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촌 놈
정읍 땅 등지고 서울 올라와
처음 내린 곳 여기 영등포
불 꺼진 주택보다
불야성 이룬 색시 집이 더 반겼다.
놀다 가라 붙잡는 손 밀치고
시계탑 커피숍
터벅터벅 올라
지하철 운행까지 날밤을 깠다.
희뿌연 창 너머
칼 울음 그치지 않고
둘 곳 없는 시선은
시베리아 벌판인 듯
덜 덜 덜
그래
해 뜨면 햇살만 보자.
내 가슴 응어리진 아픔 꼭꼭 숨기고
앞만 보자.
지쳐 쓰러져 넘어지고 상처 나도
다시 일어서 달려가보자.
넌 할 수 있어
너라면
김덕길-섬
첫댓글 불꺼진 주택보다 불야성 이룬 색시집이 더 많았다는 님의 말씀 공감합니다. ..님의 시는 편하면서 아리군요. 마음한곳을 쿡쿡 찌르는 아픔이 님의 아픔만이 아니기에 오래오래 머무를 수 있을 것 같아요 감사해요.