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4-4회
육십령-할미봉-덕유교육원삼거리-장수덕유산-남덕유산-월성재
20220220
1.상고대 핀 장수덕유산, 장쾌한 덕유산 능선, 눈 쌓인 남덕유산
산적들 때문에 육십 명이 모여서 고개를 넘었다고 하여 지명이 육십령, 전북 장수와 경남 함양을 이어주는 고개다. 얼음이 녹아 빗물처럼 흘러내린다는 雨水 절기를 지났지만 육십령은 기온이 급강하한 데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댄다. 산행은 남덕유산을 향해 북진한다. 능선에 올라서자 한풍은 더 거칠게 더 차갑게 몰아친다.
할미봉에서 전망이 활짝 트인다. 그 풍경에 감탄하여 가슴이 끓는다. 움추렸던 몸이 되살아나니 추위는 멀리 달아난다. 할미봉에서 위험 구간을 내려가는 여러 곳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덕유교육원 갈림목에서부터는 비교적 평이했다. 거칠게 부는 찬바람이 이 등성이에는 미치지 못하는 듯 바람이 잠잠해졌다. 오르는 남쪽 비탈면은 눈이 녹아서 몹시 질퍽거린다.
전망바위에 올라서 장수덕유 오르는 힘겨움은 끝났다. 탁 트인 조망이 좋지만 남쪽으로는 햇빛의 반사와 미세먼지 때문인지 완전히 깨끗하지는 못하다. 장수덕유산 오르는 눈길이 몹시 미끄러워 아이젠을 차고 천천히 눈길을 올랐다. 정상 아래 떨기나무에 하얗게 피어난 상고대 풍경에 산객들 모두 탄성한다. 고진감래의 기쁨이란 이런 것이다. 어려움을 극복하니 아름다운 풍경이 눈 앞에 펼쳐져 힘겨웠던 시간은 그리움의 추억이 된다. 고통의 그리움은 장수덕유산 정상에서 더 큰 기쁨이 된다.
장수덕유산 정상에서 최고의 전망이 펼쳐진다. 멀리 북쪽 덕유산 향적봉으로부터 무룡산, 삿갓봉, 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덕유 능선이 장쾌하다. 저 능선을 몇 차례나 걸었을까? 그 시절들이 눈 앞에 떠 흐른다. 지난 날 덕유산의 사계절 품을 스쳐간 길손의 마음은 덕유 능선의 사계절을 추억하며 아련해진다. 이제 몇 차례나 더 이곳에 올 수 있을까?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고 무릎이 시큰거려 슬퍼진다. 그렇지만 체력이 다하는 날까지는 다시 이곳에 올 것이며 그날 오늘을 추억하며 미래를 동경하겠다.
장수덕유산에서 남덕유산 가는 길은 깊은 웅덩이로 빠지듯 급경사 뎈를 내려간다. 눈이 쌓여 있어서 몹시 미끄럽다. 올겨울에 눈다운 눈을 만나지 못했는데 우수 지나서 설경을 즐기게 되는 행운을 누린다. 햐얀 눈옷을 입은 나무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추위는 그것을 즐기는 자들에게는 행복이다. 남덕유산 정상에서 다시 덕유 능선을 보며 감탄한다. 장수덕유산에서 감격한 탓에 그 기쁨은 최고조로 환장하지 못하지만 활짝 열린 덕유 능선 조망은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남덕유산에서 사방을 조망하고 월성재로 하산한다. 급경사의 눈길에서 넘어져 쭈욱 엉덩이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스키장에서 넘어져 미끄러졌다가 위쪽에 남아 있는 스틱을 찾으러 다시 올라가듯, 위쪽에 그대로 있는 등산스틱을 찾으러 올라갔다가 다시 한 번 엉덩이로 눈썰매를 타고 미끄러져 내려왔다. 급경사 눈길에서 시큰거리는 무릎이 더 고통스럽다. 어렵게 월성재에 이르러 백두대간 남덕유산 산행을 마쳤다. 차가운 거친 바람이 얼굴을 할퀴어서 힘들었지만 아름다운 풍경들을 감상한 산행에 감사한다.
2.산행 과정
육십령에서 남쪽으로 벋어가는 백두대간 마루금, 앞 오른쪽에 구시봉, 그 왼쪽에 영취산, 그 뒤 왼쪽에 백운산, 그 왼쪽 뒤에 봉화산이 솟아 있다. 맨 오른쪽에 영취산에서 벋어가는 금남호남정맥의 장안산, 중앙 왼쪽에 계관봉이 솟아 있다.
백두대간의 구시봉(왼쪽 앞)과 영취산( 왼쪽) 그리고 영취산에서 분기하는 금남호남정맥의 장안산(구시봉 뒤 오른쪽)
앞쪽에 장수덕유산과 남덕유산이 형제처럼 솟아 있다.
남덕유산 아래 덕유학생교육원과 그 아래 영각사가 보인다.
덕유학생교육원이 남덕유산 아래 골짜기에 자리하고 있다.
어느 산객이 표지판에 삼자봉이라고 낙서하여 놓았다.
현재는 학생교육원 방향의 탐방로가 폐쇄되었다.
후미대원들이 점심식사하고 있다. 아래 골짜기에 덕유학생교육원이 보인다.
장수덕유산, 덕유산 서봉, 양악산으로 불렸다고 한다.
북쪽 덕유산 향적봉에서 무룡산과 삿갓봉을 거쳐 내려오는 산줄기가 장쾌하다.
이곳에서 남덕유산에 오르지 않고 삿갓재로 가는 길은 왼쪽, 직진하면 남덕유산으로 오른다.
이곳에서 백두대간 산행을 마치고, 황점마을 방향으로 월성계곡을 따라 하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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