓을 행하고 자기가 타고 다니는 가마를 꾸미는 일등은 나는 차마 하지 못한다.

 

- 만족할 줄 하는 자는 이욕 때문에 얽매이지 않고, 자득(自得)할 줄 아는 사람은 이득을 잃어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정신적으로 수행을 쌓은 자는 지위가 없어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공자가 안회에게 했다고 하는 말, 논어의 옹야(雍也)편에서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어질도다 안회는, 한 소쿠리의 밥과 한 그릇의 물을 먹고 누추한 거리에 살다 보면 남들은 그 괴로움을 함께 못하거늘, 안회는 그의 즐거움을 변치 않으니 어질도다.” 했다고 함)

 

 -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을 꾀하고, 용감한 사람은 그것을 이루며, 어진 사람은 그것을 차지하는데 자네는 어찌하여 왕에 오르지 않는가? 만이 어려운 일을 해서 애써 이루어 놓았는데 내가 그 이익을 취한다면 청렴한 것이 아니다.

 

 

 29. 도척(盜?)

 

 - 천하에는 세 가지 덕이 있는데, 태어나면서 부터 키가 크고 아름답기가 짝이 없어 노소, 귀천이 보고서 모두 기뻐하면 이는 상덕(上德)이고, 지혜는 천지를 연결하고, 재능은 만물을 잘 분별하면 이는 중덕(中德)이며, 용기가 있고 판단력이 풍부하여 많은 부하를 거느릴 수 있으면 이는 하덕(下德)이라 한다.

 

 - 눈은 아름다운 빛을 보고자 하고, 귀는 아름다운 소리를 들으려 하며, 입은 좋은 맛을 보려고 하고, 기분은 만족하려 한다. 사람의 상수(上壽)는 백세요, 중수(中壽)는 80세며, 하수는 60세이다.

  그 일생 동안에 병에 걸려 앓고, 남이 죽어 슬퍼하며, 근심 걱정하는 날짜를 제하면 그 동안에 입을 벌려 웃는 동안은 한 달 동안에 4-5일 밖에 안된다. 하늘과 땅은 끝이 없는데, 사람의 죽음은 때가 있으니 이 유한한 육체를 더 무궁한 천지에 기탁하고 있는 동안은 문득 준마가 문틈을 지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 부끄러움이 없는 자는 부자가 되고, 말이 많은 자는 출세한다. 세상에서 큰 명예나 이익을 얻는 자는 거의 부끄러움을 모르고 말이 많은 자이다.

 

 - 권세가 천자가 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귀한 것이 아니고, 곤궁하여 필부가 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천한 것이 아니다. 귀천의 구별은 행위의 선악에 달린 것이다.

 

- 진실로 지혜로운 사람의 행위는 백성들의 마음을 따라 행동하기 때문에 그 백성들의 정도를 어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만족하므로 다투지 않으며 행위함이 없으므로 구함도 없다. 그러나 이욕을 추구하는 사람은 항상 만족하지 못하므로 사방에서 다투면서도 자신은 그것을 탐하는 것이라 여기지 않는다. 진실로 지혜로운 자는 본디 여분이 있는 것은 사양하므로 천하를 버려도 스스로 청렴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청렴과 탐욕의 실체는 탐하는 외물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며, 구하는 마음의 정도에 따라 판단되는 것이다. 진실로 지혜로운 자는 그 권세가 천자가 되었다고 해도 그 존귀한 지위로써 남들에게 으스대는 일이 없고, 천하의 부자가 되었다고 해도 그 재물로서 남을 희롱하는 일이 없다.

 천자나 천하의 부자라는 명리가 지니는 근심을 생각하고, 그것이 본성에 반대되는가를 고려해서 그것이 자기의 진성(眞性)에 해를 깨친다고 생각할 때는 그것을 사퇴하고 받지 않으며 그것들로서 명예를 얻으려고 하지 않는다.

 

- 모든 일에 공평한 적도(適度)를 지키는 것이 행복이 되고 도에 넘치는 생활은 생명을 해치는 것인데, 그 중에서도 사물은 그렇지 않은 것이 없지만, 재물은 특히 심한 것이다.

  지금 저 부자가 귀로는 쇠북, 북, 퉁소, 피리의 음악을 즐겨 듣고, 입으로는 맛있는 고기와 좋은 술을 실컷 먹어 자기의 정욕을 만족시키면서 한편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잊고 있는데 이것을 어지러움(亂)이라 할 수 있다. 자기의 왕성한 기운에 깊이 빠져 만일 무거운 짐을 지고 올라간다면 이것은 괴로움(苦)라고 할 수 있다.

  재물을 탐하여 병이 생기고 권력을 탐하여 정력을 소비하며, 생활이 안정되니 음락에 빠지며, 육체가 윤택해지자 남은 정력을 다 소모하는 것은 병(病)이라 할 수 있고 부자가 되어 이익을 추구하여 그 때문에 마음의 장애가 담과 같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어도 그것을 피하려 하지 않고, 그것을 의지해서 버리지 않는 것을 치욕(辱)이라 하며, 재물을 모아놓고 쓰지 않으며, 재물을 모으기에만 열중하여 쉬지 않고 마음 가득히 번민하면서도 이익을 구하여 멈추지 않으니, 이를 근심(憂)라고 하고, 집안에 있을 때는 강도가 들어올까 걱정하고 밖으로 나갈 때는 날치기의 해를 두려워해서 집안에는 방범 초소를 만들어 놓고 문밖에서는 홀로 다니지 않으니 이를 두려움(畏)이라고 한다.

 이상의 어지러움, 괴로움, 병, 치욕, 근심, 두려움의 여섯 가지가 이 세상에서 지극히 해로운 것이다.

 

30.설검(說劍)

 

- 제후의 칼이란 지혜와 용기가 있는 선비로 칼끝을 삼고, 청렴한 선비로 칼등을 삼고, 충성된 선비로 칼콧등을 삼으며, 호걸의 선비로 손잡이를 삼는다. 이런 칼로 대들면 앞에서 막을 자가 없고, 치켜들면 위에서 감당할 자가 없으며, 내리치면 밑에서 받을 자가 없고, 휘두르면 사방에서 당해낼 자가 없어, 위로는 둥근 하늘을 본받아 삼광을 자르고 밑으로는 모가 진 땅을 본받아 사시를 따라 민의를 중화시키고, 사방의 땅을 편안케 한다. 이 칼을 한번 쓰면 우레가 진동하는 것 같은 위세가 있어 국민들은 모두 복종하면서, 임금의 명에 따르지 않는 자가 없다.

 

 -서인의 칼이란 흐트러진 머리에 수염이 치솟고, 푹 숙여 쓴 갓에 굵고 엉성한 갓끈을 매고, 윗자락이 짧은 옷을 입고, 눈을 부릅뜨며 고함을 지르면서 어전에서 서로 공격하여, 위로는 겨우 목이나 옷깃을 베고, 아래로는 간이나 폐를 찌르는 것이다. 이것이 서인의 칼로서 닭싸움과 다를 것이 없다. 그래서 하루아침에 명이 끊어지면 나라의 일에 쓰일 바가 없다.

 

 

 31. 어부(漁父)

 

- 자기의 일이 아닌 데 하는 것을 넘침이라고 하고, 돌아다보지도 않는데 간섭하는 것을 간사함이라하고, 남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하는 말을 아첨이라 하고, 시비를 가리지 않고 말하는 것을 떠벌이라하고, 남의 잘못을 즐겨 말하는 것을 헐뜯음이라하고, 교제를 방해하거나 친한 사이를 이간시키는 것을 해침이라 하고, 남을 칭찬하여 악에 빠지게 하는 것을 간특함이라 하고, 선악을 가리지 않고 둘 다 용납하여 안색을 부드럽게 해서 남의 욕망을 엿보는 것을 음험함 이라 한다.

 이 여덟 가지 흠은 밖으로 남을 어지럽게 하고, 안으로 자신을 해치는 것이니 군자는 그런 사람을 벗하지 않고, 밝은 임금은 그런 사람을 신하로 삼지 않는 법이다.

 

 - 네 가지 근심이란 큰일을 잘 하려고 떳떳한 법을 고쳐 공명을 드러내는 것을 외람됨이라하고 지혜를 멋대로 부려 일을 독단적으로 하며, 남을 침범하면서 제 이익만 독점하는 것을 탐함이라하며,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고 충고를 듣고도 더 심하게 나쁜 짓을 하는 것을 고집쟁이라 하고, 남의 의견이 자기와 같으면 옳다하고, 자기와 다르면 비록 착하더라도 착하지 않다고 하는 것을 교만함이라 한다.

 

 - 사람 중에 제 그림자를 두려워하고 제 발자국을 싫어해서 그것들을 버리려고 달아난 자가 있었다. 그러나 발을 자주 들면 들수록 발자국은 더욱 많아지고 뛰기를 빨리해도 그림자는 몸을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아직도 제 걸음이 느려서 그런 줄 알고 빨리 뛰며 쉬지 않다가 마침내는 힘이 빠져 죽었다. 그는 그늘 속으로 들어가 있으면 그림자가 없어지고, 조용히 쉬고 있으면 그림자도 멈춘다는 것을 알지 못한 것이다.

 

 - 진성이란 정성의 극치이며 정(精)하지도 못하고 성(誠)하지도 못하면 남을 감동시킬 수 없다. 억지로 통곡하는 자는 비록 슬프게 울어도 남들이 슬프게 느끼지 못하며, 억지로 성을 내는 자는 비록 위엄을 보이려 해도 남이 위압당하지 않으며, 억지로 친하려는 자는 비록 웃으며 친해와도 정말로 친해지지 않는다.

 반대로 진정으로 슬퍼하면 소리를 내지 않아도 슬프고, 정말로 노하면 아직 노여움을 말하지 않아도 남들이 위압을 느끼며, 진정한 친함은 웃지 않아도 친해지는 것이다.

 

- 충정은 임금을 위하여 공적을 올리는 것이 첫째이고, 술을 마실 때는 즐거움이 첫째며, 복상 때는 슬픈 마음이 첫째이고 어버이를 섬길 때는 친애하는 마음이 첫째요, 모든 일을 훌륭히 이루기위해서는 그 수단 방법을 하나로만 정할 필요가 없다.

 어버이를 섬길 때는 알맞게 할 것으로 그 방법을 따지지 않고, 술을 마실 때는 즐겁기만 하면 되니 술그릇을 가릴 필요가 없으며, 상을 입었을 때는 슬퍼하기만 하면 되고 그 예법을 물을 필요가 없다.

 

31.열어구(列禦寇 : 열자)

 

- 대체로 재주가 있는 사람은 수고롭고, 지혜로운 자는 걱정이 많다. 반대로 무능(無能 : 無爲)한 성인은 아무것도 구하는 것이 없어 배불리 먹고 즐거이 놀고 있다. 그는 매어 있지 않은 배가 물 위에 떠있듯이 무심히 소유하고 있다.

 

 - 진나라 임금이 병이 나서 의사를 불렀을 때, 종기를 째고 고름을 빠는 자는 수레한 대를 얻었고, 치질을 핥는 자는 수레 5대를 얻었다, 따라서 치료하는 곳이 더러울수록 수레를 얻는 수는 많았다. 그런데 자네는 어떻게 그 치질을 빨았기에 그렇게 수레를 많이 얻었는가?

 

- 정보고(송나라의 대부)가 첫 번째로 사(士)에 임명되자 등을 굽히고 두 번째로 대부(大夫)에 임명되자 허리를 굽혔으며, 세 번째로 경(卿)에 임명되자 몸을 엎드리듯이 굽혀 담을 따라가며 겸손한 태도를 가졌다. 그러니 누가 감히 본받지 않겠는가?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첫 번째로 사로 임명되면 스스로 잘난 체 하고, 두 번째로 대부에 임명되면 수레 위에서도 춤을 추며, 세 번째로 경이 되면 큰 아버지의 이름도 함부로 부를 정도이다. 인간의 진실한 덕을 해치는 최대의 것은 덕에 인위적인 마음이 있고 인위적인 마음에 만물을 차별하는 눈이 있는 것이다.

 

- 지혜는 밖으로 달려 정신을 피로하게 하고, 용기를 부리면 남의 원망을 많이 사며, 인의를 내세우면 책무가 무거워진다.

 

32. 천하(天下)

 

- 도의 근본으로부터 떠나지 않는 사람을 천인(天人)이라하고, 도의 정수로부터 떠나지 않는 자를 신인(神人)이라 하며, 도의 순진으로부터 떠나지 않는 사람을 지인(至人)이라 한다. 또 하늘로써 근원을 삼고 덕으로써 근본을 삼으며 도로써 문을 삼고 변화에서 조짐을 보는 이를 성인(聖人) 이라한다.

 그리고 인(仁)으로 은혜를 삼고 의(義)로서 도리를 삼고 예(禮)로서 행동의 규범을 삼고 악(樂)으로서 조화를 삼아 온화하며 지혜롭고 어진 사람을 군자(君子)라고 한다.

 

- 수컷처럼 강한 것을 알면서, 암컷처럼 유순한 겸허를 지킨다면 모든 물이 저절로 모여드는 계곡과 같이 천하인이 귀의할 것이며, 결백함을 알면서 굴욕의 위치를 지킨다면 천하의 물이 고이는 골짜기처럼 천하인이 귀의한다.(노자의 말이라 함)

 

- 태양이 공중에 떠 있지만 동쪽에서 보면 서쪽으로 기울어 보이고, 서쪽에서 보면 동쪽으로 기울어 보인다. 만물이 살아있는 것도 죽음의 세계에서 보면 죽어있는 것이다.(惠施의 학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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