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하구에 도착했습니다. 강과의 대화도, 벗과의 대화도 여름볕에 영그는 열매처럼 무르익고 있습니다. 대화를 통해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들을 발견했다는 한 동무의 이야기가 들립니다. 모두가 내면의 어떤 질적 도약을 하고 있겠지요? 민물인 강이 짠물인 바다가 되듯!
하구서 만난 해양스포츠 코치님이 여기까지 걸어왔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바나나보트를 태워주신다 합니다. 알지 못했지만 준비해주신 세러모니는 참말로 놀랍습니다. 강가를 걸으며 강물에 몸을 담궈 보고 싶었던 동무들에게 주신 선물임에 틀림없습니다.
조은호목사님은 아침 일을 마치고 빌려온 봉고차로 우리를 백가지 반찬이 가득한 밥집으로 안내합니다. 오늘의 집인 온누리교회까지 태워주시고 차를 돌려주러 가시네요. 이 또한 절묘한 타이밍입니다~
목욕도 하고 빨래도 하고 잠도 한숨 푹 자고, 조목사님이 가져오신 녹두죽으로 해독도 합니다. 하루 매듭으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은 더없이 아름답습니다.
왜 순례를 할까 질문합니다. 마치 어디로 가는지 모른 채 계곡을 흐르는 물처럼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 모름을 만나러 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알지 못함 속에서 더 큰 자유를 만나러 가는 길!
한 걸음의 길을 보여주시고, 걷게 해주시니 고오맙습니다!
후마, 시우, 7, 8학년이 돌아왔겠네요. 건강하게 잘 돌아와주어 고맙습니다. 순례단을 맞이하는 음악회까지, 풍성한 잔치입니다. 그 힘으로 다시 강강순례는 다시 여정을 꾸립니다. 이제 섬진이란 이름의 나를 만나러 갑니다
-----
내 핏줄을 밤낮없이 흐르는 바로 그 생명의 물줄기가 이 세상 구석구석에 흐르고 있습니다._타고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