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스(Mythos)의 충격과 대한민국의 선택
조선규(사업가)
2026-04-20
AI가 무기가 되는 시대, 기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거버넌스의 위기입니다.
임계점을 넘어선 AI 미토스의 등장이 의미하는 것
2026년 4월 7일, 앤스로픽은 전례 없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자신들이 개발한 신형 AI 모델 클로드 미토스를 일반에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전 세계 AI 업계가 성능 경쟁을 펼치며 최신 모델을 앞다투어 출시하는 이 시대에, 한 회사가 스스로 '이 기술은 공개하기에 너무 위험하다'고 선언한 것은 역설적이면서도 섬뜩한 신호였습니다.
그 판단의 근거는 명확했습니다. 미토스는 단순한 성능 향상의 산물이 아니라, AI가 자율적 공격 주체로 진화했음을 처음으로 실증한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영국 AI안전연구소의 독립 평가에 따르면, 미토스는 종전 어떤 모델도 통과하지 못했던 전문가급 해킹 과제'를 73%의 성공률로 해결했습니다. 2025년 4월 이전까지 이 수치는 사실상 0%였습니다. 불과 1년 사이에 불가능이 가능이 된 것입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앤스로픽의 자체 실험 결과입니다. 미토스는 인간이 27년 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OpenBSD의 치명적 취약점을 스스로 17년간 패치되지 않은 FreeBSD의 원격 코드 실행 취약점을 단 한 번의 지시 이후 완전 자율로 발견하고 익스플로잇 까지 보안 전문 훈련을 받지 않은 앤스로픽 일반 엔지니어가 미토스에 '취약점을 찾아달라'고 요청한 뒤 다음 날 아침 출근하면, 완성된 공격 코드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이버 보안의 진입 장벽이 사라진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AI는 인간을 보조하는 도구였습니다. 그러나 미토스는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수십 단계의 추론을 거쳐 공격을 완성하는 자율적 행위자 입니다. 이 차이는 단순한 기술적 진보가 아니라, 국가 안보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패러다임 전환입니다. 대한민국이 이 변화를 직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비대칭성의 심화와 한국의 구조적 취약성, 공격과 방어의 비대칭성의 시간과 비용의 역전 AI 시대 사이버 위협의 본질적 위험성은 강력함 그 자체가 아니라, 공격자와 방어자 사이의 비대칭성을 극도로 악화시킨다는 점에 있습니다. 숙련된 해커가 새로운 공격 도구를 개발하는 데 수개월이 걸렸다면, 미토스 수준의 AI를 손에 쥔 공격자는 그 작업을 하룻밤 사이에 끝낼 수 있습니다. 앤스로픽은 이미 수천 개의 '제로데이 취약점, 즉 개발사조차 모르는 미지의 결함을 모든 주요 운영체제와 웹 브라우저에서 발견했으며, 그 대부분은 발표 시점에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반면 방어 측의 반응 속도는 여전히 관료적 시계에 묶여 있습니다. 취약점 발견, '보고서 작성, 이사회 결재, 예산 편성, 패치 배포로 이어지는 절차적 지연은 AI가 만들어 낸 광속의 공격 주기와 근본적으로 어울리지 않습니다. 전쟁터에서 무기를 집어 들기 위해 허가서를 써야 하는 상황과 다르지 않습니다.
한국의 구조적 취약성 디지털 선진국의 역설,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것은 동시에, 사이버 공격의 파급력이 그 어느 나라보다 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2025년 한 해 동안 한국에서는 매달 주요 사이버 침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SK텔레콤 해킹으로 국민 절반에 해당하는 2,3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었고, 쿠팡, 서울보증보험 등이 잇달아 피해를 입었습니다. 같은 기간 국내 공공기관을 향한 사이버 공격은 하루 평균 162만 건에 달했으며, 그 80%는 북한 주도로 추정됩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피해의 속성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의 사이버 공격이 개인정보 유출에 그쳤다면, 이제는 금융 기록 삭제, 발전소 및 전력망 마비, 의료 시스템 봉쇄 등 국가 기반 인프라 전체를 표적으로 삼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은행 잔고 기록이 일괄 삭제되거나, 전국 병원의 의료 기기가 동시에 작동을 멈춘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이는 더 이상 기술적 문제가 아닌 국가 존립의 문제입니다.
사이버 보안 거버넌스의 중요성
기술 종속과 '보안 난민'의 위기
앤스로픽이 미토스를 공개하지 않고 대신 선택한 방식이 '프로젝트 글래스윙 입니다. 아마존, 애플, 브로드컴, 시스코,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마이크로소프트 등 12개 핵심 파트너 기업에만 미토스 프리뷰를 제공하여, 방어적 보안 목적으로 취약점을 선제적으로 찾아 패치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목표는 타당하고 의도는 선합니다. 그러나 이 구조는 동시에 하나의 냉혹한 현실을 드러냅니다.
대한민국은 이 폐쇄적 협력 체계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기술 강국들이 자국 중심의 방어 동맹을 형성하는 동안, 독자적 AI 보안 역량이 미흡한 나라는 보안 난민 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습니다. 공격 도구는 언젠가 확산되지만, 방어 지식은 동맹국 사이에서 독점됩니다. CSIS의 분석이 지적한 대로, 한국의 AI 기본법은 국방·안보 분야를 적용 범위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법 조문 어디에도 '사이버 보안'이라는 용어가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구조적 처방 제도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대한민국이 보유한 잠재력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세계 최고의 해킹 방어 대회인 데프콘 에서 복수의 한국 팀이 우승을 차지했으며, 사이버작전사령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상당한 기술 축적을 이루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6년 4월, 정보보안 산업 매출 30조 원, 수출 5조 원, 보안 전문인력 9,000명 양성을 목표로 하는 「정보보호 산업 발전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문제는 기술의 부재가 아니라, 기술을 실전에 구현할 수 있는 운용 체계의 결함입니다.
첫째, 보안 거버넌스의 이원화가 필요합니다. 미국이 국가안보국과 사이버인프라보안국의 역할을 분리하여, 전자는 대외 정보·공세 작전을 담당하고 후자는 민간·연방 인프라 방어와 정보 공유에 집중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듯이, 한국도 국가정보원 중심의 통제형 체계를 넘어서야 합니다. NIS가 사이버 보안의 컨트롤타워이면서 동시에 정보 수집 기관인 이중 역할은, 투명한 민관 협력이 필수적인 AI 시대와 구조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보안을 '비밀'로 취급하는 관행이 민간의 자발적 정보 공유를 막고 있습니다.
둘째, 현장 보안 인력에게 실질적 자율권을 부여해야 합니다. AI는 24시간 무차별 공격을 자동으로 감행하는데, 방어자가 결재 서류를 들고 승인을 기다리는 구조는 전쟁 중 무기고 자물쇠를 잠가 두는 것과 같습니다. 부처 간 칸막이로 인해 위기 발생 시 대응 주체가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지적은 한국 사이버 거버넌스의 고질적 문제입니다. 현장 보안 책임자가 즉각적 차단·격리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정책적 보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셋째, 소버린 AI 기반의 방어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기술 패권 전쟁 속에서 타국 모델에만 의존하는 것은 국방을 외주 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한국어와 한국형 인프라의 특성을 반영한 독자적 파운데이션 모델을 확보하고, 이를 사이버 보안 방어 전용 AI로 특화하는 '보안의 자립'이 필요합니다. NIS 사이버파트너스 프로그램 하에서 방위산업체와 AI 스타트업이 협력하여 자율 위협 탐지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시도는 올바른 방향 이지만, 아직 전략적 깊이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넷째, AI 기본법의 사이버 보안 공백을 즉시 보완해야 합니다. 2026년 1월 시행에 들어간 AI 기본법은 국방·안보 분야를 적용 범위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사이버 보안'이라는 용어 자체를 명시하지 않습니다. 이는 법 체계의 단순한 공백이 아니라, AI 시대 안보 위협에 대응할 법적 근거 자체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AI 기본법 개정 또는 별도의 'AI 사이버 안보에 관한 특별법' 제정이 시급합니다.
선택의 시간 관료의 속도가 AI의 속도를 따라잡아야 합니다. 미토스는 앤스로픽이 만든 하나의 모델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AI도 이제 전쟁을 수행한다'는 사실의 공식 선언입니다. 투링상 수상자 요슈아 벤지오는 2025년 말, AI가 국제 안보의 임계점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앤스로픽은 2026년 4월, 그 임계점이 이미 넘어섰음을 확인했습니다.
기로에 선 대한민국
이 시대의 본질적 역설은 이것입니다. 미토스와 같은 모델은 방어자에게도 공격자에게도 동시에 열려 있다는 것입니다. 프로젝트 글래스윙이 보여주듯, AI는 수십 년 묵은 취약점을 하룻밤 사이에 발견하고 패치할 아무리 날카로운 창(AI 기술)이 있어도, 그것을 휘두르는 손(제도와 절차)이 묶여 있다면 승산은 없습니다. 반대로 창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면, 위협은 곧 기회가 됩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그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인력 양성과 산업 육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기술의 속도에 맞춰 국가 거버넌스를 혁신하는 일, 즉 보안 인력에게 자율권을 주고, 민관 정보 공유 구조를 열고, 소버린 AI를 구축하고, 법 체계의 공백을 메우는 일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합니다.
과이불개, 이사위과. 잘못을 알면서도 고치지 않는 것, 그것이 진짜 잘못이라는 공자의 말씀이 새삼 무겁게 들립니다. 미토스의 충격은 충분히 분명합니다. 이제 한국 사회가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근본적으로' 응답하느냐가 남은 과제입니다.
AI가 공격하는 속도로 사회 전체가 방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대한민국은 이 무서운 AI 시대'를 생존의 위기에서 도약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은 저의 순수 지적 산물이므로 인용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사람으로 사람들과 사는날 말랑말랑한 뇌와 관점의 감성으로 전등이 등불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